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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어떤 게임을 하나의 장르로만 규정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정확히는 어떤 게임을 하나의 장르로 정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해당 게임을 온전히 설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지난 5월 28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이 출시된 '인디비지블'도 그렇다. 게임 소개를 보면 '액션 RPG'라고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즐겨보면 여러 장르가 복합된 느낌이다. 전투 파트는 대전격투게임 요소가 가미된 액션 게임 같고, 그 외의 액션 파트는 다양한 액션을 활용해 장애물을 넘는 플랫포머 게임이나 거대한 맵을 밝혀 나가며 플레이할수록 행동 반경이 넓어지는 메트로바니아 게임 같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종합한 게임은 그 요소들이 얼마나 잘 어우러져 있는 지가 관건이다. '인디비지블'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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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즈나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인디비지블'에서 플레이어는 애쉬왓 출신의 '아즈나'가 되어 모험을 떠난다. 게임 플레이는 크게 다양한 액션을 활용해 이런저런 장애물을 돌파하는 플랫포머 액션 파트와 플랫포머 액션 파트 중 적과 접촉하면 발생하는 전투 파트로 나뉜다.

 

플랫포머 액션 파트는 슬라이딩, 벽 타기, 도끼로 벽을 찍고 점프하기, 공중 대시, 돌진, 장대 높이뛰기, 천장에 매달리기, 점프 슬라이딩, 활쏘기, 장애물 무력화해 발판이나 벽으로 활용하기 등 다양한 액션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각 지역마다 한 구간 이상은 각 액션을 정확한 순서로 사용해야 하는 퍼즐 요소도 있다. 실패할 때마다 체력이 소모되긴 하지만, 체크포인트로 보낸 뒤 바로 재도전이 가능하므로 큰 부담은 없다.

 

처음부터 가능한 점프, 슬라이딩, 벽 타기, 대시 외에 각각의 액션은 스토리 진행에 따라 하나씩 얻게 되고, 그에 따라 갈 수 있는 지역이 늘어난다. 이런 점 때문에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맵 달성도 개념도 없고, 탐험 요소도 전무하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리' 정도가 유일한 숨겨진 요소라고 봐도 좋을 정도.

 

▶ 인디비지블 플랫포머 구간 예시 첫 번째. 장애물을 무력화하는 액션을 사용하는 구간. 한 번에 하나만 무력화할 수 있어서 컨트롤이 필요하다.

 

▶ 인디비지블 플랫포머 구간 예시 두 번째. 오브젝트 파괴 시 액션의 사용 횟수가 초기화되는데, 이를 활용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전투 파트는 각 캐릭터마다 행동포인트를 소모해 지정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파티에서 배치한 위치와 동일한 버튼을 누르면 해당 버튼이 있는 자리에 위치한 캐릭터가 지정한 적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공격 종류는 크게 공격 버튼, ↑+공격버튼, ↓+공격버튼의 세 가지로, 각 캐릭터마다 공격의 속성이 달라 이를 사전에 잘 파악해두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즈나는 어느 공격 방식이든 모두 적을 직접 공격하지만, 초반에 동료가 되는 '다르'는 ↓+공격버튼으로 다음 공격을 강화하는 버프를 쌓을 수 있고, '라즈미'는 ↓+공격버튼으로 상대에게 '둔화'라는 디버프를 부여하는 식이다.

 

↑+공격버튼은 띄우기, ↓+공격버튼은 찍기 같은 규칙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초반 동료인 '제베이'처럼 ↓+공격버튼이 띄우기고 ↑+공격버튼이 대미지 딜링 기술인 경우도 있어 모두 하나하나 확인해서 숙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지정한 적에게 단체 공격을 넣는 정도지만, 나중에 각 캐릭터들의 공격 방법을 파악하고 적절히 파티에 넣어 콤보를 짜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전격투게임처럼 연습모드도 있고, 연습모드에서는 무려 '히트박스'도 확인할 수 있어서 연습만 한다면 적 형태에 따라 콤보를 달리 짜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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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과 조우한 장소가 그대로 전투 장소가 된다. 덕분에 이렇게 좁은 곳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는 일도 종종 있다.

 

▶ 인디비지블 전투 예시. 나중에는 이렇게 효율만 추구하게 된다. 레일라니의 ↓+공격버튼 유지가 적들을 모으는 기능이 있고, 퉁가 ↓+공격버튼 연타도 넓은 범위의 적을 공격하며 모은다. 아즈나는 ↓+공격버튼 연타와 진셍은 공격버튼 연타로 모인 적에게 큰 대미지를 줘서 마무리.

