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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은 23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8 게임인 한국사 콘서트'를 개최했다. 한국사 게임 개발 활성화와 우리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 선생과 김태곤 조이시티 CTO가 참석해 각각 '한국사 대중화', '역사 게임'을 주제로 한 발표와 '한국사 대중화와 게임적 상상력의 융합'에 관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은 "역사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한국사를 대중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상물을 통해 대중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게임계에서는 새로운 IP를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갖고 있는데,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한국사가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를 재미있게 가지고 놀아보았으면 한다. 한국사는 어렵지 않다. 재미있으면서도 과거 선조들이 살아온 이야기에서 교훈도 배울 수 있다. 교육으로 배우면 거부감이 들지만 게임을 통해 한국사를 접할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며 금일 한국사 콘서트의 핵심 단어로 'PLAY 한국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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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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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선생 "한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첫 번째 순서는 최태성 선생의 '한국사 대중화'를 주제로 한 강연이었다. 최태성 선생은 "오늘은 내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만들 결과물을 기대하겠다."라며, 자신이 역사를 공부하며 '왜 게임으로 만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재미있는 소재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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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 선생

 

 

먼저, 고조선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환단고기'다. 최태성 선생은 "환단고기는 주류 역사 학계에서는 건드리지 않는 금단의 영역이지만, 그런 영역을 끌고 와서 펼쳐볼 수 있는 게 게임이 아닐까 싶다."라며, 환웅이 세운 배달국의 14대 천왕 '치우'와 중국의 황제 '헌원'이 맞붙는 '탁록 전투'를 소개했다.

 

그는 "탁록 전투는 동이 문명과 중화 문명의 대결 구도를 그리고 있다. 치우는 풍백, 우사를 앞세워 바람과 비구름으로 헌원에 맞붙고, 헌원은 곰, 호랑이, 사자 같은 맹수를 풀어 싸운다. 여기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상상, 신화의 존재라 게임에 좋은 소재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게임 제목은 '환단고기'를 제안했다.

 

다음은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의 싸움을 그린 게임이다. 그는 "백제, 고구려, 신라의 세 나라가 공통적으로 차지하려 했던 지역이 바로 '한강'이다." 라며, "우리 민족의 방파제 역할을 했던 철갑기마병을 보유한, 광개토태왕만 떠올려도 가슴이 떨리는 나라 고구려, 여러 문화재를 통해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나라와의 교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수군의 강점을 가진 백제, 고구려의 육군, 백제의 수군처럼 자랑할 만한 건 없지만 나름의 지략, 전략이 강점인 신라. 이 세 나라가 박 터지게 싸운 역사가 있는데 왜 우린 이런 삼국지가 없을까, 한국사 수업을 하며 아쉽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게임 제목은 '한강'을 제안했다.

 

조선시대로 넘어와서는 한양을 설계한 인물 '정도전'을 들었다. 최태성 선생은 "정도전이 한양을 설계했을 때 자기 앞에 펼쳐진 종이 위에 붓을 들고 선을 긋고 점을 찍었을 것이다. 선은 길이 되고 점은 문이 된다."라며, '선과 점을 찍어 도시를 만들어낸 모습, 도시 건설 게임에 정도전의 꿈, 정도전이 설계한 한양의 모습을 그려 넣는 게임을 제안했다.

 

또, 과거를 통해 양반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던 당시 남자 아이들의 놀이 '승경도'를 소재로 한 게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최근 영화 '암살', '밀정' 등으로 주목 받는 일제강점기 시절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을 들었다. 그는 일제강점기 경제의 심장 조선식산은행과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지고 시가전을 벌였던 독립운동가 나석주 의사의 예를 들어, 독립투사들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단계별로 이뤄가는 게임을 제안했다.

