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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2019)의 이틀째 강연 중 유독 눈에 들어온 강연이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제목의 강연이었어요. 강연 제목만 보면 '간단한 거 아닌가?'싶었거든요. 복귀 유저는 돌아온 유저이고 신규 유저는 새로 들어온 유저니까 당연히 게임을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이고요.

 

하지만 같은 주제라도 누가 이야기하냐에 따라 다를 겁니다. 이번 강연이 특히 그랬어요. 본 강연의 강연자인 김슬기 파트장이 속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UX 분석팀은 넥슨의 신규 게임과 라이브 게임을 여러 방법을 통해 테스트하고, 이를 통해 확인된 유저의 반응을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할 법한 주제라도, 실무자 입장에서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강연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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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UX 분석팀 김슬기 2파트장

 

 

어떻게 유저 의견을 듣는가?

김슬기 파트장은 먼저 실무에서 활용하는 UX방법론을 소개했습니다. 유저의 의견을 듣는 방법인데요, 여러 명의 유저들을 데려와 게임과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유저들과 한 자리에서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 유저와 1:1로 심층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IDI(인덱스 인터뷰), 유저들이 실제로 게임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UT(사용성 테스트)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해요.

 

이중에서 김슬기 파트장은 UT를 활용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UT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유저의 행동과 태도, 유저가 어떤 걸 보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인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테스트입니다. 1:1로 진행하며,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을 때 어떤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듣거나 물어보면서 데이터를 얻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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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는 어떻게 다른가?

김슬기 파트장은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복귀 유저는 원래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이탈하고 다시 복귀한 유저를 뜻하고, 신규 유저는 아예 한 번도 서비스를 접해보지 않은 유저를 뜻합니다.

 

보통은 복귀 유저보다는 신규 유저에 눈길을 돌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김슬기 파트장은 복귀 유저도 신규 유저만큼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슬기 파트장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같은 넥슨의 장수 온라인 게임을 보면 공통된 패턴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로 유저가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는 현상이죠. 이는 모바일 게임도 마찬가지이며, 빠르게 이탈할 수 있는 플랫폼 특성 상 그 주기가 훨씬 짧다고 합니다.

 

서비스 중인 게임에 유저들을 유입시키고자 할 때 신규 유저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복귀 유저를 재유입시키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복귀 유저는 게임을 해봤고, 게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김슬기 파트장은 "그렇기 때문에 신규 유저만큼이나 복귀 유저도 중요하며, 그래서 항상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복귀 이벤트도 하면서 끌어오려고 어떻게든 노력합니다."라며, 복귀 유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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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슬기 파트장은 [던전앤파이터]와 [히트: 리부트]에서 진행한 UT를 통해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가 게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소개했습니다.

 

신규 유저는 양쪽 모두 플레이 경험이 없는 이들이며, 복귀 유저는 [던전앤파이터]는 중레벨 이상 경험자로 2014년 이전 이탈해 4년 이상 미접속한 유저, [히트: 리부트]는 고레벨 이상 경험자로 1년 이상 미접속한 유저를 기준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귀 유저가 게임을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기억하고 있지 못한 부분은 어느 곳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게임 초반 진입 구간을 테스트하며 '캐릭터 선택', '시스템 학습', '난이도 체감'을 살펴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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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와 [히트: 리부트]로 보는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

1. 캐릭터 선택

먼저, '캐릭터 선택'입니다. [던전앤파이터]나 [히트: 리부트] 모두 신규 유저는 화려한 스킬 이펙트와 일러스트에 끌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공통적인 표현으로는 '무기가 화려하고 강해 보이는 캐릭터'가 선택 기준이었죠.

 

복귀 유저는 각 게임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던전앤파이터] 복귀 유저는 '거너'를 선택했습니다. 이전에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죠. 반면, [히트: 리부트]의 복귀 유저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동일합니다. 다른 직업들은 이미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결과는 달랐지만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다'는 원인은 같았습니다. 복귀 유저는 과거 경험에 기반해서 게임을 대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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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와 [히트: 리부트]로 보는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

2. 시스템 학습

이런 면모는 '시스템 학습' 부분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던전앤파이터]에서는 '스킬 자동 찍기 기능'과 '스킬초기화', 그리고 새 스킬을 습득했을 때 알려주는 '스킬가이드' 기능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신규 유저는 표시된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가이드에도 잘 따라오는 반면, 복귀 유저는 '스킬가이드'는 귀찮아하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스킬 포인트를 찍을 때도 자동 찍기를 사용하지 않고 옛날 기억을 더듬으며 스킬 포인트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투자했어요. 심지어 검색하는 유저도 있었고요.