 

하지만 사실 '인디비지블'에서는 공격보다는 방어가 더 중요하다. 방어 턴에서는 공격 버튼이 방어 버튼이 되며, 적이 목표로 한 캐릭터가 있는 방향의 버튼을 눌러 방어할 수 있다. 그냥 방어해도 대미지를 줄일 수 있지만, 공격당하기 직전 방어하면 대미지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직전 방어는 부수적인 요소로 볼 수도 있지만, 무조건 직전 방어로만 막아낼 수 있는 공격을 하는 적들도 있고, 직전 방어를 하면 일반 방어와 달리 HP가 1인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필수로 익혀야 하는 테크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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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 만나는 강적, 강철 왕국의 병사. 총기 발사 공격을 직전 가드로만 막을 수 있는데 대미지가 상당해서 몇 번 막는데 실패하면 바로 게임오버다.

 

▶ 자라(자흐라) 영입 퀘스트에서 만나는 몬스터와의 전투 중에서. 이른 시점에 만나면 공격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방어는 전부 직전 방어로 해야 한다(직전 방어로 막았음에도 HP가 반이 빠졌다). 노란색 바닥이 표시되는 것은 잡기인데, 이 역시 당하기 직전에 눌러야 풀리는 식이다.

 

'그럼 쉬운 난이도로 하면 되겠네' 싶지만 '인디비지블'에는 난이도 조절이 없다. 전투 난이도를 낮추고자 한다면, 필드에서 다양한 액션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필드에서 Y 버튼을 눌러 적을 공격해 전투에 돌입하면, 적의 HP를 줄임과 동시에 행동포인트가 가득 찬 상태로 전투를 시작할 수 있다.

 

도끼 휘두르기 외에도 대부분의 액션에 공격 판정이 있어 필드에서 바로 적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R1 버튼으로 사용하는 폭발 화살은 적을 넘어뜨려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X 버튼으로 사용하는 창 던지기는 적에게 일정 수치 이상까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중반 즈음에 아즈나가 각성하면서 배우는 이동기 '헤루카 폭주'는 진로에 적이 있으면 부딪혀서 대미지를 주고 전투에 바로 진입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 필드에서 적의 공격을 막은 뒤 반격하며 전투에 돌입, 타이밍은 조금 어렵고 리턴도 적은 편이지만 멋있는 게 장점(...)

 

▶ 인디비지블 필드 적 조우 예시. 가장 자주 접하게 될 헤루카 돌진 중 적 조우. 모습을 숨기고 있는 적에게도 특효.

 

▶ 인디비지블 필드 적 조우 예시 두 번째. 매복하고 있어서 헤루카 돌진으로는 잡을 수 없는 적은 모습을 드러낸 순간 폭발 화살로 끄집어내고 가까이 가서 도끼질로 전투에 돌입하면 된다.

 

앞서 이야기한 플랫포머 액션 파트와 전투 파트는 나름대로 잘 어우러져 있다. 장애물을 헤쳐 나가며 적이 보일 때마다 그 적에 맞는 전투 방식을 생각, 필요에 따라서는 미리 대미지를 준 다음 전투를 시작할 수도 있고, 근처에 낭떠러지가 있으면 그냥 떨어뜨려 전투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이 게임 RPG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이유부터 목표, 동료들이 모여드는 이유, 어떤 장소에 가야 하는 이유 모두 스토리와 연관돼 있다. 다른 목적이 있는 플레이어라도 처음에는 스토리를 쭉 따라가는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기에 플레이어가 플랫포머 액션 파트나 전투 파트가 어려워서 진행이 막히는 일은 있어도 그 외의 것으로 스토리 진행에 불편을 주면 안 된다고 본다.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생각해보자.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여러 가지 능력을 얻고, 그러면서 기존에 갈 수 없는 곳도 다닐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방문했던 장소, 혹은 기존에 능력이 없어 갈 수 없었던 장소의 분기가 되는 장소에 빠르게 방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편의성을 챙겨주면서 스토리 진행도 방해하지 않는다.

 

'인디비지블'도 기본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이런저런 능력을 얻고, 그러면서 전에 갈 수 없던 장소를 갈 수 있게 된다. 웨이포인트 같은 기능은 없지만 할 만하다. 그런데 스토리 중반, 카눌과 강철 왕국, 타이 크룽에 있는 차크라 관문을 열어야 하는 부분부터 불편해진다.

 

이때는 카눌과 강철 왕국, 타이 크룽 중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 어느 한 곳을 선택하든 한 번에 끝까지 가지 못하고 다른 능력을 얻기 위해 다른 지역을 방문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렇게 모든 능력을 얻고 이제 능력이 필요한 장소로 가려고 하면, 다시 배를 타고 해당 지역의 초입부터 능력이 필요한 장소까지 직접 이동해야 한다.