 

최태성 선생은 강연 마지막에 "직접 게임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역사를 알리면서 왜 이런 게임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소개해봤다. 한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게임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를 과감히 끌어들이면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이 더욱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했듯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의 상상력을 맘껏 펼쳐서 한국사와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멋진 한국사 게임, PLAY 한국사를 기대하겠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조이시티 김태곤 CTO 말하는 '역사 게임의 역사'

이어 김태곤 조이시티 CTO가 '역사 게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태곤 CTO는 "내가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 있는 책임감으로 우리가 도전했던 사례, 준비 중인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려 한다. 궁색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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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시티 김태곤 CTO

 

 

김태곤 CTO의 첫 역사 게임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충무공전'이다. 김태곤 CTO의 데뷔작이기도 한 '충무공전'을 통해 그는 게임 개발을 업으로 삼는 것은 물론, 역사 게임의 매력도 알게 됐다고 한다. 또, 충무공전의 해외 출시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에 좋은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역사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음 역사 게임은 '임진록 시리즈'다. '임진록 시리즈'는 임진왜란 이후 백성들의 억울함을 달래기 위해 쓰여진 소설 '임진록'에서 모티브를 따온 게임이다. 김태곤 CTO는 "임진록2+ 조선의 반격 때 그린 충무공 이순신의 일러스트가 지금도 충무공 이순신과 관련된 관광지에서 쓰이고 있다. 개발자로서는 뿌듯함, 자부심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지만, 2002년에 만든 이미지가 아직도 쓰일 정도로 새로운 게 없었다는 점은 씁쓸하다. 우리 것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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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고구려, 신라의 전쟁을 그린 '천년의 신화'는 역사 게임의 주제와 소재 다양화의 시작이었으며, 전쟁 게임에만 국한되는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소재를 다뤄보고자 만든 게임이 '임진록 온라인: 거상'과 '군주 온라인' 이었다.

 

'거상'은 이름처럼 큰 상인이 되는 게 목표인 게임으로, 마을간 시세 차액을 이용한 수익을 내거나,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만들어 팔고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거래 등 경제적 요소를 강조한 게임이다. '군주 온라인'은 정치를 주제로 한 게임이다. 유저가 왕이나 육조 판서가 돼 각 서버의 세율이나 이벤트 진행을 운영자가 아니라 선출된 내각이 주도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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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재를 다룬 역사 게임들은 국내에서는 좋은 성과를 냈지만, 당시 한국 게임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김태곤 CTO는 "역사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다. 게임 개발 고도화에 따라 비용은 늘어나는데 한국이라는 제한된 시장만을 바라보며 게임을 만드는 건 위험하다. 요즘은 모바일 게임도 100억이 필요한데, 한국만 출시한다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역사 게임으로도 국내 외의 시장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게임이 바로 2006년 출시된 '타임앤테일즈'였다. '타임 앤 테일즈'는 플레이어가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과거로 가서 당대의 인물을 만나는 스토리가 특징인 게임이다.

 

'타임 앤 테일즈'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김태곤 CTO는 오기가 생겨 2년 뒤에는 판을 더 키웠다. 세계의 모든 역사를 게임에 넣은 '아틀란티카'라는 게임이 그것이다. 김태곤 CTO는 "다행히 이게 잘됐다. 전세계 역사에서 한국사가 차지하는 실질적인 비중이 더 커졌고, 전세계 유저가 이 게임을 하게 됐다. 천만 다행이다."라고 회고했다.

 

한국사 외에 다른 나라의 역사가 들어간 부분에 대해 김태곤 CTO는 "'일본의 사무라이, 닌자는 헐리우드에서 단일 소재로도 잘 나가는데, 왜 우리나라 역사는 다른 나라 역사에 곁들여져야 하는가?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무라이, 닌자로 대표되는 일본 문화가 유명해지기까지는 수십년의 노력이 있었다. 그런 노력은 보지 않고 성과에만 집착한다면 달성할 수 없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자, 우리 역사를 많은 역사의 일부로써, 중요한 역사로 보게끔 하자를 목표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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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모바일 게임 '광개토태왕'을 출시했다. 제목처럼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이 백제, 신라와 싸우며 영토를 개척해 나가는 영웅적 일대기를 그린 게임이다. '역사 게임이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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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CTO는 지금까지 역사를 어떻게 게임에 녹여낼지 고민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오는 과정을 '역사 게임의 역사'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개발비, 사업비 부담은 점점 커지고 우리 역사가 전세계에서 상업적 인지도를 가지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라며, 앞으로 역사 게임이 나아가야 할 길을 두 가지 제시했다.

