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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지난 3월 15일부터 자사 신규개발본부의 특별 수시 채용을 시작했다. 넥슨 신규개발본부는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형태의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넥슨 자체 개발 본부로, 인력과 자원을 집중함과 동시에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웰-메이드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메모리 주소 값 저장 방식인 'Big Endian'과 'Little Endian'에서 차용한 'Big & Little'을 개발 모토로 삼고 있다. 게임 시장을 선도할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에 몰두하면서도 창의적인 개발 DNA를 마음껏 발산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별 수시 채용 시작과 함께 개발 중인 라인업도 공개했다. 테일즈위버M 같은 기존에 공개됐던 타이틀 외에도 슈퍼판타지워를 개발한 이정근 디렉터가 주축이 돼 개발 중인 'Project SF2', 이은석 디렉터의 신작 'HP', 넥슨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대규모 인원이 개발한다고 하는 '신규 MMORPG' 같은 대형 타이틀에 게임 메이킹 플랫폼을 지향하는 MOD, 차세대 AI 기술과 반응형 진행/연출 시스템을 활용한 신개념 놀이 플랫폼을 표방하는 FACE PLAY 등 색다른 타이틀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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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개발본부의 라인업 중 대규모 프로젝트로 분류된 게임들.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HP, Project SF2, 신규 MMORPG, 테일즈위버M

 

하지만 이번 신규개발본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지금 공개한 게임이 나올 수는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동안 넥슨이 도전 정신을 내세우며 선보인 게임들 대부분이 실패하거나 중간에 좌초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신규개발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대훤 신규 개발 총괄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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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신규 개발 총괄 부사장

 

- 넥슨 신규개발본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대훤: 다양성과 자율성은 우리의 가장 큰 기조이자 장점이었지만, 조직이 파편화되어 있고 리더십이 분산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제는 서로 시너지를 내야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 들었고, 모여보자고 결정했다.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내게 하거나, 더 커진 자율성을 부여해 밖에서 참신한 시도를 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사내 개발 스튜디오를 정리했다.

 

- 넥슨은 그동안 자체 개발 게임보다 외주를 주거나 투자한 게임이 더 잘 됐다. 이번엔 기대해도 될까?

김대훤: 넥슨은 과거에는 개성적인 게임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던 개발사다. 나는 15년을 넥슨에 있었는데, 최근에는 흥행작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했다는 건 인정한다. 그래서 지금은 기대할 만한 결과물을 만든다는 걸 보여주지 않는 이상은 기대감의 회복이 어렵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임하고 있다.

신규개발본부를 처음 맡았을 때 3년 안에 5개의 IP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었다. 사업적인 성과나 동시접속자 수 같은 것보다는 사람들이 '이건 IP라고 부를 만하다'가 기준이다. 지금 5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처음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규개발본부를 이끈 지 이제 2년차인데, 3년차가 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 거 같다.

 

- 현재 넥슨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임은 무엇인가?

김대훤: 인력 채용을 위해 신규개발본부가 준비 중인 라인업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전략과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메이저 장르에 도전한 적도 있지만, 개발 소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과 유저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메이저 장르에서는 기존의 틀을 계승, 발전, 확장시키며 프로젝트를 대형화하는 한편, 기존의 틀을 벗어난 플레이 방식, 재미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이다. DR, P2, P3가 기발함을 지향한 프로젝트다. 이외에 '이건 게임이 아니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기발하고 개성적인 것도 해보려고 한다. 이건 MOD가 대표적인 예시다.

뭐 하나 제대로 해본 게 없다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욕심을 내서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완전히 새로운 IP를 강조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SF2는 기존의 네이밍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개발팀 규모를 100명 이상으로 늘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김대훤: SF2라고는 했지만, 원작에 좋은 기억을 가진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아 정식 후속작이라고 하긴 어려울 거 같다.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점도 그 이유다. 하지만 핵심 개발팀은 모두 있다. 그들의 경험과 도전 의식을 살려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MOD, FACE PLAY를 보면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메타버스는 게임 업계에서는 원래 해왔던 것이기도 한데, 샌드박스 시장이 유망할 거라 보고 도전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가?

