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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엘리온'이 되기까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엘리온'이 정식 오픈했다. 개발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수정하고, 시스템을 변경한 과정이 제법 오래 걸렸다.  

 

너무 오랫동안 뜸을 들인 탓일까? 엘리온은 괜찮은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초반 운영에서 약간 아쉬움이 비췄다. 그러나 정식 오픈 이후 여러 시행착오로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은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엘리온'과 게이머들의 첫 만남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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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핑.크.오.크' 로 시작한다!

 

 

언젠가부터 불문율처럼 'MMORPG의 첫날은 무조건 서버가 터진다'라는 생각이 자리 잡은 것 같다. 개발사들도 서버가 터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고, 게이머들 역시 '내 그럴 줄 알았다' 라는 예상을 한다. 그리고 이 생각은 '엘리온'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서버가 터지고, 대기열이 쌓이는 것을 누구나 예상했다면, 여기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없었다. 첫 약속과 달리 서버의 오픈 시간이 오후로 한참이나 미뤄졌음에도, 서버는 금방 막혔다. 처음 마련된 서버에는 대기열이 생겼고, 곧 캐릭터의 생성 제한이 걸렸다. 기대감을 안고 찾아온 많은 게이머를 달래가며 급하게 서버가 추가되었지만, 그 새로 생긴 서버에서도 곧 대기열과 생성 제한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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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부터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된다면 누가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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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친구들 하는 도시 서버 하고 싶다.

 

MMORPG는 친구나 지인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미리 서버 하나를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는 탱, 나는 딜' 이런 식으로 파티를 짜서 같이 레벨업 하는 그 재미를 누구나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서버가 막혀버리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첫 번째 서버에 캐릭터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올 때를 기다리며 레벨업을 하고 있는데, 캐릭터 생성이 안 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이런 문제 대부분은 '오픈빨'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준다. 하지만 '남들은 다 렙업하고 있는데, 나는 혼자 뭐 하는 거지? 내가 왜 기다려야 해?'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른 MMORPG에서도 다 겪는 문제를 왜 엘리온에서만 이러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엘리온'은 처음부터 '다른 게임과는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 '초대권'과 '이용권'을 소유한 게이머, 9,900원을 지불한 게이머들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유료화 게임이다.

 

'9,900원이나 썼는데?'에서 그 차이가 있다. '우리는 다릅니다' 라는 노선을 정했으면, '다른 게임들도 다 그랬다' 대신 뭔가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게이머가 '오 그래도 엘리온은 준비를 좀 했네' 라는 생각이 들도록 대비를 해야 했다.

 

'부분 유료화' 게임이었다면, '엘리온'이 다른 온라인 MMORPG와 같은 운영정책이었다면 어느 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들 그랬으니까. 하지만, '엘리온' 다른 척을 한 게임이 아닌가? 그랬다면 어떻게 다른지를 처음부터 확실하게 보여줬어야 한다. 

 

게이머들도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바가 있었는데. 눈치 볼 것 없이 시작부터 넉넉하게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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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에 접속해도 문제다. 몬스터의 젠이 플레이어들의 사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MMORPG는 게임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부작용들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쌀먹'이다. 게임 콘텐츠 중에서 오로지 채집과 채광 같은 생활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아직 스펙이 안되는 유저들을 버스 태워주면서 골드를 버는 플레이다.

 

이를 나무랄 수는 없다. 이것도 게임의 한 가지 방법이고, 또 게이머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플레이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그 범위를 잘 조절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임마다 운영의 원칙은 다르다. 어떤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만은 할 수 없다. 어떤 게임에서는 유저간의 골드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게임에서는 게이머의 모든 활동을 '자유' 라는 범주에 포함시켜 허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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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은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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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온'도 이 같은 쌀먹 논란이 생겼다. 특정 사냥터에서 보상 획득이 아무런 제한 없이 이루어졌고, 이미 이를 이용해 골드를 수급한 유저들이 나타난 것. 이렇게 얻은 골드는 정당하게 노력해서 얻은 것과 다르게 게임 시스템상의 버그를 이용한 것이다. 운영 측에서도 이를 파악하고 급하게 긴급 점검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미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득을 봤고, 또 이런 내용을 모른 채 골드를 산 누군가는 피해 보게 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CBT를 거쳐왔음에도 이런 치명적인 버그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게임사의 치명적인 실수다. 그것도 게임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는 30~40레벨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누구는 골드로 몇십만 원 벌었다고 하더라. 롤백해도 이미 골드는 다 팔아서 상관없대. 퀘스트하고 렙업한 사람만 바보네' 라는 사실을 이젠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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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와 애증의 그 단어 '확률형'

 

MMOPRG에서 과금은 월정액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게이머들은 게임의 이용 시간을 구매한다면, 게임의 시스템이 모두 평등하고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을 생각한다. 물론 다른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단, 이런 경우에는 다른 플레이어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적 편의나 밸런스가 아니라 단순히 '겉모습'을 바꾸거나 치장하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대부분 게이머가 이런 식의 운영을 바란다.