 

왜 그럴까요? "막 찍으면 망캐나 잡캐가 되니까..."라는 이유도 상당히 공감이 됐지만, 스킬초기화에 유료 아이템이 필요했던 기억이 남아있었던 것도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2012년부터 무료화된 기능이지만 과거의 기억 때문에 스킬 초기화를 할 필요가 없도록 신중하게 찍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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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히트: 리부트]에서는 대규모 업데이트인 '리부트'와 함께 '은총'을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킬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복귀 유저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개념의 스킬이 새로운 개념의 스킬을 학습하는 걸 방해한 것이죠. 테스트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했지만, 그때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김슬기 파트장은 심리학 용어 '스키마(schema)'를 들어 복귀 유저의 행동을 설명했습니다. '스키마'는 각자의 지식이나 경험으로 만들어진 기제를 뜻하는 개념인데요, 간단히 말하면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고 경험한 대로 새로운 대상을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신규 유저는 '잘 모르니까 시키는 대로 해보자.'라며 주어진 정보를 수동적으로 학습하지만 복귀 유저는 '이건 그때 그거네.',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은 부정적인 경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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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와 [히트: 리부트]로 보는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

3. 난이도 체감

세 번째는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가 게임의 난이도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지를 테스트했다고 합니다. [던전앤파이터]는 14년 동안 서비스 중인 게임입니다. 초창기 만렙은 40이었지만, 지금은 95에 육박할 정도로 게임 볼륨도 커지고 밸런스도 바뀌었죠. 또, 초반 플레이에서는 APC라 불리는 도우미 캐릭터도 생겼고요.

 

신규 유저는 [던전앤파이터]가 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혼자서 해도 쉽고, APC가 도와준 덕분에 쉽다고 말했죠. 복귀 유저 역시 쉽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초반 구간은 예전에도 쉬웠지만 지금처럼 한 방에 몬스터가 다 죽는 경우는 없었다고 회상하고, 너무 강한 APC의 존재도 게임이 쉬워지는 걸 넘어 지루하게 만든다고 답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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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리부트]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의 콘셉트가 '모두 천상계에서 다시 시작하자'였다고 합니다. 모두 만렙 이후로 점핑하자는 개념이라고 해요. 그렇다보니 몬스터의 레벨이 높아져 게임의 난이도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에 복귀 유저는 '게임이 어려워졌다.'라고 반응했습니다. 초반임에도 예전과 다르게 클리어 속도도 더디고 성장 속도도 느렸거든요.

 

김슬기 파트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반복을 통해 몸이 습득하는 기억인 '절차기억'의 예를 들었습니다. 자전거 타기를 배우면 몸이 기억해서 따로 생각해낼 필요가 없는 것처럼, 난이도에 대한 기억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죠. 특히, 몸이 기억하는 것이라 꽤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귀 유저가 느낀 의도치 않은 난이도 변화 역시 부정적인 경험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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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잘 대하는 방법

김슬기 파트장은 10년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예로 들어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잘 학습시키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10년 전의 김슬기 파트장은 마르고 안경을 썼지만, 지금의 김슬기 파트장은 체중이 늘고 안경을 벗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만에 만난 사람이 자기를 잘 못 알아본다고 해요. 그런데 자신을 소개할 때 먼저 "내가 안경을 벗어서", "내가 살이 좀 많이 쪘지?"라며 자신의 변화에 대해 먼저 말을 해주면 바로 알아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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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10년 전, 오른쪽이 현재입니다.

 

 

게임도 이와 같습니다. 오랜 만에 만난 사람이 바뀐 자신에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것처럼, 복귀 유저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게임에 적응할 수 있는 '적응 가이드'를 주라는 이야기죠. 복귀 유저들은 앞서 본 것처럼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그래서 기존의 튜토리얼과는 다른 별도의 '적응 가이드'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김슬기 파트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가이드를 만들 때는 핵심 시스템의 변화를 우선적으로 학습시켜야 합니다. 김슬기 파트장이 오랜 만에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바뀐 점을 먼저 이야기해준 것처럼, 컨트롤이나 스킬 시스템 같은 핵심 변화를 먼저 학습시켜줘야 합니다.

 

또, 오래 서비스한 게임일수록 후반 밸런스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그렇다 보면 초반 밸런스에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김슬기 파트장은 유저가 느끼는 난이도가 개발자가 의도한 것인지를 항상 관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체험'을 시켜주는 쪽이 텍스트, 이미지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학습 효율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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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슬기 파트장은 "오늘 이야기한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의 사례가 모든 게임을 대표하는 건 아닙니다. 게임마다 상황도 다르고, 게임마다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정의하는 법도 다릅니다. 다만, 오늘 강연을 통해 여러분도 자신이 만든 게임의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가 어떤 사람인지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이번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게임을 접었다가 다시 복귀했다가 하는 과정이 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제가 한 게임을 오래 즐기지 못할 정도로 끈기가 없어서 이탈하고 복귀하고를 반복하나 싶었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니 조금은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복귀 이벤트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보통 복귀각을 잴 때는 '이 게임은 복귀하는 나를 위해 뭘 해주나'를 먼저 봤는데요, 이제는 개발사가 복귀 유저를 게임에 다시 붙잡기 위해 게임적인 면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한 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게임을 바라보는 시야도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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