김대훤: 과거 넥슨 게임 중에는 퀴즈퀴즈라는 게임이 있었다. 퀴즈를 푼다는 건 하나의 도구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플랫폼이라 게임으로 분류하긴 어려웠다. 넥슨은 그동안 개성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그리고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회사다. 우리 회사의 DNA라고 할 수도 있다. FACE PLAY는 퀴즈퀴즈처럼 예전부터 고민하고 시도했던 넥슨의 DNA를 담은 게임이기도 하고, 내가 과거 큐플레이의 디렉터이기도 해서 'FACE PLAY'라고 지었다.

유저들은 게임이 아니더라도 SNS를 비롯한 다양한 놀이 플랫폼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낸다. 이를 보면 게임도 꼭 칼이나 마법, 총이 있어야 게임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RPG나 FPS 같은 전통적인 게임도 만들겠지만, 넥슨 정도의 사이즈라면 새로운 개념의 놀이 서비스도 놓치지 않고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

 

- 샌드박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데 차별화 전략이 있는가?

김대훤: 게임의 형태는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게임만 재미있게 하는 게 아니고, 전문가만이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MOD는 유저가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고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데, 기존 게임과의 차별성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MOD는 유저가 직접 손을 대는 범위를 크게 넓히면서, 간단한 콘텐츠라면 동영상 편집하듯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완전히 간단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MOD에서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MOD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유저들에게 공개해나갈 것이다.

 

- 메타버스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가 일반화되면서 뜬 거라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가 끝나면 사람들도 현실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훤: 화상전화를 보자. 여러 통신사가 10년 넘게 어떻게든 띄우려고 노력했지만, 서로 얼굴을 드러내고 통화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 때문에 확산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대면할 일이 없는 요즘에는 기존에 대면으로 진행했던 것들을 화상 솔루션으로 진행한다. 서로 얼굴을 드러내고 통화한다는 심리적 장벽이 드디어 낮아졌고, 어색하지 않은 것이 됐다. 코로나 시대가 끝난 뒤에도 사용자의 경험과 사고 방식이 변화해 이를 가지고 함께 놀고 이야기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않나 싶다.

 

- 대중을 목표로 한 게임과 실험적인 게임의 성과 기준이 다를 거 같다.

김대훤: 내부에서는 실험이라는 말을 안 쓰고 있다. 유저에게 쓰임을 받기 위해 만드는 것이니 실험이라는 말이 조심스러워 도전이나 연구개발, 개척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일 수 있는데, 새로운 IP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놀이 형태가 생긴다는 것이 힘을 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개발자들이나 유저들에게 맡겼을 때 무언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 이런 단어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콘텐츠는 '뜬금포'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면 터지는 게 있기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수치적인 성과보다는 뭔가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있고, 그에 적합한 운영, 관리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블록버스터를 만든다는 것과 도전적인 걸 만든다는 건 분명히 다르다. 이를 같은 방식으로 끌고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회사 차원에서도 치밀한 관리와 지원을 하면서 개성 있고 기발한 시도는 보존되는 형태로 개발팀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위에서 개입하고 간섭하고 싶은 마음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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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채용 중인가?

김대훤: 이번에 공개한 라인업을 보면 어떤 카테고리에 집중하려고 하는지 보일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선택과 집중을 거쳐 이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내부적으로 선언한 거라 보면 된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꼭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확실히 사람이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떤 사람을 뽑겠다. 몇 명을 뽑겠다 라기보다는 하기로 한 것을 잘 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를 무조건 갖추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사람을 많이 모으려고 한다.

 

- 그렇다면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김대훤: 전문적인 지식이나 프로젝트 경험도 중요하지만 이외에도 두 가지를 더 보고 있다.

