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1987년 시작된 [록맨 시리즈]는 보스의 무기를 이용하는 독특한 시스템과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난이도, 개성 있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 정규 시리즈만 약 70여 개가 넘는다. 팬 층도 두껍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팬아트, 팬게임, 노래 제작 등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2010년 ‘록맨의 아버지’ 이나후네 케이지가 퇴사하고 이후 개발 중이던 여러 [록맨 시리즈]가 차례차례 개발이 중단 되면서 시리즈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마이티 No.9]은 [록맨]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겠다.”

캡콤에서 시리즈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상황인데다가 팬들의 인내도 한계에 도달했을 무렵, 이나후네 케이지가 자체 개발 신작 [마이티 No.9]을 공개하며 밝힌 포부다. ‘록맨의 아버지’로 불리던 그와 캡콤에서 [록맨 시리즈]를 만들었던 개발자들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액션 게임인 [마이티 No.9]은 록맨 팬들의 다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캡콤의 첫 가정용 오리지널 액션 게임으로 태어나 지금은 내놓은 자식이 되어버린 [록맨 시리즈]가 지금까지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 함께 알아보자.

01.jpg



캡콤의 역사적인 첫 가정용 오리지널 액션 게임, [록맨]
1979년 설립된 캡콤은 아케이드 시장에서 [건스모크], [마계촌], [1942]와 같은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히트시키며 선전하고 있었다. 캡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패미컴’ 시장을 개척할 새로운 게임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었다. 그들이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은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캡콤은 ‘철완 아톰’의 판권을 얻어낼 수 없었고 그 모티브만 따와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게 된다.

02.jpg

1987년 ‘철완 아톰’을 소재로 한 게임은 코나미에서 출시된다. 하지만 떨어지는 퀄리티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기에 캡콤이 ‘철완 아톰’의 판권을 얻지 못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팬들도 있다


‘철완 아톰’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큼 ‘착한 과학자가 만든 정의로운 소년 로봇’, ‘지구 정복을 꾀하는 나쁜 과학자’, ‘여동생 로봇’과 같이 비슷한 요소가 많다. 또한 가위바위보에서 영감을 얻어 모든 보스들은 각각 다른 보스와 상성 관계를 가지고, 주인공은 이들을 처치해 얻은 능력으로 약점을 공략해 보다 쉽게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 게임의 이름은 보스들로부터 얻은 능력에 따라 몸의 색상이 바뀌는 것에 착안해 [레인보우 전사 미라클 키드]라는 이름으로 내정되어 있었다가 [더 배틀 레인보우 록맨]을 거쳐 현재의 [록맨]이 되었다. [록맨]이라는 이름은 ‘락 앤 롤’(Rock & Roll)에서 따왔으며, 여동생 로봇의 이름이 ‘롤’인 것도 이 때문이다.

03.jpg

[록맨1]. 상당히 어려운 시리즈로 유명한데, 출시 이전에는 더 어려웠다고 한다


[록맨] 개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이나후네 케이지’는 [록맨]이라는 시리즈가 정립하게 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갓 대학을 졸업해 일러스트레이터로써 캡콤에 입사한 이나후네 케이지는 87년 스트리트 파이터의 디자이너를 거쳐 패미컴용 게임소프트 프로젝트에 합류해 [록맨]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는 먼저 개발에 참여하고 있던 키타무라 아키라가 만든 콘셉트를 기반으로 주인공인 ‘록맨’을 가다듬고, 적 캐릭터와 보스의 디자인은 물론 게임 내에 들어갈 도트 그래픽도 제작했다.

이후 숱한 내부 테스트와 개발을 거쳐 1987년 12월 17일, [록맨]의 첫 작품이 세상에 나왔으며, 이 시리즈의 성공으로 캡콤은 아케이드는 물론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하나의 대세가 됐다.

