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매년 수많은 게임들이 나오지만, 아무리 게임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게임을 다 해볼 수는 없다는 것이 게이머들의 안타까운 심정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전작의 평가가 좋은 게임의 시리즈는 게임을 선택할 때 좋은 선정 기준이 되곤 하죠. 

 

하지만 전작, 또는 시리즈 전체가 좋았던 게임이라고 해도 다음 작품이 무조건 좋은 게임이란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만든다고 했는데도 게이머들의 기대에 벗어난 경우도 있고,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발매 후 뚜껑을 열어보니 여러 모로 실망스러웠던 게임도 있습니다. 

 

2018년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발매되었지만 시리즈 팬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실망스러웠던 게임들이 있으니, 이 칼럼에서는 그 중에서 2018년에 발매된 ‘우리들을 실망시킨 게임’ 5가지를 꼽아보도록 하겠습니다.

 

 

5. 진삼국무쌍 8

 

01.jpg

▶ 삼국무쌍 시리즈 최초의 오픈월드! 

 

수 십, 수 백, 심지어는 수 천 명의 적들과 싸워 일기당천의 무용을 뽐내는 ‘무쌍’이란 게임 장르의 아버지인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코에이테크모의 대표적인 게임 시리즈입니다. <진 삼국무쌍 8>은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를 도입했다고 해서 발매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죠. 중국 대륙을 마음대로 이동하면서 전투하는 것, 생각보다 괜찮을 거 같았지만 이런 기대는 이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사실 코에이테크모의 대표 게임이라곤 하지만, 해외에서는 영어로 표현하자면 그라인딩(Grinding, 한국말로는 노가다) 요소가 강하고, 동양인들만 잘 아는 삼국지 이야기인지라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은 편이긴 했습니다만, 8편은 그 중에서도 평가가 더 좋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초반에 평가를 깎아 먹었던 최적화 문제나 처음으로 시도된 오픈월드 디자인이 좋지 못하다는 점 등이 손에 꼽혔습니다. 

 

하지만 진 삼국무쌍 8은 초반의 인상, 특히 최적화가 잘 안되어 프레임 드랍 현상이 심했던 것이 강한 이미지로 자리잡아서, 사람에 따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정도의 ‘호불호 갈리는 게임’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평가가 안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제 앞으로 나올 게임들에 비하면 이정도 결점은 새발의 피가 아닐까 싶습니다. 

 

02.jpg

▶ 그래도 시리즈를 말아먹은 게임이라고는 볼 수 없으니 부족한 점이 다음 작품에 개선되길 기원해봅니다. 

 

 

4. 메탈기어 서바이브

 

03.jpg

▶ 좀비 + 잠입이라면 다른 갓겜(라오어) 하나가 생각나긴 하는데 왜 이건…

 

갓겜 시리즈의 하나인 메탈기어 솔리드(MGS) 시리즈와 게임 소재 중에 ‘좀비’는 도입해서 어지간하면 실패하는 법이 없는 인기 컨텐츠입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난다면 정말 갓겜의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네. 그 게임 시리즈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제작자를 내치고 만든 게임이 아니라면 그럴 수도 있었겠죠. 

 

메탈기어 솔리드의 좀비 서바이벌 버전인 <메탈기어 서바이브>는 시작부터 삐걱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MGS 시리즈의 아버지이자 코나미의 간판 개발자였던 코지마 히데오를 완전히 토사구팽하듯 내쫓고 코지마 스튜디오는 싹 정리를 해버렸으니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메탈기어 서바이브의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게이머들은 큰 우려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8년 초에 발매된 메탈기어 서바이브는 역대 시리즈 사상 최악의 리뷰점수를 기록하며 2018년의 시작을 불안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리뷰 점수가 낮은 것은 사실 외부적인 요인도 있긴 했습니다. 코지마의 해고 과정도 그가 코나미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완전히 지워버리려는 듯, 기록말살형에 처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미 많은 리뷰어들은 제작사에 대한 큰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많은 전문가 리뷰들이 ‘그럭저럭 할만하다’는 중간 입장을 취하는데 반해, 유저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더 큰 것은 그만큼 MGS가 사랑받았던 게임 시리즈였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또, 캐릭터 슬롯 등을 유료 판매하는 정책들도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지요. 

