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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패키지 게임을 팔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나는 캠퍼스 러브 스토리의 패키지를 보며 음..저걸 사달라고 할 수는 없겠지...용돈을 두 달치 모으면...이라고 혼자 돈계산을 했던 기억이 있다.

 

창세기전은 그 시절 정말 핫했다. 동인행사를 가면 팀 코스프레가 있었고 하늘사랑 아이디엔 살라딘과 크리스티앙이 꽤 많았으며 가끔 아슈레이도 있었다. 아...아슈레이.. 이올린과 흑태자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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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흐흑 바흐흑

 

그 창세기전이 추억이 아니게 된 지는 꽤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일단 서랍만 열어보도록 하자. 뇌리에 남아있는 몇 년 전 이야기는 지금은 덮어두도록 한다. 창세기전 2, 3 파트 1과 2, 두 편의 외전에 이르는 장대한 안타리아의 이야기들은 각 편마다 두 사람의 연인과 그들을 둘러싼 거대한 숙명을 그리고 있다.

 

태초의 혼돈 속에 아수라가 있었고...부터 시작하면 허락된 지면의 다섯 배 정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니 쌈빡하게 가능한 생략을 하기로 한다. (사실 생각나는 대로만 그냥 역사를 정리해 봤는데 장장 20페이지가 나오는 바람에...) 

 

 

흑태자의 비극적 운명 : 창세기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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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을 인기타이틀로 만들어 준 것은 단언코 흑태자라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작중 최강의 검사이자 최고의 지도자, 그야말로 먼치킨인 이 캐릭터는(물론 잘생긴 건 당연하다) 뒤에 설명할 흑막 베라딘의 음모에 휩싸여 비극적인 운명을 걷는다.

 

안타리아의 창조주인 25인의 아르케인들을 신으로 섬기던 안타리아인들은 12주신을 섬기는 실버 애로우 진영과 13악신을 섬기는 다크 아머 진영으로 나뉘었다. 이 두 진영은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다크 아머 진영, 게이시르 제국에 흑태자라는 희대의 영웅적 지도자가 나타나면서 이 균형은 다크 아머 측으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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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대륙통일의 위업에 가까이 간 어느 날, 귀환중인 비공정이 추락하면서 흑태자 칼 스타이너는 사고의 충격으로 기억을 모두 잃은 채 그레이 스케빈져(이하 GS)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다. 

 

GS로 살아가던 흑태자는 우연히 호위 임무를  이올린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몇 번의 전투를 거치면서 기억을 되찾게 되고 흑태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전쟁을 종식시키려 한다.

 

하지만 소프트맥스가 이들을 가만 둘 리 없었다...! 

 

흑태자 실종 후 제국의 패권을 장악한 베라딘의 정체는 암흑신 중 하나인 음모의 베라모드였으며, 베라모드는 오랜 기간 동안 아르케로 돌아가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다. 결국 평화를 이룩하려는 순간 베라모드에 의해 진정한 창세전쟁이 발발한다. 

 

흑태자는 주신들도 기동을 포기했던 아스모데우스에 탑승해 신들을 전부 물리치고, 주신들조차 상대하지 못한 파괴신도 모두 쓰러뜨린다. 그리고 모든 일의 흑막이었던 베라모드까지 처치하는데 성공한다.

 

싸움에서는 이겼지만...한계에 다다른 흑태자는 이올린 왕녀의 손에 죽으려 한다. 

 

이올린의 원수인 흑태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그녀가 모른 채로 죽고 싶었던 것. 이올린은 끝내 흑태자의 투구를 벗기고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흑태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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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애로우 진영에서 큰 역할을 한 GS와 다크 아머의 수장 흑태자가 같은 인물이라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베라딘의 음모에 의해 벌어졌다는 점은 비극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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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먼치킨인 흑태자와 실버 애로우의 주축이었던 GS라는 캐릭터가 동일인물이라는 점, 기억을 잃은 레인저, 원수와 연인이 되는 점 등등, 이제는 판타지의 정석처럼 느껴지는 스토리라인이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국산 RPG에 이 정도의 스토리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는 흔치 않았다. 덕분에 창세기전으로 소프트맥스는 톱 게임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며 흑태자는 전설의 캐릭터로 남게 됐다.