하나는 에너지가 많은 인재다. 주변 동료에게 에너지를 나눠줄 인재가 필요하다. 신규 개발도, 라이브도 많이 했지만, 뭔가 만들어낸다는 건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에너지 레벨이 높고 이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인재라고 본다. 이는 리더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다른 하나는 오픈마인드, 그러니까 사사로운 일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는 대승적 사고 방식을 가진 인재다. 새로운 걸 만드는 과정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결과물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다 보니 원하는 재미의 형태도 다르다. 이를 조율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건 열린 사고가 없으면 어렵다고 본다. 이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 마인드에도 영향을 미친다. 재미에 대해 논하려면 우선 오픈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 최근 게임사가 유저의 신뢰를 잃는 일이 많아지며 게임사와 유저 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는 유저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김대훤: 아무리 말을 많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한다고 해도 유저들이 기대감을 보여주진 않을 것이다. 결과물로 모든 걸 증명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라고 생각하며, 우리 개발팀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결과물로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했지만, 올해 안에 중간 결과물이라도 어떻게든 공개해 우리의 비전이나 게임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고 소통하고자 한다. 이은석 디렉터가 주축이 돼 진행 중인 '프로젝트 HP'는 머지않은 시기에 프리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은석 디렉터가 먼저 우리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해 말이 아닌 결과물을 보여주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해줘서 진행하게 됐다. 이 프로젝트로 우리의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요즘엔 회사가 인재에게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시대다. 본인이 생각하는 넥슨의 강점은?

김대훤: 내부에서는 개방, 교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넥슨은 자율성과 독립성 하에 프로젝트가 진행한다는 강점이 있었지만, 정작 큰 회사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간접경험의 기회'를 누리진 못했다. 옆에서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신규개발본부에서는 모든 프로젝트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위키를 함께 쓰면서 다른 개발팀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히스토리, 발생 중인 이슈, 앞으로의 계획을 볼 수 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것 외에 아트에 대한 것도 공유하고 있으며, 직접 찾아와서 보지 않더라도 매달 한 번씩 프로젝트 정보를 모아 전 개발 본부에 공유하고 있다. 이런 게 개발에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사원들은 개방, 교류, 협력의 기조 아래 많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쏟아내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결과물을 많은 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과 인사이트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이 너무 많아 누가 훌륭한 사람인지 드러나기 어려운 큰 회사의 단점을 해결해줄 거라 본다.

앞서 말한 것들을 지금까지 1년 반 정도 꾸준히 해온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할 것이다.

 

- 1년 반 정도 해왔다고 했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알겠지만, 넥슨 내부에는 개성적인 개발 조직이 많고, 그 개발조직으로 인한 파벌 문제도 많았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회사에서 방침을 바꾼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1년 반 해오면서 성과라고 하긴 그렇지만 기존에 알려진 유별난 조직의 변화가 몸으로 느껴지던가?

김대훤: 사원들도 사내의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싶고, 교류하고, 협력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거 같다. 특별한 선입견 없이 앞으로 나아갈 바를 정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개성이 강한 조직에서도 다른 프로젝트를 알고 싶고 협력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기에 참여해주고 있다.

이전에는 파벌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면 상당 부분 종식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이슈가 있을수록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파벌 문제도 대화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열심히 대화하면 풀릴 문제라 본다.

그동안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하다 말다 했는데, 이제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거 같다. 각 개별 조직을 하나로 묶어주는, 전체 차원의 철학이나 문화, 비전을 만들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작년까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직을 구성하던 단계라 조직 문화를 만들기는 어려워 소통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면, 올해는 소통을 넘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 역대 개발본부도 그랬지만, 결국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임만을 선보였으며, 그렇지 않은 게임은 출시되지 않거나 개발이 도중에 중단됐다. 그동안 신규 프로젝트가 시대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무엇이라 보는가? 그리고 신규개발본부에서 현재 공개한 라인업도 전철을 밟지 않을지 우려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김대훤: 중요한 건 실천과 추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조직장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건 실천력과 추진력이다. 이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가 아닌, 행동과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때다. 이야기한 것을 실천하는 건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우리는 실천하고, 결과로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실 결과물이 나올 거란 자신감이 없었다면 라인업의 프로젝트명이나 핵심 내용을 공개하지 못했을 거다. 이번에는 선택과 집중을 거쳐 라인업이 정리됐고, 메이저 장르부터 작지만 빠르고 기발하고 개성적인 게임을 만드는 게 보일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꾸준히 끌고가서 결과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많은 합의를 거쳐 말씀드리는 것이다. 중간에 힘이 빠지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과거 프로젝트가 중간에 취소됐던 것은 사람이 모자랐기 때문도 있지만, 개발의 모든 이슈를 개발팀에서 감당해야 했기 때문도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내부적으로 여러 중앙 전문 조직을 세팅해 운영 중이다. 서버를 전담하는 서버 엔지니어링 조직이나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조직, 장기적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하는 게 좋을지 메타 설계를 해주는 조직 등을 만들어 표준화, 공통화, 일원화를 진행했다. 그동안 이야기가 많았지만, 우리는 이제야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개발 마지막에 최적화와 퀄리티 상승은 함께 진행된다. 표준화, 공통화, 일원화로 개발 효율을 높이는 것은 곧 게임 퀄리티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기발하고 개성적인 시도가 개발팀만의 의지로 유지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 위에서는 그조차도 개입하거나 간섭하고 싶어한다. 위에서 아래로 생각을 집어넣는 일이 중력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를 어떻게든 차단하는 것이 그 게임의 개성과 기발함을 지켜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개발에 있어 리더와 개발팀을 믿지 못하겠다면 기회를 처음부터 주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기회를 줬다면 그들을 믿고 개성과 기발함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개발 중인 게임을 유저에게 최대한 빨리 선보이고자 하는 이유도 게임이 기발하고 개성적일수록 경영진은 판단을 못하니, 시장에 빨리 나가 유저들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지향점에 따라 위에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철학 역시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보며, 그 철학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DR, P2, P3는 하나의 엣지에 최대한 집중해 유저들의 엄중한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것까지 신경 썼어?'라는 감상이 나올 만한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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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타이틀을 보면 부서만 바뀌었지 기존 책임자와 인력이 개발 중이더라. 창의적인 DNA를 느끼려면 새로운 인력으로만 구성된 프로젝트도 필요할 거 같은데.