 

하나는 '전통적 방법'이다. 김태곤 CTO는 "충무공전 이후의 역사 게임에서는 선악, 피아 구분을 명확하게 하고 우리편이 아닌 상대는 한 등급 아래로 묘사했다. 이는 게임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서도 그랬다."라며, 그동안의 역사 콘텐츠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조선 장수와 일본 장수, 그리고 명나라 장수의 일러스트를 보여주며 "이제는 인식이 바뀌었다. 2014년 개봉한 '명량'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배우는 물론, 일본 장수를 연기한 배우들도 모두 주연급이었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임진왜란을 다루는 우리의 눈은 20년 전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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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태곤 CTO는 과거의 현재의 역사 드라마 속 복식을 보여주며 "임진왜란 소재의 역사물만 봐도 조선군의 복식이 다르다. 과거엔 천옷만 입고 있지만 요즘에는 갑주를 걸치고 있다. 난중일기에서 갑옷과 투구에 대한 검열이 나오는데 장수들만 입고 있었다면 굳이 검열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학계에서 연구되고 발표된 내용,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의 제작비가 커져 고증에도 신경 쓸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태곤 CTO가 말하는 '전통적 방법'은 '적들에 대해서도 관대한 시선에서 명확한 매력을 부여하고, 고증에 대해서도 신경 쓰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김태곤 CTO는 "물론, 게임을 만드는 것이지 역사책을 쓰는 게 아니라서 상상력을 부여할 정도의 융통성은 있어야 한다. 그 적절한 경계선이 어딘지는 실험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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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CTO는 이후 진행된 토크에서 고증과 관련해 "역사를 다루겠다고 하는 순간 사실이라는 뼈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고증에 신경 쓰는 이유는 사실성을 부여해 유저들에게 몰입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고증을 통해서 진짜 그랬을 거 같은 느낌을 주면 가상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유저로 하여금 역사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태곤 CTO는 "드라마, 영화, 책 외에 우리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 사람이다. 그래서 그 자리에 가자 마자 온몸으로 전율을 느끼기는 어렵다. 뭔가 보이고 들려야 공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에는 역사의 다양한 흔적이 수천년간 누적됐다. 경복궁 하나만 봐도 창건 시의 이야기, 선조가 피난을 떠날 때 불탔던 이야기, 조선 후기 중건할 때의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역사를 채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준비 중인 것이 있다."라며 준비 중인 프로젝트의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지도를 기반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느낀 바, 아는 바를 투영할 수 있게끔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유저와 현장감 있게 즐길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게 김태곤 CTO의 설명이다. 실제 영상을 보면 한때 포켓몬GO를 시작으로 폭발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AR 게임'과 비슷하다.

 

끝으로 김태곤 CTO는 "역사를 게임에 녹여 중요한 IP 자산으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다만 이루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여러분이 격려해주고 적극적으로 즐겨줘야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노력을 해왔지만 역사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 자리를 통해 학계와 공통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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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조이시티 김태곤 CTO, 최태성 선생

 

 

강연 이후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을 좌장으로 '한국사 대중화와 게임적 상상력의 융합'에 관한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역사 게임의 여러 가능성이나 역사 게임에서의 고증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토크 마지막에 최태성 선생은 "창의 융합이란 단어를 여기서 봤다. 게임에는 한국사와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게임 스토리가 있어야 게임이 나온다. 그 스토리에 대해 고민이 있을 것인데, 한국사 역시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게임 개발자 여러분, 역사 공부합시다.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김태곤 CTO는 "역사 게임은 단독 성장할 수 없다. 기반이 되는 문화 수준과 유저들의 눈높이가 같이 높아져야 한다. 최근 암흑기를 거쳐 역사물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에는 역사를 다루는 각종 콘텐츠의 폭발적 성장, 그리고 대중이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이 아니라 그 역사가 있게 된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태성 선생님 같은 분들이 역사를 연표가 아니라 이야기를 설파하면서 젊은 층의 역사 관심도도 높아졌다. 나는 종종 동료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 '당신 머리에 전극을 붙이고 슈퍼맨이라고 이야기하면 아무런 뇌파 변동이 없겠지만, 이순신 장군이라고 이야기하면 어떠한 울림이 있을 것이다. 이만한 IP가 어디 있겠나'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런 흐름에 제일 앞서 나가고 싶다. 또,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더 많은 욕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임헌영 소장은 "이 자리가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됐길 바란다. 역사의 시대가 오고 있고, 선진국일수록 역사에 관심이 많다. 역사 콘텐츠가 게임에서도 주류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협조해주시고, 오늘 많은 기여를 해준 두 사람에게 앞으로 좋은 작품 만들어 달라는 격려 보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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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최태성 선생, 조이시티 김태곤 CTO,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

