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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게임즈가 11월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화이트데이’는 2001년 PC게임으로 발매되었던 손노리의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호러 게임이다. 10년만에 모바일로 다시 부활한 손노리의 ‘마지막 작품’에 팬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이 게임이 발매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로이게임즈가 ‘화이트데이’를 내놓으며 발표한 유료화 정책 때문이다. ‘화이트데이’는 현재 모바일 게임의 ‘표준’으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 유료화 모델 대신, 8800원의 가격으로 한 번 구입하면 영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유료 앱 방식으로 판매 될 예정이다.


‘화이트데이’의 색다른 시도에 게임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 문제로 떠오른 확률형 아이템이나 지나친 과금 유도 논란을 8800원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모바일 게임으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시도다. 반면 정액 모바일 게임은 너무 낡은 수익 모델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직한 모바일 게임을 기다려왔다
대체적으로 게이머는 ‘화이트데이’의 출시 소식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게이머가 확률형 아이템이나 유료 추가 콘텐츠에 가지고 있는 반감은 생각 외로 크다. 말만 무료고 게임 내 아이템 판매로 적게는 수 만원에서 많게는 수 십, 수 백 만원을 요구하는 약탈적인 모바일 게임에 대해 성토하는 게이머가 최근 크게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머들은 ‘화이트데이’가 88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깔끔하게 8800원만 내고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반응이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빈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인크래프트’의 모바일 버전은 8500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지만 한국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인기 유료 게임’ 상위 랭킹을 차지하며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뿐 아니라 ‘티스토어’ 같은 서드파티 마켓에서도 유료 게임이 랭킹에 자주 올라온다. 이런 유료 게임은 PC나 콘솔 게임을 이식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모바일로 기획 된 프리미엄 게임이 많다. 비주얼 노벨이나 시뮬레이션 같은 마이너 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 유료 게임 랭킹에 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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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인 로이게임즈 역시 이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고품질 모바일 호러 게임인 ‘화이트데이’를 앞세워 정면으로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보기 힘든 호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고, PC로 나왔던 ‘화이트데이’ 역시 ‘국산 호러 게임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네임 밸류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특히 ‘화이트데이’는 ‘한정판 패키지’의 판매까지 발표한 상태다. 유명PC 게임이나 콘솔 게임 정도는 되어야 나오는 한정판을, 다름 아닌 모바일 게임과 함께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로이게임즈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화이트데이’ 한정판의 가격은 88000원으로 상당한 가격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한다는 것이 로이게임즈의 설명이다. 고품질 모바일 게임과 한정판을 엮어 ‘프리미엄’ 전략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낡은 시도…‘화이트데이’의 악몽을 또 다시 겪지 않겠나
모두가 ‘화이트데이’의 시도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료 게임과 유료 아이템이라는 조합이 그 동안 모바일 게임에서 ‘표준’으로 여겨져 온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모바일 게임은 초반 인기몰이가 중요한데 유료 게임은 이 부분에서 특히 불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의 ‘성공지수’라 할 수 있는 매출로 넘어가면 유료 게임은 부분 유료화 게임들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상위 게임의 경우 일 수 천 만원 단위의 매출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료 게임은 이렇게까지 인기몰이를 하기가 어렵다.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왜 돌아가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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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불길한’ 점은 PC게임으로 출시되었던 ‘화이트데이’가 불법복제에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에서 PC게임 패키지 시장이 절멸하다시피 한 이유가 불법복제고 ‘화이트데이’는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였다. 10년 넘게 지났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불법복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나마 탈옥을 해야 불법복제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애플 기기들과 달리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불법복제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안드로이드 불법복제 앱을 대놓고 공유하는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앱 불법복제는 특히 고가의 게임 앱을 대상으로 많이 이루어진다. 앞서 설명했던 ‘마인크래프트’ 모바일 버전이나, 인기 있는 모바일 FPS ‘모던 컴뱃’ 시리즈가 대표적인 피해자다. 유료 게임 이었던 ‘데드 트리거’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불법복제에 견디다 못해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원작 ‘화이트데이’도 불법복제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유료 앱’ 방식을 고집하는 ‘화이트데이’의 시도도 불법복제로 큰 피해를 입지 않겠나 하는 시각이다. 여기에는 아직 뾰족한 수가 없다. 서버를 통한 인증이나 구글 계정과의 연동 등으로 정품 구입을 확인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 역시 해커에 의해 무력화되는 경우가 잦다.


제작사인 로이게임즈 역시 ‘화이트데이’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기본적인 불법복제 방지 노력은 모두 하겠지만, 결국 막는 자와 뚫는 자의 싸움에서 뚫리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솔직하지만 우려가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화이트데이’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되어주었으면

‘화이트데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좋든 나쁘든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역시 모바일에서 프리미엄 게임은 안 된다.’라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모바일에서도 이제 프리미엄 게임이 먹힌다.’라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지 아직은 모른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 ‘화이트데이’의 시도가 멋지게 성공해 대한민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으면 한다.


분명 10년 전 ‘화이트데이’는 불법복제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10여년간 게이머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로이게임즈도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우리도 불법복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8800원을 지불하고 게임을 사주는 시대가 되지 않았겠는가.”


훌륭한 게임이라면 그 만큼 팔린다는 어떻게 보면 순진하고, 어떻게 보면 올곧은 생각이다. 나 역시 ‘화이트데이’가 게이머가 기꺼이 8800원을 위해 지갑을 열어줄 수 있는 멋진 게임으로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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