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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하드코어 전차전 게임 ‘월드 오브 탱크’의 모바일 판인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이하 블리츠)’가 지난 8월 26일부로 닌텐도의 하이브리드 콘솔인 스위치로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닌텐도의 신작 발표 코너인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소개된 순간부터 바로 닌텐도 eshop에서 다운로드, 무료 플레이가 가능해진 블리츠 스위치 버전을 종합적인 플레이 감상기를 써봅니다.

 

좀 더 가벼워진 체급의 월탱

모두들 아시다시피 원조 월탱은 이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을 맞이한 베테랑 온라인 게임입니다. 실제 전장에서 활약했던 전차들로만 게임을 꾸려나가기란 사실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실존 전차를 포함, 도면상으로만 남아있거나 실전 투입되지 못한 설계단계에서의 전차, 가상의 if 버전 전차 등 ‘시뮬레이터’가 아닌 ‘액션’ 게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조정된 게임이 월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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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한 맛이라기보단 약간 매운 맛(?) 월탱, 바로 블리츠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소위 ‘하드코어 밀덕’ 내지는 ‘동체시력과 반응속도(!)가 뀌어난 실력파 게이머’들이 아닌 필자와 같은 ‘평민’들은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인 게 사실입니다(필자의 경우는 게임실력은 평민보다 좀 더 아래(ㅜㅜ), 다만 밀리터리 관련 된 지식이나 관심도는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높은 경우에 해당).

 

그런 점에 있어서는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블리츠가 조금 더 캐주얼한 접근이 가능한 게임입니다.

 

반면, 터치 인터페이스로는 영 게임을 하는 맛(?)이 나지 않는다며 폰으로는 게임을 잘 안 하려고 하는 필자와 같은 게이머들이 또 있을 것입니다(실력도 없는 주제에?!). 이번에 런칭한 스위치 버전 블리츠는 바로 저와 같은 게이머들을 위해서 발매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기본 인터페이스 및 조작은 모바일 버전 블리츠와 동일하면서 실제 전차전에서의 전차 조작과 사격 등 컨트롤은 스위치 컨트롤러(별매의 프로 컨트롤러까지 완벽 지원)로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진동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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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치에서도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길 수 있다니, 감동했습니다

 

시작부터 티어4까지는 일사천리!

월탱의 거의 모든 것의 간략화 버전인 블리츠여서일까요, 튜토리얼도 아주 간략하기 그지없습니다. 차체 앞뒤 이동과 좌우 회전을 담당하는 왼쪽 조이스틱, 포탑의 회전과 주포 이동의 오른쪽 조이스틱, 미세 조준과 주포 발사는 각기 좌우 트리거. 이렇게 기본 조작을 알고 나면 바로 차고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전차의 장갑판의 어디가 얇고 두꺼운지에 대한 기본 지식 정도로 튜토리얼은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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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재 밀덕은 무조건 독일이지!!

 

‘전차왕국’이라는 별칭이 있는 독일군이니만큼 밀리터리 지식이 다소 있는 필자 입장에서는 독일군으로 성장을 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유의 각진 포탑과 낮은 차체 실루엣, 주렁주렁 매달린 장갑들, 크고 아름다운 주포 뿐이 아닙니다. 실제 전사에서 기동력이 훌륭한 1, 2호 전차를 풀로 활용, 마지노선을 우회해 서부전선을 돌파한 ‘전격전’의 전설이라던가 대공포를 전차 주포로 활용하는 등 일종의 ‘반칙’으로 연합군을 떡실신시켰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 수많은 뒷얘기거리를 양산한 유명한 전차 에이스 등… 독일군을 선택했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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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튜토리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당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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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3호로 4호를 격파하다니, 나도 에이스의 피가? (놀고 있네)

 

