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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레트로 감성을 듬뿍 담은 벨트 스크롤 온라인 액션 게임으로 2005년 처음 선보인 후 이제 곧 서비스 17년차를 맞이하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새로운 던파 모바일을 비롯해 격투게임 명가인 아크시스템웍스와 손을 잡고 본격 격투게임을 준비하는 등 또 한 번의 IP 확장의 거대한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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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전앤파이터 초기 로고

 

한 게임의 서비스를 16년간 지속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던파 역시 16년 궤적에 온통 멋지고 화려한 장면만 있던 것은 아니죠. 때론 근시안적인 판단으로 게임은 빛을 잃고 유저를 떠나보낸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던파가 숨가쁘게 달려온 16년의 궤적을, 서비스 초기부터 현재까지 중요했던 순간 순간들을 가볍게 짚어보는 기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2005년 6월, 세상에 발표된 던전 앤 파이터

 

때는 2005년. MMORPG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던 시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니지 2’ 등 대작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와중에, 당시 ‘빅3’로 미디어에서 이름 붙여 경쟁을 시키던 ‘썬’,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이 시장에 안착하고자 테스트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해외 게임으론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 아직 건재하던 때였고 신진 세력인 ‘에버퀘스트 2’도 명함을 내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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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최고의 MMORPG면 와우 아니었습니까?

 

한편 캐주얼 게임 분야에선 손노리와 그라비티가 손잡고 거대 공룡 엔씨소프트와 맞붙는 모양새가 주목을 받던 때였습니다. ‘엔씨 포탈’과 ‘스타이리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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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주얼 게임 포털 스타이리아. 그때는 진짜 이런 시도가 많이 있었죠.

 

얘기하고 싶은 요지는 아무튼… 게임 시장은 ‘박 터지는’ 상황이었다는 얘기죠. 하드코어 MMORPG든 짬짬이 스트레스 풀기 위한 가벼운 게임이든 게이머들은, 항상 새로운 게임에 목 말라 있었고 공급은 풍요로운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이 박 터지지만 활력 넘치는 시장에 ‘캔디바’, ‘신야구’ 등 괜찮은 캐주얼 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던 개발사 네오플이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로 약칭)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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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6월 던파 게임 발표회 모습을 인터넷에서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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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까지 네오플의 최신작은 캐주얼 야구 게임(신야구)

 

던파의 컨셉은 바로 과거 오락실 아케이드 쪽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을 모티브로 하여 여기에 온라인 요소를 접목시킨 것. 짧은 시간에 한 판 가볍게 즐기고 끝낼 수 있고 조작도 쉬우니 중, 고등학생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하면서도, 어렸을 적 오락실에서 동전 좀 적립(?)시켜봤던 20, 30대 게이머들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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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당시에는 꽤 그럴싸했는데 말이죠…

 

솔로잉도 가능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꾸려 던전을 클리어하거나, 아니면 PvP로 각자의 손기술을 뽐내거나 하는 온라인 요소들이 적극 구현됐습니다.

 

당시 진행됐던 게임 발표회 내용을 요약해 보면 네트워크 상의 레이턴시를 최적화시키는 기술로 액션 장르에 치명적인 딜레이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던전은 배경 빼고는 드랍되는 아이템과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다 달라지며 몬스터끼리도 AI를 기반으로 협력 패턴을 사용해 게이머들을 공격하는 등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2D 도트 게임만의 매력을 잘 살리는 그래픽, 다양한 스킬과 조합 콤보와 타격감이 던파의 매력 포인트였고 부활 아이템 ‘코인’과 캐릭터 별로 다양하게 준비된 코스튬(발표회 기준으로 500여벌 준비) 등이 기본 수익모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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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보나 각종 필살기 등이 짜릿함을 선사했습니다

 

트리비아 #1. 던파 게임 발표회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던 제주도

던파 게임 발표회가 있었던 장소는 제주도였는데, 보통 미디어 대상 게임 발표회가 대부분 미디어가 위치한 서울 모처에서 열렸던 것에 비해 이색적이었죠. 여기에 사연이 좀 있죠. 게임 타이틀이자 컨셉인 ‘던전’에서 착안, ‘동굴(던전)이 많이 있는 제주도에서 게임 발표회를 하는 것은?’이라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던 모양입니다.

 

 

소박하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다

 

게임 발표회 이후 집중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2005년 8월 10일, 오픈 베타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는 오픈 베타 시점이 ‘정식 서비스’ 시점으로 여겨졌으니, 던파의 정식 서비스 일자는 2005년 8월 10일입니다.

