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어바웃을 통해 공개되는 십이지천의 숨은 개발 히스토리

 

※ 게임어바웃을 통해 공개되는 십이지천의 성공신화입니다. 현재 십이지천이 성공하기까지 기가스소프트의 직원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담겨있답니다. 그럼 이제부터 그들의 두번째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지난 1부 보러가기 - 십이지천의 숨겨진 성공신화 1부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들 중 하나가 남자 친구의 군대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모이면 줄곧 군대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고생했던 그 시절들이 지금은 아련하고 재밌었던 추억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에 가장 얻고 싶었던 정보는 그들의 추억이라고 할 수 있는 ‘십이지천이라는 게임의 초기 개발단계 및 베타테스트 때에 벌어졌던 에피소드들’에 대한 것이다.


개인적인 만남에서 그런 고생했던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즐거운 일중에 하나라 할 것이다. 하지만 공적인 만남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칫 잘못하면 회사에 이미지적인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십이지천은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던 게임이다. 그런데 정작 상당한 수준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2006년에 들어서서였다. 한차례 암흑기를 거쳐서 성공한 드문 케이스의 게임인 만큼, 아팠던 과거를 물어보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 개발팀 박원영씨 >

 

 

“혹시 클베 당시에는 어떠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옛날 이야기다보니 회사 이미지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피하셔도 괜찮습니다.”

 

 

의외로 정성환씨(기가스소프트 기획이사)는 흔쾌히 답해주었다.

 

“하하하하. 뭐, 크게 신경쓸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괜찮습니다. 이야기해드리지요. 에~ 어디보자. 어디서부터 해야하나……. 당시 홍보, 마케팅 인력이 전혀 없었고 자금 사정 또한 여유롭지 못했던 탓에 타업체들에 비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내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몇 안되는 직원들이 게임을 직접 홍보하며 알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예상외로 많은 유저들이 1차 클베에 참가해주었고 우리들 손으로 만든 게임 속에 유저들이 꽉 들어차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승주 원화팀장>

 

우동국물을 다 마신 차승주씨(원화팀장)가 이어서 말했다.

 

“우선 GM이 부족했던 탓에 개발자니, 기획자니, 운영진이니 상관없이 모두가 유저들을 상담해주고 유저들과 대화를 해나갔었죠. 한마디로 모든 직원들이 GM이었지요. 그렇게 직접 만나서 불만사항이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해결해나갔지요. 유저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상담해줄 수 있다는 자체에 상당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클베 당시의 해프닝은 없었는지요?”

“클베 당시에는 무공 자체가 없었어요. 그런데 몬스터 공격할 때 다시 한번 클릭하면 공격속도가 빨라지는 버그현상이 있었습니다. 유저들이 그걸 클릭신공이라고 하여 애용하던 웃지 못할 일이 있었지요. 하하하하.”

엄주봉씨(2D 그래픽 팀장)의 짧은 회상이 끝나자 홍창우씨(기가스소프트 대표이사)가 말을 이었다.

 

 

<홍창우 사장님>

 

“클베 당시에는 기획적 요소의 중요도보다는 일단 게임 자체가 플레이 되는게 중요한 시기여서 그 일에만 매달렸습니다. 1~5차 클베 동안 계속 그 작업들이 반복되었죠. 단순 반복 작업이 계속되다보니 많이 피곤했습니다. 본성에 복잡하게 와있는 플레이어들을 보며 잠깐 행복에 젖었다가, 다시 클베 속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제겐 그 과정의 반복이 클베였습니다.”

 

창우씨는 이내 양해를 구하고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었다. 뽀얗게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 당시의 근심들이 묻어져 나오는 듯 했다. 함께 담배 불을 지피던 이상찬씨(기획팀장)는 오픈베타 때 에피소드 하나를 꺼냈다.

“오픈 베타 적에 가장 가슴에 남아있는 기억이 하나 있지요.

 

클베가 끝나고 마침내 오픈 베타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뜬눈으로 몇일을 버텨가면서 준비를 했었습니다. 오픈 베타 초기 일어났던 문제들을 며칠간 밤을 새며 해결하고 모두들 녹초가 되어 사무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 포장마차의 단골안주, 닭똥집과 대합구이 >

 

느닷없이 문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니 왠 젊은 연인들이 황망한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유저와의 갑작스런 대면이 주는 당혹감.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폐인 같은 제 복장과 상태가 주는 민망함을 그들은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급하게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열심히 키운 캐릭터를 여자분이 실수로 삭제해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30분정도 실랑이가 오고 갔습니다. 해줄 수 없다. 꼭 해주세요. 등등…….”

 

“아, 그래. 기억난다. 그때 그거 말하나보네.”

옆에 있던 창우씨가 손뼉을 쳤다.

 

“하도 간청을 하자, 욕먹을 각오를 하고 창우형에게 전화를 했지요. 아마 금방 씻고 누웠을 건데 말입니다.”

“그때 막 씻고 딱 누워서 자려고 알람 맞추고 있을 때였지.”

