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바츠 해방전쟁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이승만 정권을 몰아낸 4.19 의거는 5.16 쿠데타로 빛이 바랬고, 5.18 민주화운동은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좌절됐다. 6.10 민주항쟁의 정신은 이후 ‘3당 합당’이라는 민주세력의 분열로 퇴색됐다.

 

바츠 해방전쟁도 비숫한 길을 걸었다. 아덴성을 함락한 바츠동맹은 ‘바츠 해방의 날’을 선포했다. 수세에 몰린 DK는 용던을 내어주고 오만의 탑에 은신했다. 혁명은 성공한 듯 했으나 혁명군 내부분열로 또 한 번 전란을 치른다. DK의 역습과 바츠동맹의 분열, 그리고 끝까지 저항한 혁명군들의 장렬한 최후까지. 바츠 해방전쟁의 대미를 장식한다.

 

<바츠동맹의 내분으로 전쟁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DK의 묘수, 용던은 버리고 기란성은 지킨다  
2004년 7월 17일, 아덴성을 함락한 바츠동맹과 내복단은 그 여세를 몰아 DK의 심장부인 용던으로 진격해 갔다. 이미 사기가 오를 대로 오른 동맹군의 기세에 DK는 질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수세에 몰린 DK는 끝없이 몰려드는 동맹군과 내복단의 공격을 방어하기에도 버거웠다. 오렌성, 글루디오성, 아덴성을 차례로 빼앗기고, 용던까지 위험해 지자 DK는 중대결정을 내렸다. 용던을 포기하고 새로운 본거지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2004년 8월, 이 시기는 바츠 뿐만 아니라 리니지2 모든 서버에서도 격변의 시기였다. 엔씨소프트는 크로니클2 ‘풍요의 시대’를 업데이트 했다. 새로 선보인 ‘풍요의 시대’는 말 그대로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추가됐다. DK는 추가된 사냥터 중 ‘오만의 탑’이란 곳을 새로운 본거지로 결정했다. 그들은 동맹군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리기 위해 오만의 탑 9층까지 단번에 진격해 들어갔다. 오만의 탑은 용던보다 훨씬 강력한 몹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곳을 통과하면서 수많은 DK 혈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오만의 탑 9층에 터를 잡은 DK는 기란성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하기로 했다. 수성에 불참하는 혈원은 제명시키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기란성 수성에 목숨을 걸었다. 그 덕에 매주 공성전마다 100파티 이상의 DK군사가 기란성 수성에 참여했다. DK가 기란성 만큼은 지키려는 이유가 뭘까. 여기서 DK의 탁월한 전략을 돋보인다. 즉 용던을 내어주면서 적을 방심시키고, 기란성을 지키면서 분열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DK의 작전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그동안 바츠동맹의 견고한 연합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바츠 해방전쟁은 경제 전쟁이다
이 시점에서 바츠 해방전쟁의 본질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역사에서는 이 전쟁이 서버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전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먹고 살기 위한 싸움이다. 보통 리니지2에서 중렙 이상 60레벨대 캐릭터들의 필수 사냥터는 용의 던전이다. 그러나 DK가 용던을 통제하면서 일반 유저들은 60레벨 대에서 더 이상 캐릭터를 키울 수 없게 됐다.

 

대신 용던을 차지한 DK는 빠른 시간 안에 세력을 키우며 강력한 힘을 비축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리니지2에서 발생하는 모든 분쟁의 원인은 용던에서 발생했다. 처음 올포원 혁명의 시발점이 된 사건도 용던 입구에서의 사냥터 분쟁이고, DK와 제네시스가 갈라선 원인도 용던 혈방다툼 때문이다. 만약 DK가 용던이 아닌 다른 사냥터를 통제했다면 이렇게 광범위한 저항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캐릭터를 더 이상 키울 수 없다는 것은 현실로 치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서민경제가 그만큼 팍팍해 졌다는 뜻이다.

 

역사에서 보면 반란을 일으킨 민중들이 나라의 국고를 먼저 털 듯, 바츠 유저들도 혁명이 일어나자 용던을 가장 먼저 공격했다. 아사 직전까지 몰린 유저들이 젓과 꿀이 넘치는 용던을 쟁취했으니 그 감회가 어떨까. 일반 유저들에게 개방된 용던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볐다.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모든 유저들이 마음껏 용던에서 사냥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용던은 바츠의 모든 민중들을 받아들일 만큼 넓고 크지 못했다. 이것이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었다.

