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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 킹 오브 파이터즈 14를 출시한 SNK 플레이모어가 11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월 1일부터 사명을 기존 '주식회사 SNK 플레이모어'에서 '주식회사 SNK'로 바꾼다고 밝혔습니다. 2001년 도산해 사명을 바꾼 이후로 약 13년 만입니다.

SNK 플레이모어는 사명을 변경하는 이유에 대해 "금년 4월 25일부로 게임 콘텐츠를 주축으로 한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 로고 및 기업 슬로건을 변경했다. 이번 상호 변경을 통해 국내외에 대한 'SNK 브랜드'의 인지 확대 및 기업 가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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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쓰일 로고도 공개됐는데요, 이 로고와 기업 메시지 'The Future Is Now'는 구 SNK와 동일한 것입니다. 로고에는 다시금 원점으로 회귀해 계속 게임을 제공해 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기업 메시지에는 전 세계의 모두에게 매력 넘치는 새로운 게임을 창조해 가고자 하는 보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간단히 알아보는 SNK 사명 변경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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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K는 1978년 7월 22일 설립된 게임 회사입니다. 설립 다음 해부터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초창기에는 ASO, 이카리 시리즈, 사이코 솔저 등 슈팅 게임을 주로 제작하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다 1987년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1을 시작으로 격투게임의 저변이 넓어지자 '스트리트 스마트'를 시작으로 격투게임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의 프로듀서를 영입하며 '아랑전설 시리즈', '용호의 권 시리즈',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 'KOF 시리즈' 등 다수의 격투게임을 출시하며 게이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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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아랑전설, 용호의 권, 사무라이 스피리츠, KOF. SNK 격투게임 사천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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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격투게임만 있던 건 아닙니다. 런앤건 슈팅게임 '메탈슬러그 시리즈' 역시 SNK의 대표적인 히트작 중 하나였죠.>



그렇게 8~90년대를 풍미한 SNK. 하지만 그 이후엔 몰락 뿐이었습니다. 3D로의 전향을 꿈꾸며 만든 '하이퍼 네오지오 64'를 비롯한 3D 게임들은 수준 미달의 퀄리티로 팬들에게 외면당했고, 놀라운 조작감으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 진입을 노렸던 '네오지오 포켓'은 흑백버전 출시 후 1년도 채 안돼 컬러버전을 출시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망해버리고 말지요.

잇따른 실패로 도산 위기에 처한 SNK는 결국 2000년 1월 18일, 파칭코 슬롯머신 업체인 '아루제'에 손을 벌려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SNK의 빚은 운영권을 손에 쥔 아루제의 상상 이상으로 많았고, 결국 이듬해인 2001년 10월 22일 380억 엔의 부채를 안고 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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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직전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랑 MOTW, 메탈슬러그 3. 도산 직전 회사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SNK의 도산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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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당시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이미지. 자신들의 게임을 아끼고 성원해 준 이들을 위해 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SNK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도산 전 KOF 개발팀을 비롯한 제작팀을 계열사로 독립시켰거든요. 개발하다 도산으로 출시하지 못했던 'KOF 2001'도 계열사와 협력사의 도움으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또, 2001년 8월 1일에는 지적재산 관리를 위해 '플레이모어'라는 계열사도 따로 만들어뒀습니다. '플레이모어'는 '네오지오 포켓'을 제외한 SNK와 관련된 지적 재산권을 공개 입찰을 통해 낙찰받는데 성공했죠. 아루제와의 판권 다툼도 있었지만, 승소하면서 오히려 역관광을 시켰죠.

하마터면 뿔뿔이 흩어질 뻔한 SNK의 IP가 지금도 여전히 SNK의 손에 있는 건 이 당시의 결정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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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제와의 판권 소송이 정리된 이후인 2003년 7월, '플레이모어'라는 사명을 'SNK 플레이모어'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KOF 시리즈,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 메탈슬러그 시리즈 외에도 여러 신작을 출시하며 기대를 모았었죠.


하지만 SNK 플레이모어의 이름으로 출시한 게임들은 이전 SNK의 팬들을 만족시키진 못했습니다. SNK 도산 이후 인재들이 뿔뿔이 흩어져 게임 퀄리티가 떨어졌거든요. 대표적으로 격투게임들은 바뀐 대전 감각과 기대에 못 미치는 퀄리티로, '메탈슬러그 시리즈'는 발매 기간에 맞추기 위해 삭제된 요소가 너무 많았던 것이 비판 받았습니다.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는지, 이후 SNK 플레이모어는 주력 산업을 모바일, 파치슬롯으로 변경합니다. 이외에는 과거의 명작들을 컨버전하는 정도에 그쳤지요. 여자아이를 사정 없이 터치하는, 국내에는 '성추행 게임'으로 유명했던 '두근두근 마녀신판', SNK의 대표 여성/남성 캐릭터를 공략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Days of Memories' 등이 이 때 나온 게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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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두근두근 마녀신판, 오른쪽은 Days of Memories 2.>



하지만 부족한 게임만 있던 건 아닙니다. '메탈슬러그 디펜스'처럼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게임도 있었으니까요. 파치슬롯 사업 역시 SNK 플레이모어가 자산을 늘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 결과(라고 보기는 뭐할지도 모르지만), 과거 명작의 스마트폰 및 스팀 출시를 거쳐 PS4용 KOF XIV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2016년 4월 25일, KOF XIV 중대발표 자리에서 지금의 로고 변경을 발표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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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 XIV.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SNK를 기대하게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로고 변경 발표 후 첫 출시 게임인 'KOF XIV'가 출시 전 혹평에 비해 출시 후 양호한 성적을 내며 흥행했습니다. 몇몇 매체를 통해 과거 만들려고 했다가 만들지 못했던 게임들의 미공개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요.

SNK가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SNK의 전성기를 추억하는 유저라면 기대를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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