 

후반에도 똑같다. 다시 한번 각 지역을 방문해야 할 일이 생기는데, 차크라 관문이 활성화돼있어 처음보다는 편하지만 원하는 장소까지 가려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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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덕분에 어느 한 곳에서 스토리를 보고 나서 한참을 이동한 다음에 또 스토리를 조금 보고, 또 한참을 이동한 다음에 또 스토리를 조금 보고 하는 패턴이 이어진다. 나는 빨리 스토리를 진행하고 싶은데, 저번에 한참을 고생했던 부분을 넘기 위해 또 한참을 고생해야 한다. 한 번 잡은 몬스터는 다시 나오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의 위안이다.

 

사실 웨이포인트 같은 편의 기능이 있긴 있다. 엔딩 직전에는 세이브 포인트에서 바로 차크라 관문이 연결된 지맥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시점에서 가능한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라는 의도로 보이긴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늦는다. 우선순위를 잘못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서브 퀘스트는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되지만, 메인 스토리는 일단 게임을 접한 사람이 모두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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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유용한 '지맥으로 들어가기'. 너무 늦게 열리는 게 문제다.

 

스토리와 관련해서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바로 '캐릭터'와 관련된 것이다. '인디비지블'에서는 19명의 캐릭터를 동료로 영입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스토리 중에 반드시 영입하는 동료도 있고, 게임 도중 선택에 따라 만나는 동료들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 플레이적으로는 동료들은 각각의 특성이 뚜렷하다. 동료마다 조작법이 크게 달라지고, 활용법도 다르다. 개성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겹쳐서 마치 대전격투게임 캐릭터를 보는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응당 RPG라면 각 캐릭터마다 스토리가 주는 매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먼저, 스토리 중 반드시 영입하는 동료들은 메인 스토리에서도 그나마 활약하는 편이지만, 그 외의 동료들은 언급조차 없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부분은 후반에 즐길 수 있는 서브 퀘스트 파트와 최종전 직전인데, 그마저도 메인 캐릭터와의 연관점이 없으면 내용이 부실하다.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로 메인 스토리 주역 외에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공격버튼으로 엄청난 연타 공격을 펼치는 퉁가와 레일라니처럼 성능이 좋은 캐릭터밖에 남질 않는다. 이외에는 대형견인 '랜쉬'와 양팔이 없는 댄서 '얀', 모 특촬물 캐릭터가 떠오르는 '나가 라이더' 등이 기억에 남지만, 외형적인 임팩트가 강해서일 뿐, 스토리에서는 큰 활약이 없는 캐릭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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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비극적이거나 독특한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어릴 때 아버지와 헤어진 것이 전부였던 얀. 당연히 메인 스토리와는 아예 관계가 없다.

 

'인디비지블'의 서브 동료 캐릭터의 취급은, 비슷한 종류의 다른 게임에서의 게스트 캐릭터와 비슷하다. 게스트 캐릭터는 게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으므로 구색만 갖춘 스토리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인디비지블'의 서브 동료 캐릭터들이 딱 그 짝이다. 추후 삽질기사나 샨테 같은 진짜 게스트 캐릭터의 등장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때가 되면 현재 서브 동료 캐릭터들의 비중은 정말 공기 비슷한 무언가로 전락하지 않을까?

 

랩 제로 게임즈가 '인디비지블'의 후속작을 만든다면 꼭 신경 써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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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인적으로는 '인디비지블'을 즐기며 상당히 만족한 편이다. 플랫포머 파트와 전투에서의 이런저런 조작에 숙달되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캐릭터마다 활용법을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떻게 해도 채울 수 없는 맵의 문제나 동료 영입 퀘스트에서 버그가 걸려 1회차에서는 해당 동료를 영입하지 못한 채로 클리어해야 하는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한 번 엔딩을 보고 나서 최단 루트로 다시 한번 클리어에 도전하고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즐겼고, 즐기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보이고 들리는 부분도 정말 좋았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건 배경 그래픽이다. 배경 그래픽은 각 지역 별 특징에 맞게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고, 배경 캐릭터들도 실제로 있을 법한 장소에서 생동감 있게 움직인다. 따로따로 나뉘어 있는 것 같은 지역들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 놓은 것도 놀라웠고, 가장 구석진 곳에도 항상 뭔가 채워져 있어서 게임 속 세계임에도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디비지블'은 이런저런 좋은 것들을 한데 모아둔 게임이다. 하지만 이를 엮는 것은 조금 부족했다. 무엇이 이유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썼다면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훌륭한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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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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