04.jpg

이나후네 케이지와 그가 가장 처음 디자인 한 보스 ‘일렉맨’. 이나후네 케이지는 ‘록맨’ 캐릭터의 콘셉트를 자신이 잡은 것이 아니었기에 ‘록맨의 아버지’라 불리는 것을 꺼려했지만, 게임의 기틀을 잡은 것은 그였기에 대부분의 팬들은 그가 [록맨 시리즈]의 아버지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적의 힘은 나의 힘, 보스의 무기로 약점을 찔러라!
[록맨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가위바위보에서 모티브를 얻은 ‘보스별 상성 시스템’이다. 각각의 보스를 물리치면 얻을 수 있는 무기는 다른 보스의 약점을 찌를 수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면 게임을 보다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각 보스의 무기들은 상성뿐만 아니라 사용법이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잘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시리즈에는 보스를 물리치고 그 무기를 얻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들어가 있지만 [록맨 에그제 시리즈]나 [록맨 제로 시리즈]처럼 속성에 따른 상성이 들어가 있는 시리즈도 있다.

05.jpg

악명 높은 ‘에어맨’도 ‘우드맨’을 먼저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리프 실드’로 쉽게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우드맨’을 쉽게 이기려면 ‘히트맨’ 스테이지를 먼저 클리어해야하고 이를 쉽게 하려면 ‘아이템 2호 ’가 필요한데 그럼 ‘에어맨’을 이겨야한다. 이처럼 서로 맞물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성만 믿었다간 오히려 플레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긴다



고난이도 액션 게임의 대표주자
[록맨 시리즈]는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생명력이 있는 만큼 적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고 점프 한 번으로 생사가 결정되는 일도 많다. 보스도 보스지만 스테이지의 패턴도 '악랄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운 것이 많다. 특히 캐릭터의 액션이 제한되어 있는 [클래식 록맨 시리즈]가 난이도가 높다.

[록맨 2]를 예로 들어보자. 플레이어는 히트맨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에어맨'을 잡으면 얻을 수 있는 '아이템 2호를 이용하고자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도 에어맨을 이길 수 없어서 우드맨을 잡으러 가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우드맨을 쉽게 잡으려면 히트맨의 약점 무기가 필요한데 그럼 또 히트맨 스테이지에서 막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가 결국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실패를 양분삼아 계속 도전하는 게이머들도 있었다. 그래도 어느 쪽이든 팬들에게는 [록맨 시리즈]에 대한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록맨 9]을 패미컴 풍으로 만들게 된 계기 중 하나인 '에어맨이 쓰러지지 않아'도 쓰라린 실패와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추억을 노래한 것이니 말이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록맨’, [클래식 록맨 시리즈]

06.jpg

발매 연표 1(* 발매 연표는 외전을 제외한 본편 시리즈만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1987년 12월 17일 시리즈의 첫 작품이 출시됐으며, 이후 [록맨 X 시리즈]가 전개되면서 [클래식 록맨 시리즈]로 분류되고 있다. 첫 작품에서는 점프와 공격만 가능했지만 시리즈가 전개될수록 슬라이딩, 차지샷과 같은 다양한 액션도 가능해졌다. 위에 소개한 [록맨 시리즈]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리즈이며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가시’로 대표되는 즉사 트랩과 ‘사라지는 블록’, ‘컨베이어 벨트’ 등의 낙사 유도 트랩, 까다로운 패턴으로 공격해오는 적들이 맞물려 유저를 괴롭혔다. 특히, 1편의 ‘옐로 데빌’, 2편의 ‘에어맨’과 같은 보스 캐릭터들은 일부 록맨 팬들의 트라우마가 될 정도였다.

07.jpg

에어맨과 옐로 데빌. 일본의 가수 ‘팀 네코 캔’에 의해 이들의 악독함(?)을 표현한 노래가 만들어져 인기를 끌기도 했다


95년 슈퍼패미컴으로 [록맨 7]이 출시됐다. 하드웨어의 변화에 따라 그래픽에서 크게 진보했으며, 당시 인기를 끌었던 [록맨 X]에서 볼 수 있었던 요소가 들어가기도 했다. 96년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10주년 기념작 [록맨 8]이 출시됐다. CD라는 대용량 매체의 장점을 살려 애니메이션 오프닝, 캐릭터 목소리가 추가됐으며, 그래픽 수준도 높아졌다. 98년 슈퍼패미컴으로 [록맨 & 포르테] 이후 한동안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았다.

