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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한국의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을 비교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콘솔게임은 혼자서 즐기는 게임이고, 온라인게임은 여럿이서 즐길 수 있다', '콘솔게임은 한 번 사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온라인게임은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간다', '온라인게임은 서버가 닫히면 더 이상 할 수 없지만, 콘솔게임은 그렇지 않다' 등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다른 플랫폼으로 보고 있었죠.

 

그렇지만 요즘에는 콘솔게임에서도 원활한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둘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PC로만 즐길 수 있던 MMORPG 같은 장르를 이제 콘솔 플랫폼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죠.

 

한국에서도 지난 3월 조이시티가 '3on3 프리스타일'을 출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블루홀의 '테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등 속속 콘솔 플랫폼으로 진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XBOX ONE 진출을 선언한 검은사막의 트레일러>

 

 

'한국 온라인게임의 콘솔 진출이 이제서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한국 온라인게임의 콘솔 진출 도전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다만, 기술력이나 노하우 부족으로 지금처럼 같은 온라인게임을 플랫폼만 다르게 해서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게임으로 만드는 일이 많았죠.

 

그럼 어떤 게임들이 콘솔 플랫폼에 도전장을 내밀었을까요?

 

 


시작은 가장 빨랐다! 메이플스토리 DS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는 한국에서도 상당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한국닌텐도의 출범으로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같은 닌텐도의 대표작을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었고, 송혜교나 장동건, 안성기 등 정상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졌었거든요. 콘솔 불모지라 불리던 한국에서 2010년 기준 약 300만 대가 넘는 기기가 보급됐다고 하니 그 기세를 알만 합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습니다. 시장에 기기가 많이 깔린 만큼, 유명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정말 잘 된다면 한국보다 더 큰 글로벌 진출도 노려볼 수 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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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촬영했던 동물의 숲 광고>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건 넥슨이었습니다. 넥슨은 2007년 1월 9일 진행된 한국닌텐도 닌텐도DSL 런칭 컨퍼런스에서 동년 9월 메이플스토리 DS의 출시를 선언했었죠. 당시 현장에서는 게임의 시연도 가능했고 출시 시점도 가까웠던 만큼, 한국 온라인게임 최초의 닌텐도 DS 게임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정된 날짜에 메이플스토리 DS는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식조차 불분명해져 2009년까지는 별다른 소식조차 없을 정도였죠. 나온다 나온다 하면서 나오지 않는 '베이퍼웨어'가 되나 싶었습니다만, 2010년 2월 25일 신형 게임기 닌텐도 DSi와 동시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오명을 벗었습니다. '한국 온라인게임 최초의 닌텐도 DS 게임 타이틀'이라는 명예는 2008년 12월 18일 일본에서 출시된 라그나로크 DS에 빼앗기고 말았지만요.

 

메이플스토리DS.jpg

 

 

발표와 출시까지의 텀이 길었던 만큼, 메이플스토리 DS는 초기 발표와는 많이 달라져있었습니다. 초창기에는 닌텐도 DS의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하는, MMORPG 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른 유저와 교류할 수 있는 액션 RPG였지만, 실제로 출시된 게임은 전사, 도적, 궁수, 마법사의 네 주인공마다 각자 다른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액션 어드벤처였거든요. 멀티플레이는 제외됐고요.

 

게임 플레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조작이 대표적인데요, 걷고 점프하고 휘두르는 게 기본 조작의 전부인 원작과 달리, 방향키를 같은 방향으로 2번 빨리 눌러서 대시를 한다거나, 공격키를 연타하면 나오는 '콤보 공격', 누르고 있으면 발동되는 강력한 '홀드 공격' 등 보다 다양한 액션을 선보여 호평 받았습니다. 캐릭터성이나 스토리도 호평을 얻어 원작의 악명(?)을 생각했던 플레이어들이 '의외의 수작이다'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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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성과가 있었는지 닌텐도 3DS로 '메이플스토리 운명의 소녀'라는 후속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원작이 이랬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캐릭터들 움직임이 정말 예뻤죠.>

 

 

 

