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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는 16일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행사를 통해 다양한 신작을 공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게임은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격투게임 '프로젝트 L'이었습니다.

 

'프로젝트 L'이 처음으로 언급된 건 지난 8월 개최된 세계 최대의 대전격투게임 대회 EVO 2019였습니다. EVO를 시작한 사람이자 현재는 라이엇 게임즈의 직원이기도 한 '톰 캐넌(Tom Cannon)'이 직접 나와 라이엇 게임즈를 위해 대전격투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죠. 이때는 프로젝트 명이 나오진 않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 게임즈가 대전격투게임이라니!?'라며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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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EVO 2019에서 톰 캐넌이 "라이엇 게임즈를 위한 대전격투게임을 만들고 있다."라고 하던 때. 이때는 프로젝트 명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10주년 기념 영상 중간에 나온 프로젝트L의 게임 화면. 어둠쫓기 쓰는 아리로 유명하죠.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10주년 행사에서는 '프로젝트 L'에 대해 아주 짤막한 내용만 공개됐습니다. 카탈리나와 징크스, 다리우스와 아리, 카탈리나와 다리우스가 전투하는 영상, 개발자가 이를 키보드로 플레이하고 있는 영상, 그리고 톰 캐넌의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언급뿐이었죠.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머리를 막 굴리다가 톰 캐넌이 과거에 만들었던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가 2015년 '래디언트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을 시절 공개했던 대전격투게임 '라이징 썬더(Rising Thunder)'입니다. 프로젝트 L이 라이징 썬더와 완전히 같은 게임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들이 만들었던 전작을 살펴보면 프로젝트 L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을까 싶었죠. 여기에 겸해 프로젝트 L의 공개 자료와 비교해서 유추해볼 수 있는 내용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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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징 썬더의 메인 화면

 

 

 

라이징 썬더는 어떤 게임?

 

'라이징 썬더'는 톰 캐넌과 토니 캐넌이 2015년 공동 설립한 래디언트 엔터테인먼트가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개발 중이던 대전격투게임입니다. 하지만 2016년 래디언트 엔터테인먼트가 라이엇 게임즈에 인수되면서 개발이 취소됐죠. 톰 캐넌은 라이징 썬더의 개발은 취소했지만, 라이징 썬더를 즐겨준 플레이어들을 위해 '라이징 썬더 커뮤니티 에디션'을 공식 배포했습니다. 덕분에 이런 기사도 쓸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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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징 썬더는 레딧의 라이징 썬더 포럼에서 배포하고 있습니다. 2달 전 빌드가 최신이네요.

 

 

사용 버튼 수는 8개... 하지만 커맨드 입력이 없다!

 

기본적인 룰은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2D 대전격투게임과 비슷합니다. 이동, 점프, 기본기, 필살기, 초필살기, 기본기를 캔슬해 필살기나 초필살기로 이어주는 캔슬 개념, 점프 공격, 역가드 공격 등 2D 대전격투게임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죠.

 

하지만 커맨드 입력이 없다는 게 독특합니다. 필살기나 초필살기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식이죠. 대신 쿨타임이 배정돼 있는데요, U키로 사용하는 알파는 쿨타임이 가장 짧은 편이고, 베타, 감마 순으로 길어집니다.

 

보통 2D 대전격투게임에서는 버튼 세기에 따라 필살기의 성격이 달라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파동권이라면 약버튼으로 쓰면 느리게 날아가지만 강버튼으로 쓰면 빠르게 날아가죠. 라이징 썬더에서는 필살기 키, 앞 + 필살기 키, 뒤 + 필살기 키의 입력으로 필살기의 성격을 바꿀 수 있습니다.

 

덕분에 사용하는 버튼 수는 약 공격, 중 공격, 강 공격, 잡기, 필살기1, 필살기2, 필살기3, 초필살기 등 8개로 철권의 2배입니다.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점프 공격에 이은 지상 기본 공격의 연결, 기본 공격을 스킬로 연결하는 캔슬 개념 정도만 이해하고 있어도 플레이에 무리가 없을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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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을 처음 틀면 보이는 게임 방법 설명. 사용하는 키는 8개지만, 필살기 사용이 원버튼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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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콤보를 위에 게임 방법 설명을 참고해 커맨드를 써보면, [점프해서 L키 - 지상에서 K키 - 바로 이어서 I키] 입니다. 그냥 타이밍 맞춰서 눌러주면 끝이죠.

 

'프로젝트 L'도 라이징 썬더와 비슷한 조작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들이 익숙하게 플레이할 수 있으려면 복잡한 커맨드 입력 방식보다는 버튼 하나로 원하는 스킬을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훨씬 나으니까요.

 

캔슬의 개념을 설명하기도 쉬울 겁니다. '앞선 동작이 끝나기 전에 커맨드를 완성하면 앞선 동작을 취소하고 기술이 발동된다.'보다는, '점프 평타 - 지상 평타 - Q스킬', '지상 평타 - 궁극기' 식으로 입력하면 적이 피하지 못하고 다 맞는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 게임에서도 그렇게 입력하면 되니 더 직관적일 수 있고요.

 

하지만 플레이 영상을 보면 라이징 썬더와 다르게 각 필살기의 쿨타임을 알 수 있는 아이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흔히 보던 2D 대전격투게임과 상당히 닮아 있죠. 기존 대전격투게임 플레이어들도 타깃으로 한 게임인 만큼, 커맨드 입력을 없애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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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에서 개발자가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은 모습은 라이징 썬더와 상당히 흡사합니다. 프로젝트 L과 라이징 썬더의 조작법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공격형 아니면 방어형? 키네틱 시스템

 

라이징 썬더에서는 같은 캐릭터라도 각 버튼 별 필살기의 성능을 바꾸거나 '키네틱 채널'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의 움직임에 큰 변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키네틱은 어떤 채널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대전에서의 행동 양상을 상당히 크게 바꿔줍니다.

