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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게임은 '한국적인 무언가'를 넣는 것에 굉장히 보수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는 시도가 많지만 자료가 부족해 고증에서 막히거나, 역사적 인물의 후손이나 사건과 관련된 단체가 문제를 제기해 개발이 좌절되는 일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한국적이라고 여겨지는 것들, 이를테면 과거의 복식이나 문화, 혹은 K-POP이나 영화 같은 현재의 한국 문화 등을 도입하는 일도 흔치 않죠.

 

어떻게 들어가도 플레이어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른바 '국뽕에 기댄 게임'이라고 비판받기도 하죠. 그래서일까요? 한국적인 색채가 눈길을 끄는 울트라마린소프트의 '카르마나이트'도 비슷한 게임처럼 보입니다. 게임성은 뒷전이고 '국뽕'만을 내세워 화제를 몰아가는, 그런 게임이 아닌가 싶죠.

 

'카르마나이트'는 일견 그런 게임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실상은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게임입니다. 오히려 한국적인 색채와 SF를 융합한 세계관은 보기에는 매력적이지만 파고들 만한 깊이는 없습니다. 당장 주인공 이름부터 없는 상황이고, 중간에 나오는 보스들의 이름도 어딘지 장난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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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발차기 공격이 주특기지만 탭댄스 마스터라는 이명이 붙은 '이쿠'. 흠...

 

 

게임은 크게 세심한 조작으로 이런저런 함정을 돌파하는 '플랫포머 액션 파트'와 적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대응하며 싸워야 하는 '전투 액션 파트'로 나뉩니다.

 

튜토리얼 성격의 1페이즈 1스테이지에서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모든 액션이 가능해지며, 2스테이지부터는 여기서 배운 것들을 모두 활용해 진행해야 해서 진입 장벽은 꽤 높은 편이죠. 그래도 일단 익숙해지면 액션의 자유도는 상당합니다. 점프는 두 번까지 되고, 점프 중에는 대시를 비롯해 마법을 제외한 대부분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벽에도 매달릴 수 있고, 공중에 있는 적이나 연등을 마크 어택으로 추격하며 필드를 종횡무진 누빌 수 있죠.

 

▶ 카르마나이트 플레이 영상. *개발 중인 버전의 플레이 영상입니다.

 

플랫포머 액션 파트에서는 다양한 액션을 정확하게 사용할 것을 요구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피격 판정이 몸 크기와 비슷해 함정이 빽빽하게 깔린 곳에서는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거나 잠깐 움찔해 속도를 낮추면 바로 함정에 걸려버리죠.

 

플랫포머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를 위해서인지, '카르마나이트'는 페이즈 별로 난이도를 구분해 놨습니다. 튜토리얼 성격이 강한 1페이즈에서는 보이는 대로 대충 해도 쉽게 넘어갈 수 있고, 2페이즈에서는 불과 얼음, 자기장 스테이지를 통해 각기 다른 함정을 선보입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를 압박하는 강제 스크롤도 여기서 처음 나오죠. 그리고 3페이즈에서는 앞서 선보인 여러 패턴에 난간을 타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그라인드' 플랫폼을 더한 플랫포머 액션 종합 세트 같은 느낌을 줍니다.

 

'쉽다'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함정에 걸려도 잔기를 잃는 게 아니라 체크 포인트로 되돌릴 뿐이고, 잃는 체력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 재도전의 부담은 덜한 편입니다. 또, 실패의 패턴이 '어떻게 통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가 아니라, 여러 번 도전하다 보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알겠는데 세세한 타이밍을 잡느라 시간을 보내는 식이에요  실패해도 '아,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거기서 좀만 더 늦췄으면 됐을 거 같은데' 같은 느낌을 줘서 계속 붙잡고 있게 되죠. 평소 플랫포머 액션을 즐겨 한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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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까다로운 플랫포머 액션 파트. 움짤로 보는 부분은 자주 나오는 패턴인데, 의외로 실수가 자주 발생합니다.

