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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 전에 어떤 점을 가장 먼저 고려하시나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영화의 장르, 배우, 감독, 평가 등을 아마 보실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더 따라붙습니다. 이 영화가 시리즈물인가 아닌가. 그리고 만약 시리즈물이라면 나는 전작들을 보았는가.

 

사실 이런 변화는 최근에 생긴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닙니다. 과거에도 시리즈물은 있었고 그때도 이런 점을 고려해서 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시리즈물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더 높은 기술력을 위한 더 많은 제작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공한 IP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결과적으로 시리즈물의 범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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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속작 계획이 없었던 작품들마저 흥행을 하게 되면 시리즈물로 바뀌게 됩니다

 

게임업계에서도 시리즈물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리즈물은 기본적으로 라이트 유저들에게 진입 장벽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모든 시리즈물이 이런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품들간의 높은 연관성으로 골수팬들을 매혹하는 작품이 있다면 낮은 연관성으로 라이트 유저들을 품는 작품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이스’ 시리즈 역시 후자에 속하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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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무대와 주인공이 바뀌며 온 대륙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팔콤의 또 다른 간판 프랜차이즈 ‘궤적’ 시리즈와 달리 ‘이스’ 시리즈는 아돌 크리스틴이라는 단 한 명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돌은 16세에 모험을 시작하여 수많은 역경들을 헤쳐 나갑니다. 그는 50세가 넘어 자신의 집에 돌아온 뒤 100여권의 책을 쓰게 되는데 ‘이스’ 시리즈는 이 책들에 기록된 아돌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스’ 시리즈의 첫 시작을 알린 ‘이스 I’은 아돌이 쓴 ‘사라진 고대 왕국 - 서장’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로 아돌이 17세때 떠난 여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돌은 저주받은 섬 에스테리아에서 점술사 사라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부탁을 받아 이스의 책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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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 시리즈의 진정한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피나

 

‘이스 II’는 아돌이 쓴 책 ‘사라진 고대 왕국 – 최종장’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로 에스테리아에서 이스의 책을 다 모은 아돌이 이스 고대 왕국 이스로 넘어와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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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 II’부터 도입된 마법 시스템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눈치 채셨겠지만 사실 이 두 작품은 원래 하나의 게임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 때문에 이 모험은 두 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졌고 그 결과 ‘이스 I’에는 게임의 이름이 되는 이스 왕국이 등장하지도 않는 일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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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 I’의 떡밥들이 궁금하다면 ‘이스 II’를 플레이하세요!

 

‘페르가나 모험기’의 기반이 되는 ‘이스 III’는 아돌이 19살때 떠난 여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이 되는 페르가나는 아돌의 동료 도기의 고향으로 이전 작품인 ‘이스 I’과 ‘이스 II’처럼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 별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꼭 전작을 선행 플레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이후 시리즈에도 적용되었고 라이트 유저들도 포용할 수 있는 ‘이스’의 강점으로 자리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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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돌의 모험 역시 ‘이스 III’부터 이스 왕국을 벗어나면서 이제 더 이상 이스 왕국을 모험하지 않는 ‘이스’ 시리즈가 됩니다

 

‘이스 III’는 작품의 무대와 이야기를 바꾼 것 외에도 큰 변화를 시도했던 작품입니다. 기존 ‘이스’ 시리즈는 탑뷰 형식의 액션 RPG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 III’는 과거 ‘젤다의 전설 2 링크의 모험’처럼 탑뷰 형식을 사이드뷰 형식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습니다. 다만 이 시도는 좋지 못한 반응을 얻었고 후속작에서 다시 탑뷰 형식을 채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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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다의 전설 2 링크의 모험’도 사이드뷰로 바꾸었다가 실패했던 기억이…

 

‘이스 II’와 ‘이스 III’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루는 ‘이스 IV’는 상당히 난감한 작품입니다. ‘이스IV’는 팔콤이 아닌 다른 회사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문제는 이 개발사가 한 곳이 아닌 두 곳이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이스 IV’는 플랫폼에 따라 개발사가 다른 두 작품이 출시되었고 이들이 각각 ‘이스 IV: The Dawn of YS’와 ‘이스 IV: The Mask of the Sun’입니다.

 

두 회사는 기본적으로 팔콤이 만든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이스 IV’를 만들었지만 게임성과 비쥬얼적인 부분 외에도 세부적인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한 일부 내용들에서는 설정 충돌 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식 후속작이 어떤 작품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팔콤은 두 작품 중 기존 스토리에 더 가까웠던 ‘이스 IV: The Mask of the Sun’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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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정식 후속작 자리를 두고 두 작품이 격돌!