 

여기서 잠깐, 참고로 당시 던파와 같은 시기에 오픈했던 캐주얼 게임들을 한번 되새겨 보죠. 우선 엠게임의 ‘귀혼 온라인’. 던파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메이플스토리’와 유사점이 더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강시, 달걀귀신, 처녀귀신과 같은 동양의 귀신들이라는 게 특이점이었죠.

 

NHN의 야심작 ‘건스터’는 2D 스테이지에서 캐릭터가 이동, 점프 등을 하며 총으로 적을 없애는 스타일의 게임으로 이 게임의 경우 당시 신인이었던 ‘한효주’ 씨가 홍보모델로 활동하던 게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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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적으로 던파와 출시 동기(?)인 귀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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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스터는 조금 색달랐습니다

 

던파는 귀검사, 격투가, 거너의 세 캐릭터를 선택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어랏, 이것밖에 안됐나?’ 싶을 정도로 소규모였습니다. 당시에는 다들 그랬습니다. 나머지 콘텐츠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보충해 나가는 것이었죠. 그래도 귀검사는 웨폰 마스터, 소울 브링어, 버서커로, 격투가는 넨 마스터, 스트리트 파이터, 스트라이커, 거너는 런처, 메카닉, 레인저로 각각 전직할 수 있어 생각보다는 육성할 ‘꺼리’가 많았습니다. 성장도 전통적인 스탯 포인트 투자 방식으로, 힘과 체력, 지능, 정신력의 네 가지 스탯이 준비되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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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시작 당시 초기 캐릭터인 귀검사, 격투가, 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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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대놓고 ‘던전 앤 드래곤즈’를 표방하는 비주얼과 게임플레이였지만, 노린 만큼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이머들은 동일한 스테이지를 수 차례 반복하며 매번 달라지는 드랍 아이템을 파밍하는 재미에 푹 빠지기 시작했고, 25가지에 달하는 스킬과 그것의 조합으로 다양한 콤보를 구사하고 상대의 공격을 캔슬하면서 연타를 작렬시키는 ‘고증 완료된’ 격투 및 액션 게임의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업데이트 ‘러쉬’와 함께 터져 나가기 시작하는 서버들

 

던파는 오픈 베타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회원 100만, 동접 3만(삼성전자 공식 발표)을 달성했는데, 그때는 동시 접속자 수 3만명이라는 수치가 온라인 게임 성공의 ‘기준점’으로 인식되던 때였습니다. 정말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을 확장하는 업데이트는 빠른 템포로 진행되어 가면서, 성장은 거침없이 이루어집니다.

 

2006년 1월, 액트1. ‘마녀의 유희’에서 네 번째 클래스인 마법사가 등장했는데, 귀여운 외모와 얼렁뚱땅 액션으로 큰 인기가 예상되는 여성 캐릭터였죠. 새롭게 추가된 던전은 다크엘프 언더풋 던전. 신규 몬스터와 신규 보스 ‘맬리스 모건’, 그리고 새로운 아이템들은 던파 게이머들의 새로운 성취 목표를 주었습니다. 타 클래스의 스킬을 훔쳐 배울 수 있는 퀘스트가 추가된 것도 이채로운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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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트1. 마녀의 유희로 등장한 네 번째 캐릭터, 여 마법사

 

다음 대규모 업데이트인 액트2. ‘세계전쟁’을 통해서는 만렙 제한이 45에서 55로 해금되고 새로운 콘텐츠와 공략 방식을 갖춘 고대 던전 ‘왕의 유적’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액트 방식의 대규모 업데이트는 2008년 1월의 액트12. ‘운명의 사슬을 끊다’와 외전 ‘강해져야 한다’를 끝으로 일단락되고 이후부터는 시즌제로 명칭을 바꿔, 2021년 현재 시즌 7 ‘귀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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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5 액트 5. ‘기사단 집결’

 

성공적인 한국 시장 정착을 무기(?)로 해외진출에 나섭니다. 일본에는 ‘아라드 전기’라는 새로운 네이밍으로 2006년 11월에, 중국은 한 해 뒤인 2007년 11월에 런칭했습니다. 바로 여기서 매출 면에서 진정한 초대박이 나서, 한때 네오플의 전체 매출 중 93%가 중국 서비스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일본에 진출할 당시인 2006년에 던파는 한국 동접 10만을 찍었고 2011년 시즌 2 중의 ‘혁신’ 업데이트 때 공식 발표 동접자는 29만이었는데, 중국 서비스의 대폭발로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 100만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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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던파 열풍은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2017년 춘절 패키지 이벤트 배너)

 

 

던파 열풍을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들

 

#1. 던파 페스티벌

2007년부터 2년에 한 차례, 2012년부터는 매년 치러진 던파 단일 게임으로만 펼쳐지는 오프라인 이벤트, 이것이 바로 ‘던파 페스티벌’입니다.