 

한국사 콘서트가 종료된 뒤 별도의 장소에서 연사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질의응답에는 최태성 선생,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조이시티 김태곤 CTO,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Q. 게임이 다른 매체에 비해 역사 의식이 부족한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보면 현재 게임의 주류 장르에서 역사를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런 같기도 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태곤: 게임 개발자의 한사람으로서 그런 부분에 공감하고 책임을 느낀다. 편중된 소재를 선택할지라도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가지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부족했던 게 사실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 본다.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콘텐츠를 IP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IP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상관없이 노력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우리가 가진 본질적 IP인 한국사에 관심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IP가 중요하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세상이 될수록 역사를 주제로 한 게임이 부각될 것이다.

 

Q. 임헌영 소장과 최태성 소장은 오늘 자리에서 기존에 가졌던 게임산업의 역사관에 대한 인식이 있고, 한국사 콘서트 이후의 심경 변화가 있을 같다. 이전에 가졌던 생각과 행사 이후 느낀 점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최태성: 한국사 콘서트 이전에는 게임개발자가 역사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한국사 콘서트를 하며 '할 수가 없었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런 걸 해줄 수 있는 토대가 갖춰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서 왜 게임개발자에게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 전반에서 서로 조화롭게 만들어나가야 게임 산업도 갈 수 있다. 오늘은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좋은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야구도, 축구도 기본기가 중요한데, 지금 한국사도 기본기가 안 돼있다. 왜 '안 만드냐'라고 말하기 전에 기본기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임헌영: 최태성 선생님과 비슷하다. 나도 많이 배웠다. 현재 국민 전체가 가진 역사에 대한 흥미는 조선 왕조 시절에 머물러있고, 그 안에서 게임이 대중화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Q. 역사 게임은 결국 스토리텔링 위주로 밖에 없다. 국내 주류인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 자체가 스토리텔링 게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장르와 플랫폼 한계가 두드러지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에서 한국 게임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는 시기라 보는데 아직 스토리텔링 위주의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그런 바뀌어야 역사 게임이 만들어질 있을 같은데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김태곤: 한동안 한국 게임의 장르적 편향성은 스토리와는 관계가 없었다. 스토리 전개는 피상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 게임을 보면 스토리텔링을 위한 인프라가 훌륭해졌다. 영화 몇 편을 찍어도 될 만큼의 분량을 풀 보이스로 넣기도 한다. 그렇게 훌륭한 인프라를 갖췄지만 스토리텔링과 관련해 충분히 깊이 있는 콘텐츠를 보진 못했다. 이게 누군가의 머리 속에서 갑자기 나올 수는 없기에 IP를 찾는다. 수백, 수천년 동안 수많은 이에게 감명을 준 역사는 그런 IP 중 하나다. 스토리텔링 인프라가 부족해서 안된다는 건 변명이다. 설령 부족하더라도 어떻게든 게임에 녹여내려고 해야 한다. 역사 게임이 게임 스토리텔링 강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Q. 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이 나오고, 영웅 각각의 개성이 명확해 삼국지라는 소재가 정말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에도 이순신 장군 외에 여러 영웅이 있다. 그럼에도 삼국지에 비해 여러 인물이 부각되지 않는데, 너무 이순신 장군 위주로 풀어가는 배경적 한계, 다양한 영웅을 학습하지 못한 한계가 임진왜란 IP 크게 성공하지 못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태곤: 삼국지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우리 역사에도 그런 상황이 있지만, 우리가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문제다. 정기적으로 답사 여행을 하는데, 얼마전에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여러 기록이 남아있는 현충사에 갔었다. 거기서 함께 싸운 장수들의 기록을 읽다 '김완'이라는 무신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순신 장군 휘하에서 싸웠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파직당하고 원균을 보좌하다, '칠천량 해전'에서 일본 수군에 포로로 사로잡혀 일본으로 압송당했다. 근데 여기서 생을 마감한 게 아니라 일본을 우여곡절 끝에 탈출해 귀국했다.