 

 

또 다른 이야기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본가라고 할 수 있는 ‘이스’ 시리즈는 ‘이스 V’과 ‘이스 VI’ 단 두 편 밖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스’ 시리즈 자체에는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우선 ‘이스’ 시리즈에 새로운 노선이 도입되었습니다. 20세가 된 아돌의 모험을 그린 ‘이스 V: 사라진 모래도시, 케핀’ 출시 후 팔콤은 과거에 발매되었던 ‘이스 I’을 리메이크한 ‘이스 이터널’을 출시하며 ‘이스’ 시리즈의 올드 팬과 신규 유저를 모두 잡게 됩니다. 또한 2년 후 ‘이스 II’의 리메이크판인 ‘이스 II: 이터널’까지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리메이크 노선을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 국내에서는 ‘너의 이름은’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들었던 ‘이스 II: 이터널’ 오프닝

 

현재는 ‘이스 III’의 리메이크판인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를 지나 다소 혼란을 일으켰던 ‘이스 IV’의 리메이크판인 ‘이스: 셀세타의 수해’까지 출시되며 본가 시리즈와는 또 다른 탄탄한 라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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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콤은 ‘이스 IV’를 만든 적이 없으니 이건 ‘리메이크가 아닌 리메이크(?)’겠죠?

 

다음은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의 등장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스’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아돌이 겪었던 회고록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그동안 주인공 아돌의 이야기만을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프리퀄 작품에 해당하는 ‘이스 오리진’은 아돌의 시점으로부터 700년 전의 과거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아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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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돌이 등장하지 않는 ‘이스 오리진’

 

‘이스 오리진’은 고대 이스 왕국과 ‘이스 I’에서 등장했던 다암의 탑을 주무대로 삼으며 ‘이스’ 올드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동시에 이스 세계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이스 VI’부터 도입된 3D 시스템이 ‘이스 오리진’에도 도입되며 기존 ‘이스’ 시리즈들에 비해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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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콤 최초의 3D 게임이었던 ‘이스 VI’

 

마지막으로 외전 작품이 이 시기에 등장했습니다. 순수 국내 개발사가 만든 ‘이스 II: 스페셜’은 비록 라이센스를 구입하여 일부 요소들을 가져와서 만든 외전격 작품이었지만 일부 국내 유저들이 이 작품을 통해 ‘이스’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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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하늘의 궤적’ 시리즈와 ‘이스’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차원에서 외전 ‘이스 vs 천공의 궤적: 얼티네이티브 사가’도 등장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이스 VI’의 출시 이후 팔콤은 ‘이스’ 본가 시리즈에게 긴 휴식기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6년이라는 긴 휴식기를 지나 등장한 작품이 ‘이스 VII’입니다. PSP로 출시되었던 ‘이스 VII’ 아돌의 3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 세 번의 모험 중 유일하게 작품화되지 않았던 마지막 모험인 ‘알타고의 오대룡’을 그리고 있는 만큼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나머지 두 작품은 ‘잊혀진 고대 왕국’와 ‘셀세타의 수해’). 게다가 이 작품에는 파티 플레이 시스템이 도입되며 기존 ‘이스’ 시리즈와 차별화된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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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타고의 오대룡’으로 인해 큰 기대를 모은 ‘이스 VII’

 

‘이스 VII’의 후속작인 ‘이스 VIII: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는 아돌이 21살이었던 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점은 타임 라인상 ‘이스 V: 사라진 모래 도시, 케핀’과 ‘이스 VI: 나피슈팀의 상자’ 사이에 있는 시점으로 세이센 섬이라는 곳을 무대로 하여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기존 ‘이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아돌 외에도 다나라는 새로운 여자 주인공을 등장시켰다는 점입니다. 본작에서 아돌은 현실 파트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고 다나는 아돌의 꿈 속의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런 독특한 게임 전개가 유저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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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게임들과 콜라보를 하기도 했던 ‘이스 VIII: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

 

현재까지 출시된 ‘이스’ 시리즈 중 최신작이자, 타임 라인상 가장 뒤에 위치한 작품이 이번에 국내에서 출시된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입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2019년 9월 26일에 출시되었던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한글화 작업을 거치게 되면서 2020년 2월 13일에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는 아돌이 쓴 ‘발두크의 감옥’의 기반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무대인 발두크는 팔콤 역사상 최초로 세미 오픈월드 형태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유저는 게임의 메인이 되는 스토리와 사건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들을 통해 더 풍성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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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번의 변화를 꿈꾸는 ‘이스’!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는 액션과 모션 파트에서도 기대할만한 작품입니다. ‘이스 IX: 몬스트룸 녹스’는 팔콤 게임 최초로 모션 캡쳐를 도입한 작품으로 기존 작품들에 비해 더 부드럽고 리얼한 모션을 기대할 만합니다. 그동안 팔콤은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던 만큼 이번 세미 오픈월드와 모션 캡쳐의 도입은 그 목소리들에 대한 팔콤의 개선 의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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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멈추지 않았던 변화가 시리즈를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글/D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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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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