개인적인 이야기는 이쯤 하고, 각 국가별로 각기 다른 매력이 있기에 어떤 국가로 내 커리어를 만들어나갈 것이냐 하는 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영역. 아무튼, 모든 국가의 전차 계통도는 티어 1부터 10까지로 이루어져 있고 개발 유형에 따라 또 한번 세부화됩니다. 이 역시 PC판 오리지널보다는 간략화되어있다고 할 지라도 일반 게이머들에게는 공부해야 할 분량이 상당히 많다고 봐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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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판 오리지널 유저라면 콧방귀를 뀔진 모르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아재는 힘들어요 T^T

 

독일군의 경우라면 I호 전차, II호 전차에 이어 동맹국 체코슬로바키아의 것을 노획해 사용했던 35(t) 등 경전차로 워밍업(?)하는 동안 경험치가 쑥쑥 오르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어 티어 4에 오면 드디어 중형 전차급인 좀 쓸만한 IV호 전차 D형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이제 좀 할만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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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호 전차 D형 얼짱 각도

 

하지만… 다소 불행하게도, 이때쯤부터는 레벨업과 계통도 업그레이드하는데 서서히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는 게 사실입니다. 런칭 버프로 퍼주던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슬슬 실력이 뛰어난 게이머들이 매칭되기 시작하며 적 전차 명중이나 전차 격파 등으로 얻는 경험치도 적을뿐더러 일단 전투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초반 허들이 좀 높게 설정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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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전차가 먼저 퍼지고 좋은 점은 다른 유저 시점으로 스크린 샷을 다채롭게 찍을 수 있다는 단 한 가지뿐

 

또한, 기본 설정에서 상대 매칭 시 PC 버전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들까지 함께 검색되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보니 PC 버전의 키보드+마우스 조합으로 즐기는 유저들을 순수 컨트롤 실력으로 이기기에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정도입니다. 물론 이 옵션을 끄게 되면 스마트폰이나 스위치 버전으로 하는 유저들만으로 매칭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이 경우 매칭 확률이 거의 반 정도로 급감하기 때문에 매칭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만만치 않죠.

 

이 부분은 솔직히 게임성과는 별개인 부분이기 때문에 블리츠 스위치판의 평가와는 달리 언급되어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서비스사측에서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 등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어줍잖은 조언을 남겨보게 됩니다. 좀 더 많은 모바일 유저들이 유입되어야 하며, 새로운 하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만큼 유저 유입 부분에서 성과가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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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칭 화면

 

블리츠 스위치 판에서 점수를 줄 만한 것 중 하나는 게임 중 랙이나 프레임 저하 등 없이 매끄럽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그래픽도 맵의 디테일이 생략되어 보여 아쉽다는 것 이외에, 멀리서 전차 실루엣으로 보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식별 가능할 정도이고, 중/근거리에서는 디테일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의 하드웨어 스펙이 고급 스마트폰과 비교할 때 특별히 처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을, 블리츠를 통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매칭도 빠르게 진행되고 맵도 PC판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은 수준에다 적 식별 순간도 상당히 빠른 타이밍에 오기 때문에 전투에 몰입하다 보면 블리츠의 준수한 그래픽을 느긋하게 감상할 여유는 솔직히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PC판의 15:15가 아니라 거의 반으로 줄어든 7:7 대전이기 때문에 게임 한판에 걸리는 시간도 대략 5분 안쪽이어서 가볍게 두서너 판 즐기기에는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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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마이너한 B1 전차도 등장하는 건 신선했다, 아니 원래 PC판도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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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팀 플레이어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꼴, 잘 구경하셨습니다 ㅜㅜ

 

인내심 있는 플레이어 or 과금전사, 당신은 어떤 길로 가겠습니까?

빠른 매칭과 속도감 넘치는 플레이로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는 점 덕분에 매 전투에서 부딪히고 깨지는 굴욕을 조금만 감내할 수 있다면 특별한 초기 과금 없이도 각 전차의 성능과 특징을 파악하고 맵에서 어떻게 기동하는 것이 유리할지 진득하게 공부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원래 차체와 포탑, 포가 각기 따로 노는 전차의 특징 상 조작에 익숙해지는데 상당히 많은 플레이 시간이 축적되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다면 납득 가능할 만한 플레이 곡선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남들보다 빠른 티어 상승과 연구 진척을 위해 적정한 수준으로 과금하거나, 스펙 초월의 프리미엄 전차류 들로 빨리 달리려는 유저들에게는 그만큼의 충분한 유료 모델들이 잔뜩 들어있는 게 본래 스마트폰 버전으로 나온 블리츠의 이중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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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금전사를 위한 길은 많고 다양합니다

 

스위치 버전에서만의 아쉬움은?