온라인 느낌을 그대로! 라그나로크 DS
다음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기반으로 만든 '라그나로크 DS'였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2008년 12월 18일 일본 출시, 이듬해 6월 25일 한국어화를 거쳐 한국에도 정식 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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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느낌 그대로의 그래픽과 사운드, 터치펜을 활용한 조작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고, 주인공 캐릭터 '아레스'를 포함 최대 3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해 나름 파티플레이 기분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메이플스토리 DS와는 달리, 닌텐도 DS의 와이파이 기능을 활용한 멀티플레이도 지원하죠. 여기에 다크나이트, 샤먼 같은 라그나로크 DS 전용의 클래스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게임 출시 후에는 너무 터치펜에만 의존하는 조작, 대사 스킵, 텔레포트 같은 편의 기능 등의 부재가 아쉽다는 평도 있었지만, 1차, 2차 직업, 끊임 없는 캐릭터 육성을 가능케 하는 '한계돌파', 반복플레이가 가능한 멀티플레이 전용 콘텐츠 '신기루의 탑' 등 즐길 거리가 많은 점은 호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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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는 이후 PS VITA 게임으로도 출시됩니다. 라그나로크 DS와 달리 원작을 그대로 재현해내기보다는, 헌팅 액션 게임으로 새롭게 만들어냈죠. 이미지는 라그나로크 오디세이 에이스>

 

 

 

고국에는 출시되지 못한 비운의 게임, RED STONE DS
마지막으로는 'RED STONE DS - 붉은 의지에 이끌리는 자들 -'이 있습니다. '붉은보석 온라인'의 일본 서비스를 담당한 게임온이 제작, 2011년 5월 26일 출시한 게임이죠.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당시 일본에는 닌텐도 3DS가 출시되고, 한국에서도 닌텐도 DS가 끝물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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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STONE DS도 앞선 게임들처럼 원작의 그래픽과 사운드 등 겉모습을 그대로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원작과는 다른 게임성을 보여주는데 집중했습니다. RED STONE DS는 '멀티 시나리오 RPG'라는 장르를 내세우고, 플레이어가 취한 행동에 따라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는 시스템을 채택, 매 플레이마다 다른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과거와 현재로 나뉘어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그 연계성도 괜찮아서 호평을 받았죠.

 

하지만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다수의 버그, 원작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그래픽은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버그의 경우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면 게임 진행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망게임'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죠.

 


여담이지만, 닌텐도 DS로 출시됐던 온라인게임 기반 콘솔 게임들은 온라인게임용 쿠폰을 위해 구입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심하면 쿠폰만 쓰고 게임은 헐값에 팔거나 남한테 그냥 줘버리는 일도 많았다고 해요.

 

 

 

차세대 콘솔로 등장했던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라이브
넥슨은 비록 출시 시기는 늦었지만 닌텐도 DS용 게임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국내 개발사입니다. 닌텐도 DS뿐만 아니라 거치형 콘솔인 'XBOX 360'으로도 진출했었죠.

 

시작은 지스타 2006에서 '마비노기'의 XBOX 360 버전을 공개한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2007년 11월에는 스크린샷을 공개해 원작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의 XBOX 360 판은 상용화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넥슨의 의견 차이로 인해 중단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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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XBOX 360 버전의 스크린샷>

 

 

이후 한동안 소식이 없어 거치형 콘솔로의 도전이 끝난 것 같았지만, 2012년 XBOX 360용 '던전앤파이터 라이브: 헨돈마이어의 몰락'를 공개하며 프로젝트가 아직 건재함을 보여줬습니다. 넥슨과 네오플, 소프트맥스,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해 만들어진 던전앤파이터 라이브는 HD에 60프레임 그래픽을 구현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XBOX의 온라인 서비스 XBOX Live 기능을 활용한 멀티플레이도 가능했죠.

 

하지만 플레이할 수 있는 클래스가 귀검사, 격투가, 거너의 세 가지에 불과하고, 20레벨이 만렙이었을 정도로 구현 콘텐츠도 온라인 버전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해 비판 받았습니다. 그래픽을 제외하면 게임플레이, UI 등 이식도도 부족해 플레이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도 많았고요. 

 

나름 호평이었던 닌텐도 DS에서의 도전에 비하면 안타까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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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이 적었던 건 모든 작업을 새로 했기 떄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콘솔로 진출했던 온라인게임들을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부족한 환경에서도 원작 온라인게임의 재미를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면이 눈물겹기도 합니다.

 

이제는 온라인게임도 무리 없이 콘솔로 옮기고 서비스할 수 있게 된 세상이 됐습니다. 오히려 원작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볼 수 있게 됐죠.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온라인게임 기반 콘솔 게임들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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