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시작의 궤적 리뷰 (1).jpg

 

‘영웅전설 시작의 궤적(이하 시작의 궤적)’의 이름은 시작이지만 이 작품부터 시작하는 스토리가 아닌 게임이다. 길고 길었던 궤적 시리즈 15주년을 기념하는 ‘끝’이며,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의 ‘시작’이 되는 전환점이 되는 타이틀이다.

 

궤적 시리즈는 웬만하면 발매 후 한글화까지 시간이 걸려서, 스포일러를 피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엄청나게 잘 정리된 공략까지 나와버리는 상황이 펼쳐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오랜만에 일본과 동시 발매된 타이틀이며 한정판도 한글화되어 발매됐다.

 

[링크] 궤적 팬을 위한 프리미엄 ‘영웅전설 시작의 궤적’ 한정판 개봉

▶ 음반 회사(?)라고도 불리는 팔콤의 OST CD도 여럿 들었다. 가성비는 애매하다는 평이 많았으나 내용물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이미 발매된 지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2020년 8월 27일 발매), 중요한 스포일러는 피하고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시작의 궤적 리뷰 (2).jpg

▶ 대뜸 가면부터 쓰고 나와 정체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왔던 《C》.

 

 

“‘시작의 궤적’으로 궤적 시리즈 시작해도 되나요?”

 

이런 질문이 많이 보이는데, ‘끝’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작품으로 궤적 시리즈에 입문하기는 어렵다. ‘시작의 궤적’ 전에는 ‘하늘의 궤적’과 ‘제로/벽의 궤적’, ‘섬의 궤적’이 있었다. ‘시작의 궤적’에는 ‘하늘의 궤적’의 등장인물의 후속담이 나오며, ‘제로/벽의 궤적’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이고 ‘섬의 궤적’의 시간상 바로 직후의 이야기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메뉴 중 ‘PRESTORY’에서 전작의 스토리를 읽을 수 있으나, 각 게임이 스토리가 길다 보니 자잘한 사건 보다는 큰 사건의 경과에만 주목해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시작의 궤적 리뷰 (3).jpg

▶ 그래도 게임을 시작했다면, 게임 내에서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대충은 파악할 수 있다.

 

시작의 궤적 리뷰 (4).jpg

▶ 크로스벨 지역의 경우 제로의 궤적부터 섬의 궤적까지 꾸준히 방문하는 장소로 지역 NPC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쭉 이어지기 때문에 전작을 했다면 더 즐거울 수 있다. ‘특무지원과’의 발음을 어려워하는 미미는 ‘제로의 궤적’부터 꾸준히 출연했다.

 

 

시리즈의 장점 극대화… 다만 단점은?

 

여기서 장점은 ‘게임이 이어지게 된 원동력’이며 단점은 ‘게임을 꺼리게 되는 이유’이다. 개개인마다 의견은 다소 다르겠지만, 장점은 훌륭한 음악, 재미있는 스토리, 적당히 긴박감 있는 턴제 전투 등을 꼽을 수 있다. 단점으로는 3D 시절부터 발전이 없는 그래픽, 반복되는 상황, 오글거리는 연출 등이 있다고 본다.

 

‘시작의 궤적’을 플레이하며 이 게임 제작사는 자신들이 만드는 게임의 장점을 잘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의 난이도와 편의성은 역대급이었던 ‘섬의 궤적IV’에 비해서도 상당히 발전했으며 음악은 명불허전이었다. 난이도는 VERYEASY부터 NIGHTMARE까지 전투 난이도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싶은 지 판단해 고를 수 있다. 본작에 추가된 ‘밸리언트 레이지’(5~8명의 합동 공격, 마법, 힐링)로 인해 높은 난이도는 위기를 극복하며 쫄깃한 전투를, 쉬운 난이도에서는 스피디한 진행이 가능했다.

 

시작의 궤적 리뷰 (5).jpg

▶ VERYEASY로 플레이하면 전투는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

 

시작의 궤적 리뷰 (6).jpg

▶ “밸리언트 레이지!”하고 합창해 외치는 부분이 너무 시원했다.

 

편의성 부분에서는 리마스터 버전에나 있던 ‘하이 스피드 모드’가 처음부터 탑재되어 있어 느린 템포의 액션이나 전투를 빠르게 스킵할 수 있었다.

 

시작의 궤적 리뷰 (7).jpg

▶ 보물상자에서 아이템을 습득하면 정보를 보여주고, 아츠(마법)의 경우 애널라이즈(정보 분석)할 필요 없이 약점 속성을 알려준다거나 하는 소소한 편의성이 업데이트됐다.

 

전작을 해 본 유저라면 기겁할 만한 소식이 ‘플레이어블 캐릭터 50명 이상’이었을 텐데, 이 부분을 꽤 영리하게 처리했다.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일 기회라도 생기면, 원래 있던 인원의 일부분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파티에 몇 십 명씩 우루루 몰려 있는 경우는 그렇게 자주 보지 않았다.

