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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우리 삶에 있어 꼭 필요한 활동 중 하나이지만, 걷기나 뛰기처럼 일상적으로 하게 되는 움직임 외에 따로 몸을 움직이는 건 굉장히 귀찮은 일입니다. '이러면 안 된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이라도 해야지'라고 생각은 해도 실천까지 가지 못하는 게 아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임이 있어서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품귀를 가속했던 '링피트 어드벤처'가 대표적이죠. 저도 생긴 거랑 다르게 몸을 움직이는 걸 은근히 좋아하는지라 직접 사서 플레이했고,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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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피트 어드벤처. 한국어 음성 지원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나의 움직임에 반응해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지만, 그걸 위한 준비가 저는 정말 너무 번거로웠거든요.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피트니스 복싱'은 링피트 어드벤처와는 반대로 운동 시작은 굉장히 쉬웠습니다. 조이콘을 양 손에 들기만 하면 끝이니까요.

 

하지만 이쪽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잽이나 스트레이트, 어퍼컷, 훅 같은 펀치류는 인식이 잘 되지만, 더킹, 위빙, 스텝처럼 몸을 위, 아래로 이동시키거나 앞, 뒤, 좌, 우로 움직이는 동작은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는 일이 많았거든요. 링피트 어드벤처처럼 내 페이스대로 하는 게 아니라 계속 리듬과 박자를 신경 써서 해야 하는지라 판정이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그날 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셀프 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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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니스 복싱. 매번 플레이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렇게 띄엄띄엄 했었으니 뭐...

 

이런 이유로 두 게임 모두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덧붙이자면, 이 두 게임이 저와 맞지 않았다는 것뿐이지 나쁜 게임이라는 게 아닙니다. 정확히는 두 게임이 저에게 맞는 운동이 아니었다는 거죠.

 

사실 '피트니스 복싱2'는 리뷰를 쓸 생각은 없었습니다. 링피트 어드벤처도, 전작도 꾸준히 하지 못했던 지라 '될대로 되라'했던 마음으로 샀던 게임이었어요. 그랬는데 놀랍게도 저는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피트니스 복싱2'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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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찍은 스탬프를 볼 수 있는 피트니스 복싱2의 메인 화면. 게임 출시일이 12월 3일이니, 출시일부터 지금까지 쭉 해온 게 되겠네요.

 

링피트 어드벤처와 피트니스 복싱을 중도 하차한 나는 왜 피트니스 복싱2는 꾸준히 할 수 있었을까? 이번 리뷰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운동 습관 만들기의 시작이 된 '액션 어시스트'

 

'피트니스 복싱2'는 일단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조이콘만 들면 언제든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장벽이 그것이죠. 게임을 하다 보면 불편한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일단 운동은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이라 그것 만으로도 큰 장점이라고 봤습니다.

 

'피트니스 복싱2'의 주요 콘텐츠는 매일 정해진 내용으로 트레이닝을 하는 '데일리', 원하는 트레이닝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프리', 각 동작이나 콤비네이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강의'로 전작과 동일합니다. 유명 성우를 기용한 트레이너도 전작에 이은 매력포인트 중 하나지만, 일단 여기서는 넘어가도록 합시다.

 

'데일리'에서는 사전에 설정한 운동 목적이나 운동 강도에 따라 매일 다른 운동 메뉴가 제시되고, 그걸 순서대로 수행하면 하루의 운동을 인증하는 스탬프를 찍습니다.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프리'에서 원하는 메뉴로 운동해도 좋고, '데일리'를 한 번 더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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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제시되는 코스에 따라 운동을 하는 '데일리'.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격주 단위로 쉬운 코스와 어려운 코스를 제시해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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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운동과 운동 강도, 코스를 직접 설정하는 '프리'. 호랑이 모드는 성우 음성이 달라진 데서 해봤다가 죽을 뻔했습니다. 쉬는 시간을 안 줘요.

 

솔직히 전작을 즐겨 본 입장에서는 속편보다는 DLC의 느낌이 강합니다만, 본작에 새롭게 추가된 '데일리 설정'과 '액션 어시스트'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복싱에는 주먹을 뻗는 동작 외에도 더킹, 위빙, 스텝, 스웨이 백 등 몸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작들이 있는데, 피트니스 복싱에서도 이런 동작들이 운동 코스에 들어있습니다. 근데 이 동작들이 특별한 운동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워요.

