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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궤적 Kai> 리뷰 ☞ https://gameabout.com/game2/5830956 

 

몇 년 전 팔콤은 ‘궤적’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하여 ‘궤적’ 시리즈에 대한 인기 투표를 진행하였습니다. 인기투표에는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장면 등과 같은 일반적인 질문들도 있었지만 먹고 싶은 음식이나 애완동물 삼고 싶은 마수 등과 같이 조금은 특색 있는 질문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인기 투표 결과는 일본 유명 게임 잡지 패미통을 통해 공개되었는데 특히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가장 좋아하는 작품 1위의 영광은 이변 없이 ‘하늘의 궤적 SC’에게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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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이변은 없었습니다 (‘하늘의 궤적 SC’ 중)

 

인기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작품은 ‘하늘의 궤적 SC’였지만 ‘하늘의 궤적 SC’가 ‘궤적’ 시리즈 팬덤 자체를 형성하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논외로 친다면 궁금한 건 2위의 정체였습니다. 그리고 그 2위의 주인공은 ‘크로스벨’ 에피소드를 마무리 짓는 작품이었던 ‘벽의 궤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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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는 ‘하늘의 궤적’과 ‘제로의 궤적’에 대한 스포일러는 물론 ‘벽의 궤적’에 대한 중요하고 직접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혹시 아직 ‘벽의 궤적’을 플레이하지 않았고, 앞으로 플레이할 계획이 있으신 분께서는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무뎌지는 감각 속 빛

 

특무지원과의 노력으로 요아힘을 막는데는 성공했지만 크로스벨에는 새로운 혼란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르바체 상회가 균형을 이루고 있던 뒷세계에는 붉은 성좌라는 엽병 조직이 들어왔고, 제국과 공화국의 간섭은 본격화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특무지원과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또 다른 벽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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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특무지원과의 탄생!

 

‘벽의 궤적’은 구조적으로 ‘하늘의 궤적 SC’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늘의 궤적 SC’의 전편에 해당하는 ‘하늘의 궤적 FC’는 메인 스토리의 프롤로그 정도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본편에 대한 떡밥과 궁금증을 남겨 놓으면서도 한 작품으로써의 스토리적 완성도도 챙긴 작품이었습니다. 비슷하게 ‘벽의 궤적’의 전편에 해당하는 ‘제로의 궤적’ 역시 프롤로그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제로의 궤적’은 스토리 자체적으로는 완결을 시키긴 했지만 본편의 복선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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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사진(위) 넣을 수 있었으면 왜 ‘제로의 궤적’에서는 이런 사진(아래)을;;;

 

물론 ‘제로의 궤적’에 떡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이 배닝스의 죽음, 랜디 올랜도의 과거, 그노시스의 출처 등 ‘제로의 궤적’에도 여러가지 세팅들이 마련되긴 했습니다. 다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배경을 위한 세팅들이었지 작품 자체의 꿰뚫는 힌트는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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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의 궤적’에서 밝혀지기 시작하는 과거

 

덕분에 ‘벽의 궤적’ 속 반전들은 유저에게 더 큰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벽의 궤적’이 보여준 반전 요소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앞에서 언급한 떡밥의 부재입니다.

 

선행적으로 복선이 깔려 있는 반전은 유저의 추리를 가능하게 하며, 반전을 성공적으로 예측했을 때는 카타르시스까지 유발합니다. 물론 이때 복선은 너무 직접적이지 않게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벽의 궤적’ 속 반전은 유저의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반전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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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궤적’ 시리즈 반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여기까지는 눈치 챘을지도…

 

