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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대란에 이어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서 또 사건이 터졌다. 

네오플은 자체조사를 거쳐 관련자에게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의 시선은 싸늘하다. PD의 사과도 있었고 벌도 확실하게 줄 것이라 밝혔음에도 말이다.

유저들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네오플이 법적 책임을 묻고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다 해도 또 다시 이런 사태는 반복 될수 있다는 것을.

 

던파 사태, 결국 늘 봐왔던 패턴

지난 9일 던파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유저가 게임내 모든 것이 가능한 이른바 ‘슈퍼계정’ 의혹을 제기했다. ‘궁댕이맨단’이라는 닉네임의 이 계정은 던파 최고의 장비는 물론 모든 장비가 11증폭 이상인 그야말로 신계 캐릭터였다.

유저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캐릭터이기에 던파에서 제공하는 타임라인을 뒤져 보기 시작했고 캐릭터 생성시점과 장비 파밍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있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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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의 의혹제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혹이 증폭되자 던파 측은 자체조사에 착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부정한 방법으로 캐릭터를 키운 운영자를 적발한다.

GM이 일반서버에서 조작한 캐릭터로 게임을 한 것을 넘어 아이템 현금 거래 정황까지 드러난 상황에 유저들은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패턴 낯설지가 않다.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가 의혹을 제기하고 개발사는 부랴부랴 조사에 나서고 직원의 일탈이 드러나고 사과와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던파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도 봐왔던 전형적인 패턴이다. 허위 ID 140여개를 생성해 부당이득을 취했던 사건도, 게임 아이템을 팔아 4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리다 적발된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얼마전 터졌던 던파 강화대란 사건때도 늘 유저의 제보로 시작하는 이 패턴은 지금도 그대로 변하지 않았다.

왜 늘 똑같은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비슷한 패턴을 수년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개발사는 스스로 걸러내지 못하는 것일까?

 

물 흐리는 미꾸라지를 왜 살려뒀나? 덮기에만 급급

 

‘A 고등학교 폭행 사건, 학교 당국은 덮기에만 급급해’, ‘차 리콜 부정적 인식에…결함 발견돼도 덮기 급급’

‘덮기에만 급급’ 기사를 통해 자주 접하는 문구다. 그리고 이 ‘덮기에만 급급’은 게임업계에서 비슷한 패턴의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던파의 ‘슈퍼계정’ 사태를 일으킨 운영자는 네오플의 자체조사 결과 과거 강화대란 사건과도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화대란 사건은 강화대란 이벤트가 언제 시작할 것인지 미리 외부로 알려준 사건이다. 강화에는 많은 골드가 쓰이게 되고 따라서 미리 골드를 확보하게 된다면 골드값 폭등에 따른 부당 이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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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제대로만 했어도 이번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네오플이 강화대란 사건 때 감봉처분으로 덮지 않고 더 광범위한 조사를 했다면 아마 ‘슈퍼계정’논란은 자체적으로 막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네오플은 사과 공지, 유저보상, 관련자 처벌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그냥 늘 그랬듯 그 정도로 덮어버리고 넘어간 것이다. 이런 사태가 유저의 기억에서 빨리 잊혀지기만을 바랄 뿐이지 던파에 어떤 문제가 숨어있는지 들여다보지 않았다. 만약 그때 운영진 나아가서는 던파의 모든 구성원을 체크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 사태는 미연에 방지되었을 것이다.

또한 '슈퍼계정'에 대한 의혹이 일었을 때 바로 확실한 조사에 착수했더라면 훨씬 빠르게 사태를 방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에 의해 의혹이 확대되자 자체조사에 들어가는 똑같은 실수를 답습하며 유저의 분노를 키웠다.

 

관리, 감독이 없다

 

운영자는 가장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는 파트이기도 하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운영자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업임을 망각하고 게임을 즐기기 시작하면 문제가 터질 확률이 높다. 운영자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돈과 권력을 얻을 수 있기에 무엇보다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게임과의 '거리두기'가 중요하다.

 

일부 비양심적인 운영자의 일탈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관리, 감독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팀장도 있고 PD도 있으며 큰 회사의 경우 그 윗선도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운영자를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은 없다라고 단정해도 과언은 아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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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다크서클 사건은 지금 '슈퍼계정'사건과 비슷하다.

 

던파의 경우 소위 다크서클 사건이라 불린 지금 터진 ‘슈퍼계정’ 사태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는 것은 운영자를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이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권력을 남용할 수 있고 부당한 이득을 얻기가 쉬운 파트가 운영 파트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 운영 파트를 관리, 감독하는 또 다른 파트가 존재해야 한다. 개발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PD가 하기에는 버거운 일이며 또 제대로 해낼 확률도 매우 낮다.

관리, 감독 시스템이 온전치 않다면 앞으로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초강수 둔 네오플,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될까?

 

2005년 던파가 세상에 나왔으니 올해로 15년이 된 장수 게임이다. 15년이 지난 던파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며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런 게임이 계속해서 이런 사건, 사고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관리 체계가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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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제발 ‘덮기에 급급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는 네오플이 사상 유래없는 초강수를 뒀다는 점이다.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 '궁댕이맨단'은 해고 조치와 함께 형사상 고소에 들어갔으며, 해당 직원의 팀장, 디렉터, 본부장 등 지휘 계통에 있는 모든 직책자들은 사규상 해고 다음으로 가장 큰 징계조치에 해당하는 정직 결정이 내려졌다.

시스템적인 정비도 철저히 하겠다 천명했다.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재원을 투입해서 부정 행위가 불가능하도록 DB tool 작업 프로세스상 취약점 보완, 점검시간 중 테스트 프로세스 개선, 어뷰징 의심 신고 핫라인 구축, 상시 직원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이번과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후적으로도 크로스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신속히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스템을 가다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이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확실한 부정을 저지르기 어려운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갖춰 말 그대로 재발방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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