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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부터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 중인데요, 항상 큰 불만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십자키가 없다는 것이죠.

 

양쪽 조이콘을 분리해서 둘이 갖고 노는 걸 상정하고 있기 때문인지, 항상 십자키가 있던 자리에는 네 방향이 그려진 버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슈퍼마리오 오딧세이처럼 닌텐도 스위치에서 유명한 게임들을 하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대전격투게임을 할 때는 너무나도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아날로그 스틱을 쓰면 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계속 십자키로만 해왔는데 갑자기 아날로그 스틱이 익숙해질 리도 없으니까요.

 

블블태그.jpg

▶그래도 해보면 안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힘들긴 했지만요. (이미지는 블레이블루 크로스 태그 배틀 택틱스 모드의 캐릭터편. 모든 과제를 달성하면 별이 붙습니다.)

 

 

그 불편함, 저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봅니다.
일본의 게이밍 주변기기 전문 업체 호리가 7월 말 십자키가 달린 조이콘 '휴대 모드 전용 십자콘(R) for Nintendo Switch'(이하, 십자콘)을 출시했거든요.

 

항상 꿈꿔왔던 컨트롤러였기에 바로 구입해서 사용해봤습니다.

 

제품명: 휴대 모드 전용 십자콘(R) for Nintendo Switch

가격: 2678엔(한화로 약 2만 7천원)

 

호리왼컨 박스.jpg

호리왼컨 박스2.jpg

▶박스는 심플합니다. 박스 앞면에 과거 오락실 게임을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포팅한 '아케이드 아카이브즈'에 대응한다고 써있네요. 사실 휴대 모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면 무엇에든 쓸 수 있습니다.

 

호리왼컨 박스3.jpg

▶박스에 그려진 십자콘의 십자키 부분은 재질이 다릅니다. 박스 표면은 미끄러운데, 십자키 부분은 미끄럽지 않아요. 글루건 굳은 걸 만지는 느낌입니다.

 

호리왼컨 구성품.jpg

▶상자를 열어보면 십자콘과 사용설명서가 들어 있습니다.

 

호리왼컨 뒷모습.jpg

▶뒷면도 조이콘과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이콘 분리 스위치가 툭 튀어나와있는 것만 빼면 말이죠.

 

호리왼컨비교.png

▶왼쪽이 조이콘, 오른쪽이 십자콘. 나란히 놓고 보면 십자콘 분리 버튼이 툭 튀어나온 게 더 잘 보입니다. 플레이어 램프, 싱크로 버튼, SR버튼, LR버튼 등 작동하지도 않으면서 똑같이 구현해놓은 게 재미있네요. 그리고 조이콘의 마감에 또 한 번 놀랍니다.

 

호리왼컨 합체.jpg

▶장착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색이 예뻐서 놀랐어요. - 버튼과 캡처 버튼은 정상 작동합니다. - 버튼과 캡처 버튼은 조이콘의 똑딱하는 느낌은 아니구요, 움푹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호리왼컨 기기인식.jpg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일반적인 조이콘과 동일하게 인식합니다. 십자키가 그려진 조이콘 모양을 생각했는데 조금 김빠지네요.

 

 

지금까지 십자콘의 겉모습을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닌텐도 스위치에 조이콘을 장착한 채로 플레이하는 '휴대 모드' 전용 제품이라 HD 진동, 무선 기능, 자이로 센서, 가속도 센서 등 조이콘의 핵심 기능은 모두 빠져있습니다. 들어보면 상당히 텅 빈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무게는 약 50g 정도로 약 49g의 조이콘보다 살짝 무겁습니다. 왜 일까요?

 

사실 처음 공개됐을 때 실질적인 조이콘의 기능은 전혀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제품이기도 합니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차라리 조이콘에 십자키를 붙이는 개조를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이렇게 조이콘에 십자키를 붙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그래도 이렇게 호갱(...)이 된 것은,

대전격투게임이라면 어떻게든 유용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 조이콘으로 하기 까다로웠던 조작을 몇 개 해봤습니다.

실험 게임은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 2입니다.

 

약발 스크류.gif

▶먼저, 장기에프로 약 기본기 - 스크류 파일 드라이버를 시도해봤습니다. 콤보는 아니지만 1회전 커맨드 중에 점프가 나가는 걸 막으려고 보통 이렇게 쓰곤 해요. 깔끔하게 잘 되네요.

 

배니싱플랫-아토믹버스터.gif

▶배니싱 플랫 - 파이널 아토믹 버스터. 파이널 아토믹 버스터가 2회전 커맨드라서 그냥 입력하면 무조건 점프가 나가기 때문에, 앞에 다른 기술을 사용하는 중에 커맨드를 입력하곤 합니다. 조이콘으로는 아무리해도 안됐는데 이걸론 비교적 쉽게 됩니다.

 

더블-섬머솔트.gif

▶가일의 슈퍼 콤보 더블 섬머솔트. 커맨드가 '↙모으기↘↙↗ + '이라서 조이콘 쓸 때는 포기했던 기술입니다만, 이제는 가능합니다.

 

천열각-천승각.gif

▶춘리의 천열각 - 천승각 콤보. '←모으기→←→' 다음에 바로 '↓모으기↑'를 해야하죠. 조이콘으로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지만 까다로운 편이었는데, 십자콘으로는 잘 됩니다.

 

 

십자콘은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할 만한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30주년 기념판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십자키 외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는 건 아쉽습니다. 적어도 무선 기능이라도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게다가 십자콘을 장착한 채로 슬립모드를 걸어두면 본체의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되는 문제도 있어서 너무 대충 만들어서 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런 단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저처럼 꼭 십자키로 게임을 즐겨야겠다는 분이라면 십자콘은 괜찮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좀 더 좋은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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