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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밀리터리 소재의 게임 중에 바다와 해군이 등장하는 해상전 게임은 PC 게임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플레이하게 되면서 등장했지만 지금까지는 대중화 노선에서는 다소 벗어난 ‘마이너’ 장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랬던 것에서 최근 십여 년 사이에 배를 의인화하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콘셉트를 결합시킨 소위 ‘칸코레 류’ 게임들이 큰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 인지도가 급증한 추세를 보이고 있죠.

 

‘벽람항로’,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 등 미소녀 함선 게임 열풍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본래의 정통 밀리터리 시뮬레이션 장르의 색채를 꾸준히 유지하며 한국에서 4년째 서비스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쉽’이 있고, 육상전과 항공전을 모두 합한 현대전 액션 게임인 ‘워썬더’도 몇 년 전부터 해상전을 오픈해 한국에서도 열심히 즐기는 게이머들이 많이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쉽이나 워썬더 모두 연말 최고 흥행 시즌을 맞이해 다양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연이어 실시하며 다시금 게이머들을 모으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죠.

 

상대적으로 육상전과 항공전만큼 스피디하고 액션성 넘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수천, 수만 톤의 성과 같은 강철 요새들이 푸른 바다 위에서 펼치는 전투만이 주는 쾌감은 남다르다는 것은 과거에 이미 해전 게임을 접해봤던 게이머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과거 PC 게임이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밀리터리 게임 마니아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해상전 게임들을 한데 모아 소개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모두를 다루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이 정도만 알고 있다면 해상전 게임에 입문하기 위한 충분한 배경지식은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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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요새들이 펼치는 난타전이 가슴을 웅장하게 한다!

 

PC 게임 전성기 시절부터 많은 밀리터리 게임이 명멸했지만 유독 해상전 게임은 절대적으로 수가 적습니다. 그럴 법도 한 게, 우선 해상전 게임은 페이스가 느립니다. 워낙 덩치 큰 녀석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것이니 뭘 해도 느려터지죠. 그러니 자연스레 액션성도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발자로서 웬만한 함선 및 해상전 ‘덕후’가 아닌 이상 쉽게 건드리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해상전 게임들이 PC 게임 시절부터 꾸준히 나와줘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위대한 해전(1992년 – 1995년)

 

원문으로 ‘Great Naval Battles’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던 위대한 해전 시리즈 타이틀만 보면 아시겠지만, 현대 전쟁 역사상 대단했다고 평가되는 해전을 캠페인으로 구성해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1편인 ‘북대서양 1939-1943’은 2차 세계대전 초반 독일 함대의 노르웨이 연안 진출 및 독일해군의 상징인 비스마르크 전함을 추격, 격침하는 영국 대서양 함대의 분투(및 전함 후드의 비극적 최후) 등 실제 역사상 있었던 명 해전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편대 이동 및 배치, 레이더를 통한 적 함대 발견, 함포 및 어뢰 발사 등의 공격 관련 오더는 배의 탑뷰 비주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적 공격으로 인한 침몰을 막기 위해 배의 일부 구역들에 물을 채우는 등 실제 해전에서 필수적인 액션을 직접 컨트롤해보는 등 해전 전략 운용 + 함대전 시뮬레이터로서의 모든 부분을 잘 묘사해 평이 좋았던 게임이죠. 아무래도 인기가 좋았는지 태평양해전을 다룬 2편 ‘Fury in the Pacific 1941-1944’ 등을 포함해 총 4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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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감 넘치는 커버 아트! (위대한 해전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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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로서는 최고의 비주얼이었다고 해야겠죠

 

 

에이스 오브 더 딥(1994년)

 

1994년 다이나믹스라는 나름 ‘시뮬레이션의 명가’ 소리 듣던 개발사에서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리즈로 내놓았습니다(발매는 시에라 엔터테인먼트). 첫 작은 ‘레드바론(1990)’. 이어 에이스 시리즈라는 네이밍을 달고 유럽 전선, 태평양 전선 배경으로 계속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뜬금 네 번째이자 마지막 시리즈에서 내놓은 것이 바로 ‘에이스 오브 더 딥’이라는 잠수함 시뮬레이터였던 것입니다. 2차대전 연합국을 그리도 괴롭히던 독일의 유-보트를 소재로 한 게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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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을 항해하는 모든 연합국 비무장 함선에게 ‘저승사자’로 일컬어졌던 바다의 늑대들

 

사실 잠수함이란 병기는 해상전에서는 ‘치트키’로 작용했습니다. 한 대로는 대적이 힘드니 수십 대씩 떼로 지어 공격을 거는 울프팩 전술이라던가, 상대의 비무장 상선이나 수송함 등만 골라서 피해를 입히는 식으로 싸우는 일종의 ‘반칙왕’인 셈이었죠.