 

04.jpg

▶ 이미 발매전부터 기대하는 사람이 적었던 게임인 것도 사실. 기대도 없었으니 실망도 없었다?

 

 

3.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05.jpg

 

1990년대, 한국 PC게임을 대표했던 창세기전 시리즈였지만, 3편 이후의 행보는 그다지 내세울만한 게임이 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2016년 야심차게 발표했던 MMORPG, 창세기전 4는 1년도 못 채우고 서비스가 종료되었죠. 

 

그 뒤를 이어 발매된 것이 모바일 게임인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입니다. 워낙 창세기전 4로 인해 실망한 팬들이 많아서 과연 소프트맥스의 손을 떠나 만들어지는 게임은 어떨까 일말의 기대를 했던 팬들도 있었던 게임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은 독창적인 면은 찾아보기 어려운 양산형(?) 모바일 게임 스타일인 것은 둘째 치고, 기존의 창세기전 분위기를 단 하나도 느낄 수 없는 게임이었던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기존 창세기전의 세계관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미래적인 느낌의 세계관, 흔한 소환수가 되어버린 창세기전의 아이덴티티인 마장기 등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렇게 했다고 쳐도, 기존의 스토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알고 있는 캐릭터들과 큰 괴리가 있는 캐릭터 디자인은 과연 이것이 왜 창세기전의 이름을 달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드는 요소였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의 분위기가 바뀐 것이야 세월이 흘렀으니 그렇다고 하죠. 하지만 그래도 팬이라면 ‘아, 이 캐릭터가 예전의 그 캐릭터구나’라고 짐작할 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팬들보다도 창세기전을 모르는 개발진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강력하게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에 적당한 과금 모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은, 이곳 저곳에 과금 요소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무리한 과금 유도까지 겹쳐 결국 오랜 팬들이 꿈꾸던 창세기전의 부활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현재 서비스를 종료한 창세기전 4가 그립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06.jpg

▶ 창세기전 시리즈의 카리스마 하면 떠오르는 흑태자지만 모바일 버전의 모습은… 

 

 

2. 배틀필드 V

 

07.jpg

▶ 포스트 아포칼립스 근미래 게임이라면 어울릴 디자인의 캐릭터가 왜 2차 대전 배경 게임에 나오죠? 제가 시대를 잘못 워프했나요? 

 

 EA의 대표 프랜차이즈, 배틀필드 시리즈의 최신작 <배틀필드 V>는 트레일러부터 이어진 논란이게임의 이미지를 크게 깎아먹은 사건입니다.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5편을 대표하는 인물이 너무 작위적인 설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여성 군인, 의수, 2차 대전과는 동떨어진 복장 등등…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거부감이 단지 PC, 즉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거부반응으로만 1차원적으로 생각한 제작진들의 잘못된 반응도 이미지를 깎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게임이란 것은 어차피 가공의 현실이라서 어떻게 나오든 무슨 상관이냐!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게임 속 세계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고증입니다. 특히 근미래도 아니고, 과거 역사를 다룬 게임이라면 그 시대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고증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배틀필드 시리즈에도 중요한 여성 캐릭터들이 존재했지만, 고증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설득력 있는 묘사를 했기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없었다는 것을 제작진들은 간과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여성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해버린 제작진들이 이 모든 것이 ‘교육받지 못한(Uneducated)’ 사람들의 불만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태는 더욱 더 커졌습니다. 심지어 “꼬우면 사지 말라(Accept it or don't buy it)”라는 말까지 나왔죠. 

 

부랴부랴 EA의 고위층도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등 돌린 팬심을 되돌리기엔 힘들어보였습니다. 발매 이후에도 싱글 플레이의 잘못된 역사 고증, 짧은 플레이 시간, 컨텐츠 부족 등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전문 리뷰어 점수는 ‘범작’ 수준은 되는 것에 반해 이미 등돌린 팬들은 낮은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08.jpg

▶ 캐릭터를 늘어놓고 봐도 단순히 ‘여자’ 캐릭터라서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튀어보이죠.  

