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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런 말 많이 들어 보셨죠? 요즘에는 배틀로얄 게임을 할 때 특히나 많이 쓰는 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초창기에 자기장 속에서 붕대를 감으며 살아남아 1위를 차지한 게이머의 일화도 있는 만큼, 정말 많은 게이머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튜디오비사이드에서 [카운터 사이드]를 개발하고 있는 류금태 대표의 2019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2019) 강연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 만들기]의 맥락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제가 오늘 말하는 서브컬쳐게임은 메이저 퍼블리셔에서 서비스를 할 만큼 상업화된 메이저 서브컬쳐게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의 반짝이는 콘셉트와 재능도 중요하지만, 메이저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완성도와 스케일,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개발력이 갖춰져야 메이저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니 '정말 본격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려나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과연 류금태 대표가 말하는 '살아남는 서브컬쳐게임'은 어떤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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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

 

 

성공한 게임 = 살아남는데 성공한 게임

류금태 대표는 먼저 강연에서 자신이 사용할 '성공한 게임'이라는 말은 '살아남는데 성공한 게임'이라고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살아만 있으면 되냐'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운이 좋으면 싸우지 않고 승리를 거머쥘 때도 있습니다. 살아만 있었는데 이긴 거죠. 근데 그런 사람을 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강하다고 하는데 나름의 조건이 붙듯이, 류금태 대표가 말하는 '살아남은 게임'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5년 이상 서비스하면서 의미 있는 유저 수를 유지하는 '대중적인 게임'입니다. 유저는 많지만 3달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당연히 살아남았다고 할 수 없지만, 10년, 20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서버에는 100여명만 있는, 그저 서버만 열어둔 게임 역시 살아남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게임으로 기능을 하면서 유저들이 있는 대중적인 게임이어야 살아남은 게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거죠.

 

두 번째 조건은 기존 개발비를 청산할 수 있고 개발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차기작을 만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게임'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적어도 이 두 가지를 만족해야 '살아남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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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어 류금태 대표는 살아남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돈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메이저 게임 개발에는 최소 40명의 개발자가 있어야 하며, 개발 기간도 2~3년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투자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면서 1인당 연봉을 4천만으로 잡았죠. 그리고 부대비용은 보통 연봉의 1.5배를 추산한다고 합니다.

 

이런 조건에 맞춰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은 약 48억이며, 이후 게임을 유지하려면 매달 2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2년 후에 개발비를 청산하는 게 목표라면, 매달 벌어야 할 최소 비용은 기존 개발비에 개발팀 유지비용까지 총 4억이 필요하죠.

 

하지만 4억만 벌면 되는 게 아닙니다. 메이저 퍼블리셔에 퍼블리싱하면 개발사의 매출은 총 매출의 약 30% 이하이므로, 4억을 유지하려면 한달에 12억 이상의 총 매출이 필요합니다. 매일 4천만원을 벌어야 하죠. 류금태 대표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하면 20~25위를 2년 간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류금태 대표는 "제가 장담하는데 이것보다 더 불리한 조건으로 개발하는 건 정말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 서브컬쳐게임의 디렉터, PD를 목표로 한다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5위 이상을 2년간 유지할 책임과 각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가챠만 넣어 돈만 많이 버는 게임을 만드는 건 당연히 안됩니다. 게임 같은 대중 상업 예술은 다수가 공감하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만 좋은 상업적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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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을 만들기 위한 좋은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 - 비주얼, 세계관, 스토리

류금태 대표가 말하는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재미'와 '매력'입니다.

 

'재미'는 '내가 이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어떤 재미를 주고 싶은 지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해요. '매력'은 '재미'와는 다릅니다. '재미'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이 게임이 호쾌해서 재미있다."와 같은 식으로요. 하지만 '매력'은 이유가 없이 그냥 좋아하는 겁니다. 그래서 게임을 만들 때는 이런 '재미'와 '매력'의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한편, '매력'이 있는 콘텐츠는 팬덤을 만든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팬덤은 게임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실패했을 때도 제2, 제3의 도전을 위한 기회를 줍니다. 류금태 대표는 "그래서 팬덤을 만들 수 있는 매력은 살아남기 위한 강력한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서브컬쳐게임에서 팬덤을 만들기 가장 좋은 콘텐츠는 뭘까요? 우리가 흔히 쓰는 '최애캐'라는 표현에서 미루어 볼 수 있듯, 바로 '캐릭터'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서브컬쳐게임에서도 액션, 세계관에 팬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캐릭터입니다. 팬덤을 만들려면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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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캐릭터의 첫 번째 조건은 비주얼입니다.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면서도 매력적인 비주얼을 만들어야 하죠. 류금태 대표는 "매력을 부여할 수 있다면 현실성 있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현실성만 추구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어차피 여러분이 만드는 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이세계에서는 마법을 쓸 수 있어서 손에서 파이어볼이 나간다는 건 개연성이지 현실성이 아닙니다."라며, 캐릭터의 비주얼을 만들 때는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보여줄 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조건은 세계관과 설정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세계관과 설정의 존재 이유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세계관과 설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세계관이나 설정에 매달리는 유저도 있지만, 그런 유저는 이미 그 게임의 팬이 된 뒤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세 번째 조건은 스토리입니다. 비주얼과 세계관, 설정을 만든 캐릭터는 마네킹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면 이야기가 필요하죠. 여기에 현대, 판타지, SF 등의 배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천족과 마족이 싸우든 인간과 악마들이 싸우든 누가 누구랑 싸우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때 뭘 했느냐'거든요.

