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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넥슨을 지탱하던 클래식 게임들이 하나 둘 모바일 게임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부터 CBT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 연'도 그중 하나입니다. '바람의 나라: 연'은 넥슨의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모바일 버전으로, 그래픽이 많은 유저가 추억하는 바람의 나라 구 버전에 기반하고 있어 첫 공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죠.
 
'바람의 나라'는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 시절 잠깐 해본 게 전부인 게임이지만, 수년간 '바람의 나라'에 빠져서 살던 유저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루시님도 그런 유저 중 하나였습니다. CBT 마지막 날까지 달려 도사 지존을 달성할 정도로 열성적인 루시님이 기억하는 '바람의 나라', 그리고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바람의 나라: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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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루시'는 가명입니다. 주변 지인들이 알아볼 우려(?)가 있다면서 지워달라고 해주셨어요. 양해 바랍니다.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루시: 바람의 나라 구버전을 즐겨 했던 평범한 유저1입니다...
 
- 언제쯤 바람의 나라를 즐겼나요? 바람의 나라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루시: 99년부터 인 거 같아요. 그때 즈음에 이사하면서 컴퓨터를 선물 받았는데요, 호적메이트가 먼저 시작했고 따라서 같이 시작했어요.
 
- 당시 바람의 나라를 즐길 때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요?
루시: 그전부터 게임을 좋아했어요. 막 인터넷이 보급을 시작하던 시절이다 보니 당시에는 친구와 게임에서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도트 그래픽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꾸미는 재미도 있었네요. 얼굴이나 헤어 종류가 점점 많아졌던 기억도 나고... 예쁜 옷도 정말 많았어요~
 
- 바람의 나라에서 주로 즐기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루시: 사냥이에요. 그때도 도사를 주로 하다 보니 여기저기 많이 불려 다녔습니다.
 
- 바람의 나라 하면 '체류'라는 비매너 행위로도 유명한데요, 당시에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관련한 일화가 있다면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루시: 저보다 나중에 바람의 나라를 시작한 동생이 있었는데요, 웨딩드레스를 너무 갖고 싶다고 해서 15,000전 짜리 싼 웨딩드레스를 사줬어요. 근데 이게 죽으면 사라지는 옷이었거든요.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줬는데 얼마 안 있어서 엉엉 울면서 오는 거예요. 들어보니 비매너 행위 중 하나였던 '소환빵'*을 당했대요. 그래도 가진 게 얼마 없어서 그랬는지 고레벨 유저들이 먹지도 않고 그냥 가버리길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줍고 보니 웨딩드레스가 없어졌다고 그러더라고요. 안 사라지는 웨딩드레스는 당시 상당히 비싼 가격이라 구하기 어려웠고, 동생은 충격을 받아서 그대로 접었어요.
*소환빵: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유저를 불러오는 '소환'을 이용한 비매너 행위. 초보들에게는 상당히 강한 몬스터였던 소에게 둘러싸인 다음에, 그 안에 유저를 소환해 소에게 공격받아 죽게 만드는 게 가장 기초적인 소환빵이었다고.

- 재미있게 즐기던 바람의 나라를 접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역시 그래픽 변화일까요?
루시: 
저는 그래픽 변화가 제일 컸어요. 아무래도 꾸미는 거에 중점을 두고 있었는데 신 버전 그래픽은 정말로 제 취향이랑은 거리가 멀었거든요. 깔끔하게 딱 구버전 종료하는 날 직전에 접었어요.

 

▶구버전을 그리는 유저들이 많았기에 20주년을 맞아서 '클래식월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 21일부터 바람의 나라: 연의 CBT가 시작됐습니다. 바람의 나라: 연에 대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루시: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아무 정보가 없었는데도 '이건 100% 구버전 그래픽이겠네' 싶었어요(웃음). 제 인생 첫 온라인 게임이었으니 당연히 해봐야지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옛날 느낌 그대로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어요. 사실은 걱정이 더 큰 거 같네요. 추억 속에 있는 바람의 나라는 정말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었으니까요.

