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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때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장르와 상관 없이 키보드로 게임을 플레이했죠. 대전격투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대전격투게임하면 아케이드 스틱이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키보드로 오래 플레이 해온 유저에게는 키보드가 아케이드 스틱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최고의 게이밍 기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격투게임 대회 취재를 다녀보면 PC 버전과 콘솔 버전이 모두 나온 게임이라도 콘솔 버전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대회 진행, 경기 진행에 있어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함인데요, 이 때문에 키보드로 대전격투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참여는 사실상 제한됐습니다. 콘솔 게임기에서 키보드를 컨트롤러로 지원하는 사례가 없었던 만큼, 대회에 나가기 위해 비싸면 20만원이 넘는 아케이드 스틱을 구입하는 유저도 종종 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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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의 조작감을 살리면서도 콘솔에도 쓸 수 있는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유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은 2018년 2월 진행된 드래곤볼 파이터즈 발매 기념 오프라인 토너먼트.

 


그런데 12월 2일 홍대던전에서 개최된 SNK 공식 대회 '2018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이하, KOF98) 코리아 토너먼트'의 예선전에서는 기존 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전대에 모든 키 동시 입력이 가능한 키보드를 세팅해뒀거든요. 이를 위해 대회에 사용되는 게임도 스팀으로 출시된 'KOF98 UM'의 네오지오 모드를 활용했고, 대진표를 만들 때도 미리 컨트롤러 사용 선수와 키보드 사용 선수를 구분했습니다. 평소 키보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도 대전격투게임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고 할 수 있죠.

 

키보드 유저를 배려한 효과는 대회 발표와 함께 바로 나타났습니다. 총 상금 100만원의 소규모 대회였지만, 대회 발표 하루 만에 참가 신청이 마감됐거든요. 본래는 32강으로 진행하려 했고 나머지 32명은 예비 인원으로 두려 했으나, 뜻밖에 뜨거운 호응에 예선전은 64강으로 치러졌습니다.

 

대회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기존에 잘 알려진 KOF98 고수를 상대로도 뒤지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준 은둔 고수들의 활약이 빛났어요. 시드권을 얻었던 네임드 유저 중에 생각지도 못한 은둔 고수에게 당한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인터넷 방송을 통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전격투게임 중 하나인 KOF98인 만큼, 예선전임에도 많은 관람객이 모여 '이변'을 보고 함께 열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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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 기본 세팅. 왼쪽 아케이드 스틱은 '조이트론 EX레볼루션 V2 삼덕사스틱버전', 오른쪽 키보드는 모든 키 동시 입력이 장점인 게이밍 키보드 'NKEYBOARD NKEY 2'입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대전격투게임에는 아케이드 스틱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지만, 세상은 바뀌고 있습니다. 키보드로 게임을 접해 키보드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낼 수 있는 유저가 대회에 나갈 수 있고, 더 나아가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는 아닌 거죠.

 

2018 KOF98 코리아 토너먼트는 오는 12월 9일 본선 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16명이 한국 KOF98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겨룰 예정이죠. 본 대회가 좋은 선례로 남아 키보드 유저도 활약할 수 있는 대전격투게임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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