 

전투 액션 파트에서는 무적 판정이 있는 '대시'나 '마크어택', 슈퍼아머 판정이 있으며 상대를 쉽게 기절시킬 수 있는 '칼라어택'의 사용법을 반드시 익혀야 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피격 판정이 크기도 하고, 피격되었을 때의 무적시간도 거의 없으며, 피격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위기 탈출기도 없거든요.

 

전투 액션 파트를 원활하게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적의 패턴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의 패턴은 다양합니다. 플레이어에게 다가와 공격하려는 단순한 패턴을 가진 적부터 원거리 공격을 주로 하며 다가가면 도망치는 적도 있고, 정면에서의 공격이 통하지 않아 후방을 노려야 하는 적, 반대로 후방에서의 공격이 통하지 않아 정면을 노려야 하는 적도 있습니다. 작은 적을 소환하거나 자신의 동료에게 버프를 주는 적들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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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들에게 걸리는 버프 중 하나인 '칼라 실드'. 색깔에 맞는 칼라 어택으로는 한 방에 부술 수 있습니다. 일반 공격으로도 부술 수 있지만, 부서지기 전까지 대미지가 아예 들어가지 않으므로, 난전에서는 칼라 실드를 먼저 깨는 게 중요합니다.

 

중간보스급 적들은 보다 다채로운 패턴으로 공격해옵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중간보스 '이쿠'는 한 번 공격한 다음 무방비가 되는 다른 적과 달리 플레이어의 위치를 파악하고 연속 공격을 합니다. 다른 적을 상대할 때처럼 공격 한 번 피하고 뒤를 바로 때리려고 하면, 오히려 이쿠의 매서운 연속 발차기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죠. 게다가 이런 적들이 몰려나오기까지 해서 전투 영상만 보기에는 매우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언뜻 보면 난전이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전투 상황이 꽤 명확하게 들어옵니다. 적들의 공격 방향이나 공격 의향을 미리 알려주는 장치가 있기도 하고, 공격 도중에 언제든 자유롭게 대시나 칼라어택 같은 행동으로 캔슬이 가능해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죠. '이렇게 생긴 적은 이런 행동을 한다.' 정도의 지식과 그에 대한 대처법만 알고 있으면 한 대도 맞지 않고 종횡무진 적들 사이를 오가며 화려한 전투를 벌일 수 있습니다.

 

또, 어떻게든 수차례 시도를 거쳐 돌파해야 하는 플랫포머 액션과 달리, 전투 액션 파트는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무적 효과를 부여하는 방어 마법이나 공격력이 강하고 지속 시간도 긴 공격 마법, 타운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력이나 방어력을 업그레이드해 좀 더 쉽게 돌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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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업그레이드의 체감이 상당합니다. 무기만 3단계까지 강화해도 잡몹이면 2방에 죽일 수 있고, 체력이 많은 중간보스도 한차례의 공격으로 격파할 수 있을 정도가 되거든요. 보스를 상대로도 한 번의 공격에 이만큼 체력을 깎을 수 있습니다.

 

울트라마린소프트의 박유일 대표는 록맨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액션 게임을 접해 왔고, 신동재 프로그래머는 RPG를 주로 즐겨왔지만 카르마나이트 개발 중에는 록맨 제로 시리즈를 모두 클리어하는 등 이런저런 액션 게임을 새로 접해봤다고 합니다.

 

'카르마나이트'에는 그런 개발자들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듯합니다. BIC 2019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속도감 있는 액션'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고, 이후 테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받아 게임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출시를 하루 앞둔 현 시점에서는 '카르마나이트'만의 매력적인 액션이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적인 색채에 끌려서 관심을 갖긴 했지만, 막상 즐길 때는 그런 거 잊어버릴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카르마나이트'는 오는 21일 스팀을 통해 출시됩니다.

 

글/문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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