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덕 오승택 대표>

  

㈜레드덕 오승택 대표 약력

 

1998년 11월 ~ 2000년 8월 ㈜드림챌 대표이사
2000년 8월 ~ 2001년 10월 ㈜엠큐브 대표이사
2001년 10 월 ~ 2005년 9월 ㈜네오위즈 사업본부장
2005년 9월 ~ ㈜엔틱스소프트 대표이사
2006년 2월 ~ 現 ㈜레드덕 대표이사

영화계에서 막대한 흥행수입을 올린 영화로 특히 매표 매출액이 큰 영화를 우리는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고 부른다. 그만큼 흥행에 성공을 거둔 영화를 뜻하는 블록버스터이지만 어쩐 일인지 이런 영화들이 예술 영화제에서 시상식을 휩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대로, 전통 있는 영화제에서 영광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일명 예술 영화들은 따분하기 그지 없어 대중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위와 같은 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한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대중이 열광하는 흥행성과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예술성은 가까운 듯 하면서도 상당한 거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쯤에서 나는 국내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게임은 블록버스터 입니까? 아니면 예술 작품 입니까?” 영화와 게임은 대중을 즐겁게 해 주는 엔터테인먼트라는 면에서 매우 유사한 면을 많이 갖고 있다. 앞서 영화를 예로 든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다.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는 대중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한다. 관객 없는 영화, 시청률 제로의 방송 프로그램, 누구도 듣지 않는 음악, 유저 없는 게임은 상상만으로도 참혹하니 말이다.

 

하지만, 흥행성과 예술성 혹은 작품성이란 것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우리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개발자들 중 일부는 아직 혼돈의 과정을 겪고 있는 듯하다. 나 역시 대중의 인기와 개발자로서의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문화 생활 중 영화가 대표적으로 꼽히듯, 게임도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아주 친숙한 여가 생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우리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개발자들의 어깨도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나에게 ‘게임 개발자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온 국민의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답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의 인기와 개발자로서의 자존심 사이의 딜레마에서 혼돈을 겪게 되고, 결국 그 모든 노력들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게임 개발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그들의 열정은 물론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 열정이 보다 많은 유저들의 즐거움을 위한 것인지, 몇몇 소수 유저를 대상으로 예술 혼을 불태우기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유저가 없는 게임이란 존재할 수 없다. 어쩌면 대중이 공감하지 않는 게임은 게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자격을 상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 게임의 예술성과 개발자의 내면, 그리고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성을 찾고자 하는 이는 결코 없다. 즐겁고, 유쾌하게 즐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고 싶은 마음으로 유저들은 게임에 접속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도 이 게임이 유저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끊임 없이 검토하고 만약 그렇지 못할 시엔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일명 선진 기업으로 손꼽히는 EA나 MS, 블리자드 등과 같은 해외 기업에서는 프로젝트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중간 평가에 의해 해체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개발자들 역시 그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힘겨운 산고와 같은 개발 과정을 거쳐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나의 게임은 곧 나의 자식과도 같다. 이런 자식과도 같은 게임을 중도에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분명 소중한 자산이 되어 훗날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개발자의 의지가 담긴 예술성까지 담겨 있다면 아마 그것은 최상의 게임이 될 것이다. 흥행성과 예술성, 작품성을 두루 갖춘 영화가 있다면 단연 최고의 찬사를 받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가장 우선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재미’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게임이란 컨텐츠는 재미가 갖춰지지 않는 순간 생명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예술 작품과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는 개발자들이 있다면 자신의 의지를 담으면서도 모든 게이머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 개발에 열정을 바쳐 오래도록 우리 기억에 즐거움으로 기억될 명작을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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