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우리는 때때로 마주하게 된다. 한 배를 탄 동지나 다름 없는 이 둘 사이가 왜 이토록 살벌하게 표현되는 것일까?

 

사업에도 많은 부분에 ‘정’이라는 것이 통용되어 선진국에 비해 조금은 냉철함이 부족한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 특성상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유통사들은 사업적 상황이 좋을 경우 비즈니스를 언급하고 상황이 안 좋을 경우 상도를 언급하게 마련이다. 즉 이것을 게임 업계에 적용시켜 풀어보면, 게임이 성공하면 개발사의 목소리가 커지고, 게임이 고전하고 있으면 퍼블리셔의 목소리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결코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산업 자체의 연륜이 짧기 때문에 아직 명쾌한 계약 문화가 취약할 뿐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화가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좋은 컨텐츠가 있어도 성공 여부, 즉 예상 매출을 산출하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의 상황이 전반적인 게임 업계의 자연스러운 산업화 과정이므로 차후엔 점차 산업이 안정되어 가며 스탠다드한 모델이 형성 될 테지만 보다 빠른 안정화를 위해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서로가 Win-Win할 수 있는 시기는 한층 가까운 미래로 다가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각 국내의 수많은 개발사들과 퍼블리셔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무엇보다 먼저, 서로간에 꼭 지켜져야 할 것과 기대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즉, 서로간에 반드시 지켜야 할 항목은 계약서를 통해 분명히 명시 하여 합의하고, 상식이란 의미로 기대하는 항목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끊임 없이 대화함으로써 서로간에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언제나 상황은 유동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므로 막연히 기대하고 있는 것들은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장치적 측면에서의 계약이 아닌, 대화와 합의 그리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정착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상도의와 감정적인 것을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때론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 상대방이 상식적인 상도의에 벗어난 행동을 한다고 오해하고 상대방을 지탄하거나 불신의 벽을 쌓는 경우에 직면하곤 한다. 물론, 서로 다른 두 회사가 한 곳을 바라보고 달리면서 감정적 마찰 없이 언제나 냉철한 비즈니스적 사고만을 할 순 없다.

 

하지만, 그런 순간 마다 감정적으로 대립한다면 두 회사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상식의 잣대를 감정적으로 내세우지 말고, 서로간에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 한층 두터운 파트너쉽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시시각각 확대되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은 산업화 과정에서 양산되는 위와 같은 산고를 거쳐 좀 더 선진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성공에 대한 예측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한 배를 탄 동지이다.

 

배가 뒤집히면 모두 물에 빠지는 것이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면 모두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서로간에 믿음과 신뢰 그리고 합리적이면서도 명확한 합의를 통해 누가 더 노를 열심히 젓나 감시하기보다 모두가 전력을 다해 힘차게 노를 저을 때 모두가 원하는 목적지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가까운 미래에는 많은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이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며 함께 성공을 일궈나갈 날이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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