 

실제 잠수함이 그런 만큼 적함으로 우글거리는 수면 아래로 은밀히 침투해 어뢰 한발 먹이고 도망치는 그런 쾌감을 이 게임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지금이야 웬만한 수상 함선 뺨치는 덩치를 하고 핵이 탑재된 미사일을 펑펑 쏘는 정도로 잠수함이 발전했지만 2차대전 때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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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수함 하면 잠망경입니다 (에이스 오브 더 딥)

 

 

사일런트 헌터(1985년)

 

사실 에이스 오브 더 딥이 첫 잠수함 게임은 아닙니다. 1985년 시드 마이어의 손에 의해 마이크로프로즈에서 발매한 ‘사일런트 서비스’가 더 원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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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먹으면 독자들에게 혼날(?) 또 하나의 잠수함 게임 명작 ‘사일런트 서비스 II’ 잡지 광고

 

90년대도 아니고 무려 80년대 나온 게임이라 기술적 한계도 있어 리얼 시뮬레이터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평을 받은 사일런트 서비스, 하지만 나중에 대 개발자로 올라선 시드 마이어가 이 게임을 만들면서 귀중한 경험을 쌓았던 건 분명하겠죠.

 

흥행도 매우 잘 되었습니다. 기록으로는 개발사인 마이크로프로즈의 판매 기록 중 두 번째로 많이 팔아치운 게임이 됐습니다. 발매부터 1987년까지 40만 장을 넘게 팔았다고 하니까요.

 

비슷한 이름의 ‘사일런트 헌터’라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이 게임도 사일런트 서비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잠수함이 일본을 상대로 태평양에서 작전을 펼치는 게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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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계기류와 장비, 배관들로 꽉 찬 잠수함 내부를 나름 잘 재현?

 

 

네이비필드(2002년~ )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 시절로 오면서 한국 게임이지만 해외에서 한국보다 더 유명하고 인기가 있던 ‘네이비필드’라는 게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에스디엔터넷’이라는 중소 개발사에서 개발, 서비스한 이 야심찬 해상전 게임은 해상전력이 강세였던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이외에도 다른 국가와 함선들이 고루 등장해 게이머들의 선택의 폭이 넓었고 함선의 다양한 업그레이드 요소, 전략의 다양성, 묘하게 중독성을 선사하는 타격감 등으로 온라인 게임으로는 드문 서비스 롱런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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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일색이었던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고 할 수 있는 네이비필드

 

한국 게임이니 반가운 얘기겠지만, 월드 오브 워쉽, 이 게임의 자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 오브 탱크가 모두 네이비필드의 큰 영향을 받았다고 워게이밍측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압니다.

 

월드 오브 워쉽을 예를 들면 함정의 구분과 트리 설정, 항구에서 다양한 장비 설정과 업그레이드 등을 수행하는 인터페이스 등만 보더라도 네이비필드의 느낌이 나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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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속작 네이비필드 2는 아쉽게도 전작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워썬더(2012년~ )

 

러시아 게임사인 가이진 엔터테인먼트에서 2012년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워썬더’는 지금 현재 시점에서 WoS의 대표적인 라이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 MMO입니다. 워썬더는 전투기의 공중전, 탱크의 지상전, 함정의 해상전, 그러니까 육해공 모두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특징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화끈한 액션성을 더 중시했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시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워게이밍넷의 ‘월드 오브 탱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하고 있죠.

 

하지만 해상전에서는 WoS과 클 차이를 보이는 점이 바로, 구축함과 순양함의 위 급, 그러니까 전함과 항공모함 등이 현재 미비하다는 것입니다. 해상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거함거포 경쟁, 항공모함의 공중 지원 병력을 활용한 입체전을 펼칠 수 없다는 것, 워썬더의 큰 약점입니다(물론 개발과 테스트는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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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전투를 한번에! 라는 콘셉트로 인기가 높은 ‘워썬더’

 

 

월드 오브 워쉽(2015년~ )

 

사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벨라루스라는 나라의 개발사 워게이밍넷에서 월드 오브 탱크에 이은 두 번째 워게임으로 발표,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아시아 서버는 2017년)한 게임이 바로 월드 오브 워쉽(WoS)입니다.

 

WoS는 바다 위의 요새, 항공모함과 전함을 위시한 각종 호위함으로 구성된 함대 파티를 구성, 온라인 너머의 상대 파티와 섬멸전 및 거점 점령 등 다양한 게임을 펼칠 수 있습니다.

 

배의 전후진과 회전 등 각종 기동, 함포와 어뢰 등 공격용 무기의 조작 방법을 간단한 튜토리얼을 통해 배운 후 국가 및 원하는 플레이 함선을 선택해 한 경기씩 조심스레 치러가며 게임에 익숙해지는 순서로 즐기게 됩니다.

 

국가별로 1티어부터 10티어까지 구축함, 경/중 순양함, 전함, 항공모함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개인의 선호에 맞게, 또는 성능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플레이 함선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많은 전투를 통해 경험치가 쌓이면서 무장과 배 성능, 장갑 등의 업그레이드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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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축함 – 순양함 – 전함 이런 식이 아니라 구축함 저티어에서 고티어… 이런 식으로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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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 3D 모델링으로 감상하는 전투씬은 현존 최고라도 해도! 특히 발사된 주포탄의 시각으로 보면 정말 짜릿합니다. 물론 빗나가면 멘붕~

 

지상전의 왕자 전차, 공중전의 꽃 전투기가 전부가 아닙니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강철의 성, 전함이 있고 움직이는 요새 항공모함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찬바람이 쌩쌩 부는 요즘, 따뜻한 방안에 앉아 전 함포 일제사격의 로망을 한번 경험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글/ 베이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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