 

 

시라노의 미완성 복수극,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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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를 다룬 타이틀이 바로 서풍의 광시곡이다. 주인공은 흑태자의 7용사 중 하나인 번스타인 가의 외아들 시라노 번스타인인데, 시라노는 테사레 보르자의 딸 메르세데스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으나 25인의 창조주들의 창세전쟁의 진실을 다룬 책 창세비록을 읽었다는 죄명으로 인페르노에 수감되고 만다.

 

인페르노에는 암흑신 중 하나이자 수장이었던 데이모스가 갇혀 있었고 시라노는 데이모스에게서 힘을 얻어 탈옥한 후 복수의 길을 걷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당시 혼란한 상황이었던 제국의 레지스탕스 조직이었던 제피르 팰컨에 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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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리아의 역사적 영웅이자 최강의 먼치킨이었던 흑태자 이후 최고라는 수식어를 받았던 만큼, 시라노의 실력은 주인공답게 출중했고 이로서 여러 전투에서 활약하며 제피르 팰컨의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그리고 시라노는 아버지의 복수이자 자신의 복수이기도 한 전투에 임하게 된다.

 

결국 메르세데스와 재회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해 딸도 있었다. 이 딸이 바로 게이시르의 지도자가 되는 크리스티나 여제.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체사레 보르자는 어찌됐건 자신의 친손녀인데도 크리스티나를 제물로 바쳐 디아블로에게 협력하고 있었다.

 

메르세데스의 남편 프레데릭을 죽이지 않았음에도 누명을 쓴 시라노는 메르세데스의 초대를 받게 되는데, 이 장면이 바로 그 유명한 와인잔 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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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독이 든 와인을 마시기 위해 

15년 동안을 기다려 왔단 말인가... ”

 

“기억해 내라, 메르세데스...

누가... 너에게 프레데릭의 사망소식을 알려주었지?

누가... 너에게 독이 든 와인을 주었지?

누가 프레데릭을 죽인 이가 나라고 말해주었지!!!!”

 

시라노는 와인잔에 독이 든 것을 알면서도 들이켜 버리고, 시라노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알아챈 메르세데스는 자신도 독이 든 와인을 마시고 만다. 

 

하지만 데이모스로부터 전수받은 암흑혈 덕분에 시라노만 살아남게 되었고, 결국 체사레의 제물이 된 크리스티나를 구해내고 최후를 맞게 되었다.

 

 

용자의 하렘, 창세기전 외전2: 템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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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랍에서 발굴해 보았습니다

 

템페스트의 주역은 제피르 팰컨의 책사인 클라우제비츠인데, 이 남자는 라시드 성왕의 아들이다. 그러니까 왕자인 것이지..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샤른 호스트라는 이름의 도적으로 활동하는데, 템페스트는 샤른 호스트의 하렘왕국 용자의 무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팬들에겐 흑역사로 손꼽히는 타이틀인데... 게임잡지 등지를 통해 홍보했던 빵빵한 스케일과는 달리 기획했던 시스템의 반절도 안 되는 분량으로 출시된 데 반해 CD는 무려 4장에 이르렀던 지라 이래저래 말이 많았다. 거기에 게임진행이 아예 불가능한 버그까지 있어서...

 

어쨌든 템페스트 2편 이올린의 동생인 라시드 팬드래건이 죽고 후계자 자리를 놓고 클라우제비츠(샤른 호스트)와 리처드 사이에 일어난 분쟁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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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명의 히로인들이 등장하고 진행도에 따라 한명씩 파티에 추가되는데, 투르 제국부터 비프로스트, 게이시르의 공군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스타일도 다양해 훌륭한 미연시라고 할 수 있었다.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이 여성들과 팀을 이루어 리처드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한 것인데, 용자의 무덤 관리자인 에밀리오가 이들의 수련을 돕는다. 하지만 사실 에밀리오의 정체는 주신 중 한 명인 태양의 비스바덴이었고, 비스바덴의 진정한 목적은 오래 전 파괴신이 깨어나기 이전의 존재인 루시퍼의 환생인 클라우제비츠를 루시퍼로서 각성시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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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만날 것을 믿었던 두 사람: 루시퍼와 리리스

 

루시퍼로서 각성한 클라우제비츠는 루시퍼를 위해 만들어진 성장하는 마장기인 세라프에 올라 3명의 주신이 탑승한 아스모데우스와 싸우게 된다. 이는 세라프와 클라우제비츠를 성장시켜, 베라모드가 죽은 이후에도 진행되고 있는 그의 음모, 즉 앙그라 마이뉴를 막아내기 위해서였다.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클라우제비츠는 빈사상태에 처했고, 결국 리리스의 환생인 히로인이 나타나 생명력을 전해 주고 희생한다. 

