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에 박혀있는 귀신 같은 지뢰를 찾아내는 신규 코너 '지뢰찾기', 첫 번째 순서는 '킹오파 M'

본 코너는 온라인, 모바일, PC 전 영역에 박혀있는 귀신 같은 지뢰(?)게임을 찾아내 폭파시키는 코너다. 그 지뢰를 찾기 위해 내 손에 들린 것은 오직 게임(기)과 키보드뿐이다. 나는 광대한 지뢰밭을 대검 하나로 개척하는 2차세계대전 시절의 특공대가 되어, 곳곳에 숨어 있는 잘못된 의도의 모바일 게임을 찾아 낼 것이다. 그 큰회사의 게임이든 작은 회사의 게임이든, 일단 유저들을 울리는 게임이면 가감없이 본색을 밝힐 것이다.


본격적인 첫 탐사를 시작하기 전에, 일종의 선행버전 기사 격이었던 지난번 ‘스트리트 파이터4 아레나’ CBT 리뷰의 행방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그 리뷰는 폭파되었다. 게이머로서 용납할 수 없는 지뢰를 찾아내 폭파시켰더니, 하루 만에 기사가 폭파되었다. SNS와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더니 딱 내려갔다. 황망하다.


부외자(?)이자 명령에 따르는 필자 따위인 내가 수면 아래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참견할 일은 아니리라. 다만, 한 마디 경고를 해두자면 내가 탐침 한 지뢰를 그냥 묻으라고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그 지뢰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언제든지 묻혀 있다가, 다른 사람의 발목을 날려버릴 것이다. 그 사실은 불변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번 지뢰는…너다!>

 


아무튼, 지난번 ‘스트리트 파이터4 아레나’를 한 김에, 다른 격투 모바일 게임을 몇 개 살펴보았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인기 게임 순위 2위에 등극해 있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M for Kakao’(이하 킹오파M)가 눈에 들어왔다. 이 역시 유명 격투 게임 브랜드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를 활용한 게임이다. 과연 이 게임은 어떨 것인가? 이제 지뢰지대를 개척할 시간이다.

 


이식 수준은 그럭저럭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 모바일 게임에 대한 편견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M for Kakao’을 해보고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자세한 설명은 곧 하겠지만, 그냥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한국 모바일 게임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게임이다. 게다가, CBT라 개선의 여지가 그나마 개미눈물만큼은 남아있는 ‘스파4 아레나’에 비해 ‘킹오파M’은 이미 정식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한층 더 하다.


‘킹오파M’은 SNK의 유명 2D 격투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이다. 기존의 단순이식과는 달리, for Kakao를 단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한국식 모바일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이식 상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원작이 2D 격투 게임이었던 만큼, 그래픽은 최대한 원작에 맞추려 노력했다. 잦은 로딩이 짜증나는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시스템 자체는 그럭저럭이다.

 


<게임자체는 조작이 더럽다는 점을 빼면 할 만 하다>

 


<가상패드로 이걸 어떻게 하라고?!>

 


조작도 최대한 모바일에 맞춰서 고심한 흔적은 역력하다. 허나, 원작이 조이스틱으로 복잡한 커맨드를 입력해야 하는 관계로 가상패드만으로는 몇몇 기술을 쓰는데 애로사항이 느껴진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스킬 버튼과 초필살기 버튼을 추가해 놨지만, 오락실에서 하던 그 손 맛을 기대하고 가상패드를 잡는다면 신경질이 나서 스마트폰을 던져버릴지도 모르겠다. 가상패드가 아닌, 스마트폰용 게임패드를 연결해서 하면 사정이 조금 더 나아질지도 모르겠지만, 패드를 갖고 있지 않은 관계로 시험해보진 못했다.

 


강화, 뽑기, 유료… 격투게임이야? 지름게임이야?
‘더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가져왔다고 해서 꽤 잘 만든 모바일 격투게임일 것이라 생각하면 아마 곧 절망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킹오파M’은 전형적인 한국 모바일 게임이다. 튜토리얼에서부터 지름을 강조하며 자주 보게 될 로딩화면에서도 강화를 친절하게 권해준다. 게다가 생각보다 이 시스템은 복잡하기까지 하다. 캐릭터가 각 ‘단’(=등급) 별로 나뉘어져 있으며, 거기에 또 강화가 붙어 있는 방식이다. 등골까지 쪽쪽 빨아먹겠다는 과금구조다.

