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00개, 2003년에 300개, 이제 자사의 이름을  걸고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는 100여개 남짓. 나머지 대부분은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반면 모바일계의 큰 기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던 컴투스는 곧 기업공개를 하게 되며, 게임빌은 더 넓고 쾌적한 보금자리를 찾았다.

 

한 편에서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거품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의 거품은 재작년 12월에 이미 꺼졌다. 단말기 사양이 부쩍 올라가버린 2005년 이후에는 어느 게임사가 출시하든 게임은 3000원 이상의 가치를 안고 태어났다. 강화된 이통사의 심의기준에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우수한 게임이 쏟아졌다.

 

미려한 그래픽은 기본이며 구현되는 움직임 역시 탁월했다. 각각의 게임은 어떠한 재미를 주려는 지를 분명하게 제시했고 그 이상의 즐거움도 선사해 주었다. 업계를 좀 먹는다는 자사매입이나 경품 이벤트는 SKT에서 시작된 노출방식 변화로 인해 찾아볼 수도 없다. 그 만큼 모바일 게임을 내기에 좋은 환경이 도래했지만, 결과는 심각한 양극화로 나타났다.

 

이유는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에 대한 고객관리 여부가 극명하게 승부를 갈랐다. 오랫동안 400여명의 유저풀을 운영해왔던 게임빌은 이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세력을 가진 게임사가 되었다. 또, 출시하는 게임마다 고객의 눈높이를 맞춰나갔던 컴투스는 출시하는 대부분의 게임이 밀리언 셀러에 근접한다.

 

이를 등한시했던 게임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간혹 고스톱이나 성인 게임으로 재미를 보던 게임사들은 이제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양질의 게임은 만들 수 있어도 고객을 만족시키는 마케팅 방법이나 대상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2000년 이후 시장의 축을 이루던 중고등학생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다. 학교에만 매달려야 했던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다른 즐거움을 추구 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렀다. 2003년 모바일 게임을 즐기던 중고생들은 이제 대학을 다니며, 고스톱이나 성인게임으로 들어찬 휴대폰 게임에서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는 그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고 붙잡지도 않았다. 이제는 콘솔 기반으로 축적된 양질의 컨텐츠를 제시한 게임로프트 정도가 이들이 찾는 메이커가 되었을 뿐이다.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모바일(?) 게임사들이 오랫동안 정지된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았던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결과는 이미 드러났다. 이제 얼마나 더 많은 게임사가 하청업체로 전락하는가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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