 

<DK는 용던을 버리고 오만의 탑에 은신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내부개혁에 들어갔다>

 

 

동맹 3혈의 동상이몽
DK를 용던에서 몰아낸 바츠동맹은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바츠의 모든 사냥터는 개방됐고, 유저들은 진정한 자유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갈등은 논공행상에서 시작됐다. DK란 공적 앞에 맞서 힘을 뭉친 동맹도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서로의 이해관계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중 붉은혁명, 리벤지스, 제네시스의 이른바 동맹 3혈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붉은혁명은 처음으로 기란성을 탈환하고 DK의 탄압에도 끝까지 저항하면서 혁명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 리벤지스는 아덴성 공방전 때 오렌성을 지켜내며 동맹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제네시스 또한 DK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아덴성을 탈환한 혈맹이다. 이 세 혈맹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전후 이들 혈맹을 보여준 것은 자기 몫 챙기기였다.

 

먼저 리벤지스는 오렌성을 차지했다. DK의 공격에도 오렌성을 끝까지 사수했던 리벤지스에게 당연한 보상이다. 리니지2에서 가장 큰 아덴성은 각인에 성공한 제네시스 차지였다. 제네시스는 아덴성과 함께 용던 3층을 챙겼다. 과거 용던 혈방의 이권분쟁으로 DK과 갈라섰던 제네시스에게 용던 사냥터는 무엇보다 놓칠 수 없는 전리품이었다.

 

그런데 붉은혁명이 문제였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기란성이었다. 붉은혁명에 있어서 기란성은 유서 깊은 곳이다. 그들은 과거 3혈이 지키는 기란성을 처음으로 탈환하면서 바츠혁명의 정신을 널리 알았다. 또, 기란성을 빼앗기면서 그들의 총군주가 서버를 떠났던 비극을 겪기도 했다. 붉은혁명 입장에선 기란성을 탈환해 지금까지 맺혔던 울분을 풀어야 했다. 하지만 기란성은 DK가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성이 아닌가.

 

붉은혁명은 기란성을 수복하고, 오만의 탑으로 진격하자고 주장했다. 이참에 DK의 뿌리를 뽑자는 것이다. 하지만 리벤지스와 제네시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서버의 이권을 차지한 상황에서 구태여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기란 공성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서로가 눈치 보기에 바빴다. 붉은혁명은 오만의 탑 진격을 주장했고, 리벤지스와 제네시스는 용던에서 힘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동맹 3혈 간의 미묘한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DK의 총군주로 추대된 아키러스는 조직을 혁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패왕 아키러스의 대개혁

“세상에도 선과 악이 존재하듯이 리니지2 세상에서도 선과 악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선을 지향하고 선택합니다. 하지만 본혈맹 Dragon Knights는 과감하게 선보다 악을 선택했습니다. 악이 있었기에 선이 더욱더 빛날 수 있듯이, 우리는 억지로 선이라고 우기고 싶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DK 총군주 아키러스의 연설문 중-

 

한편 바츠동맹이 자중지란을 겪는 사이 오만의 탑에 은둔한 DK는 개혁에 들어갔다. 지금의 조직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었다. 우선 리더교체부터 단행했다. 어중간하게 꼬리만 자르기보다 윗선부터 대폭 물갈이 했다.  그동안 DK의 총군주로 있던 ‘Shadow여솔’이 물러나고 ‘아키러스’가 새로운 군주로 추대됐다. 온라인게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가 바츠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순간이다.

 

아키러스는 DK 화이트라인의 군주로 지내며 지금까지 수많은 전장에서 공을세운 인물이다. 그는 다른 혈맹의 군주들처럼 혈원들 뒤에 숨어 명령만 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 항상 선봉에 나서 싸우며 솔선수범한 리더였다. 그가 이끌고 있는 아키러스 궁수조는 전 서버를 통틀어 가장 호전적이고 용맹한 부대로 소문나 있다. 적들은 아키러스 궁수조의 마크만 봐도 도망갈 정도였다. DK 혈원들 사이에서도 아키러스 궁수조에 발탁되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졌다.