 

'엘리온'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이자, 아직까지도 많은 게이머가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이중 과금' 이다. '엘리온'에는 '루비'라는 특정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이 루비라는 재화가 단순히 '때깔'을 바꾸거나, 애완동물을 수집하는 용도에서 그쳤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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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버프 아이템과 랜덤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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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증의 그 단어. '확률'

 

결국, '엘리온'도 다른 국산 게임의 길을 똑같이 선택했다. 바로 '확률형' 아이템, '뽑기'다. 게임에서의 '루미너스'는 일종의 '강화'와 같은 개념이다. 물론 게임을 열심히 해서 캐릭터를 강화하는 것은 MMORPG에서 꼭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미 BJ나 스트리머들이 보여준 것처럼 '루미너스'는 기존의 수많은 국산 RPG, 모바일 수집형에서 보여줬던 그 페이투윈(P2W)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있다. 루비를 사고, 기어를 사고, 또 상자를 뽑는 과정.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 게이머들에게 이런 과정이 좋게 보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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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프렌즈' 정도에서 그쳤다면 좋았을 것인데

 

 

그래도 '엘리온'이라는 게임의 플레이 자체는 나름 괜찮다. 3D MMORPG에서 취향이 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들도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스킬' 시스템과 실전 압축 '퀘스트'진행 방식이다.

 

'엘리온'은 몬스터들을  움직이면서 잡는 게임이다. 그동안 수많은 모바일 자동사냥에 찌들어 있다 보니 '직접 뭔가를 해야 한다'라는 과정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무빙하고, 몬스터의 바닥을 피하고, 스킬을 연계하는 전투의 맛과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킬의 특성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은 MMORPG의 특성을 잘 이해한 부분이다. 이 '스킬' 시스템만큼은 장비의 강화를 떠나서 '플레이어의 피지컬'에 영향을 받는다. 해당 클래스의 이해도를 요구함과 동시에 플레이어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다.

 

다양한 스킬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특성. 게이머가 원하는 스타일의 전투방식에 맞춰 스킬을 분배하고 조합하는 맛은 기존의 MMORPG식의 '스킬 트리'와는 조금 다른 '엘리온'만의 독특한 재미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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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온'은 쓸데없이 스토리라인을 길게 만들지 않았고, 주어진 과제만 달성하면 즉시 보상을 얻고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이는 CBT 때 보여줬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 플레이어는 특정 레벨까지 '실전 압축' 퀘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사실 MMORPG의 스토리는 몰입하기 어렵고, 또 그리 오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겐 이런 방법이 오히려 더 편하다. 어차피 목적은 레벨업이고, 이걸 한꺼번에 몰아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번엔 동선이 더 짧아졌고, 진행이 완료된 퀘스트는 따로 NPC를 찾을 필요 없이 즉시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불필요한 과정을 최대한 줄였다.

 

또 퀘스트 진행 중엔  PVP를 경험할 수 있는데, 초보끼리도 어떤 안전장치 없이 바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일단 '진영 갈등'을 컨셉으로 하는 만큼, PVP를 맛볼 수 있는 퀘스트를 중간에 넣어놨다.

 

물론 이런 식의 게임 진행은 단점이 확실하다. 성우들이 어렵게 녹음한 음성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건너뛰게 되고, 스토리의 몰입이나 동기부여가 적다. 동기부여는 오로지 렙업뿐이지, 주변의 다른 것을 관찰하고 느끼는 재미는 찾지 못한다. 대신 전형적인 '한국식 빨리빨리'의 렙업, 스피드런 급 콘텐츠 소모의 '토끼공듀' 게이머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방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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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주는 퀘스트는 다 받아야 특정 레벨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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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장치 없는 실전 P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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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많아서 파티는 금방 모인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마지막까지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 초반의 서버 문제와 버그, 잦은 점검으로 인해 많은 게이머가 등을 돌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닌 척 모르는 척 넘어가서도 안 된다. 잘못된 부분은 확실하게 고쳐나가고, 다시 생기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AIR'시절의 그 세계관과 느낌이 좋아서 관심을 두게 된 게임이고, CBT에도 꾸준히 참여했을 만큼 '엘리온'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내가 느끼기에 지금까지 '엘리온'은 완벽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국산 MMORPG치곤 괜찮은 게임이었다. 그 '괜찮은' 부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처음부터 너무 치명적인 실수를 보인 것이 안타깝다. 주말 클랜전이나 진영전, 매니아들을 위한 하우징과 생활콘텐츠에 도달하지 못하고 떠난 게이머도 많다.

 

아마 아픈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실수를 바로잡았다면, 앞으로는 '엘리온'이 공을 들인 부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실력이고, 또 개발사의 저력이 어느 정도 인지 냉혹하게 시험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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