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투어독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텐센트가 글로벌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백야극광'이 지난 1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신개념 전략 체인 모바일 RPG'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게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묘하게 눈에 밟히는 장르명이었던지라 이번 리뷰에서는 이를 하나씩 짚어보려고 합니다.

 

IMG_5710.jpg

 

처음은 '신개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백야극광이 공개되고 전투 화면을 봤을 때부터 '이건 신개념은 아니지'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여러 색으로 이뤄진 타일 중 인접한 같은 색의 타일들을 손을 떼지 않고 연결해야 하는, 한마디로 한붓그리기 퍼즐 RPG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이미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포코롱 던전'의 방식과 상당히 유사했거든요.

 

연결한 타일의 색과 동일한 속성의 캐릭터만 공격에 참여한다든지, 다수의 칸을 연결했을 때 스킬이 발동해 더 높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든지, 캐릭터 별로 액티브 스킬이 있어 타일 연결 전에 사용할 수 있다든지... 포코롱 던전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clipboard0-horz.jpg

▶ 왼쪽이 포코롱 던전, 오른쪽이 백야극광입니다. 게임 실제로 해보면 더 비슷해요.

 

그래도 나름 차별점이 있긴 합니다. 포코롱 던전이 밑도끝도 없이 한붓그리기를 시작한다면, 백야극광은 플레이어가 왜 한붓그리기로 전투를 해야하는지 세계관과 이야기에 녹여내고 있거든요.

 

백야극광의 세계에는 '아이테르'와 '오로리안', 그리고 적 세력 '암귀'가 있습니다. '오로리안'은 이 세계의 인간으로 보면 되고, '아이테르'는 직접적인 전투 능력은 부족하지만 감응 능력을 통해 타인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아이테르와 정신 감응을 한 오로리안에게는 전투에서 나아가야 할 길이 '한 줄기의 빛(빛의 궤적)'으로 보이는데, 이를 활용해 과거 암귀와의 전투에서 크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17년 전 있었던 암귀의 대규모 습격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아이테르 중 한 사람인 플레이어가 전투에서 사용하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게임에서는 이를 타일을 연결해 빛의 길을 만들어 오로리안을 승리로 인도하는, 한붓그리기 퍼즐로 표현한 것이죠. 이야기가 먼저였는지 게임 방식을 먼저 정하고 이야기를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투 시스템이 게임의 세계관, 이야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 깊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홍보할 때도 이를 살려 '신개념 체인' 같은 거 말고 '빛으로 인도하는 RPG'나 '한빛그리기 RPG' 정도로 포장했으면 훨씬 적절하고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방향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미 늦었으니 뭐 어쩔 수 없겠죠.

 

IMG_5722.jpg

▶ 모두들 경험하면 놀라는 아이테르의 능력. 처음엔 쌀쌀맞은 친구들도 전투 한 번이면 평가가 좋아질 정도입니다.

 

다음은 '전략'입니다. '백야극광'은 '소집'을 통해 캐릭터(게임에서는 '오로리안'이라 표현)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수집형 RPG입니다. 캐릭터마다 액티브 스킬이나 체인 연결 시의 공격 범위, 효과가 달라 '초반에 이 캐릭터 갖고 시작하는 게 좋음' 같은 내용이 팁이 되는 게임이죠. 좋은 캐릭터가 있으면 한 번의 공격 기회로 적에게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으니 유리해지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캐릭터가 있어도 무지성 한붓그리기만 하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나름 전략을 생각해야 해요.

 

먼저, 각 캐릭터가 보유한 '액티브 스킬', 체인 연결 시 발동하는 '연쇄 스킬', 각성 후 보유하는 '장비 스킬'의 범위나 효과를 파악해 전투에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조합을 구성해야 합니다. '연쇄 스킬'의 발동 범위를 파악하는 게 특히 중요한데, 이는 타일 연결이 끝난 지점에서 공격이 발동되기 때문입니다. 범위와 상관 없이 파티를 구성하면 기껏 많은 타일을 연결해도 연쇄공격이 발동하지 않아서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IMG_5724.jpg

IMG_5723.jpg

 