2008년 9월 24일, 20주년 기념작으로 [록맨 9]이 출시되며 다시 시리즈가 전개됐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록맨]을 패미콤 시절의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부활시키고 싶어했다. 그런 의도대로 만들어진 [록맨 9]은 절묘한 게임 디자인으로 록맨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래픽이 너무 과거로 회귀한 것이 아닌가 하는 혹평도 있었지만, 20주년 기념작이었던 데다가 유저들의 추억을 되살려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록맨 9]의 성공에 힘입어 [록맨 10]이 출시됐지만 전작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게임성으로 전작만 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08.jpg

[록맨 9]. 과거로 회귀한 그래픽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다. 게임성 역시 단순하지만 재밌는 그 때의 재미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들으며 선전했다


위에 소개한 시리즈 외에도 [클래식 록맨 시리즈]는 게임보이나 메가 드라이브, 아케이드 등 다양한 기종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출시됐다. 또한 많은 록맨 팬들에게 재창조되는 시리즈로 [스트리트파이터 X 메가맨]처럼 캡콤과 함께 정식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팬게임도 있었다. 25주년 기념으로 무료 배포되고 있는 [스트리트파이터 X 메가맨]은 싱가포르의 록맨 팬이 만든 뼈대를 토대로 제작된 게임이다.

차기작으로 [메가맨 유니버스]가 개발 중이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퀄리티로 록맨 팬들의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2011년 3월 31일 개발이 중지됐다.

09.jpg

다양한 시리즈의 ‘록맨’으로 게임을 즐긴다는 콘셉트의 [메가맨 유니버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록맨’, [록맨 X 시리즈]

10.jpg

발매 연표 2


1993년 12월 17일, 슈퍼패미컴으로 [록맨]의 외전격 게임인 [록맨 X]가 출시됐다. 90년 출시돼 저변을 늘려나가던 슈퍼패미컴 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플랫폼으로 등장하게 된다. [록맨 X 시리즈]는 당장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클래식 록맨 시리즈]와 차이를 보여준다. 원작에서 100년 뒤인 21XX년을 배경으로 로봇인 ‘엑스’가 주인공으로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의 [클래식 록맨 시리즈]와 달리 ‘레플리로이드1)와 인간의 공존’을 다룬 진지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1) 록맨X 세계관의 로봇,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플레이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슬라이딩과 차지샷 정도가 한계였던 ‘록맨’과는 달리 ‘엑스’는 기본적으로 ‘대쉬’나 ‘벽 점프’가 가능해졌다. 또한 기존 [록맨 시리즈]의 보조 무기 시스템 외에도 스테이지 곳곳에 숨겨진 ‘파츠’를 모으면 공중 대쉬, 2단 차지샷, 활강 기능, 방어력 증가와 같이 캐릭터의 성능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시리즈에 따라서는 즉사 트랩인 가시에 찔려도 무사한 파츠가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검을 이용한 공격이 주가 되는 캐릭터 ‘제로’와 적의 DNA를 훔쳐 그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엑셀’ 등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도 늘어나 플레이의 폭도 넓어졌다.

