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사 장수게임의 비결…개발, 보수와 함께 유저의 말을 듣는 자세가 중요

지난회 연재기사 : ① 스타가 게임을 죽인다
지난회 연재기사 : ② 확률, 그 달콤한 유혹
지난회 연재기사 : ③ 해킹 막고, 서버 지키고
지난회 연재기사 : ④ 침묵과 퇴화, 그리고 망각  

 

400억을 들인 게임이 휘청거리고 있다. 37개의 서버는 15개가 되었고, 20만 이상의 동시접속자는 상용화 이후 어느새 대폭 줄고 있다. 부담감을 느낀 총괄 개발 실장은 급기야 회사를 떠나기에 이르렀다. 순위는 꾸준히 감소만을 반복하고 있으며, <아이온>을 위협했던 위상은 어느새 <리니지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와 함께 2011년 최강의 라인업으로 불렸던 <테라>는 논-타겟팅 시스템의 서버 단위 구현과 미려한 그래픽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했다.

 

<자료화면 : 마비노기의 몬스터 재활용을 풍자한 스크린 샷>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채널 불균형과 서버 불균형, ‘아카 칼라쉬’라는 네임드 몬스터의 무한 재생성 버그는 희귀 아이템의 시세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각종 버그와 오토의 성행, 드랍률 조절로 인한 게임 내부 경제의 붕괴 등은 가뜩이나 적은 콘텐츠로 허덕이던 테라의 숨통을 거세게 조여오고 있다.

 

유저들은 팬사이트와 게시판, 블로그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오토에 의해 일반 유저가 신고되어 정지 처분을 받는 등의 황당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운영진과의 대화가 힘들다”, “이렇게 빨리 몰락하는 것은 운영 때문이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C9>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래픽카드 코어 고장 유발 사태로 결정타를 맞은 뒤에도 빈번한 계정 내 골드 소실 문제, 캐릭터 레벨 초기화 문제 등이 발생해 왔는데, 유저들은 “100만 골드가 소실되었는데 70만이 복구되었다”, “버그는 버려두고 1000만 골드짜리 아이템을 캐시로 파는게 정당한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임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동시접속자 수는 드라마틱하게 떨어졌다. 게임트릭스 기준 사용시간도 25만 시간을 넘던 초기 대비 2.4% 수준으로 감소했다. 1천명도 기록하지 못한 수준이다. 주말 피크타임 접속자가 겨우 1200명(추산)에 그칠 정도였다.

 

<2009년 20만 시간에서 2010년 1만 시간으로…>

 

하지만, 그들은 변했다. 아니,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충길 PD와 김남석 기획팀장은 지난7월 말, “처음부터 끝까지 C9를 바꾸겠다. 유저들과 소통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게임에 큰 변화를 줬고, 수직 하락만을 반복하던 C9는 다시 반등세를 보이려는 듯 하강을 멈추고 있다. 개발진의 태도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건이다.

 

 

운영진의 역량? 도덕성부터 갖춰라

 

운영진의 역량 역시 게임의 수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게시판 등 각종 소통창구를 통한 유저들과의 대화나 GM 서비스 등은 직접적으로 게임 유저들에게 보이는 서비스이고, 게임의 인상을 좌우하는 사항이니만큼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게임의 인상을 좌우하는 운영진이 자신의 권한을 남발하며 스스로 게임의 목을 조르는 사태도 있었다. 바로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 일어난 ‘노토리우스 당 사건’ 이다.

 

<운영자에 의한 유저 학살은 게임 이미지를 극도로 실추시켰다>

 

‘노토리우스 당 사건’은 그라나도 에스파다 내에 GM(게임 마스터)와 개발자, 운영진이 길드(가문)을 조직하여 욕설 끝에 일반 유저들을 학살하고, 나아가 운영자 전용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게임을 뒤흔든 사건이다. 개발자들이 직접 일반 유저들을 기만하며 캐시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던 이 괴사건은 주요 운영자들의 은폐공작 하에 몇 개월 이상 방치되었다는 점이 더욱 큰 충격으로 남았다.

 

<던전앤파이터> 운영자가 고강화 아이템을 임의로 만들어 현금 거래 사이트에 매매한 ‘다크서클 사건’ 역시 비슷한 사건이다. ‘+15 패스트 팬’을 임의 제작해 150만원에 판매하거나, 거액의 상금이 걸린 고래밥 컵 결투 대회에 엄청난 장비를 입고 등장, 운영자 권한으로 캐시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생성하는 등 권한을 남발하며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당사자 ‘다크서클’은 이 사건 이전에도 QA 직권을 남용하며 문제를 일으켰다는 데에서 더욱 파장은 커져만 갔다. 

 

<생겨날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아이템, +15 하이퍼 재머>

 

게임 개발사 일각에서는 “버그를 찾아내다 못해 만들어 내는 극성 한국 유저 때문”이라며 떠넘기기도 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특정 키워드로 검색하면 쏟아져 나오는 운영 문제들 모두에 대해 이런 변명만을 늘어놓을 수 있을까?

 

게임을 만드는 것, 특히나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운영진과 개발진의 손에 의해 게임이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유저들의 말을 잘 듣고, 올바른 방향으로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오래도록 사랑 받을 수 있는, 장수 게임의 또 다른 조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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