 

창우씨는 상찬씨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낄낄거리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한참 사정을 설명해줬지요. 다행히 크게 기분 나빠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만해도 운영에 관련된 일에는 특별한 툴이 없었습니다. 대표이사님이 직접 하나씩 찾아서 살려주셔야 했던 것이지요.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손님들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안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 후 두 사람의 얘기를 들으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피곤해서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마침내 전화가 왔습니다. 복구가 됐다고. 두 사람은 뛸듯이 기뻐하면서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두 사람은 나갔습니다. 창우형한테도 전화를 했지요.”

 

“그래. 기억나네. 다 해결하고 편하게 잤지. 지금 생각해보니까 진짜 재밌는 이야기네. 야, 유저들 부탁인데, 들어줄 수 있는 건 당연히 들어줘야지. 하하하. 그나저나 그때 너 목소리가 얼마나 떨렸는 줄 아냐?”

 

 

두 사람은 크게 웃으며 잔을 부딪쳤다.

 

“클베, 오픈베타 당시 문제점이나 위기상황은 없었는지요?”

 

이번에는 정성환씨가 입을 열었다.

 

“클베 진행때는 지금처럼 정파, 사파, 마교 적대 구분이 없었습니다. 즉 클베 당시에는 기획했던 전쟁시스템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어 캐릭터의 특성만 다를 뿐이지, 서로 다른 적대관계는 아니었습니다. 특정 수련기간 30성이 지나면, 오지산이라는 공동 지역에서 세력과 무관하게 함께 동행하여 사냥을 하고 문파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공동의 적인 천신밀교와의 전쟁구도를 펼치게 갖추고 있었지요. 당시까지만 해도 십이지천은 스피디한 경공을 제외하고는 타 게임들과의 차별화된 시스템이 별로 없었습니다. 차별화를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고심하고 있던 찰나, 문제가 발생했지요.”

 

“어떤 문제였었는지요?”

 

"잠깐 전에 말했던 오지산에서는 타 세력을 죽여도 패널티가 부여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PVP가 활성화되었던 것입니다. 이제 겨우 게임에 재미를 붙여가는 유저들의 아우성과 불평이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긴급히 전체회의를 열었습니다. 결국 정파, 사파, 마교간의 적대관계 구성과 전쟁시스템의 구축에 시급함을 깨닫고 당시에 보기 힘들었던 3세력간의 전쟁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픈베타부터 지금의 전쟁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나 이러한 변화로 인해 클베때부터 플레이를 즐겼던 일부 유저들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같은 문파원이었던 세력이 다른 유저와 적대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적응이 되지 않은 많은 유저들은 십이지천에 등을 돌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아쉬운 마음이 앞서지만 지금의 십이지천이 자랑하고 있는 3세력간의 적대관계와 전쟁시스템이 수립되게 된 것이지요."

 

 

<기획팀 조상대>

 

오늘날의 십이지천은 성인무협 온라인게임이라는 장르 못지 않게 가장 괜찮은 쟁게임(전쟁게임)으로 유명하다. 3세력간의 전쟁적 요소가 이런 의외의 상황에서 탄생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가미된 즉흥적인 아이디어들이 오늘날의 십이지천을 완성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메모를 마칠즈음, 홍창우씨가 말했다.

 

“그래 그래, 오픈베타때 겪었던 또하나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지요. 사건이라기보단, 대형사고였죠. 그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쓰라릴 정도에요.”

 

주봉씨가 이마를 두드리며 ‘얼음땡’이라 말했다. 창우씨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긴 일이 되어버리긴 했는데, 당시로서는 매우 심각했지요. 나름대로 클베를 잘 진행했고, 오픈베타 첫날이 되었습니다. 전부 녹초가 된 상태에서, 예상했던 유저수보다 훨씬 많은 유저들이 몰려와서 동시접속을 했던 겁니다. 기대이상의 성과에 환호를 지른 것도 잠시였습니다. 곧이어 서버 마비현상이 벌어졌던 겁니다. 각 서버별 마을에 꽉 들어찬 유저들이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게 얼음땡?”

 

“네. 우리가 예상하고 준비했던 네트워크 라인 크기에 비해 유저들 수가 월등히 많아 버렸던 터라 모두들 ‘얼음땡’ 자세로 서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급하게 서둘러 네트워크 라인을 늘렸지만, 이미 한번 실망한 유저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가버린 후였지요. 그 일로 인해 동시 접속자는 1/3로 줄어들었습니다. 덕분에 하나 확실히 배운게 있다면, 한번 게임에 실망한 유저들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엄주봉 팀장>

 

시간은 어느덧 새벽 2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멋있어 보인다. 어렸을 적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채, 앞을 나가는 모습은 ‘유치함’이 아니라 ‘늠름함’이라 할 것이다. 좀처럼 꺼내기 힘들듯한 여러 비화들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 그들에게서 순수함과 함께 늠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진실된 그들의 모습에서 보다 발전될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솔직 담백한 기가스인들과 함께 마지막 건배를 했다.

“2007년, 힘찬 내일을 위하여!”

 

 

<3부 예고편>

다음 편부터는 포장마차에서 장소를 옮겨 기가스소프트의 본사를 직접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십이지천이 2006년에 들어서서 어떻게 갑작스러운 부활에 성공했을까요?
3부에서는 가장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십이지천의 격동기가 중점적으로 다뤄집니다.


십이지천의 열혈 유저이신 영화배우 김가연씨의 사연도 함께하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3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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