11.jpg

[록맨 X 시리즈]는 벽 차기와 대시처럼 다양한 액션이 가능해졌다. 멋지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록맨 X4]까지 호평 속에 시리즈를 이어나가던 [록맨 X 시리즈]는 [록맨 X5]를 시작으로 주춤하기 시작한다. 원작자인 이나후네 케이지는 당초 [록맨 X5]에서 시리즈를 완결 지으려고 했지만 개발에 완전히 손을 뗀 [록맨 X6]부터는 당초 스토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록맨 X7]은 2D와 3D를 도입해 새로운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줬지만 부족한 완성도로 다수의 록맨 팬들에게 외면 받았다. 2005년 출시된 [록맨 X8]에서는 그래픽은 3D지만 플레이스타일은 2D로 회귀했고 다양한 추가요소로 돌아왔지만 팬들의 반응은 그럭저럭 이었다. 현재 [록맨 X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록맨 X 시리즈]는 한국에도 정식으로 소개된 [록맨 시리즈]다. 북미판인 [메가맨 X4]를 베이스로 쌍용이 국내에 출시한 [록맨 X4]를 시작으로 [록맨 X5]부터 [록맨 X8]까지 모두 정식 한글화 되어 출시됐다. 특히 [록맨 X4]는 지금도 많은 유저들에게 플레이 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엔 네오위즈게임즈와 캡콤이 협약을 맺고 [록맨 온라인]을 개발 중이었으나 2012년 11월 개발이 공식으로 중지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12.jpg

아쉽게도 개발이 중지된 [록맨 온라인]. [록맨 X 시리즈]와 [클래식 록맨 시리즈]를 베이스로 한 세계관이 특징이었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가장 좋아한 ‘록맨’, [록맨 대쉬 시리즈]

13.jpg

발매 연표 3


[록맨 대쉬 시리즈]는 1997년 12월 18일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록맨 시리즈]다. [록맨 시리즈] 최초의 풀 3D 액션게임이다. 액션게임이지만 아이템을 모아 ‘롤 캐스켓’에게 특수무기 제작을 부탁하거나 마을 사람들로부터 퀘스트를 받는 것과 같은 RPG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클래식 록맨 시리즈]와 [록맨 X 시리즈]와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게임 내에서나 [록맨 대쉬]의 캐릭터가 찬조 출연하는 작품에서 해당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가장 좋아하는 [록맨 시리즈]로도 알려져 있다. [록맨 대쉬 1] 개발 당시 매우 공을 들여 만들었지만, 유저들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었다. 후속작 [록맨 대쉬 2]도 성공하지 못했기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시리즈임에도 후속작 개발을 포기하고 있었다. 다른 [록맨 시리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2010년 [록맨 대쉬 3]의 제작이 발표하면서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개발을 총괄하던 이나후네 케이지가 캡콤을 퇴사하면서 시리즈의 행방도 불투명해졌고 결국 2011년 7월 19일 개발중지가 발표되며 시리즈의 명맥이 끊기고 말았다.

14.jpg

[록맨 대쉬 1]과 개발이 중단된 [록맨 대쉬 3]의 이미지. 서양의 록맨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다



저연령층까지 저변을 확대한 ‘록맨’, [록맨 에그제 시리즈]

15.jpg

발매 연표4


2001년 3월 21일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출시된 [록맨 에그제 시리즈]는 [록맨 제로 시리즈]와 함께 [록맨 X7]으로 휘청거리던 [록맨 시리즈]의 인기를 지속시킨 작품이다.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0XX년’이 배경이며, 초등학생인 ‘히카리 넷토’와 그의 넷 내비인 ‘록맨.EXE’가 다양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스토리다.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인 만큼 게임의 분위기는 매우 밝은 편이고,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져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액션 게임인 이전 작품들과 달리 전투에서 일정 시간마다 다양한 기술이 담긴 ‘배틀칩’을 세팅하고 필드에서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전투 방식을 채용했다. 배틀칩의 속성에 따른 상성관계가 뚜렷하고 하면 할수록 전략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액션 게임이 아니었기에 록맨 팬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간단하지만 전략적인 전투, 리메이크된 원작의 보스와 캐릭터들로 인기를 끌게 된다.

16.jpg

록맨 에그제에서 다시 부활한 [록맨 시리즈]의 보스들은 기존 록맨 팬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배틀칩을 조합해 벌이는 전투는 낯설었지만 특유의 전략성으로 재미를 주었다.