김대훤: DR, P2, P3, FACE PLAY의 디렉터는 여러분도 잘 모를 거다. 경험은 많지만 디렉터는 처음 맡는 분들이다. 큰 프로젝트의 진행에는 경력 개발자들의 경험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면서 기존의 사고 방식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DR의 경우, 황재훈 디렉터가 맡고 있는데, 그의 독특한 시각을 회사에서 인정해 다시 기회를 준 사례다. 회사가 발굴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 타이틀에 따라 개발 구조에 변화를 준다가 큰 기조인 거 같다. 그럼 블록버스터 게임을 만드는데 인력을 많이 투입하겠다는 것이 감이 잘 안 잡힌다. 많아야 200명, 300명 수준인데 글로벌로 조금만 나가면 프로젝트 하나에 500명이 넘는다. 내부에서 생각하는 규모가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인가?

김대훤: 넥슨은 하나의 개발팀에 100명을 넘게 배치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2배가 훨씬 넘는 개발팀을 세팅하고 있다. 개발을 하다 보면 20명일때와 5~60명일 때가 다르고, 100명일 때 또 다르고, 그 이상이 되면 또 달라진다. 관리를 떠나 다수의 개발자들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 지도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다. 서양 개발사처럼 바로 600명, 700명, 1,000명으로 늘릴 순 없겠지만, 그동안 대규모 개발팀으로 개발을 해온 경험이 없어 프로젝트의 고도화와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도 큰 걸 만들 줄 아는 회사의 공력과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도전을 하고 있다. 아예 하지 않겠다고 포기하면 모르겠지만, 하겠다고 하면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규모를 늘리고 윈윈하는 구조로 끌어가는 경험을 쌓고 있다.

 

- 현재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게임의 개발자 수는?

김대훤: '신규 MMORPG'가 200명 정도다. 유저가 다음 시대의 MMORPG에서 기대하는 규모와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서 몇 명이 필요한지는 정해두지 않았다. 계속해서 팀의 규모를 늘려갈 예정이다.

 

- 공개한 프로젝트 외에 미공개 프로젝트도 있을까?

김대훤: 넥슨 코리아에는 없다. 넥슨 그룹 전체의 타이틀은 추후 회사 차원에서 공개 시점을 잡아보려고 한다. 넥슨 코리아가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넥슨에서 열심히 개발에 도전하고 있고, 기대할 만한 중간 결과물을 보여주는 행사를 갖고자 한다.

 

- 공개 프로젝트 중에 가장 먼저 보여줄 만한 프로젝트는?

