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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8일 출시된 '이카루스 이터널'은 위메이드의 PC MMORPG 이카루스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전략을 더하는 속성 시스템, 전투보다는 기믹, 퍼즐이 주가 되는 유적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PVP 콘텐츠와 통합 거래소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카루스의 세계관이나 설정, 펠로우 같은 콘텐츠 곳곳에 이카루스 IP의 색이 묻어 나오긴 하지만, 원작을 기대하고 접근하면 안 된다. 이카루스 이터널은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의 틀에 맞춰 만들어진 게임이니 말이다.

 

이는 개발사 제로게임즈의 전작 '카오스 모바일'과도 비슷하다. AOS 장르의 게임 '카오스 온라인'의 IP로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원작의 게임적 특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카루스 이터널'은 일단 장르는 원작과 동일하다. 하지만 원작의 게임적 특징, 이를테면 펠로우 길들이기, 탑승 전투, 클래스별로 특징적인 화려한 전투 시스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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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루스 온라인의 펠로우 길들이기. 펠로우마다 길들이기 시도에 필요한 조건이 달라서 이를 찾아내고 시도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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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카루스 이터널의 펠로우 길들이기는 튜토리얼에서만 볼 수 있다. 잠깐 반가웠다...

 

기자는 33레벨까지 플레이(31레벨부터 사망 시 경험치 손실)했으며, 플레이 내내 인벤토리에 물약을 가득 채워 넣고 경험치를 많이 주는 퀘스트를 따라갔다. 중간에 장비 뽑기와 강화, 펠로우 뽑기, 펫 뽑기, 수호자 뽑기, 속성 강화, 컬렉션 등을 통해 캐릭터를 육성하며, 퀘스트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때는 직전 사냥터로 돌아가 자동 사냥을 돌렸다.

 

플레이 도중에는 이카루스 이터널이 내세우는 시스템인 '속성'과 '유적'을 경험하게 된다. 먼저, '유적'은 기대했던 것보다 기믹이나 퍼즐 풀이가 너무나도 간단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감상이었다. 이런 류의 MMORPG에서 비전투형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는 게 확실히 신선하긴 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이카루스 이터널에는 어떤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만들어 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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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 중 만나는 유적 중 하나. 참고로 튜토리얼 유적 아니다.

 

'속성'도 그렇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할 때 클래스마다 속성을 선택하라고 하길래 조금 기대했는데, 게임을 조금만 진행하면 '수호자'로 변신해 싸우는 게 기본이 되어버렸다. 속성별 상성이 있고 그에 따라 주고받는 대미지가 조금씩 달라지는 요소도 있지만, 결국 캐릭터의 스펙으로 다 찍어 누를 수 있어서 속성 상성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나마 유적에서 문을 열거나 장치를 조작할 때 조금 의미 있게 쓰이는 정도지만, 그마저도 유적의 기믹과 퍼즐이 너무나도 쉽고 간단해 감흥이 없다.

 

'속성'과 관련해서는 일정 레벨을 달성하면 속성 강화 콘텐츠가 존재한다. 여기서 '속성을 강화해야 상성 이득을 제대로 보겠구나'라는 생각이었지만, 실제로는 해당 속성에 붙은 공격력, 체력, 방어력 등의 능력치가 강해지는 식이었다. 결국 캐릭터 스펙을 높이는 요소를 조금 다르게 포장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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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불, 물, 전기를 이기는 빛 속성으로 싸워도 찍어 누르는 일보다는 눌려버리는 일이 더 많았다. 31레벨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죽음을 경험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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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물, 전기의 3개 속성이 서로 물리는 건 이해가 됐지만, 어둠과 빛 속성이 불, 물, 전기 속성에 모두 유리하다는 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러면 불이나 물, 전기를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외에도 설정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좀 더 많은 체력을 채워주는 '신성한 생명의 물약' 자동 구입이나, 인벤토리에 쌓인 아이템을 자동으로 분해하는 기능은 과금을 내고 사야하는 펫을 컬렉션해야 열린다.