- 현재 CBT를 즐기는 중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대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즐겨보니 어떤 부분이 원작과 비슷하고 어떤 부분이 원작과 다른가요?
루시: "이게 옛날 느낌 그대로 될까?", "옛날 그대로면 정말 재미있겠다." ... 하면서 옛날에 바람의 나라 같이 하던 사람들하고 오랜만에 바람의 나라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문파 공성전이나 용무기 노가다 할 때라던가...
비교 대상인 원작 바람의 나라를 구버전에 초점을 둔다면 다른 점이 정말 많다고 느꼈습니다.
첫 번째로는 랭킹 시스템이요. 구버전 바람의 나라는 성마다 접속자를 순수하게 체력, 마력 합산해서 순위 별로 차트 해줬는데, 특이하게 전투력 시스템이 생겼더라구요. 이게 장비는 어떤 값으로 수치화해서 계산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버프 스킬로 향상된 능력치까지 반영이 되더라구요. 원작은 그냥 열심히 사냥해서 체마만 열심히 올리면 됐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게 된 게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두 번째는 신버전 바람의 나라에서 추가됐다고 들은 환수나 변신, 강화 시스템이요. 주관적이지만 이게 제일 괴리감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그래픽은 구버전인데 신버전 콘텐츠랑 뒤죽박죽 섞여있는 느낌이거든요. 
그 외에는 스킬 이펙트 효과음이 기존과 다르다거나, 일부 스킬들이 구버전과 이름만 같고 효과가 바뀐 스킬들이 일부 있어서 조금 낯선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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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에 따라 정리되는 랭킹. 체마가 전부였던 과거 바람의 나라 유저에게는 어색한 요소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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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콘텐츠 중 하나인 각인. 마비노기에서도 이거랑 비슷한 걸 본 기억이...

 

 

- 바람의 나라: 연에서 좋았던 부분, 그리고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루시: 좋았던 부분은 그래도 옛날 느낌 남아있는 부분이예요. 처음 로그인하고 나오는 효과음만 들어도 벅차올랐거든요. 배경음도 맵도 옛날 그대로니까 옛날 생각 많이 났어요.
아쉬웠던 부분은 환수 같은 신버전 요소도 많고, 요즘 모바일 게임 요소가 더해졌는데 그래픽은 향수가 느껴지는 구버전이니… '옛날 느낌으로 만든 요즘 모바일 게임'?
근데 구 버전 바람의 나라는 너무 아날로그 하잖아요. 그대로 갖고 오면 안 먹힐 수도 있으니까 요즘 식으로 바꿨겠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사실 구 버전 유저로서는 개인적으로 구 버전 바람의 나라가 너무 그립거든요. 정말 구버전 세대 그대로 끌고 오려고 했으면 그냥 전부 다 그대로 갖고 왔어도 어땠을까 싶어요. 도사는 체 미느라 막 터치스크린이 터질지언정...(웃음)
 
- 마지막으로 바람의 나라: 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루시: 아직 CBT니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그룹 모집 광고가 사자후에 묻혀서 거의 보이지 않는 점, 그룹원이 접속한 채널이 보이지 않는 점, 자동사냥 AI 개선 등... 여기에 버그나 랙도 해결해서 쾌적한 환경이 됐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옛날 바람의 나라를 100% 재현하는 게 어렵다면 '바람의 나라:연' 나름대로 재미있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향수를 느끼려고 '바람의 나라:연' 접한 구 버전 유저들은 어느 정도 육성하다 보면 실망하는 분들도 많았을 거니까요.
저는 이제 평범한 즐겜 유저라 콕 집어 의견을 내세우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CBT를 하고 있는 분들의 정말 좋은 의견들이 많거든요. 소통하는 좋은 운영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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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T 종료 직전 보내온 루시님의 스펙. 일요일에 조금 무리해서 지존을 달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루시'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추억을 안고 '바람의 나라:연'을 접한 과거 바람의 나라 유저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어요. 오래전 바람의 나라와 완전히 같은 게임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 바람의 나라 유저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바람의 나라:연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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