 

또한 본작에 추가된 ‘크로스 스토리’ 시스템으로 인해 최후반부 전까지는 모두가 각자의 루트에서 따로 행동한다. 마치 세 개의 게임을 한번에 즐기는 느낌이었는데, 깨닫고 나니 스토리가 하나로 수렴되어 있었다. 스토리가 수렴되니 인물들도 수렴되어 다시 바글바글해졌지만….

 

시작의 궤적 리뷰 (8).jpg

▶ 같은 날에 세 명의 주인공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오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 대뜸 ‘같은 시간 어디에서는….’ 하며 장면 전환 해버리던 전작에 비해서는 아주 편해졌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의 궤적 리뷰 (9).jpg

▶ 많은 인원을 파티에 편성할 때에는 편성과 장비 장착이 가능한 메뉴가 따로 있었다.

 

시작의 궤적 리뷰 (10).jpg

▶ 자주 못 보는 동료가 잠시 합류하면 S크래프트 연출이나 한 번 보고 보내줬을 정도

 

하지만 그만큼 단점이 극복되지는 못했다. 제작사의 전작인 ‘이스IX’에 사용됐다던 모션 그래픽의 사용은 신선한 느낌을 줬지만, 일상적인 모션이나 실 그래픽은 큰 발전이 없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버벅임과 로딩이 심해졌다.

 

시작의 궤적 리뷰 (11).jpg

▶ 모션 그래픽은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시작의 궤적 리뷰 (12).jpg

▶ 게임하면서 가장 많이 봤을 장면. 기자는 PS4 노말 버전으로 플레이했다. 긴 것도 문제지만 사소한 이벤트 씬 변경에도 자잘했던 로딩이 꽤 거슬린 편.

 

시작의 궤적 리뷰 (13).jpg

▶ 연출 부분은 JRPG인만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진 몽환회랑’은 ‘시작의 궤적’의 정수

 

‘진 몽환회랑’은 한마디로 하면 시리즈에 있던 다양한 후속 던전, 미니게임, 업적, 서브 스토리 등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압축해 놓은 장소라고 볼 수 있다. 게임 내 설정으로는 ‘‘특이점’에 의해 발생한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힘을 기르는 장소’ 정도로 설명하면서 안팎의 기억을 공유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진 몽환회랑 안의 던전은 게임에서 만난 플레이어블 캐릭터라면 누구나 참여시킬 수 있고, 전용 장비나 상위 쿼츠 같은 레어한 아이템이 듬뿍듬뿍 드랍된다. 한바퀴 다 돌았다면 다시 초기화해서 파티원을 변경해 다시 돌 수도 있어 게임의 최종 파밍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시작의 궤적 리뷰 (14).jpg

▶ 던전 내에서 일종의 ‘뽑기 아이템’인 구슬을 모으면 전투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이나 전작에 있었던 다양한 코스튬을 뽑을 수 있다.

 

시작의 궤적 리뷰 (15).jpg

▶ 한정/마스터 미션을 통해 미니 게임이나 편리한 기능을 오픈.

 

시작의 궤적 리뷰 (16).jpg

▶ 미니 게임은 ‘뭐 이렇게까지….’라고 생각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졌다. 일부 콘텐츠는 VR도 지원한다.

 

시작의 궤적 리뷰 (17).jpg

▶ 추억의 석판에서는 스토리 전후로 주변 인물들의 상세 스토리를 볼 수 있다. 덕분에 주요 스토리에 방해받지 않고 서브 스토리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시작의 궤적 리뷰 (18).jpg

▶ 모든 캐릭터가 모이는 장소인 만큼 신선한 조합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조합은 ‘잘난 형/오빠를 둔 동생 모임’이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시작

 

‘섬의 궤적’의 경우 매 편이 끝날 때마다 ‘아니 이렇게 끝낸다고?’하는 느낌을 주는 스토리였다. 게임 내내 온갖 떡밥을 풀어 놓고 회수하지 않고 끝내 버리곤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토리 도중 풀어낸 떡밥은 회수하고, 마지막에 큰 떡밥을 풀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시작의 궤적’은 표면의 정치적인 스토리와 이면의 스토리가 잘 융합되어 있다는 특징이 잘 살아있었다. 무엇보다 애매하게 끝난 전작들의 좋은 마무리가 되어주고 다음 작품에 대한 신선한 떡밥을 남기기도 했다. 게임의 한정판을 보며 ‘팬을 위한 프리미엄’이라고 제목을 남겼는데, 이 제목은 게임 자체에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시작의 궤적 리뷰 (19).jpg

▶ ‘섬의 궤적I’처럼 긴 시리즈의 프롤로그 같은 느낌이면서도 자체 스토리의 완성도가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작의 궤적 리뷰 (20).jpg

시작의 궤적 리뷰 (21).jpg

 

▶ 조금 겉도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캐릭터성도 확고하고 어느 정도 스토리에도 편입된 신규 캐릭터들. 차기작에서도 볼 수 있을까?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