 

키네틱 채널에는 키네틱 디플렉트(Kinetic Deflect)와 키네틱 어드밴스(Kinetic Advance)가 있습니다.키네틱 디플렉트는 적의 공격을 가드하거나 적의 공격에 맞는 도중 필살기 버튼 두 개를 동시에 누르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사용하면 하단의 '키네틱 게이지' 하나를 소모해 캐릭터의 몸에 배리어를 두르는데요, 이때 공격이 들어오면 적을 멀리 튕겨냅니다. 위기 탈출기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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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드 중에 키네틱 디플렉트, 피격 중에 키네틱 디플렉트를 차례대로 사용하는 영상. 참고로 배리어를 펼쳤을 때 공격이 닿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여기서도 나름 심리전이 생깁니다.

 

키네틱 어드밴스는 기본 공격이나 필살기 사용 도중 대시나 백대시, 점프 등의 이동 입력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키네틱 게이지'를 하나 소모해 직전의 동작을 취소하고 이동 입력을 수행하죠. 이를 통해 평소에는 불가능한 공격도 콤보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에 걸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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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타 이후 달리기, 7타 이후 점프에서 파란색 잔상을 남기며 이전 동작을 취소하고 이동하는 데 이게 키네틱 어드밴스입니다. 평소에는 후 딜레이 때문에 콤보가 불가능한 상황도 키네틱 어드밴스를 활용하면 공격을 이어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전격투게임에서는 하나의 게이지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있을 때, 해당 게이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대전 내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파이터5는 V게이지를 꽉 채워 캐릭터의 고유 능력을 강화하는 'V트리거'를 사용할 수도 있고, V게이지 한 칸으로 방어하는 도중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V리버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 전에 V트리거의 종류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일단 게임 내에서는 게이지를 V트리거에 쓸지 V리버설에 쓸지 고민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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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스트리트 파이터5의 V트리거와 V리버설. 왼쪽 아래의 빨간색 게이지가 바로 V게이지로, V트리거와 V리버설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대전 중에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라이징 썬더는 그러한 선택을 대전 전에 하도록 바꿔서 진입 장벽을 더욱 낮추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격이면 공격에만, 방어면 방어에만 집중하는 게 훨씬 편할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프로젝트 L'의 정보에서는 키네틱 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이 도입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키네틱 게이지와 비슷하게 2칸으로 되어 있는 게이지가 대전 시간 아래에 위치한 것은 볼 수 있었지만,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보여주진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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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공격을 맞을 때는 게이지 변동이 아예 없지만, 공격이 가드 당했을 때는 게이지가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대체 어디에 쓰는 게이지인 걸까요?

 

 

 

프로젝트 L의 별명이 롤권이 된 이유! 공중 콤보는 라이징 썬더와 거의 동일?

 

앞서 소개한 내용은 프로젝트 L과 라이징 썬더의 공통점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동일한 시스템이라고 봐도 될 거 같습니다. 바로 공중 콤보입니다.

 

라이징 썬더의 공중 콤보 시스템은 공중에 뜬 상태 캐릭터를 공격할 수 있는 정도를 횟수로 제한한 것이 특징입니다. 철권 같은 경우에도 타수에 따라 캐릭터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서 할 수 있는 공격이 제한되지만, 라이징 썬더는 아예 다섯 번까지만 공격할 수 있도록 제한해놨죠.

 

이 숫자는 공중 콤보를 할 때는 히트 수 밑에 표시됩니다. 아무리 공중 콤보를 잘 써도, 해당 숫자를 가득 채우면 상대는 무조건 땅으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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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 히트가 시작된 시점에서 왼쪽에 뜨는 히트 수 밑에 JUGGLE 1/5가 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격을 맞힐수록 2/5, 3/5로 늘어나고, 5/5가 된 이후에는 공중에서 공격을 맞힐 수 없습니다.

 

한편, 같은 시스템이 프로젝트 L에도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징크스가 다리우스를 상대로 공중 콤보를 하는 장면인데요, 작지만 자세히 보면 히트 수 밑에 juggles라고 적힌 게 보이거든요. 공중에서 공격할 수 있는 횟수는 공중에서 첫 공격이 들어갔을 때 4, 이후 공격에 3이라고 표시되는 걸 보면, 라이징 썬더와 동일하게 5회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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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기념 영상에 나온 징크스의 공중 콤보. 잘 보면 공중 히트 시점부터 Juggles라고 적힌 게 보일 겁니다. 그리고 3히트에서는 4, 4히트에서는 3으로 히트수가 높아질수록 줄어든다는 걸 알 수 있죠. 라이징 썬더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젝트 L은 어떤 게임이 될까?

 

라이징 썬더를 해보며 프로젝트 L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니, '프로젝트 L이 단순히 라이징 썬더에 리그 오브 레전드 스킨을 입힌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개된 정보는 UI가 전부라고 볼 수도 있지만, 프로젝트 L의 UI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게임성은 라이징 썬더와는 다른 느낌이거든요.

 

톰 캐넌이 10주년 기념 영상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점과 대전격투게임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점은 비슷하면서도 다를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한 걸 생각해보면, '프로젝트 L'은 대전격투게임 플레이어들을 위한 게임이었던 '라이징 썬더'와는 많은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달라야 하는 게 맞고요.

 

...뭐 이렇게 떠들어도 공개된 게 없는 지금은, '프로젝트 L'이 어떤 게임이 될지 행복회로를 돌리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프로젝트 L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와 대전격투게임 플레이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대전격투게임이라는 장르를 다시 주류 장르로.... 만들어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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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습니다... 나믿톰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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