새로운 모습, 하지만 익숙한 액션으로 사랑받은 ‘록맨’, [록맨 제로 시리즈]

17.jpg

발매 연표5


[록맨 제로 시리즈]는 2002년 4월 26일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출시된 [록맨 시리즈]로 [록맨 X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였던 ‘제로’가 주인공인 게임이다. [록맨 X 시리즈]에서 약 100년이 흐른 뒤를 배경으로 보다 어둡고 진지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액션은 [록맨 X 시리즈]와 거의 동일하지만 게임 진행 방식은 보스를 선택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에서 스토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무기 레벨업 시스템과 사이버 엘프를 통해 ‘제로’를 강화하는 시스템이 도입돼 이전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캡콤이 개발을 담당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외주를 담당한 ‘인티 크리에이츠’가 캡콤에서 [록맨 시리즈]를 제작하던 직원들로 이뤄진 회사였기에 기존 작품에 비해 이질적인 시스템으로도 [록맨 시리즈]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난이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액션 게임으로써의 [록맨]을 원하던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새롭게 디자인된 ‘제로’의 모습은 많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이름 없는 중소 개발사였던 인티 크리에이츠는 유명세를 떨치게 되고 이후 여러 [록맨 시리즈]의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록맨 제로 시리즈]는 2005년 4월 21일 출시된 4편을 마지막으로 완결됐다. 큰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인 만큼 동인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후속작을 내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8.jpg

[록맨 제로 시리즈]의 주인공 ‘제로’. [록맨 X 시리즈]의 ‘제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팬들에겐 인정받지 못한 비운의 ‘록맨’, [록맨 젝스 시리즈], [유성의 록맨 시리즈]

19.jpg

발매 연표6


2006년 닌텐도DS로 출시된 [유성의 록맨 시리즈]와 [록맨 젝스 시리즈]는 각각 [록맨 에그제 시리즈]와 [록맨 제로 시리즈]를 계승하는 작품이다. [유성의 록맨 시리즈]는 전작의 플레이를 계승하면서 보다 간소화된 시스템을 선보였고, [록맨 젝스 시리즈]는 전작의 시스템에 여러 가지 형태로 변신하는 ‘라이브 메탈’을 활용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둘 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었고 각각의 시리즈에 새로운 팬들이 생겼지만, 기존 록맨 팬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유성의 록맨 시리즈]는 [록맨 에그제 시리즈]에 못 미치는 전략성에 대한 지적이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록맨 젝스 시리즈]는 전작에 비해 밝아진 분위기가 [록맨 제로 시리즈]의 진지함을 기대했던 유저들을 실망시켰다. 그나마 완결이 난 [유성의 록맨 시리즈]와는 달리 [록맨 젝스 시리즈]는 후속작에 대한 복선만을 남겨놓고 시리즈가 끊기고 말았다.

20.jpg

나쁜 작품은 아니었지만 기존 록맨 팬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다양한 게임에도 모습을 드러낸 ‘록맨’
[록맨 시리즈]는 약 70여 개의 타이틀이 출시된 장수 시리즈인 만큼 캡콤의 여러 게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역 캐릭터인 ‘록맨’이나 ‘롤’, ‘제로’ 등은 대전격투 게임인 [마블 vs 캡콤 시리즈], [타츠노코 vs 캡콤]이나 [귀무자 무뢰전]과 같은 캡콤 제작 게임은 물론 다른 개발사와의 합작 타이틀인 [남코 X 캡콤], [프로젝트 크로스 존]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록맨 시리즈] 신작이 없던 최근에는 닌텐도의 유명 액션 게임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의 신작에서의 등장이 발표돼 록맨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1.jpg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시리즈]의 신작에 등장하는 ‘록맨’. 클래식 록맨 기반으로 다양한 보조 무기를 사용한다. ‘록맨’ 참전을 알리는 트레일러 영상은 많은 록맨 팬들을 감동시켰다



아버지의 손에서 다시 태어나는 ‘록맨’
갈수록 휘청거리던 [록맨 시리즈]는 2010년 10월 29일, 이나후네 케이지의 퇴사로 위기를 맞는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퇴사와 함께 주도 아래 개발되고 있던 [메가맨 유니버스], [록맨 대쉬 3], 그리고 한국의 네오위즈게임즈와 함께 제작 중이던 [록맨 온라인]이 차례차례 개발 중단되면서 시리즈의 행방이 불투명해졌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캡콤을 나와서도 캡콤과 계약해 자신이 담당하던 타이틀을 계속 개발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캡콤의 거절로 무산되고 말았다.