 

DK의 지휘권을 잡은 아키러스는 조직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 당시 DK는 전쟁에 지쳐 있었다. 천하의 DK도 유저들의 원성과 저주 앞에선 나약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게시판에 도배된 자신들 향한 저주와 원망의 글들을 보며 몇 번이나 회의감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게임 상에서 악명을 떨친 DK 혈원들도 현실에서 보면 평범한 우리 이웃일 뿐이다. 단지 DK란 혈맹에 가입해 활동한 것뿐이지 원래부터 사악한 사람은 아닌 것이다.

 

혈원들은 DK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왜 자신들이 욕을 먹어야 되고, 왜 이 지루한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혈맹에서 탈퇴해 다른 서버로 이주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아키러스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 유명한 ‘악인론’을 제시했다. 그는 혈원들에게 ‘억지로 선이라고 우기기보다, 당당한 악인의 길을 택하자’고 설파했다. 

 

현실에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고 있지만 적어도 게임 안에서는 비겁하지 않은, 당당한 악인의 삶을 살자는 결의였다. 악이 있기에 선이 더 빛나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이 모든 고난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재미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아키러스가 내세운 악인론은 DK 혈원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 비전은 4년 뒤 DK가 스스로 해산 할 때까지 혈맹의 정신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한편 DK의 반대쪽에서 선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바츠동맹의 균열은 갈수록 심해졌다.

 

<오만의 탑의 위용. 이곳에서 와신상담한 DK는 동맹의 내분을 노려 역습을 시도했다>

 

 

“나는 DK보다 리벤지스가 더 싫다”  
바츠동맹에 본격적인 내분이 시작됐다. 그 첫 번째 조짐은 붉은혁명의 동맹 탈퇴다. 붉은혁명은 오만의 탑 진격을 미루는 리벤지스와 제네시스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더 이상의 혁명정신을 발견할 수 없었다. 붉은혈맹은 바츠동맹의 마크를 때고 독자노선을 걷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혼자서 오만의 탑 출정을 선포했다. 이에 동조한 중립혈맹은 바츠동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걸 발견하고 붉은혁명의 깃발아래 모였다.

 

그들은 하나동맹이라는 새로운 연합을 만들었다. 또, 제네시스와 리벤지스도 고질적인 혈방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다. 동맹의 분열에 실망한 내복단도 각자 자신의 서버로 돌아가 버렸다. 한때 자유와 평등을 위해 하나로 뭉쳤던 바츠동맹이 콩가루 마냥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분열 뒤에는 다툼이 따랐다.

 

그러던 중 이들의 분열에 기름을 붓는 결정적 사건이 벌어졌다. 어느 날 붉은혁명 군주 ‘눈물을감추고’가 제네시스 군주 ‘칼리츠버그’를 만나 이야기 하던 중 “나는 DK보다 리벤지스가 더 싫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런데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했던가. 사적으로 내뱉은 이 말이 게시판에 뜬 것이다. 붉은혁명이 리벤지스를 원색비난 했다고 부풀려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양쪽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벤지스가 방심한 사이에 DK가 오렌성을 점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성을 뺐긴 리벤지스는 동맹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바츠동맹과 붉은혁명은 마지못해 지원군을 파견했다.

 

동맹군은 오렌성의 DK군을 몰아내고 쉽게 성을 되찾았다. 하지만 여기서 사건이 발생했다. 붉은혁명이 오렌성 각인을 해버린 것이다. 성을 되찾기 위해 도와 달라고 한 것인데 오히려 아군이 성을 먹어버렸다. 리벤지스는 분노했다. 여기에 리벤지스가 노리고 있던 디온성 까지 붉은혁명이 가로채자 양쪽의 갈등은 폭발해 버렸다. 리벤지스의 나리타 군주는 붉은혁명의 행위를 비난하면서 전쟁을 선포했다. 이른바 바츠동맹간의 내란이 시작된 것이다.

 

 

동맹의 와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싸웠는가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냥터를 독식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혈이 붕괴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과 싸우겠다”

-붉은혁명 눈물을감추고 군주의 전쟁선포문-

 

붉은혁명과 리벤지스의 전쟁은 바츠의 모든 유저들을 경악시켰다. 같은 동맹혈들이 말려보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과거 용던 이권을 둘러싼 3혈간의 내분을 바츠동맹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주도권은 제네시스에게 있었다. 제네시스는 평소 자신들을 탐탁지 않게 봤던 붉은혈맹이 미웠다. 제네시스를 3혈의 배신자인냥 취급하고, 자기들만 혁명의 적통이라고 잘난척하는 꼴이 보기 싫었다.