두번째는 반전의 남발입니다. ‘벽의 궤적’은 여러 단계에 걸쳐서 반전을 선사하는데 그 횟수가 너무 많습니다. 우선 디터 크로이스와 마리아벨 크로이스가 빌런이었으며 아리오스 맥클레인이 이에 가담한다는 반전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복선이 부족했지만 놀라움을 유발시키는 반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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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하지만 사실 디터는 딸 마리아벨에게 이용당한 존재였고 진짜 흑막은 이안 그림우드였다는 점은 다소 무리가 있는 전개였습니다. 물론 아리오스처럼 이안에게도 빌런이 되게 된 분명한 이유는 있었지만 이를 납득시키기 위한 사전 장치가 전무했습니다. 게다가 이안은 가이를 죽인 범인이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증거 역시 부족합니다. 결국 ‘벽의 궤적’은 로이드의 촉(?)과 아리오스의 자백을 바탕으로 이 문제들을 매듭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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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명탐정 코난’ 속 사건들이 심증에 의한 증거임에도 기가 막힌 자백(?)을 통해 해결되는 것과 같이 아리오스는 마지막 순간 설명충으로 빙의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마지막 부분에서 이안은 너무 쉽게 본인의 뜻을 포기합니다. 이는 그동안 본인의 뜻에 대해 확신도 없으면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이안의 모습을 부각시키며 이안을 이도 저도 아닌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이안의 캐릭터성은 마리아벨에게 버려지는 모습에서 조금의 연민도 느껴지지 않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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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라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속 명대사가 생각나네요

 

반복되는 반전은 놀라움을 감소시키고 사람을 무감각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언급한 반전들은 복선 장치가 없었다는 점에서 놀라움 보다는 작품의 작위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유저들을 공감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지나치게 긴 최종 전투 구간은 피로도를 가중시켰습니다. 최종 전투 구간만 무려 5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이 부분은 맵 형태만 바뀔 뿐 반복 작업에 가까웠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보스전이 채워지긴 했지만 긴장감이 넘치는 보스전이 끝나면 또 다시 반복 작업이 기다리고 있어서 늘어지는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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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긴 최종 맵을 단축시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지만 ‘벽의 궤적’이 보여준 엔딩만큼은 의미 있었습니다. 크로스벨 자치주가 가진 특수성과 로이드의 배경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맞물려서 보여준 결말은 거대한 벽을 억지로 뛰어넘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그 대신 역설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계속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여운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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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여운을 남겨주었던 ‘벽의 궤적’

 

 

아낌없이 주는 팬 서비스!

 

‘궤적’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인 만큼 평소에도 팬서비스가 좋은 시리즈물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하늘의 궤적 the 3rd’처럼 확실한 팬서비스를 목표로 한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좋은 팬서비스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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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이번 작품에는 ‘하늘의 궤적 the 3rd'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우선 다른 작품 속 캐릭터의 등장은 이미 ‘제로의 궤적’에서도 보였던 요소라 전혀 놀랍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그들을 연출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스텔, 요슈아, 렌 조합은 ‘하늘의 궤적 SC’에서 시작되어 ‘제로의 궤적’에서야 겨우 결실은 맺은 조합이었습니다. 다만 이들의 결실은 ‘제로의 궤적’ 극후반부에 이루어진 만큼 이 조합을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벽의 궤적’은 이 조합을 임팩트 있게 활용하며 팬들에게 확실한 팬서비스를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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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플레이어블은 아니었지만 꿈의 조합(?)이 보여준 임팩트는 짧지만 더 강렬했습니다.

 

‘벽의 궤적’은 순수하게 ‘크로스벨’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분들에 대한 팬 서비스도 준비했습니다. 게임 내에는 ‘인터미션’이라는 이름의 챕터가 존재합니다. 이 챕터에서 특무지원과는 짧은 휴가를 떠나게 되는데 이때 특무지원과 외에도 리샤 마오, 일리야 플로티에, 세실 노이에스 등이 초대받게 됩니다. 당연히 이들의 초대는 팬 서비스(?)를 염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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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발(?)적인 대사들이 오고 가는 인터미션!