이런 김완의 생 하나만 가지고도 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후대가 이를 제대로 발굴하지 못했고, 이를 충분히 영화화할 만한 상황에 이르지 못했을 뿐이다. 최근 개봉된 역사 영화들은 사건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은 여기에 이르지 못했다. 게임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갑작스럽게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을 얼마나 잘 아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여기에 많은 이가 함께 해야 한다. 최태성 선생님 같은 전문가나 영화 연출 전문가 등이 이 업계에 참여해야 풀어낼 수 있는 숙제라고 본다. 내 역할은 부족한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주목받는 것이다. 그게 시작일 것이다.

 

Q. 개인적으로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도입부에서 안중근 의사가 거사에 실패하고 이를 기점으로 역사가 바뀌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가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는 설정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 임진록 2+ 조선의 반격은 이순신 장군의 일본 정벌을 다루고 있는데, 비록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지만 일본과 명나라에 통쾌한 복수를 했다는 점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역사를 다룰 때는 역사적 사실 외에도 고려해야  게 많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태곤: 임진왜란 당시만 이야기해보면 고정화된 인식이 몇 가지 있다. 무능한 정부, 백성만 고생한 전쟁 등. 이게 틀렸다는 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을 하나의 시각으로만 풀어낼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명량'에서 13척으로 대군을 상대하는 상황은 암울하지만 여기서 발견한 희망이 영화의 모티브다.

희망을 갖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고, 거짓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지만, 역사가 너무 신성시되면서 우리는 이야기를 잃어버렸다. '행주대첩'에서 권율이 어마어마한 장수라서 이긴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지 거기서 얼마나 악전고투했는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공감을 잃어버렸다.

이를 찾는 게 우리의 일이다. '명량'에 1,700만 명의 사람이 공감하며 본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감정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분법적 접근은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최태성: '물괴'라는 영화가 곧 개봉하는데, 이 '물괴'라는 단어는 중종실록에 나오는 단어다. 실록에서는 재난을 표현한 단어 같은데, 영화에서는 괴물 취급하더라. 나는 '물괴'를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까 깜짝 놀랐는데, 게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기본적 토대만 갖춰지면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될까 싶은 소재로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Q. 역사 게임이 임진왜란에 집중된 것은 역사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당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도 관련이 있다. 세력 세력 구도의 RTS 쏟아져 나왔고, 스타크래프트의 종족을 조선, 일본, 명나라에 대입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에서는 그런 부분도 중요시 여긴다. , 게임은 상품이니 성공해야 한다. 대중적 인지도 없는 소재로는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다. 게임으로 만들 있을 만한 알려진 역사적 요소나 시대적 배경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제안을 한다면?

최태성: 스타크래프트 하니 동아시아 최초의 전투인 '백강 전투'가 떠오른다. 삼국 시대에 있던 전투인데 백제 일본 연합군,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이 박터지게 싸웠다. 당시 일본은 백제의 도움 요청을 받고 2만 7천명에 배는 1천척, 당시 일본의 모든 국력을 동원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의 병력을 보냈다. 이런 것도 '한강'이라는 요소의 하나인데, 삼국 시대의 스펙트럼은 넓다. 스타크래프트가 가진 스토리적 함의를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삼국지도 진짜 도전해보면 스토리적으로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김태곤: 해볼 수 있는 시도라고 본다.

 

Q. 한국사와 게임을 접목한 작품에는 교육성도 기대해볼 있다.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시킬 있을까?

김태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역사 게임의 역할 중 하나다. 사실 게임이 교육을 지향한다고 하는 순간 재미없을 것이란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표현보다는 '감동'이라는 표현이 좋다. 영화를 보며 화려한 액션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것도 감동이고, 슬픈 장면에서 눈물 콧물 흘리는 것도 감동이다. 역사 게임에서 중요한 건 교육이 아니라 감동이며, 감동을 주기에 결과적으로 교육이 가능하다.

다만, 기본적인 생태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을 접목하기엔 좀... 그래서 일단 감동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Q. 역사 게임은 보통 과거 이야기를 다루는데 근현대사는 어떨까?

김태곤: 충분히 가능하다.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문제는 아직 업계의 내공이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영화를 보면 근현대사를 특정 인물에 집중하며 부각시키고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이런 내공은 단시간에 생기지 않는다. 오랜 시간 콘텐츠를 만들어오며 쌓인 내공이고, 그런 내공이 쌓였다는 증거가 최근 역사 영화의 반복적인 성공이다.

