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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은 하루에 백 개가 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눈에 띄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게임들이 부지기 수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유저의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대표가 직접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할리우드 배우를 쓰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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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혹은 유명 배우를 쓰는 건 이제 공식이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마케팅도 도를 넘는 경우가 많죠. 순간의 말초적인 자극으로 일단 관심을 받아놓겠다는 건데, 이런 건 오히려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게임도 싸구려로 만들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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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은 끌지 모르겠으나 게임은 싸구려가 되어버린다.

 

포르쉐. 길에서 보면 괜히 한번 쳐다보게 되는 그 슈퍼카입니다. 포르쉐를 경품으로 내놓은 게임이 있으니 플레이 위드의 모바일 MMORPG 로한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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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를 준댄다…

 

근데 이 포르쉐 이벤트가 그냥 꽝이 될 수도 있게 됐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행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사행성으로 인정되면 과징금, 심하게는 영업정지까지 될 수 있고 당연히 포르쉐는 경품으로 제공 될 수 없습니다.

 

2016년 경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포르쉐를 걸던 아파트를 걸던 상관없게 됐습니다. 근데 게임은 공정거래위원회 경품고시 폐지와는 별개로 게임산업법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게임산업법 28조 3항에는 ‘경품 등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물론 경품을 주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죠. 문제는 로한m의 경우 누구나 다 응모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최초 100랩 달성 유저에게 준다는 점입니다. 최초 100랩 달성을 위해 그저 열심히 게임만 하는 유저는 없습니다. 당연히 결제를 하겠죠. 이 부분을 사행성으로 보면 포르쉐는 경품이 될 수 없습니다.

 

사실 플레이위드는 경품 내걸고 게임 운영을 한 회사로 유명합니다. 플레이위드의 전신인 ynk 엔터테인먼트 시절 때도 경품을 엄청 뿌렸습니다.

 

각종 가전제품이야 애교 수준이고 천만원 상당의 황금여의봉, 레이, 포르쉐까지. 방식도 지금과 똑같습니다. 정해 논 목표를 달성해야 금방망이 건 포르쉐 건 얻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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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 황금여의봉… 경품도 참 다양하게 뿌렸다

 

금방망이를 주건 포르쉐를 주건 전적으로 이런 마케팅은 업체의 선택입니다. 그렇게 해서 실제 많은 효과 보고 있으니 개발사 입장에서는 좋은 거죠. 그런데 그 얄팍한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플레이위드는 과거 로한에서 했던 포르쉐 이벤트의 추억을 떠올리며 하는 이벤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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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한 시절에도 포르쉐를 경품으로 내건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만렙을 달성하라고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건 지갑을 열라는 뜻이죠.

 

물론 경품이라는 게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어요. “100레벨”, “전 서버 최초” 이런 조건은 누가 봐도 뻔합니다. 헤비 과금러들 경쟁 붙여서 초반에 확 땡겨보자는 거죠. 여기에는 한 가지 더 큰 노림수가 있습니다. 과금으로 이뤄진 생태계가 형성되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게임이 활성화 된다는 겁니다. 무슨 뜻이냐?

 

이미 수백 수천 만원 지른 아재들 돈 아까워서라도 못 떠나죠. 그리고 린저씨화 되는 겁니다. 물론 업체가 VIP고객을 만드는 게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은 돈 벌라고 존재하는 거니까요. 근데 돈 버는게 목적이라고 막하라는 건 아닙니다. 경품 가지고 너무 챙길라고 하니까 나라에서도 사행성 아니냐 의심하는 겁니다.

 

사실 마케팅 얘기만 하고 가급적 게임에 대한 얘기는 안 하려고 했는데 같은 맥락이라 짚고 넘어갈게요.

 

로한m은 아주 신박한 거래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팔 수 있게 한 거죠. 그러니까 이런 쪽으로는 끝판왕이라 불리는 리니지도 못한 걸 해냈습니다. 과거 캐릭터를 사고 파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 된 사항입니다. 계정 거래하다 걸리면 바로 블럭 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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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캐릭터마저 거래되는 세상이 오고야 말았다!

 

게임에서 이렇게 캐릭터마저 거래가 가능하게 풀어버린 건 뭘 의미하는지 물어봐야 입만 아픕니다. 좋건 나쁘건 돈 되는 건 모조리 때려 넣겠다는 의도 아닐까요?

 

20년전, 리니지가 출시된 이래 게임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내는 이런 창조경제적(?) 행위들은 항상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작업장입니다. 특히 MMORPG 게임에서 두드러지는 이 현상은 게임을 놀이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게임 안에서 얻는 재화 즉 골드나 아이템 등을 전문적으로 수집해 되파는 행위입니다. 골방에 컴퓨터 여러 대 설치해서 죽어라 아이템 모아서 현금 받고 파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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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니지는 작업장으로 지금까지도 몸살을 앓고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로한m도 벌써 7천개가 넘는 계정이 작업장으로 판명돼서 블록처리 됐습니다. 근데 현거래를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안 된다고 단속하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아이템뿐만 아니라 캐릭터까지 사고 팔 수 있는 환경에서 당연히 장사를 하려는 유저들, 거기에 더해 전문적인 꾼들이 붙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무슨 수로 이런 암거래를 막을 수 있을까요?

 

문제는 이게 로한m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로한m의 성공을 분명 다른 게임들은 벤치 마킹 할 겁니다. 포르쉐를 넘어 아파트를 주는 게임도 생겨나겠죠. 과장이 아닙니다. 실제로 과거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욕 바가지로 먹은 게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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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거센 비난을 받았다

 

중국산 게임들이 선정적인 광고로 도배를 하는 건 ‘왕이 되는 자’나 ‘마피아 시티’ 같은 게임이 먹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후발주자들도 너도나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저질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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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이되는자의 성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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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딴 광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단은 로한m의 사행성 마케팅은 성공입니다. 플레이위드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고 구글 매출 2위에 올라 리니지m의 왕좌를 노리고 있죠.

 

바라건대 로한m이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게임이라는 창의적이고 재기 발랄한 컨텐츠를 다루는 회사라면 마케팅도 그에 맞게 했으면 합니다. 언제까지 얄팍하게 떡밥이나 던져주고 물어뜯게 만들 건가요?

 

‘믿고 거른다’ 국내 거대 개발사들이 게임을 출시하면 항상 나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반응에 개발사들이 책임을 회피할 순 없습니다. 콘텐츠의 본질보다 과금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려는 한탕주의 상술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질 마케팅, 과금으로 떡칠 된 게임성, 거기에 게임을 또 다른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믿고 거름’ 역시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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