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의 흥미 유발과 참여 유도…악용의 가능성 언제나 있어 주의 필요

최근 들어, 온라인 게임 내 UCC(User Created Contents)기능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 방송 지원이나 동영상 녹화 기능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게이머가 가진 그림 파일로 장비를 만들 수 있게 하거나, 게임 내에 있는 ‘하우징’ 기능에 포함시켜 집을 꾸밀 수 있도록 한 게임도 있다.


이런 기능을 접하는 게이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 기능 하나를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기발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거나, 유명한 다른 매체(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디자인을 놀랍도록 똑같이 모사하기도 한다. 그런 디자인들은 다시 다른 게이머에게 퍼져나가며 선순환을 이룬다. 정말 다른 게이머 덕분에 모두가 더 즐거워지는 유쾌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UCC라는 것이 언제나 즐거운 것 만은 아니다. 악용의 가능성이 언제나 깔려있다. 결국 ‘더 즐거운 게임’이냐, 아니면 ‘더 안전한 게임’이냐의 사이에서 언제나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 내 UCC, 무엇이 빛이고 무엇이 어둠일까?


 

온라인 세상에서도 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PC 패키지 게임의 경우, 최근에는 게임의 콘텐츠를 바꿀 수 있는 모드(MOD)나 스킨 시스템을 기본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이머들은 모드나 스킨이 풍부한 게임을 언제나 좋아한다. 비록 정식 콘텐츠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자신의 장비를 꾸미거나 본 게임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모드를 깔아 또 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온라인 게임의 콘텐츠는 게임 회사가 철저하게 통제한다.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만큼, 특정 게이머가 게임 내 콘텐츠를 함부로 변경할 수 없게 막아둔다. 최근 들어서는 게임 내 밸런스를 주는 아이템보다는 외형을 바꾸는 아이템을 유료로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게이머가 스킨 등을 만들어 임의로 외형을 변경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는 경우도 많다.

 


<‘팡야’에 있는 셀프 디자인 기능을 이용한 의상.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이다.>

 


<‘메이플스토리2’의 아이템 편집 기능. 외부 파일을 불러와 의상으로 만들어 입고 다닐 수 있다.>

 


이런 면에 있어 ‘팡야’에 있는 나만의 의상(셀프 디자인) 기능이나, 최근 ‘아키에이지’가 보여준 하우징 꾸미기 기능, 얼마 전 테스트를 마친 ‘메이플스토리2’의 아이템 편집 기능은 파격적인 UCC도입 사례다. 특히, ‘메이플스토리2’의 경우에는, 게이머가 편집한 아이템을 다른 게이머와 교환할 수 있는 마켓 기능까지 제공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자면, 온라인 게임에 UCC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온라인 게임에 UCC가 있다는 것이 게임을 할 동기부여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게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기능이라고 해도 말이다.

 



<‘메이플스토리2’ 에서는 이렇게 다른 사람이 디자인한 복장을 구입할 수도 있다.>

 


많은 게이머가 온라인 게임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찾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자기 취향에 맞는 특정 색깔의 장비를 소위 ‘깔 맞춤’ 하는 모습이 그렇다.


그래서 게이머에게 게임 내 UCC라는 것은 대단한 기능이다. 고작 장비의 미세한 색깔 차이(눈으로 봐도 구분 못 할) 때문에 게임 내 시세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온라인 게임도 있는 만큼,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직접 게임 내 콘텐츠를 꾸밀 수 있다는 것은 꿈과도 같은 일이다.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사 모으는 정도가 아니라 내 마음대로 장비를 입을 수 있다면 게임 안에서 이보다 더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클라이언트를 믿지 마라’
분명 게임 내 UCC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 보이는 시스템도 부작용은 있다. 이 기능으로 어떤 상황이 벌일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IT 업계의 오래 된 격언인 ‘절대 클라이언트를 믿지 마라’라는 말로 요약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게이머’ 혹은 ‘XX게임 유저’라고 묶어서 말하지만, 이것이 하나로 묶어서 성향이 어떻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집단은 아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도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있듯이, 게임 내 유저의 성향도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은 규칙을 지키고 예의 있게 게임을 즐기는 편이지만, 이 중에는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만든 기능(?)이라도 최대한 악용해 자신만의 즐거움을 취하려는 하는 이기주의도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욕을 막기 위해 만든 필터링을 최대한 우회해 다른 게이머에게 온갖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전설적인(?) 욕쟁이 게이머는 게임마다 한 두 명씩은 있을 정도다.