하지만 게임엔 아직 그런 게 없다. 특정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는 영화는 길어야 2시간이지만, 게임은 상당한 플레이 타임을 요구한다. 한 사람의 묘사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국의 전투가 통일에 대한 이야기처럼 조금 스케일 있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내공을 쌓고, 이후 게임이 심화되면서 인물도 제대로 묘사하는 데에 이를 것이라 본다. 그럴 만한 능력이 아직 없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Q. 역사 게임은 국내 시장부터 공략 하는 선결 과제인가?

김태곤: 그런 각오를 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탄탄한 소비 시장이 있는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해외 진출을 하지 않으면 개발비를 뽑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명량' 같은 흥행 사례나, 역사물은 아니지만 배틀그라운드 같은 사례를 보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한국 게임 업계가 가진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도 있다.

또, 아까 보여준 일러스트처럼 조선 이외의 나라의 인물들도 영웅이자 호걸로 묘사하고 각국이 제대로 싸운 전투로 만든다고 하면 중국과 일본에서 외면 받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요즘에는 임진왜란을 난이 아니라 조선, 명나라, 일본이 국력을 총 동원한 전쟁으로 다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국지도 촉나라 위주로 쓰여졌지만 오나라나 위나라의 인물들이 모자라게 그려지지 않는다. 우리도 그렇다. 다른 나라에도 영웅이 있고 호걸이 있다는 걸 다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래야 품격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2014년에는 송시열 선생을 미소녀화 라이트노벨이 나와 난리가 났다. 우리나라는 고증과 관련해 성역화가 많이 되어 있는데, 일본은 전국시대 무장을 미소녀로 바꿔 게임을 내놓고 매출도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사 게임을 만들 어느 정도 고증을 지켜야 한다고 보는가?

김태곤: '명량'에서 묘사된 '배설' 장군을 보고 그 후손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실 어느 한 편을 들기 어렵다. 콘텐츠 창작의 자유도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경험하지 않았는데 깨닫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차라리 부딪혀보자는 게 내 생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딪혀 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존경을 담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면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 본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실장: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영화 '암살'의 제작 자문을 맡기도 했었다. 개봉 1년 전에 자문을 받으러 왔었는데,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극중 배우가 신흥 무관 학교의 교가를 부르는 장면 등이 나오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는 걸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사전 준비와 교감 속에서 어떤 스토리인지 알았고 그래서 도와줄 수 있었다. 영상물 제작자들은 경험이 많고 고증도 세밀하게 하며, 실패한 경험도 있어서 지금의 천만 영화가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역사,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은 해봤는데 게임은 처음 만나는 조합이다. 학계에서는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서로 화법이 다른 것이 낯설다. 앞으로 게임과 합을 맞춰 나가는 과정을 기대하고 있다.

 

Q. 최태성 선생은 환단고기를 게임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판타지를 가미하는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있다고 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태성: 그렇다. 주류 학계에서는 아주 경계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게임에까지 그렇게 경계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호기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 몰입하고 재미있으면 문제 의식도 생기고, 주류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비교해보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류 학계도 환단고기를 인정하지 않는 이론과 근거가 있다. 환단고기가 재미있어서 그 정도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게 맞는지 틀린지 스스로 검증하는 능력도 갖게 될 것이다. 서로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장이 게임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

 

Q. 새로 공개한 임진왜란 게임은 장르가 무엇인가?

김태곤: 임진왜란 리소스는 계속 만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속도감 있게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 기획을 준비하기 전에는 느낌이 있는지, 전달력이 있는지 이미지를 만드는데, 지금은 그 과정이다. 장르를 이야기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앞선 이미지는 계속 R&D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당장 보여줄 수 있는 게 그런 이미지뿐이었다.

