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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하고 나서 한동안은 '마인크래프트'에 푹 빠져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방에 보이는 것들을 부숴서 재료로 만들고, 그 재료로 만든 도구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재미있었죠. 특히, 친구들과 음성 채팅을 하며 부수고 만들고 하다 보면 기나긴 밤도 훌쩍 지나 가버리곤 했습니다.

 

그런 '마인크래프트'에 재미를 느낀 건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유저가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들이 그렇듯, 마인크래프트의 재미 요소를 차용한 게임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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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인크래프트'는 스웨덴의 인디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이 개발한 게임입니다. 스웨덴의 개발사 미다스 플레이어에서 제이앨범으로 이적한 뒤 자유시간을 활용해 만든 게임이죠.

 

인디 게임 포럼에서 '노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여러 사람과 아이디어를 나눈 마르쿠스 페르손은 '드워프 포트리스', '롤러코스터 타이쿤', '던전키퍼', '인피니마이너' 등을 즐기며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게임에 담고 싶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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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과 그에게 영감을 준 게임 중 하나인 '인피니마이너'. 인피니마이너는 마인크래프트와 상당히 흡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반대로 생각하는 게 맞겠죠?>

 

 

그러다 '인피니마이너'의 개발자 자카리 바스가 게임 소스 유출 사태로 게임이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자, '인피니마이너'를 오픈 소스로 재출시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마르쿠스 페르손은 인피니마이너의 오픈 소스를 활용해 만든 게임을 2009년 5월 17일 인디 게임 포럼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의 시작이었죠.

 

2009년 6월 12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마인크래프트'는 처음에는 하루에 7장 정도가 팔렸지만, 날이 갈수록 판매량이 늘더니 나중에는 하루에 2만 3천 카피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은 마르쿠스 페르손을 그 밸브에서도 탐내는 인기 개발자이자 인디 게임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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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페르손은 밸브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야콥 포서, 칼 매네와 함께 '모장'을 창업합니다. 그 뒤로도 '마인크래프트' 개발을 지속하다가 '모장'이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면서 모장을 퇴사, 현재는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마인크래프트'는 개발자들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줬습니다. 단순히 마인크래프트의 유명세를 이용하려고 이름부터 게임까지 비슷하게 만든 게임도 있었지만, 마인크래프트의 재미 요소를 따와 새로운 형태의 재미를 만들어낸 게임도 있었습니다.

 

그런 게임들은 마인크래프트의 '만드는 요소'에 다른 장르의 재미를 더하는 형태가 많은 편인데요, 이 '만드는 요소'가 자기 만족은 물론 게임 내의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는 것이 '마인크래프트'와의 큰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인디개발자 Ben Aksoy가 출시한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Ace of Spades)'는 마인크래프트와 비슷한 복셀* 형식의 그래픽의 1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반자동 소총, SMG, 샷건의 세 무기 중 하나를 선택해 상대를 제압하는 평범한 FPS 게임의 형식이지만, 공통 장비인 '삽'으로 지형지물을 파괴하고, 여기서 얻은 블록으로 벙커나 감시 초소 등의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죠.

* 부피를 뜻하는 volume과 화소를 뜻하는 pixel의 합성어. 마인크래프트의 블럭을 생각하면 편합니다.

 

마인크래프트에 슈팅 게임의 요소를 접목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유저가 지은 건축물의 하부를 파괴하면 위가 그대로 떠 있지 않고 푹 주저앉는다는 건 마인크래프트와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적이 높은 곳에서 귀찮게 하면 하부를 부숴 내려오게 만드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말이죠.
 

 

 

여담이지만, 같은 이름의 게임을 스팀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2012년 11월 영국 개발사 Jagex가 Ben Aksoy가 만든 게임을 인수, 2012년 12월 스팀 버전으로 출시한 버전이죠. 현재는 이게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고, 최초의 버전은 '빌드 앤 슛(Build and Shoot)'라는 이름으로 무료 배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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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요소가 있는 슈팅 게임이라고 하면 1월 23일 오픈 베타를 시작해 인기를 끌고 있는 '포트나이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게임엔진 개발사이자 게임개발사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3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는 전투와 건설 요소를 결합한 '액션-빌딩(Action-Building)'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맵에 있는 이런저런 구조물을 부숴서 재료로 만든 다음, 벽이나 계단 모양으로 바꿔서 여기저기 설치할 수 있죠. 모드에 따라서는 건축물은 물론, 무기나 탄약, 함정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포트나이트'에는 네 명의 플레이어가 전투와 건설에 맞춰 역할을 분담해 협동 플레이를 진행하는 '세이브 더 월드' 모드와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배틀로얄'이 있습니다. 이중 '배틀로얄' 모드는 유저들에게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알린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중에서 원하는 위치에 낙하한 다음 시작한다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한 구역이 줄어드는 등 배틀그라운드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뭔가 파괴하고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맵에 배치된 건물이나 구조물 대부분을 파괴할 수 있고, 맵 어디에나 내가 필요로 하는 구조물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만드는 것도 신경 쓴다는 게 조금 어렵긴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내가 원하는 건축물을 만들고, 이걸로 살아남았을 때의 기분은 남다릅니다. '내가 이렇게 적절한 건축물을!' 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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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요소'는 슈팅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드래곤퀘스트 빌더즈: 아레프갈드를 부활시켜라'(이하, 드래곤퀘스트 빌더즈)처럼 RPG에 '만드는 요소'를 도입한 게임도 있거든요.

 

2016년 4월 28일 한국어화를 거쳐 출시된 '드래곤퀘스트 빌더즈'는 사악한 용왕에게 고통 받는 아레프갈드를 구원하는 주인공의 모험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레프갈드에 사는 이들은 용왕에 의해 '만든다'라는 개념을 잊어버렸지만, 지하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정령 루비스에게 '사물을 만드는 능력'을 받아 이것저것 만들며 아레프갈드에 드리운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합니다.

 

 

 

기본적인 진행은 액션 RPG지만, 다른 시리즈의 용사들과 달리 주인공의 전투 능력이 매우 부족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일단 무기나 방어구도 직접 만들어야 하고, NPC들의 부탁도 대부분 뭘 만들어달라는 내용이죠. 보스전도 있는데, 이것도 특별한 아이템을 만들어 대처해야 하죠.

 

다들 아무것도 만들 줄 모르니까 주인공이 다 만들어야 한다는 게 조금 답답할 때도 있지만, 전투력이 아니라 '사물을 만드는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건 꽤 독특한 경험입니다.

 

 

지금까지 마인크래프트와 마인크래프트의 '만드는 요소'를 차용한 게임들을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마인크래프트가 워낙 크게 성공한 만큼, 마인크래프트에서 영감을 얻은 게임들은 정말 많습니다. 대부분 슈팅이나 RPG, 생존 게임과의 조합이 많이 보이는 편이지만, 나중에는 격투 게임에도 이런 요소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흠...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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