 

또, 수호자나 장비, 펠로우, 펫 등 플레이어 캐릭터를 육성에 쓰이는 핵심 요소가 모두 뽑기이고, 장비 강화나 물약 구입, 속성이나 문장 강화 등 대부분의 콘텐츠에는 수많은 재화가 필요하다. 높은 등급의 장비와 수호자는 유료 재화를 사용하면 자신의 클래스의 것으로 바꿀 기회를 얻을 수 있긴 하지만, 기자 같은 무과금 플레이어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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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집만 하면 기능을 열어주는 줄 알았더니, 수집에 필요한 펫을 구입해야 열린다. 이걸 처음 알았을 때는 배신 당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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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 나온 전설급 수호자가 내 클래스와는 맞지 않는다고 해도 무과금이면 별 수 없다.

 

여기까지 보면 독자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게임 도대체 누가 하냐고. 하지만 이카루스 이터널의 성적은 꽤나 성공적이다. 출시 1개월을 맞은 지금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5위권, 원스토어 매출은 꾸준히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이카루스 이터널이 모바일 MMORPG를 하드하게 즐기는 플레이어의 취향을 맞춘 게임이라는 이야기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을 막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이 과금을 결정하기까지 잘 이끌어왔다는 이야기도 된다. 모바일 MMORPG는 소수의 플레이어로는 돌아가지 않는 장르이기도 하니 말이다.

 

무과금으로 33레벨까지 달린 기자의 플레이 경험에서 미뤄보면, 언뜻 보면 불합리해 보이는 물약 자동 구입 기능이나 아이템 자동 분해 기능도 플레이어의 귀찮음을 덜어줄 뿐이지 필수는 아니었고, 각종 뽑기권이나 장비 강화에 필요한 강화 스크롤도 일일 퀘스트나 사냥 등의 게임 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획득할 수 있었다.

 

즉, 성장 과정에서 과금 플레이어보다 좀 더 자주 캐릭터의 상황을 챙겨줘야 할 뿐이지, 무과금이라고 해서 아예 성장이 막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무과금으로 해도 괜찮긴 하지만 과금을 하면 좀 더 편해질 거 같은데…?'라는 식으로 밸런스를 잘 맞췄다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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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뽑기권은 10개를 모아 조합하면 11회 뽑기권으로 바꿔주는 요소. 무과금에게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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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치 획득률, 아이템 획득률, 골드 획득률 버프를 주는 '이카루스의 광명' 버프를 걸어주는 '이카루스의 빛' 아이템도 골드 구입이나 사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카오스 모바일부터 이어져 오는 제로게임즈 MMORPG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초반 플레이 경험은 이카루스 이터널의 장점을 퇴색시킨다. 게임 플레이의 주가 되는 전투나 육성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게임 초반에만 경험하게 되는 탑승 전투나 경험할 일이 드문 유적 관련 콘텐츠에서 최적화가 부족한지 게임 진행이 불가능해지는 문제를 자주 겪었다.

 

특히, 유적은 조작 최적화가 부족하다. 설정에서 '버츄얼패드 사용'을 꺼두면 박스 조작이나 기믹으로 만들어지는 다리 건너기 등이 아예 불가능해지며, 가끔 기믹에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아 진행이 막히는 문제도 경험했다. 후자의 문제는 게임 출시 초반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자가 게임을 시작한 서비스 1개월 시점에서도 해당 문제가 남아 있다는 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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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은 되는데 공격은 안 되길래 무슨 기믹이 있는 줄 알았던 탑승 전투 이벤트. 5분 정도 기다려보니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아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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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적 플레이 중에서. 기믹으로 만들어진 다리 위에서는 가상 패드 조작만 가능하다. 터치는 안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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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초반 튜토리얼에서 볼 수 있는 의미 없는 선택지도 초반에 부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요소라고 본다. 조금 뒤에 있는 퀘스트에는 선택지에 따라 진행이 달라지는 요소가 존재하는데, 처음에 이렇게 의미 없는 선택지를 줘버리면 뒤에 그런 게 있을 거라 상상할 수 있을까?

 

'이카루스 이터널'은 모바일 MMORPG의 공식에 충실한 게임이다. 원작과는 완전 다른 게임이라 PC MMORPG '이카루스'를 생각하고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새로운 모바일 MMORPG를 찾고 있다면 시스템을 잘 갖춰 두고 있어서 시작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초반 플레이 경험은 빠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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