 

 

1.폴아웃 76

 

09.jpg

 

2018년 최악의 게임, 대망(?)의 1위는 폴아웃 76이 차지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절대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베데스다의 RPG, <폴아웃> 시리즈의 최신작인 <폴아웃 76>은 기존 폴아웃 세계관 중에서도 가장 시기적으로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핵전쟁이 벌어진 후, 가장 먼저 세상으로 나온 볼트 거주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죠. 폴아웃 4에서 호평받은 아지트 만들기의 요소와 멀티플레이를 접목시킨다는 것, 아이디어 만으로는 좋습니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되었던 것이 문제죠. 

 

폴아웃 시리즈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플레이어의 선택의 자유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첫 작품인 <폴아웃>과 <폴아웃 2>, 이후 오랜 세월 후에 제작된 <폴아웃 3> 은 어떤 순서로 게임을 진행하든 상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절의 폴아웃은 메인 스토리 자체의 결과는 동일했는데요, 여기에 변화구를 먹인 게임이 바로 <폴아웃: 뉴 베가스>였습니다. 

 

<폴아웃: 뉴 베가스>는 게임 내의 여러 세력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어떤 세력과 손을 잡고 플레이하는가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폴아웃 4>는 3편까지의 폴아웃과 외전격이었던 뉴 베가스의 장점을 조합해서 만들어, 큰 호평을 얻고, 역대 시리즈 최고의 판매량을 올리게 되었죠. 

 

하지만 폴아웃 76은 멀티 플레이 중심의 게임으로, 제대로 된 스토리는 물론, NPC와의 상호작용이나 서로 다른 세력간의 대립 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외전이라고 해도 기존 게임의 매력 포인트를 전부 제거한 게임인데 과연 충성도 높은 팬들도 좋아할 수 있을까요? MOD(모드)가 매우 활성화된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폴아웃>을 만든 개발사가 어찌해서 유MOD만도 못한 게임을 만들어서 정가에 판매했다는 것도 큰 비판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결국 발매한지 한 주도 안되서 할인 판매를 시작하는 등, 폴아웃 프랜차이즈에 큰 먹칠을 하는 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정판 패키지에 있는 내용물이 광고와 다르다고 항의한 팬에게 “이에 대해서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We aren't planning to do anything about it)”라는 부적절한 대답과 그에 대한 대처도 물의를 빚기도 했죠. 

 

10.jpg

▶ 그냥 폴아웃 4의 멀티 모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임에도 제 가격을 그대로 받았다는 것이 문제. 

 

 

정리하며

 

2018년 우리를 실망시킨 게임들, 납득하실 수 있나요? 최근 게이머들의 게임 평가는 띵작(=명작) 아니면 똥겜(=졸작)으로 극단적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할 만한 게임이라고 판단되도 발매 초기의 특정 사건이나 버그 문제 등이 크게 부각되어 극단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멀티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해 문제가 된 몬스터 헌터 월드 스팀 버전의 초기 평가가 낮았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실망스러운 게임 상위권에 랭크된 게임들의 문제는 대부분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무시하고 게임을 만들거나, 열정적인 팬들의 불만을 그저 악플러나 헤이터들의 행동으로 판단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 등이었습니다. 

 

아직 발매되는 되지 않아 이 순위에 끼지는 못했지만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와 관련된 사태는 “교육받지 못하고” “전화기도 없는(님폰없)”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또 다른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인기의 기본이 되는 팬들도 관리 못하면서 게임사들이 그토록 원하는 ‘신규 팬 창출’이 과연 가능할까요? 

 

11.jpg

▶ 님폰없?

 

12.jpg

▶ 디아블로 이모탈, 괜찮은 게임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큰 문제

 

 

※ 2018년 우리를 실망시킨 게임 순위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이외에도 여러분들에게 실망스러웠던 게임이나, 위 게임의 내용 중 제가 언급하지 않은 실망적인 요소, 아니면 이 게임이 여기에 들어가는 것은 억울하다는 생각들이 있다면 댓글로 이야기해주세요!

 



댓글 0
2019.01.14
1 4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