 

류금태 대표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궁금해합니다. 이건 셰익스피어로부터 백년, 천년 동안 바뀌지 않아요. 예쁜 게 다가 아닙니다. 좋은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게 차별점이 되고, 좋은 캐릭터를 만듭니다."라며 캐릭터 스토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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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사이드]는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류금태 대표는 시간이 흐르면서 비실시간 게임은 실시간 게임으로, SD 캐릭터는 8등신 캐릭터로, 온라인 서비스를 진행하는 게임에 한해서는 유저간 인터렉션이 강해질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터치 방식의 모바일 인터페이스입니다. 류금태 대표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스마트폰에 외장 아날로그 스틱이 달려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변하지 않는 것을 거스르지 않는 기술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게임에 대한 설명을 마친 류금태 대표는 자신들이 개발 중인 [카운터 사이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카운터 사이드]는 8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실시간 액션 게임으로, 간결한 조작으로 중,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또, 모바일 게임의 재미는 패키지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이를 테면 LoL의 한타 같은)를 얼마나 간편하고 빠르게 인스턴스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며, [카운터 사이드] 역시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카운터 사이드]의 캐릭터는 '현대 전장의 이능력자'가 콘셉트입니다. 칼 하나로 대륙을 쪼개는 초능력자는 없지만, 전차나 전투기, 일반 보병 부대의 서포트를 받아 전장에서 활약하는 초능력자를 그립니다. 사실적인 그래픽은 아니지만 초능력자가 활약하는 전장의 모습을 그리는 플레이어의 감정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카운터 사이드]는 다양한 캐릭터 군상이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엘소드]나 [클로저스] 같은 직접 조작형 게임에 비해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비교적 수월한 점을 살려 여러 캐릭터의 고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매력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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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고 싶은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류금태 대표는 서브컬쳐 게임을 만들고 있는, 혹은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6가지 당부를 전했습니다.

 

먼저, '자기가 만드는 게임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인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드는 사람이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유저는 없습니다.

 

다음은 '가치판단이 가능한 장르, 스타일의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기가 잘 아는, 이해도가 높은 분야의 게임을 만들라는 것이죠. 류금태 대표는 자기 게임이 무얼 하면 재미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면, 그 게임은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좋은 동료를 만들 것'을 권유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게임을 만들지만, 좋은 사람은 돈으로만 모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주위에서 동료가 될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류금태 대표는 "여러분이 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이 여러분을 믿게 만들어야 언젠가 여러분에게 기회가 왔을 때 그들이 여러분의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디렉터나 프로듀서는 게임을 만들다 보면 자만하게 됩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류금태 대표는 이에 대비해 '여러분이 믿는 사람을 반드시 만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 사람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이야기해도 한 번은 고려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자만에 빠졌을 때, 여러분의 의견에 반대를 표하는 누군가가 여러분이 신뢰하는 사람이어야 한 번쯤 자신의 의견을 고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야 하니 지금부터 만들려고 노력해보라는 게 류금태 대표의 설명입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게임을 만들라'고 전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게임을 하며 욕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류금태 대표는 "거스를 수 없는 걸 거스르려고 하지 말고, 여러분의 게임을 즐겨주는 사람을 위해 고민하고 만들어야 살아남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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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금태 대표의 강연을 듣고 나니 서브컬쳐 게임에 끌리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가챠로만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을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질리지도 않고 할 수 있었나'에 대한 대답이 오늘 강연에서 류금태 대표가 설명한 '좋은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그 캐릭터의 의상을 얻기 위해 주저 없이 지갑을 여는 행동에 대해 '그 캐릭터가 좋아서'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제는 확실해졌네요. '역시 코노미는 매력적이었구나' 하고 말이죠.

 

50분의 강연으로 저에게는 일종의 깨달음(?)을 준 류금태 대표가 만드는 [카운터 사이드]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카운터 사이드]가 [엘소드], [클로저스]에 이어 살아남는 서브컬쳐 게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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