 

클라우제비츠는 살아남아 팬드래건의 왕위에 오르고 엘리자베스와 결혼하는데, 엘리자베스 역시 리리스의 환생임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키스씬으로 긴 엔딩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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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4장 중 1장을 엔딩에 할애할 정도로 볼륨이 높은 이 엔딩에서는 각각 그리마와 마장기를 연구하고 있었던 시절의 주신과 암흑신들이 등장한다. 

 

안타리아 인류의 태동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시기의 모습은 흡사 그리스 로마 신화의 모습을 방불케 하기도.

 

 

형제의 비극, 창세기전 3 파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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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를 플레이하다 보면 엘리자베스가 필립과 존 얘기를 매우 자주 하는 걸 듣게 되는데, 그 길고 긴 엔딩 끝에도 이 두 사람 이야기는 일언반구 나오지 않는다. 필립과 존은 이들의 동생인 왕자지만, 리처드의 계략에 의해 투르로 팔려가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게 된다. 이 형제가 갇혀 있는 장면부터 게임은 시작된다.

 

형제는 탈옥을 시도하지만 다시 잡히고 말았으며 이 과정에서 형인 필립이 총을 맞는다. 때문에 존은 자기 때문에 형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필립은 살아남아 투르 제국의 용병단 시반 슈미터의 수장, 살라딘으로 성장하게 된다(그리고 영원한 고통이 함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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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딘은 동생 존을 찾아 다니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이는 당시 팬드래건 왕국의 왕으로 즉위한 전작의 주인공 클라우제비츠(샤른 호스트)가 투르 원정 중 존을 발견해 구출했기 때문이었다. 

 

귀환 후 버몬트 대공이라는 작위를 수여받고, 클라우제비츠는 베라모드의 음모라는 더 큰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왕국을 버몬트에게 맡긴다. 이러는 사이, 살라딘은 시반 슈미터의 수장으로서 투르의 내란 진압에 기여하는 등 투르 제국의 전사로 활약하며 셰라자드가 술탄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버몬트 대공은 형의 복수에 눈이 멀어 투르 제국에 대한 분노심을 불태웠고, 무리한 원정은 결국 내란까지 불러일으키고 만다. 이 내란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바이올라 헤이스팅스를 철저히 이용해 승리하고 다시 투르로 향하는데, 지도자다운 면모나 리더십보다는 복수심에 눈이 멀어 있다.

 

셰라자드와 연인 사이가 되어 있던 살라딘은 버몬트와 맞붙지만 우연히 그가 자신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충격으로 정신이 나가 결국 자신의 오랜 동료였던 시반 슈미터의 대원들까지 모두 잃고 만다.

 

살라딘이 정신이 나가 있는 동안 버몬트 대공은 투르의 술탄 자리에 올라 있던 셰라자드를 겁탈한 후 투르를 팬드래건령으로 선포한다. 셰라자드를 구하기 위해 살라딘이 습격해 오자 버몬트는 셰라자드를 인질로 잡고 협박한다.

 

살라딘이 셰라자드를 위해 죽으려 하자 셰라자드는 스스로 버몬트의 칼에 뛰어들어 죽음을 맞고 만다. 하지만 버몬트가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살라딘은 감옥에 포로로 함께 잡혀 있던 시절 자주 연주해 주던 피리, 버몬트의 품에 항상 있던 피리를 빼앗아 불어 준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버몬트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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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왕이 되어야 한다..”

 

한편 베라모드의 음모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클라우제비츠, 즉 철가면은 살라딘에게 창세전쟁의 비밀이 담긴 금서 창세비록을 전해 읽게 한 후, 자신이 실패할 것을 대비해 살라딘을 라이트 블링거에 타게 한다. 라이트 블링거는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아르케로 가기 위해 만들어진 우주선이었고, 살라딘과 일행은 아르케로 떠나게 된다. 