▶ 캐릭터마다 연쇄 스킬의 범위가 다릅니다. 체인 수에 따라서도 발동 여부, 스킬 범위가 달라지니 이것도 숙지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리더는 타일의 속성과 상관 없이 무조건 공격에 참가한다, ▲리더 외의 캐릭터는 동일 속성 타일 연결 시에만 공격에 참가한다, ▲매 전투마다 리더는 3회 교체가 가능하다는 리더와 관련된 규칙을 파악해둬야 합니다. 사실 리더 변경은 생각보다 사용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숙지해둬서 나쁠 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물 속성 리더에 물 속성 캐릭터를 셋 편성하고, 번개 속성 캐릭터를 하나 편성한 파티인데 물 타일이 잔뜩 깔린 상황을 맞닥뜨렸다고 생각해봅시다. 이때 리더를 바꾸지 않고 물 타일을 연결해 공격하면 번개 속성 캐릭터는 공격에 참여하지 않아 딜로스가 생깁니다. 그래서 타일 연결 전에 번개 속성 캐릭터를 리더로 교체하면 타일의 속성과 상관 없이 무조건 공격에 참가하므로 딜로스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는 꼭 발동했으면 하는 연쇄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있을 때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처럼 백야극광은 '신개념 체인'은 좀 과장이다 싶지만 '전략' 만큼은 잘 살려두고 있습니다. 백야극광의 전략성은 모든 캐릭터의 능력이 고정되는 '비경' 콘텐츠에서 극대화됩니다. 방금 막 소집한 캐릭터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조합이나 전략을 구상하고 자신만의 파티를 꾸려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IMG_5711.jpg

▶ 적을 터치하면 곧 시전하는 공격의 종류와 그 범위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종종 여기서 보여주지 않은 공격을 할 때도 있어서 경험으로 체득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IMG_5713.jpg

▶ 위의 파티와 동일하지만 번개 속성 타일을 지워야 하는 상황이라 리더를 불 속성으로 바꾼 상황.

 

끝으로 '모바일 RPG'입니다. 이 부분은 크게 태클을 걸만한 구석은 없어서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백야극광은 다른 모바일 RPG에 비하면 상당히 느긋하다는 느낌입니다.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운 전투부터 시간 제한이 일절 없고, 캐릭터별 육성 속도도 요구 재화가 많은 편이라 느려요. 다른 게임의 스태미나 역할을 하는 '프리즘'의 총량은 적은데, 스테이지에 필요한 요구량은 많아서 한 번에 많이 플레이하기도 힘들죠. 저는 성격이 급한 터라 이런 게 살짝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소집에 쓰이는 재화인 루맘버를 프리즘 구입에 썼을 정도라니까요.

 

그래도 플레이를 하는 만큼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화의 획득 확률을 알려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심지어 고정 획득이 가능한 스테이지도 있어서 한정된 프리즘(다른 게임으로 치면 스태미나)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합니다. 어떤 재화가 나올 거라는 것만 알지 얼마나 잘 나올지는 알 수 없는 다른 게임과 생각하면 엄청난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금 유도도 심하지 않습니다. 나중으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있으면 좋은 캐릭터'는 있어도 '없으면 꼬운 캐릭터'는 없거든요. 그냥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하나 잡고 이 친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조합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시간 날때마다 플레이하면 충분합니다.

 

IMG_5727.jpg

▶ 필요 재료가 어디서, 어떤 빈도로 나오는지 보여줍니다. [고정 드롭]이 너무 영롱합니다. 드롭 갯수는 랜덤이지만, 일단 돌면 하나는 준다는 뜻이니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좋습니다.

 

IMG_5726.jpg

▶ Ms. 블랑이 좋아서 물 속성 파티를 굴리고 있습니다. Ms. 블랑의 액티브 스킬이 주변 타일을 물 속성으로 바꾸는 건데, 속성 변환으로 효과를 보려면 역시 단일 속성 밖에 없는 것 같더라구요.

 

'백야극광'은 '신개념' 게임은 아니었지만 모바일 RPG로써는 모난데 없이 무난합니다. 전략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그게 엄청 복잡한 건 아니라서 가볍게 즐기기 좋았습니다. '여러분 이거 반드시 해봐요!' 정도는 아니지만, 리뷰한 다음에도 계속 서브 게임으로 즐기고 싶은 그런 게임입니다.

 

IMG_5694.jpg

▶ 개인적으로는 대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바이스'가 이런 백야극광의 이미지를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스가 귀엽고 예쁘긴 한데 뭔가 팟 하고 꽂히는 건 없는, 그런 느낌이거든요. 백야극광도 나쁜 건 아니지만 '엄청 재미있어요! 여러분 모두 해봐요!' 같은 느낌도 아니고요. 오랜만에 만나는 진짜 무난한 게임이네요.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 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