 

하나의 게임으로 대형 이벤트 회장을 대여(코엑스 대형 홀 또는 장충체육관을 주로 사용), 1만명이 넘는 규모의 관객을 유치하는 행사는 한국에서 그리 흔치 않습니다. 물론 행사마다 이런저런 사건 사고들도 많았고 타 유저들의 비아냥도 받긴 했지만, 이런 정도의 행사를 서비스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펼치고 있다는 점은 평가해줘도 될 만합니다. 타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는 회사들로부터도 부러움을 사고 있는 던파 페스티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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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프리스트 공개, 길드 레이드 추가와 같은 소식이 공개됐던, 최고라고 평가받았던 2016년 던파 페스티벌의 ‘위용’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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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온라인 언택트로 진행된 던파 페스티벌 ‘NEXT THING’

 

#2. 던파걸

던파 페스티벌과 함께 게이머들에게 던파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것이 ‘던파걸’이었죠. 매 업데이트, 이벤트 및 각종 행사 때 던파의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던파걸은 지금까지 10명 가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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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파를 모르는 사람들도 들어본 그것

 

많은 던파걸들 중 역시 최고는 성우 ‘서유리’ 씨, 그리고 가수 ‘아이유’일 겁니다. 3대 던파걸 서유리 씨의 경우 본업인 성우 외에도 각종 방송 등에서 맹활약하고 계시며 ‘이름하여, 열! 파! 참!’이라는 프레이즈 하나로 모두에게 기억된 분이죠.

 

아이유는… 뭐가 더 설명이 必要韓紙? 급으로 지금은 레전드 등급에 달한 최고의 가수죠. 아이유는 신인 때인 2009년 6대 던파걸로 시작, 2014년엔 ‘붕어빵(?)’ 신봉선 씨와 더블 캐스팅으로 깜짝 던파 홍보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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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 ‘던파걸’은 아니지만 홍보 모델로 화려하게 복귀한 아이유, 그리고… 어??

 

트리비아 #2. 던전 앤 ‘파티어’

던전앤파이터가 아닌 던전 앤 ‘파티어’라는 요상한 이름은 지금도 뉴스 검색 등을 해보면 심심찮게 걸리곤 하는 이름인데요. 타자를 빨리 쳐야 하는 매체 기자들이나 에디터들의 숙명이랄까, 그 과정에서 나온 오타로 생긴 겁니다. ‘젭라’같은 단어(?)를 생각해보시면 아실 듯.

 

 

숱한 위기를 뛰어넘어 재도약의 길로

 

16년 던파가 흔히 말하는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닙니다. 서비스 종료까지 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국면이 몇 차례나 있었죠. 그 중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줬던 대표적인 것은 두 가지, 2011년 ‘키리의 약속과 믿음’ 사태, 그리고 2020년 ‘운영자 권한 악용’ 사건이 그것입니다.

 

키리의 약속과 믿음 이벤트를 통해서는 그때까지 쌓여온 게임의 경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는 결과를, 운영자 권한 악용 사건으로는 서비스사의 온라인 게임의 운영에 대한 유저의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결과를 각기 낳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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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리의 약속과 믿음’은 이른바 던파의 불신의 아이콘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몇 차례 시도되었던 IP 확장도 지금까지는 실패했습니다. ‘던전앤파이터 혼’, ‘던전앤파이터 TCG’ 등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으로도 성공을 노렸지만 게이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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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한 ‘던전 앤 파이터 혼’

 

이렇게 고비고비 중요한 실패의 상황을 겪었던 던파. 차갑게 돌아선 게이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열린 던파 페스티벌에서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내용들이 많이 소개가 되었으며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대체적으로 기대된다는 평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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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명진 디렉터의 복귀 후 처음으로 밝힌 청사진은 ‘일단 두고보자’는 반응을 얻었죠

 

예전의 실패를 딛고 절치부심 개발중인 새로운 ‘던파 모바일’은 최근 깜짝 게릴라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고, 신규 격투 게임 ‘DNF 듀얼’은 던파의 기본을 충실히 갖추며 여기에 2D 격투 게임의 명가인 아크시스템웍스의 터치가 깊이 스며들어 게이머들의 시선을 한눈에 모으고 있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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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능력에 대한 신뢰와 함께 많은 기대를 낳고 있는 ‘DNF 듀얼’

 

서비스 17년차를 눈앞에 둔 2021년 말, 계속되는 신뢰 쌓기와 IP 확장의 두 갈래 길을 차근차근 걷고 있는 던파를 유저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글/ 베이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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