라이트 버전이 아닌 기본 스위치는 솔직히 완전한 휴대용 게임기로 보기에는 다소 크고 무거운 편입니다. 그리고 일단 블리츠를 박진감 넘치게 즐기기엔 휴대용으론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시원한 화면으로 하고 싶기도 해 TV에 연결, 독 모드로 게임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블리츠를 독 모드로 TV에서 하기에는 꽤 많은 불편함이 따라옵니다.

 

인터페이스가 기본 모바일 기반 블리츠와 동일하기 때문에 터치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독에 거치하게 되면 터치 화면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실제 게임 모드 이외의 조작은 모두 화면에 뜨는 커서를 왼쪽 조이스틱으로 움직여 A 버튼을 누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마우스로 커서를 움직이는 건 사실 순간이면 되죠. 조이스틱은 그 정도의 속도감을 전혀 구현할 수 없습니다. 정확도도 떨어지죠(손목을 움직여 마우스 전체를 이동하는 것과, 엄지손가락만 가지고 이동하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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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대 조준 화면에서는 컨트롤러 감도가 줄어들어 미세조정이 가능해진다거나, 조준 어시스트 기능이 켜진다거나 하는 편의 기능들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매칭을 거치고 게임에 들어가고 나서야 비로소 터치 없이 스위치 컨트롤러로만 게임이 가능하게 되니 조작의 장점이 반감되는 느낌이 확 듭니다. 이마저도 좀 더 빠른 매칭과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위해 PC 버전 유저들까지 매칭에 받아버리는 순간, 좀 과장되어 표현하면 지옥을 맛보는 듯 할 겁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유저들에게 잽 한번 못 날리고 능욕 당하는 느낌… 안 당해보면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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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탑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굴욕은 참기 힘들다! T^T

 

이러니 결국, 블리스 스위치 버전은 스위치라는 독보적 존재감을 차지하는 게임콘솔로 새롭고 신선한 블리츠 경험을 맛본다기보다는 스위치에서도 블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차고나 계통도 화면, 상점 등에서도 방향키를 통해 조작할 수 있도록 기능을 넣어주었으면 어땠을까요? 트리거를 당겨 주포를 사격했을 때 주포의 구경, 종류 별로 다양한 진동을 주거나, 내 전차가 피격됐을 때 미세한 차이를 보여주는 피격 진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스위치만의 HD 진동 기능이 있으니까요. 아니, 그건 또 스위치 라이트에는 진동 기능 자체가 없기 때문에 형평성 부분에서 문제가 되었을라나… 아주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니지만요.

 

물론 블리츠라는 좀 더 캐주얼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탱크 대전액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하나 더 늘었다는 점은 충분히 평가해줘야 할 겁니다. 실제로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가상 스틱을 통해 게임을 즐길 때보다 물리키를 통해 조작하는 것이 훨씬 더 (게임상에서의) 현실감을 준다는 장점은 명확했습니다. 독 모드가 아닌 기본 휴대모드에서는 물리키와 터치의 조합으로 쾌적함이 확실히 돋보였습니다.

 

이제 스위치로 블리츠를 접할 수 있는 게이머들이 생기게 된 만큼 이들이 기존 유저들과 조화롭게 오래도록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사 및 서비스사의 지속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당장 형평성 문제로 빠졌다고 생각되는, 이미 언급한 스위치 만의 특수함이 블리츠 스위치 버전에 추가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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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 화면은 언제나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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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의 그 날을 위해, 판처 포~!

 

글/ 베이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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