 

Q. 새로운 프로젝트는 AR 게임 느낌인데, 어떻게 만들게 됐는가?

김태곤: 전통적인 의미의 게임과는 많이 다르다. 역사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험이고, 체험의 방법이 뭐냐 하면 박물관을 다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박물관을 많이 다니는데, 최근 만들어진 박물관은 3D 영상관 같은 콘텐츠 다루는 부분을 잘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갈때마다 똑같은 걸 보면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쉽게 만들어져야 다양성이 존재하고 현장 체험이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유적이 남해의 노량해전 관련 유적지인데, 영화 '명량'에서 감성이 충만해져서 가봤는데 앞에 산업 단지가 펼쳐져 있으면 감동이 식는다. 그때 AR 콘텐츠로 당시의 접전을 경험할 수 있다면 영화의 감동을 좀 더 길게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전통적 의미의 게임은 아니지만 최신 기술의 융합으로 도전하는 색다른 시도다. 먹고 살기 위한 메인 작업은 아니지만 역사물과의 접목으로써 도전하고 있다.

 

Q. 기존 역사 게임 만들 때는 어떻게 고증했는가?

김태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든 게임은 고증과 관련된 인물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자체 개발 작품을 만들 때는 스스로 고증을 한다. 인터넷으로 각종 자료를 찾아보거나 현장에 직접 가보기도 한다. 그래도 한계가 있어서 판타지 느낌을 접목해 물타기를 하기도 했다(웃음).

다행히 요즘에는 자료가 많아지고 있다. 고증이 중요한 것은 진짜 그랬을 거 같은 현실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야 몰입감도 생긴다. 최태성 선생님을 만나보고 싶었던 것도 그런 부분에서 자문을 받고 싶었다. 전통 학계에 있는 분들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서 역사를 어떻게 게임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영감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 최태성 선생님은 부드러운 분이라 함께 토론하며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Q. 혹시 이런 역사 게임과 관련해 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가?

김태곤: 조이시티는 작은 회사가 아니다. 정부 지원을 우리가 받으면 안된다. 우린 우리가 먹고 살길을 찾아야 한다. 예전에 그런 지원을 받아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이제는 다른 이에게 돌려야 하지 않나 싶다.

정석원: 국가나 지자체에서 게임 산업이나 업체 지원은 굉장히 많다. 성공 여부를 차치하고 하려면 일단 할 수 있다. 다만 '한국사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아직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후손들의 항의도 한국사 게임 개발의 수많은 난관의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사 게임을 만드는 허들을 조금씩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이번 행사를 하며 많이 느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가장 큰 목적은 국가가 한국사 게임 개발에 좀 더 관심을 갖도록 하고, 게임업계가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오늘 오신 세 명의 연사가 나란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낯선 광경일 텐데, 다들 이런 프로젝트에 공감해서 와준 것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가 나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관심도가 올라간다고 보고, 기관에서도 많이 보고 있을 것이다. 단기간에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활성화하고 관심이 집중되길 바란다. 게임인재단도 그런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Q. 역사 게임의 모티브를 어디서 얻어오는가?

김태곤: 영화가 대표적이다. '명량'을 4년 전에 극장에서 보고 최근에 TV에서 해주길래 또 봤는데, 내용을 다 알아도 찡하더라. 저러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게임업계에서 내줬으면 한다. 만들 역량이 안 돼서 그렇지 만들고 싶은 것은 많다. 하나의 소재라도 제대로 만들어서 김태곤이라는 사람, 그리고 그 회사에서 만드는 게임을 인정해줄 수밖에 없다고 할만한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를 너무 다양하게 만들기보다는 임진왜란을 소재로 만들어보고 싶다. 중국에 삼국시대, 일본에 전국시대가 있다면 우리는 우리만의 역사를 콘텐츠화해서 다양한 역사적 해석이 나오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헌영: 오늘 행사를 계기로 한국사 대중화에 게임에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최태성: 최근 역사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게 게임에 접목됐을 때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은 기반이 전무한 상황이지만, 가야할 방향은 맞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김태곤 CTO 많이 응원해주었으면 좋겠다.

김태곤: 오늘 강연에 게임 기획을 지망하는 고등학생이 와서 역사 게임이 어렵지 않냐,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냐고 물어보더라. 그게 현실이라서 오히려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기회다. 아직 인프라가 없으니까 나서서 인프라를 만들고, 그러면 이름이 알려져서 그 족적이 바로 역사가 될 것이다."라고. 우리가 가는 길을 후세대가 따라올 수 있고, 그들이 편하게 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낮은 기존 분야보다는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은 분야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나보다 좋은 개발자는 정말 많다. 하지만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는 적다.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후세를 위한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석원: 그 길을 열어가는데 곁에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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