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생명의 검부터 마비노기 유저 자원봉사단까지,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미담

요즘은 누가 뭐래도 모바일게임이 대세다. 지하철에 타면 어디서든 게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모바일게임을 하는 사람은 이렇게 많아졌지만,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많은 게임이 모바일게임에서도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지만, 인상적인 결과를 남긴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사람들은 과거 온라인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사람 간의 정과 의리를 그리워하고 있다. 당시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는 치고박고 했을지언정, 현실에서 상대방의 어려움에는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위기의 산모 구한 리니지 유저들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MMORPG에서의 미담 사례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게임이다.

 

2001년 8월 리니지의 오웬 서버 채팅창에 “인천지역 병원에셔 수술 중 피가 모자라 급히 RH-O형 수혈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환자의 친척인 조모씨가 올린 것으로, 평소 자신이 즐겨 하던 리니지라면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수혈자를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글이 뜬 직후 모니터링 중이던 리니지 운영자가 조씨와 연락해 휴대폰 번호를 채팅창에 공지했고, 유저들은 의기투합해 사적인 채팅을 중단하고 수혈자를 구한다는 내용을 올리기 시작했다. 공지 후 수 분만에 조씨의 휴대폰으로 도움을 주려는 유저들의 메시지가 쇄도했고, 인천에 거주하는 리니지 사용자가 병원을 방문, 수혈을 마침으로써 위기에 처한 산모의 생명을 구했다.

 

엔씨소프트는 수혈에 나선 유저에게 1년 무료 이용권과 감사패, 그리고 리니지에서 단 한 자루만 존재하는 ‘생명의 검’을 선물했다. 이 일은 이후 ‘생명의 검 사건’으로 불렸으며, 당시 사회에 팽배하던 온라인게임 해악론에 맞서는 온라인게임 순기능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한편, 후속작인 리니지2에서도 어머니가 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한 유저의 소식에 해당 유저의 혈맹이 돈을 모아 2,4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탠 일이 있었다. 특히, 게임에서 적대관계에 있는 혈맹들도 모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더 큰 감동을 줬다.

 

<전 서버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생명의 검.>

 


난치병 환자의 세계일주 꿈 이뤄 준 대항해시대 온라인 유저들
코에이테크모가 개발하고 넷마블에서 서비스 중인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는 난치병 환자를 도와줘 국내 유저들은 물론 일본의 개발사까지 감동시킨 사례가 있다.

 

2011년 대항해시대 온라인 유저인 ‘해와달님’은 근육이 굳어가는 희귀 난치병 ‘근이영양증’으로 20년 이상을 침대에서 누워 지냈다. 그는 세계일주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좌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알게되면서 세계일주의 꿈을 게임을 통해 이뤄나갔고, 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가가 되어 세상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해와달님의 어머니가 목, 허리디스크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난치병 때문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좌절하던 해와달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그와 함께 세계를 탐험했던 동료들이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유저들과 넷마블은 힘을 합쳐 수술에 필요한 1,800만원을 지원해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한편, 이 소식은 일본에 있는 개발사 코에이테크모에까지 알려졌다. 코에이테크모는 한국에서의 미담에 큰 감동을 받았고, 이에 개발자가 직접 쓴 편지와 함께 열 척의 모형 배를 해와달님에게 선물했다.

 

<코에이테크모에서 보내준 편지를 읽고 있는 해와달님 유저>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는 ‘마비노기’ 유저들
넥슨의 마비노기는 매년 대규모 유저 행사인 판타지 파티를 개최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금을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2012년, 2013년에는 판타지 파티 수익금 전액을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기부했다. 메이크어위시 재단은 백혈병과 소아암 등 희귀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주고 있는 재단으로, 판타지파티에서 마비노기 유저들이 기념품을 구입한 수익금을 통해 10명의 아이들이 꿈을 이뤘다.

 

2014년 판타지 파티 수익금은 넥슨작은책방 100호점을 설립하는데 쓰였다. 넥슨작은책방은 전세계 아이들에게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넥슨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이번 작은 책방은 ‘넥슨작은책방 with 마비노기’란 이름으로 미얀마 쉐비다 지역에 지어질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는 마비노기 유저들이 직접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서류심사 및 면접을 거쳐 총 5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며, 최종 선발된 유저들은 넥슨작은책방이 지어지는 미얀마에서 6박 7일간 봉사활동 및 미얀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문화교류 활동을 펼치게 될 예정이다.

 

한편, 넥슨 관계자는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봉사활동을 위해 가는 것임에도 많은 유저가 참여해주고 있다. 접수 마감까지 5일이나 남았지만, 유저들의 신청이 끊이지 않아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댓글 0
1 - 25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