 

특히, 게임하는 내내 리듬에 맞춰야 하는데, 이런 동작들은 서문에서 언급한 조이콘 인식률 문제와 겹쳐 'MISS'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고, 그걸 하나하나 신경 쓰면 리듬이 흐트러지고 페이스가 무너져 운동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전작을 하다 도중에 포기한 유저들의 의견을 보면 판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그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동작들이 바로 더킹, 위빙, 스텝, 스웨이 백이죠.

 

근데 '피트니스 복싱2'에서는 '데일리 설정'을 통해 데일리 코스에서 이 동작들을 제외하거나, '액션 어시스트'를 통해 이 동작들을 모두 'JUST'로 판정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매일 운동을 지속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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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활한 운동을 돕는 데일리 설정과 액션 어시스트. 각 동작마다 ON/OFF 세팅이 가능합니다. 저는 전부다 ON으로 해뒀습니다.

 

저의 경우는 집이 좁긴 하지만 모든 동작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었기에 '액션 어시스트' 기능을 애용했습니다. 가끔 박자를 놓치거나 해서 하지 않은 동작임에도 'JUST' 판정이 나오는 게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MISS'를 내지 않기 위해 되지도 않는 동작을 억지로 하느라 운동 전체를 망쳐버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운동 경험이 좋으니 다음 날에도 운동을 시작하는 동기가 됐고, 이게 지속되면서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액션 어시스트'는 작은 변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이게 제가 '피트니스 복싱2'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체중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건강해졌습니다!

 

저는 운동 목적은 '체력 강화', 운동 시간은 '가볍게'로 설정해 하루에 30여분 정도를 플레이했습니다. 7일 연속으로 운동하고 하루는 쉬는 식으로 진행했고 별도의 식단조절은 하지 않았습니다. 식단조절을 같이 하면 좋았겠지만, 시험 삼아 식전에 운동을 해보니 엄청 힘들어서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처음에는 '데일리'를 플레이하며 일정대로 운동을 지속하는 데에만 집중했지만, 나중에는 동작이나 콤비네이션의 정확도가 신경 쓰여 '강의'를 통해 보충했습니다. 강의에서는 각 동작 별 포인트나 유의점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줍니다. 특히, 콤비네이션 강의에서는 다음 동작으로 쉽게 연계하기 위한 포인트를 가르쳐주는데, 이걸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가 꽤 큽니다.

 

강의를 먼저 숙지한 다음에 운동을 시작해도 좋겠지만, 그러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인 낮은 진입장벽이 훼손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데일리를 마친 뒤 자신의 동작을 복기하고 조금씩 고쳐 나가는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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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디 스트레이스 콤비의 설명. 마지막에 잽 - 보디 스트레이트 동작을 할 때 잽에서 미리 허리를 조금 낮춰주는 게 포인트인데, '데일리' 플레이 중에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강의에서만 알 수 있죠. 알고 나면 해당 콤비네이션이 조금은 편해집니다.

 

운동 효과와 관련해서는 '체중이 얼마나 줄었다!'라거나 비포/애프터 사진을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피트니스 복싱2'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꾸준히 할 거라 예상하지 못해 미처 준비를 못했습니다. 저를 좀 더 믿었어야 했는데 흑흑… 이 부분은 양해를 바랍니다.

 

대신 현재 체감 중인 효과를 이야기하면, 툭하면 저를 괴롭히던 허리나 어깨, 발목 통증이 한 달이 된 시점부터는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 체력이 좋아졌는지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게 됐다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건강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운동하는 30분 동안은 정말 죽을 맛이지만, 그 30분 덕분에 전체 생활의 질이 크게 좋아진 기분입니다. 이제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에요. 그리고 지금은 건강 유지가 새로운 운동 동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6개월!

 

정리하면, '액션 어시스트' 덕분에 어려운 동작이 있는 운동도 끝까지 완수한 경험이 쌓였고, 운동이 익숙해지면서 운동 자체에 대한 관심도 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데일리' 코스를 따라갈 뿐이었지만, 나중에는 스스로 강의를 찾아보며 동작을 하나씩 고치려고 했다는 게 그 방증이겠네요. 그리고 현재는 운동으로 건강해진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지속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제 의지가 좀 더 강했다면 전작이나 링피트 어드벤처도 꾸준한 플레이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뭐 그만큼 '피트니스 복싱2'가 저를 잘 이끌어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이제 다음 목표는 지금의 페이스로 5월까지 6개월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인생 처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는 운동 게임으로 어디까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제 자신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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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도 가득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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