 

제네시스는 이참에 서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리벤지스편에 가담해 붉은혁명을 몰아붙였다. 전쟁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번졌다. 동맹의 분열에 실망한 내복단들은 각자 자기 서버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제네시스 리벤지스 연합군은 척살단을 투입해 붉은혁명을 공격했다. 척살단이 누구인가. 과거 바츠동맹의 치를 떨게 했던 DK의 척살단을 이제는 동맹군들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척살단의 공격에 붉은혁명은 거의 괴멸하다시피 무너졌다. 더 이상의 희망도 없었다. 이들에게 남은 것은 파멸뿐이었다.

 

<바츠동맹의 내분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동맹의 분열에 환멸을 느낀 내복단들은 하나 둘 자신의 서버로 돌아가 버렸다>

 

 

DK의 대반격! 무너진 혁명의 꿈 
바츠의 역사를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그토록 어렵게 이룩한 혁명의 꿈이 막상 무너질 때는 너무나 빨랐다. DK의 아키러스 군주는 바츠동맹의 분열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 서버에 흩어져 있는 DK군사들에게 총동원령을 소집했다. 그 전에 DK는 수세에 몰린 붉은혁명에게 손을 뻗혔다. 붉은혁명은 제네시스 리벤지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심정으로 DK와 연합했다.

 

한때 바츠 해방전쟁의 상징으로 통했던 붉은혁명이 이렇게 쉽게 무너졌다. 이때가 2004년 12월경이다. 오만의 탑에서 나온 DK는 붉은혁명과 연합을 결성하고 파죽지세로 몰아쳤다. 12월 19일 DK 연합군은 글루디오성을 탈환하고 바츠의 모든 성을 차례로 떨어뜨렸다. 더욱 비극적인 사실은 DK연합군은 붉은혁명을 선봉으로 내세워 과거 혁명동지들을 차례로 제거해 나갔다. 제네시스와 리벤지스는 패주를 거듭한 끝에 결국 항복을 하고 만다. 이들 혈맹들의 군주들은 앞서간 군주들처럼 캐릭터를 봉인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졌다. 이로써 바츠동맹은 와해되고 천하는 다시 DK의 손에 들어왔다.

 

 

최후의 파르티잔!
다시 바츠를 차지한 DK는 잔당 소탕에 나섰다. 예전처럼 반대세력에 대해선 무한 척살령으로 다스렸다. 남아 있는 세력들에게 투항 아니면 죽음 뿐이었다. 대부분이 투항했지만 몇몇 세력은 끝가지 저항했다. 저항세력은 항복하지 않고 혈을 탈퇴한 일부 붉은혁명 혈원들과 극소수의 동맹군으로 구성됐다. 저항군은 DK가 천하를 재패한 이후 5개월간 끈질기게 저항했다. 이들의 저항은 그야말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사냥도 못하고 도망 다니는 신세로 전락해도, 더러는 캐릭터가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이들의 저항은 그치질 않았다. 레벨이 다운되어 더 이상 캐릭터로써의 효용가치가 없어질 때까지 장렬하게 싸웠다. 그렇게 최후의 저항군들은 하나둘씩 산화해 갔다. 적군인 DK마저 이들의 결연한 의지에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2005년 10월 어느 날, 기란성 마을 결투장 부근에서 비운검이란 캐릭터가 바츠동맹 문장을 달고 혼자서 DK와 싸운 것을 끝으로 더 이상 저항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최후와 함께 바츠동맹은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DK가 당당한 악으로써의 삶을 살았다면, 이들은 죽음으로써 숭고한 선의 가치를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소설가 이인화 씨는 그의 저서에서 이들의 마지막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수백 명의 DK 혈맹원과 벌인 간밤의 싸움에서 많은 혈맹원의 캐릭터가 더는 활동할 수 없는 봉인 상태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은 D급 무기를 들고 있었다. 무수한 죽음으로 레벨이 30 이상 다운돼 무의미할 정도로 공격력이 낮은 무기를 들고, 옥쇄할 수밖에 없는 전쟁터로 묵묵히 떠나가는 것이다”

 

-이인화 교수 ‘신동아 2005년 8월호 바츠해방전쟁에 관한 글 중- 

 

<항복하지 않고 최후까지 저항한 사람들은 캐릭터가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싸우다 산화했다. 2005년 10월 마지막 저항군을 끝으로 바츠동맹의 깃발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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