 

 

모든 것의 시작과 끝, 창세기전 3 파트 2

 

안타리아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던 창세기전은 3 파트 2에 이르러 우주로 간다. 항성을 오가며 워프하는 등 배경도 달라지고, 무엇보다 애들 옷이 다 달라진다. 아랍 국가를 모티브로 한 투르 제국과 중세 느낌의 팬드래건 왕국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인데, 덕분에 다들 의상이 개성적이라는 점도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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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3 파트 2는 통수의 통수의 통수라고 할 수 있다. 사실은…사실은…사실은…의 연속이라는 기분이 드는데, 메인 스토리 말고도 서브 스토리에서도 그런 편이었다. 베라모드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전용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아르케의 25인 즉 12주신과 13암흑신의 정체가 천천히 풀리는 한편 이 과정에서의 살라딘의 행보 등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배신감이라기보다는 ‘사실은 얘도 사정이 있었어’ 느낌.

 

연인도 잃고 동생도 잃고 남은 게 없어진 살라딘은 철가면의 유지를 이어 라이트블링거에 올랐지만, 눈을 떴을 때는 아르케가 아닌 리치라는 행성이었다. 라이트블링거는 사라져 있었고 그들은 베라모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베라모드를 뒤쫓는 과정에서 만난 엠블라라는 여성은 셰라자드와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었고, 무엇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던 살라딘은 죠안과 크리스티앙을 뒤로 한 채 엠블라를 구하기 위해 단독행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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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셰라자드랑 그렇게 닮았는지 잘 느낌이 안 오는데 아주 여러 번 얘기하기 때문에 그냥 세뇌된다고 해야 하나…어쨌든 셰라자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엠블라라는 여성은 살라딘이 제정신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엠블라는 처음에는 살라딘을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한 것 같지만…살라딘이 정신 차리고 활약하기 시작하자 주인공답게 멋있어졌으므로 종장에는 살라딘에게 고백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셰라자드를 아직 잊지 못한 살라딘은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솔직히 죽은 연인이랑 닮았다고 좋아하는 것도 열 받는데 못 잊었다고 고백도 차는 놈은 훌륭한 똥차가 아닌가 싶지만 주인공이니까 봐주도록 하자.

 

그러던 중 살라딘은 계속해서 찾고 있던 베라모드를 만나게 되어 사실을 전해 듣는다. 하지만 이 베라모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베라모드는 아니었고… 닥터K라는 새로운 이름의 천문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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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구 중 안타리아 구상성단이 얼마 못 가 멸망하게 될 거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를 위해 ‘앙그라 마이뉴’ 가설을 세우고 계획을 하기 시작했다고. 여기서 앙그라 마이뉴란, 생태계 전체의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영자를 전부 모으는 것으로 모든 생명체의 멸종을 의미한다.

 

살라딘은 이 말을 듣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되는데, 처음 라이트블링거를 타고 도착했던 리치 행성은 안타리아였으며 베라모드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아르케는 안타리아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즉 베라모드는 안타리아의 미래가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앙그라 마이뉴를 통해 생명의 미래를 도모하려 한 것. 결국 베라모드는 세계의 멸망을 막고 모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무한한 루프를 꾀해 왔던 것이다.

 

살라딘은 철가면에게서 받은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앙그라 마이뉴 프로젝트를 실현하려 하는 닥터 K의 계획을 돕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중 엠블라가 함정에 빠지게 되고, 살라딘은 그녀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고 만다. 하지만 엠블라에게는 달(Doll)이라는 인공신체가 있었고, 살라딘을 연구소로 데려가 부활시킨다. 인공신체로 바뀐 몸에 적응하던 중 셰라자드의 시신이 실려 있는 라이트블링거 호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고 곧장 그리로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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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라자드의 시신을 다시 본 살라딘은 자신이 살아났듯 그녀도 살려주기로 하고, 안타리아와 아르케에 관한 진실을 라이트블링거에 잠들어 있던 이들 중 하나였던 데미안에게 전해준다. 또한 앙그라마이뉴 프로젝트에 동참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베라모드가 되어 이 모든 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러는 와중에 엠블라는 살라딘이 가져온 셰라자드의 시신을 보게 되고 매우 분노하여 그가 셰라자드를 살릴 수 없도록 인공신체 달(Doll)을 전부 부숴버린다. 하지만 살라딘은 엠블라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 하나만 남긴 채 자신의 몸인 신체를 사용해 셰라자드의 영혼을 옮긴다. 그 결과 살라딘의 신체와 셰라자드의 영혼이 합쳐져 베라모드가 태어나게 된 것이었다.

