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호 선수, 그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은 한국 한국 e스포츠 위대한 유산으로 남았다>

 

 

KT롤스터 소속 프로게이머 우정호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KT롤스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우정호가 사망했다고 23일 밝혔다. 88년생인 우정호의 올해 나이는 25세다.

 

그는 노력형 선수였다. 지난 2007년 8월 스타챌린지 SK텔레콤 이승석과의 경기를 통해 데뷔한 우정호는 전략적인 승부보다는 운영과 물량, 힘 싸움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남성형 프로토스 게이머였다. 천재형 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실력을 끌어올린 선수였다.

 

우정호는 데뷔 이후 2008년에는 총 전적 0승 8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만이 통한다. 1승도 못 챙긴 그에겐 팬들의 외면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실패에 호락호락 넘어갈 사람이 아니다. 1년 뒤 2009년, 35전 26승 9패 승률 74.3%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며 만개했다. 이때가 우정호의 전성기였다.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다음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인 55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21승 34패로 저조했다. 하지만 우정호는 08-09 프로리그에서 9연승을 기록하며 ‘최종병기’ 이영호와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하기도 했다. 09-10 프로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팀의 주장을 맡으며 팀원들을 이끌었다.

 

결승전 1차전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팀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개인적인 실력을 넘어 팀의 리더로써의 그의 자질은 탁월했다. 팬들도 그의 피나는 노력에 점점 마음을 열었다. 이 때가 그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리라.

 

또 한번 전성기를 맞을쯤, 우정호는 작년 1월 26일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 채 항암치료에만 전념했다. 그의 곁에는 팬들이 있었다. 갑작스런 백혈병 소식에 팬들도 헌혈증을 기부하는 등 그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덕분인지 치료 중간 몸 상태가 호전돼 KT롤스터 연습실을 찾기도 했다. 이후로 꾸준한 치료와 골수이식으로 좋아지는 듯 했으나 최근 부작용 및 합병증으로 상태가 악화돼 끝내 병석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됐다.

 

스타1과 스타2로 병행중인 프로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가는 시점이다. 우정호가 활약했던 예전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의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도 우정호의 명경기를 올리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우정호는 병마 중에서도 프로게이머 생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e스포츠 팬들은 그가 기적적으로 완쾌하어 다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기를 바랐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병상에 있는 선수임에도 KT 사무국은 그를 로스터에 등록하며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런데 참 공교롭다. 그가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쳤던 스타리그도 그의 죽음과 같은 시기 막을 내렸다. 이제 우정호가 활약했던 스타리그의 영광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마치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하 듯 지난 8월 5일 열렸던 마지막 스타리그 현장은 선수들과 관중들의 눈물바다였다.

 

포털사이트에서도 우정호의 이름은 23일 오전부터 현재까지 계속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수많은 e스포츠 팬, 관계자들이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경기에 임했던 우정호는 그렇게 인생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모든 e스포츠 팬들을 뒤로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가 스타2 종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했던 관계자들과 팬들은 단 한경기도 우정호의 경기를 보지 못한 채 말이다. 우정호의 모습과 그가 활약했던 스타리그는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25살의 나이,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한 것보다 할 게 더 많은 시간이다. 그는 자신의 청춘을 e스포츠 하나에 온전히 바쳤다. 그 짧지만 강렬했던 25살 청춘, 국내 e스포츠사에서 영원히 잊어선 안 될 위대한 유산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8월 5일 열린 마지막 스타크래프트 리그, 한국 e스포츠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채 눈물로 이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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