 


<허허, 요즘 모바일 게임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죠>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지 게임을 하면서 모을 수 있는 ‘기합포인트’로 캐릭터를 뽑을 수 있기는 하다. 허나, 유료로 뽑으면 2-6등급까지의 캐릭터가 나오고 무료로 뽑으면 1-5등급까지 나온다는 말에서 이 시스템이 얼마나 공허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왕창 질러 최고등급의 캐릭터를 뽑아 강화하면? 강화 자체가 먹는 게임 내 자원도 꽤 크다. 이 게임, 돈도 지르고 폐인처럼 하는 것도 권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강화 해서 피/공격력/방어력이 늘어나는데 이걸로 격투게임을 하라고?

 


<강화 하라고! 하란 말이야!>

 


‘킹오파M’을 하면서 게이머를 거슬리게 만드는 불편한 조작이나, 잦은 로딩과 어수선한 UI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다. ‘킹오파M’의 진짜 문제는 격투게임 주제에 캐릭터 강화, 뽑기, 유료 아이템 삼신기를 모두 갖췄다는 점에 있다. 이미 이 시점에서 격투게임으론 실격이다. 돈으로 능력치를 최상까지 올린 말도 안되는 캐릭터와 격투게임을 하라는 말에서 돈 없는 나로썬 정신이 아득해진다.


만일, 이게 ‘파이널 파이트’류의 싱글 게임, 아니 최소한 코옵 게임이었다면 강화나 뽑기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성토하진 않을 것이다. 혼자 하는 게임이나, 여럿이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게임에 자기가 더 즐겁겠다고 돈을 지른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으니까.


문제는 이게 대전격투게임이라는 것이다. 격투게임의 묘미란, 동등한 조건에서 게이머간의 실력으로 승부가 나는 맛이다. 게임 자체의 밸런스가 엉망진창이 아닌 이상, 아주 아주 사소한 컨트롤의 차이가 승패를 가르는 짜릿한 맛이 있는 장르다. 그런 장르를 표방하면서 대전에서 공정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게임으로서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높은 랭크에, 강화까지 잔뜩 한 캐릭터를 초짜가 죽어라 줘 패봤자 이빨자국도 안난다면 이것은 더 이상 격투게임이 아니다.

 


<당연히 오토도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토가 너무 멍청해 도움이 안 된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멍청한 오토의 인공지능을 강화하는 아이템이 별도로 있다는 것!>

 

<킹오브파이터즈M 대전모드 플레이 영상. 포인트는 캐릭터가 입는 대미지. (녹화 음질 문제로 음악을 삽입했습니다. 음악이 다소 클 수 있으니 재생 시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본래 뽑기와 강화가 핵심인 일본 카드 게임도 아니고, 멀쩡해 보이는 게임에 부분 유료 시스템을 억지로 구겨 넣느라 본래 게임이 가지고 있던 요소마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비단 ‘킹오파M’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모바일 게임 마켓 상위권에 올라와 있는 게임 아무거나 잡고 해도 대부분 이러하리라. 이 정도면 무엇이 지뢰인지 구분하는 것 보다, 어떤 게 ‘좋은 게임’인지 구분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이 정도 되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라는 곳에서 모바일 게임 만드는 회사들이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는 가지고 있는가 의심스러워 질 정도다. 다들 게임이 아니라, 게임으로 한 탕 해 먹고 튀자는 GTA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게임의 본질과는 맞지도 않는 과금제도를 억지로 쑤셔 넣고, 푸시 알림을 시도 때도 없이 뿌려서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대충 다른 잘 나가는 게임 베껴서 아류작 찍어내고. 이런 특성을 가진 게임, 혹은 회사들 말이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나왔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당장 우리 회사의, 내 게임의 매출이 늘어난다고 싱글벙글 하는 사이 사회 구성원들은 지금도 게임을 회쳐버리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모 국회의원이 내놓은 ‘게임 산업에서 기금을 징수하자’는 법안의 핵심이 실은 ‘사행산업’을 규제하던 법안에서 가져왔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정말 더 늦기 전에 모두가 정신차렸으면 한다. 제발!

 


<발리면 강화하든가 아이템 사라. ‘킹오파M’을 단적으로 요약하는 장면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장비뽑기’도 구현한다고 한다. 격투 게임에?>

 


<어떤 게이머의 평가. 당연하다. 이 게임은 그런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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