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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삼국’의 신규 DLC, ‘천명’은 후한 말의 주요 사건이자 삼국 시대의 첫 사건으로도 꼽히는 황건적의 난을 배경으로, 한 왕조와 황건 세력의 세력 다툼과 군웅할거를 다뤄내고 있다. 이번 DLC에서 플레이어는 한 왕조의 황제 유굉이 되어 십상시의 부패와 황건적의 폭동과 싸우거나, 반대로 장각 형제들로 한나라와 그 휘하 군벌들을 제압하고 황건의 세상을 도모할 수도 있다. 혹은 유비, 조조 같은 군벌 세력을 선택하여 본편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게임을 플레이하고, 새롭게 추가된 선택지들로 본편 캠페인과는 다른 진행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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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천명’ DLC 업데이트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캠페인의 시작 연도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는데. 본편의 시작연도인 190년, 팔왕의 난의 시작연도인 291년, 그리고 천명의 시작연도인 182년 중 하나를 택해서 진행할 수 있다. ‘팔왕의 난’ DLC가 본편과는 무관한 캠페인 구성을 지닌 것과 달리, ‘천명’ DLC의 캠페인은 본편 캠페인을 8년 이른 시점인 182년부터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천명’ DLC는 플레이어가 선택한 세력에 따라 캠페인 구성이 조금 달라진다. 가령 황제 유굉과 황건 세력의 승리 조건은 본편 캠페인보다 짧고 단순한 편이다. 황제로는 모든 황건 주요 세력을 전멸시키면 승리하게 되며, 황건 세력은 특정 수만큼의 정착지와 낙양을 점령하면 승리하게 된다. 반면 기존의 군벌 팩션들은 본편보다 8년 일찍 시작하게 될 뿐, 승리 조건은 본편의 캠페인과 동일하다. 대신 ‘만약 유비가 도원결의하지 않았다면?’ 같은 더 많은 선택지가 제공되어 캠페인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천명’은 이전에 나온 ‘팔왕의 난’에 비하면 더 매력적이고 플레이어들이 기대한 콘텐츠들로 준비된 DLC가 맞다. 그러나 ‘천명’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팔왕의 난’보다는 덜하지만) 미흡한 점들이 많은 DLC란 생각 또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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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굉의 내정난이도는 롬2, 아토, 사가 등과 비교해도 가장 쉬운 편

 

가장 큰 문제로는 엉성한 팩션 난이도 설계를 꼽고 싶다. 리뷰 카피를 받고 ‘천명’의 캠페인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유굉의 캠페인이 (‘토탈 워: 아틸라’의 서로마같이) 역경들로 가득 찬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 유굉 세력이 처한 위기 상황은 여태껏 플레이해본 토탈 워 시리즈 중에서 가장 쉬운 편에 속했으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깊이 있는 게임 이해도가 필요하거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지도 않았다.

 

가령 ‘토탈 워: 아틸라’의 서로마는 넓은 영토에서 오는 페널티를 해결하는 방법과 소수 병력을 활용한 방어전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매 턴 찾아오곤 한다. 터무니없는 난이도로 아직까지도 악명을 떨치고는 있을 정도다. 그러나 ‘토탈 워: 아틸라’를 한 번이라도 해본 플레이어들에게 서로마가 얼마나 부패했고 몰락하기 쉬운 상황이었는지를 복잡한 설명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그로 인해 플레이어들에게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팩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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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어에게 이렇게 좋은 유닛들을 큰 패널티 없이 주면...

 

그러나 유굉은 대체 왜 망했는지 납득되지 않을 정도로 플레이어가 입맛대로 게임을 즐기기 좋은 상태로 시작한다. 본편 캠페인의 중~후반에 사용될 병력이 시작부터 준비되어 있고, 재정과 식량 상황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정도로 심각하지도 않으며, 관리해야 할 정착지의 수도 얼마 없다. 관직 시스템을 활용해 십상시가 나라를 어떻게 부패시켰고, 군웅들이 어떻게 권력을 얻게 되었는지 보여준 점은 좋으나. 고민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십상시 세력을 축소하기 쉬우며, 관직 시스템과 연동되는 이벤트나 퀘스트도 많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한편 ‘천명’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장각 형제들은 열정을 활용해 정착지의 공질을 떨어트려 반란을 유도하고, 세력 특성인 열의를 최대한 활용해 강력한 스노우볼을 굴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열정은 타 작품에 등장한 오염도, 종교 페널티, 파벌 지지, 세력 충절 같은 시스템이다. 그러나 열정 시스템의 활용을 제외하면 이전에 발매된 ‘황건적의 난’ DLC의 황건 세력과는 큰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토탈 워: 워해머 2’의 스케이븐을 예시로 들어보자. 스케이븐은 업데이트로 추가된 지하 제국 시스템으로 비열하고 음모를 꾸미길 좋아하는 종족의 개성을 잘 살림과 동시에, 다른 팩션과 차별화된 내정 플레이를 갖추게 되었다. 지하 제국은 스케이븐 오염도와도 서로 영향을 미쳐, 세력의 고유 특성들이 따로 놀지 않고 게임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게끔 해준다.

 

그러나 장각 형제들의 열정은 공공질서를 낮춰 반란군 출몰을 유도하는 기능밖에 활용할 수 없다. 다른 시스템을 통해 열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법도 없으며, 그렇다고 생성된 반란군이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황건 세력임에도 황건 반란군과 전쟁 중인 관계를 못 벗어나는 점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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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건 세력임에도 반란 황건적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천명 캠페인이 본편 캠페인의 연장선임과 동시에 독립된 캠페인 구성도 지닌 점은 천명 캠페인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선택지들로 캠페인에 더 많은 변수가 추가되었고, 천명 캠페인과 본편 캠페인의 연계는 신선한 시도라 생각한다.

 

그러나 천명 캠페인이 본편 캠페인과 연계된다는 말은, 천명 캠페인에 추가되는 콘텐츠는 본편 캠페인과 공유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본편 캠페인과의 연동성을 위해서는 본편에도 문제없이 적용될 수 있는 수준에서만 추가 콘텐츠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는 셈이기도 하다.

 

물론 ‘팔왕의 난’ DLC나, ‘토탈 워: 로마 2’의 캠페인 DLC들과 비하면 ‘천명’은 만족스러운 가격과 충분한 콘텐츠들이 준비된 DLC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DLC와 업데이트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전략성의 강화를 꼽고 싶다. ‘미디블 2: 토탈 워’의 목책 같은 방어 기구의 추가와 업데이트를 통해 병력들에게 주어진 다양한 스킬은 수동 전투를 이전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매번 업데이트를 통해 미흡한 점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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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돌아온 목책,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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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굉과 장각의 엔딩은 그림 몇장을 제외하면 바뀌는 점이 없다.

 

그러나 ‘토탈 워: 워해머 2’의 DLC와 비교하면 ‘토탈 워: 삼국’의 다음 DLC는 더 많은 콘텐츠를 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정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면 관련된 이벤트와 퀘스트를 훨씬 더 많이 추가할 필요가 있으며, 인물을 배경으로 하겠다면 더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CA는 '팔왕의 난보다 괜찮은 DLC’라는 평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토탈 워 시리즈의 DLC는 원래 이랬어’라고 넘어가서도 안 된다. CA는 DLC에서만 할 수 있는 콘텐츠와 DLC에서 보고 싶은 경험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다음 DLC에서도 "팔왕의 난보다는 괜찮잖아?"라고 넘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글/믐늠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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