[스트리트파이터 X 메가맨] 이후로는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신작 출시도 없었다. ‘[록맨 시리즈]는 끝났다.’라며 포기하고 있던 팬들은 2013년 8월 31일 PAX2)에서 이나후네 케이지가 공개한 [마이티 No.9]에 환호했다. 명실상부한 [록맨]의 부활이었다.

2) Penny Arcade Expo, 미국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게임 전시회. 비즈니스보다는 철저하게 일반 유저들에 초점을 맞춘 행사로, 신작의 전시는 물론, 대회, 코스튬플레이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22.jpg

[마이티 No.9]. 배경 설정이나 캐릭터 디자인, 게임 플레이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록맨 시리즈]와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록맨 시리즈]의 영혼을 잇는 정통 후속작’을 표방한 [마이티 No.9]은 이나후네 케이지가 퇴사 이후 설립한 회사인 ‘콤셉트’와 [록맨 제로 시리즈]를 시작으로 다양한 [록맨 시리즈]를 개발해 온 인티 크리에이츠가 공동 개발 중인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이나후네 케이지는 공식 석상에서 [록맨 시리즈]와의 공식적인 관계는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캐릭터 디자인이나 플레이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록맨 시리즈]와 비슷한 점이 많다.

게임을 발표한 2013년 8월 31일부터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비 모금을 시작했다. 이 모금은 전 세계의 록맨 팬들에 의해 엄청난 지원을 받았다.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인 90만 달러의 반절을 달성했고, 3일 뒤엔 목표를 달성했다. 갈수록 쌓여가는 모금액에 따라 이나후네 케이지는 스테이지 추가, 출시 플랫폼 추가, 게임 모드 추가, 특별 영상 공개와 같이 록맨 팬들의 마음을 직격한 콘텐츠 추가 개발을 발표해 더 큰 참여를 이끌어냈다. 마지막 날에는 약 400만 달러, 한화로 약 41억 원이 모금돼 [록맨]에 대한 팬들의 열정을 보여줬으며, 여전히 페이팔을 통해 모금을 하는 팬들이 있다고 한다. 현재 [마이티 No.9]은 2015년 4월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편, 인티 크리에이츠와 콤셉트는 [록맨 제로 시리즈]와 [록맨 젝스 시리즈]를 계승하는 신작 [푸른 뇌정 건볼트]를 제작 중이다. 보다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하며 출시는 2014년 여름으로 예정돼있다.

23.jpg

[푸른 뇌정 건볼트], [록맨 제로 시리즈]의 느낌이 나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20XX년, [록맨]이 다시 부활하길…
2013년 12월 22일로 26주년을 맞이한 장수 시리즈지만 앞으로의 행방은 불투명하다. 캡콤에서는 [록맨 시리즈]의 구작을 다시 팔기만 할 뿐 신작을 만들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25주년 기념작이라고 등장한 [록맨 크로스오버]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록맨 팬들에게 외면당하고 나서는 캡콤에 대한 록맨 팬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하지만 여전히 록맨 팬들은 [록맨]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닌텐도의 인기 대전 게임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시리즈]의 신작에 ‘록맨’이 참전한다는 소식에 대한 열렬한 환호, 그리고 ‘록맨의 아버지’ 이나후네 케이지가 제작 중인 [마이티 No. 9]에 쏟아지는 기대는 그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게임 속의 20XX년은 ‘록맨’이 본격적인 활약을 시작한 때다. 현실의 20XX년엔 게임 속의 ‘록맨’처럼 현실의 [록맨]이 다시 한번 활약하는 날이 돌아오길 바란다.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8
리니지2 레볼루션 주요뉴스
최신 뉴스
최신 댓글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