 

인터미션은 기본적으로 팬 서비스 챕터이지만 메인 스토리 진행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인터미션은 유저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면서도, 메인 스토리 복선들을 제시합니다. 덕분에 짧지만 알찬 구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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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관 최강자와의 전투 역시 팬 서비스라면 팬 서비스

 

기존 ‘벽의 궤적’이나 ‘벽의 궤적 evolution’에는 없었지만 ‘벽의 궤적 Kai’에는 존재하는 팬서비스 요소도 있습니다. ‘벽의 궤적 Kai’는 최신작인 만큼 ‘크로스벨’ 에피소드 이후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에르보니아’ 에피소드(섬의 궤적)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도 존재합니다. 특무지원과에 대한 강한(?) 동경을 가진 유나 크로포드와 서 제무리아 통상회의에 참가한 토와 허셜을 이번 작품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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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은 정말 그냥 ‘등장’만 한다는 점입니다. 기왕 등장시켰으면 팬 서비스 차원에서 좀 더 분량을 주었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캐릭터의 발견과 상실

 

‘벽의 궤적’은 역설적이게도 캐릭터성을 살리면서도, 캐릭터성을 죽인 작품이었습니다. 캐릭터성을 살린 캐릭터는 의외로 ‘제로의 궤적’에 등장했던 조연 캐릭터 가르시아 롯시였습니다. 가르시아는 ‘벽의 궤적’에서 짧은 시간동안 정신적, 물리적으로 로이드의 조력자로 활약하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게다가 로이드를 탈출시킨 이후에는 르바체 상회와의 의리를 지키면서도, 로이드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주는 의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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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원피스’ 속 ‘크간지’를 연상시키는 임팩트를 보여준 가르시아 롯시!

 

이와 달리 ‘벽의 궤적’에서 특무지원과로 활약하게 된 노엘 시커는 전작에 비해 비중이 확 늘었음에도 본인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신 전작의 이미지를 오히려 깎아내리며 안타까움을 남겼습니다. 비록 군인이라는 신분이긴 하지만 특무지원과의 일원으로써 동료들과 유대감을 키웠음에도 순식간에 특무지원과를 배신하고 그들을 구속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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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부터 저는 노엘 시커를 파티에서 완전 빼버렸습니다 ㅎㅎ;;;;

 

이러한 그녀의 모습은 옳지 못한 판단에 반기를 들며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밀레이유나 특무지원과를 도와 메르카바에 탑승하는 동생 프란 시커와 대비되는 것 물론 같은 시기에 특무지원과로 편입된 와지 헤미스피어와도 비교되며 더더욱 부각됩니다. 이후 쉽게 다시 특무지원과로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은 앞에서 언급한 이안처럼 그녀의 캐릭터성을 망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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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번 ‘검을 테면 철저하게 검어라’라는 대사가 생각나는 노엘과 비교되는 밀레이유

 

로이드와 엘리 사이의 러브 라인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제로의 궤적’ 마지막 부분에서 로이드와 엘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벽의 궤적’ 초반부에도 이와 관련된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둘의 사이가 진전될 수 있을 이벤트들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벤트는 다소 부족했고 중간은 없이 시작과 끝만 존재하는 러브 라인이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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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성 있는 고백은 좋았지만 그 과정이 아쉬웠습니다.

 

 

다시 시작에서

 

‘벽의 궤적’은 부족한 부분을 많이 포함한 작품이지만 ‘궤적’ 시리즈 팬들에게 높은 지지율을 받을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크로스벨의 문제가 ‘벽의 궤적’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궤적’ 시리즈의 큰 흐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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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7일 발매 예정인 신작 ‘시작의 궤적’은 세 가지 큰 흐름을 통해 ‘궤적’ 시리즈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큰 흐름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크로스벨’ 에피소드인 만큼 ‘벽의 궤적’에서 맞이한 결말이 어떤 식으로 ‘시작의 궤적’에 영향을 주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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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D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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