UCC 기능도, 이런 사람에게 걸리면 이상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메이플스토리2’ 역시 그 짧은 알파테스트 기간 동안 부적절한 사진을 ‘벽보’에 올린 일이 있었다. ‘메이플스토리2’의 벽보 시스템은 게이머가 허가 없이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이 있는데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구역에 그런 자료가 올라온 것이다.

 


<‘메이플스토리2’ 초보자 마을 근처에 붙어 있는 음란물 벽보…>

 


<‘팡야’ 셀프 디자인 누드 옷. 사실 티셔츠의 색깔을 살구색으로 설정하고 빨간 점을 찍어놓아 착시현상(?)을 유도한 옷이다.>

 


돌이켜보면 이런 경우는 언제나 있다. ‘팡야’의 셀프 디자인 기능도, 일부러 의상을 살색으로 제작해 누드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의상을 만들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메이플스토리2’나 ‘팡야’나 둘 다 전체 이용가 게임에 말이다. 이 정도는 단속이라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게임 내 UCC에는 개인적 원한 등을 빌미로 다른 사람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게임 내 계정 정지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훨씬 심각한 사태를 불러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이머가 앙심을 품고 상대방의 사진을 악의적으로 합성해 벽보로 게시한다면? 그런 악의적인 합성을 아이템으로 만들어 착용하고 다니고 게임 내에서 판매까지 한다면? 더 심각한 경우는 게임을 즐기지 않아 자신은 모르는데, 게임 안에서 스토커가 자신의 사진으로 그런 짓을 하고 다닌다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다.


게임 내 UCC 도입은 그래서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법적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도 문제다. 저지른 당사자는 그렇다 치고, 서비스 업체의 책임은 어떨까? 물론 UCC를 도입한 게임마다 그 기능에 대한 별도의 약관이 준비되어 있다. 허나, 게이머가 약관 읽고 게임을 하던가?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이런 악용 사례 때문에 많은 게임 회사들은 온라인 게임에 UCC를 도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사후 관리가 쉽지 않다. 잘못하면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익의 문제도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의 유료화 경향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유료 아이템보다는 되도록 외형을 변경하는 유료 아이템으로 가고 있다. UCC로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면 게임사의 수익이 떨어질 것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제작사들이 온라인 게임 내 UCC 기능을 꺼리는 것이다.

 


도입은 신중하게, 관리는 확실하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아직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다. 공식 게임 콘텐츠도 아니고 팬들이 개인적으로 그린 일러스트 때문에, 그 게임 회사 대표가 국정감사에 끌려가 게임의 선정성을 지적 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게임 내 UCC 문제는 단순히 게임 내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을 빌미로, 누군가 또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단순한 음란물 장난 정도라 하더라도, 전체 이용가 게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역시 하나의 좋은 먹이가 될 수 있는 일이다.


‘메이플스토리2’ 테스트에서 가장 환영 받았던 시스템이 UCC 기능이다. 내가 직접 의상을 디자인해서 입고 다닐 수 있다는 자체가 유저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다. 재미있는 그림이 붙어 있는 ‘벽보’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악용의 가능성이 늘 상존해 있다. 도입은 신중하게, 그러나 관리는 철저해야 할 것이다.

 


<‘아키에이지’의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라 그런지, 다른 방향(!)으로 불건전 UCC를 제재했다.>

 


<전체이용가라도 이 정도 수위는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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