 

이 과정까지 오는 동안 유저는 베라모드 쪽 에피소드와 살라딘 쪽 에피소드를 선택하며 진행할 수 있다. 엠블라가 등장하는 등 두 이야기에는 공통인물이 많아 유저들에게 시간대가 동일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면서 살라딘과 베라모드가 언제 마주하게 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를 기대하게 되는데 결국 여기까지 보고 나면 두 에피소드의 시간대가 다르며 살라딘은 이미 죽었고 베라모드=셰라자드라는 점을 알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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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루프는 반복되게 되었고 베라모드의 음모의 실체는 장장 시리즈 5편만에 진실을 찾게 된다(억울했겠네..). 하지만 살라딘에 의해 태어난 베라모드는 셰라자드의 영혼을 지니고 있는 셈인데. 이 베라모드가 아르케의 악신이 되면서 갑자기 이 악물고 배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제국재상 베라딘으로 지내던 시절 했던 일은 전부 셰라자드가 한 것이다? 라는 설정충돌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 루프물이라는 설정 때문에 생긴 충돌이 한 두개는 아니지만.

 

소프트맥스(미국갔어..없어..)는 이와 관련하여 루프를 계속하는 동안 오차율이 생기고, 각 편은 같은 선의 시간대가 아니라는 말로 이 오류를 정정하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유저들 입장에서는 통수 거하게 맞은 기분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전 시리즈의 스토리가 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게 따지면 말했다시피 설정충돌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하지만 악역이자 흑막으로서만 여겨졌던 ‘음모의 베라모드’의 음모가 실은 다시금 살라딘을 만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안타리아의 모든 생명들의 멸망을 막고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은 어쩐지 미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베라모드의 독백

 

 

창세기전은 인기도 많았던 만큼 말도 많았던 타이틀이다. 솔직히 게임성이 엄청나서, 전투 손맛이 좋아서 등등보다는 스토리로 승부를 걸었던 타이틀이고 그래서 CD 네 장 중 한 장이 통으로 엔딩이었다…물론 너무 길어서 욕을 먹기도 했었지만.

 

지금 보면 진부할 수도 있고 어디서 본 느낌이라 새롭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창세기전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강렬한 스토리텔링과 연출력으로 게임 그 자체에 몰입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이시르 제국부터 팬드래건 왕국, 비프로스트를 거쳐 투르 제국에 이르기까지 안타리아 전체를 통과해 아르케까지 흘러오는 이들의 여정은 흡인력이 대단했고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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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솔직히 이제 부관참시는 그만했으면…하는 생각도 꽤 하곤 한다. 아무래도 시리즈를 이어가다 보면 이전의 설정을 건드리기도 하고 이어나가기도 하는데, 완결난 게임으로 그렇게 수백만년의 루프를 계속하는 이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추억일 수 있었는데 갑자기 루프를 깬다고 하니까 서랍을 열어서 다시 추억 정정을 해야될 것 같기도 하고 새로 풀린 설정들은 왠지 또 맘에 안 들고…

 

아마도 지금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부분은 시리즈 전체의 복각이 아닐까. 창세기전 4의 실패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결국 창세기전에 우리가 원했던 것은 장대한 스토리의 변주 혹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복각을 통한 추억 되살리기가 먼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계보를 잇는 새로운 시리즈를 하고 싶다기보다는…그냥 나는 그렇다. 타이틀 잃어버린 창세기전 2와 서풍의 광시곡을 할만하게 복각판으로 내 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대단히 전투를 구현하고 이러기보다는 그냥 그 시절 추억이고 감동이었던 스토리가 다시 보고 싶다. 그러니까 제발 버그 없는 복각판 좀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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