김대훤: 'HP'의 프리 알파테스트를 머지 않은 시기에 진행할 거다. 연말은 아니다. 라인업은 대부분 내년 1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라인업과 출시 시기를 조율해야 해서 시기가 조금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순수하게 개발적으로만 보면 올해 얼추 다 완성해 특정 시점에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신규개발본부는 다른 기업의 개발 조직에 비해 어떤 강점을 갖는 조직인가?

김대훤: 개방, 교류, 협력이다. 개별 프로젝트만 보면 아주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렇게 큰 회사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개방적이라는 기치아래 많은 걸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한다는 건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각 팀별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큰 회사가 소홀하거나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더 많이 생각하고, 성취와 발전을 위해 일한다. 발전으로 이어지는 간접 경험의 기회가 많다고 보고, 자신의 성취가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는 그런 구조를 만들고자 어떻게든 노력 중이다. 성취와 발전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개발력이 있다거나 게임을 보는 눈이 확실히 좋다는 걸 결과물을 갖고 입증하고자 한다. 라인업 모두 잘 만들었다. 말이 아니라 결과물로 증명하는 시기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유저와 소통하도록 노력할 거다.

 

- 모든 조직원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내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면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태에 대한 대처도 있는가?

김대훤: 내부에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만, 외부에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사원 하나하나를 쫓아다니며 감시하는 건 아니다. 내부 정보가 외부에 나가지 않을 거라 믿고 모든 걸 공개하고 있다.

사실 사원들은 자기 개발만 하기에도 바쁘지만, 생각났을 때 언제든 다른 프로젝트를 찾아볼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다른 이야기다. 직접 찾아보지 못하더라도 요약본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소스 레벨의 공개도 고민 중이다. 기획서나 아트보다 차원이 다르게 민감한 내용이라 어떻게 공유할지 고민은 되지만, 각 프로젝트별 개발, 엔지니어링 리더끼리 교류를 많이 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통해서라도 많은 사례가 공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발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공개부터 되어야 다른 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거 같다.

 

- 상품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BM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거 같다. 유저들의 분노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체감할 거라 생각하는데, 그 기조는?

김대훤: 유저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BM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지만, 가치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은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않고 어떻게 하든 뭔가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에 집착했던 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그러면 신규보다는 경력직에 집중한다는 건가?

김대훤: 노련한 개발자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젊은 개발자들의 색다른 감각도 중요하다. 실제로 넥슨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10~20대가 많은데, 그들과 함께 개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 넥슨은 오랜 기간 콘솔 게임에도 도전해왔다. 성과를 낸 작품은 별로 없지만, 최근에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하고, 이번에 공개된 라인업에도 콘솔 게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의 넥슨의 콘솔 게임 도전과 앞으로의 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훤: 이제 PC와 콘솔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봐야 하는 때다. 과거에는 PC는 게이머가 아닌 분들이 와서 게임을 하는 플랫폼이었는데, 그 역할은 모바일이 가져갔다. PC와 콘솔을 묶어 진짜 게이머라고 할 만한 분들이 찾는 코어하고 깊이 있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굉장한 개발력이 필요하다.

넥슨의 경험이 일천하다는 건 우리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투트랙으로 가고 있는데, 하나는 카트라이더처럼 게임성이 검증된 게임을 가다듬고 확장해 도전하는 것, 다른 하나는 DR, P2, P3, H2처럼 색다른 게임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 다음 도전을 얼마나 크게 해볼지는 그때가서 고민하려고 한다.

 

- 그러면 김대훤 부사장이 신규개발본부를 맡고 있는 동안에는 넥슨의 이름이 붙은 게임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 나온다고 보면 될까?

김대훤: 그러길 기대하고 있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어느 정도 확신이 있기에 프로젝트 이름과 내용을 공개한 거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제대로, 개성 있게 만들어 시장에 보여주기로 했으니, 꾸준히 진행해서 결과물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100%라는 건 없지만, 적어도 이것들은 낼 만하다고 판단했고,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신규 라인업을 접할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대훤: 앞으로 넥슨 게임에 '좀 기대가 되는데?'라고 생각이 드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유저들의 기대가 약해졌다는 걸 느끼고 있으며, 개발진 역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이나 평가는 달게 받으며, HP의 프리 알파 테스트부터 내년 라인업까지의 기대감의 수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거다.

나도 넥슨에 오래 재직했는데, 그동안의 경험과 의지를 모아 이번이 유저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엄중하게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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