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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자는 즐겁습니다. 어떤 게임이 공개됐을 때 직업적 이점을 살려 개발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정말 끌리는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면 인터뷰가 성사됐을 때부터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를 작성해 송고하는 그 순간까지 괜히 싱글벙글합니다.

 

최근 게이머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도 '끌리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로딩이 없다, 튕겨도 직전에 즐기던 콘텐츠를 이어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미려한 2D 그래픽이었습니다. 일본 게임에서나 보던 화려한 애니메이션 연출이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이라는 것에 특히나 놀랐어요.

 

타협 없는 퀄리티를 추구한다는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설립 이념도 마음에 들었지만, '향후 운영은 어떤 식으로 할 계획인가'에 대한 답변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시 대세였지만 슬슬 질리는 감이 없지 않았던 '착한 운영'이 아니라 '상식적인 운영'을 내세웠거든요.

 

비상식적이고 그래서 분통터지는 일이 자주 벌어지는 요즘 세상에 '상식적인 운영'이라는 말은 굉장한 기대를 심어줬습니다. '상식'은 사회의 일원이라면 누구든 납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뜻하는 만큼, '상식적인 운영'이라면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어도 대다수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었거든요. 뭐 저만의 해석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저와 비슷하게 해석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생각해봅니다. 지금의 에픽세븐 운영은 과연 상식적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에픽세븐 페스타의 기자 질의응답 세션에서 있었던 '15%' 발언, 월요일 저녁에 시작해 날을 새우고서야 마무리된 유저간담회에서의 '월광 천장은 40회' 발언은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당시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건가? 누군가 이를 제어할 사람이 없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식 밖의 발언이었습니다.

 

에픽세븐 간담회.JPG

 

과거부터 쌓여온, 그리고 한 차례의 대란 이후의 행보를 봐도 '상식적인 운영’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초창기부터 있던 특정 아티팩트의 버그를 고치지 않으면서 심지어 특정 캐릭터와 세트로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까지 팔다가 갑작스럽게 수정한 ‘윈드라이더 버그 패치 사건’도 있었고, 이번 에픽세븐 사태를 일으킨 트리거인 ‘치트오매틱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대신 ‘악의적인 게시물을 올리는 유저가 있다.’와 같은 문구를 넣어 변명하며 일을 더욱 키우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경악했던 건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장윤아 대표의 사과문이 올라오기 바로 전날 '월광 패키지'를 출시한 일입니다. 사과문에는 월광 소환을 없애겠다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게임 콘텐츠 하나 없애는 게 대표가 독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닐 거고, 기존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과문의 작성도 하루이틀 걸리는 게 아니었을 텐데, '밖은 물론 안에도 적이 있는 건가?'하는 음모론적인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행보였습니다

 

에픽세븐 월광.png

▶경황이 없었거나 운영과 사업의 생각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진 않지만요. 특히, 후자라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이미지 출처: 에픽세븐 마이너 갤러리)

 

전례 없는 운영 행태에 유저들도 전례 없이 강경한 대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떠나는데 그치지 않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끊임없이 부적절한 앱이라는 명목으로 신고를 넣거나 여러 게이머에게 게임의 문제점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배척 운동을 전개하는 중입니다.

 

출시 전 인터뷰에서 타협 없는 최상의 퀄리티, 상식적인 운영을 추구한다고 했던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지금 유저들에게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와 함께 '상식이 없는 최악의 운영'을 전개하는 게임사가 됐습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쌓여온 불만이 한 사건을 계기로 터져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이런 인식은 아마 오랜 기간 슈퍼크리에이티브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를 따라다닐 겁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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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우스
19.07.25

역시 ㅈ픽 세븐. 이번여름도 변함이 없었다. 유료재화로 스킨권을 사야 한다니.. 더군다나 그 스킨은 기존 모션에 대충 수영복만 복붙... 이런 개판인 스킨에 유료재화를 주고 사라고?


심지어 스킨에도 등급이 있어. 나중에 전설 등급의 스킨권에는 또 얼마나 많은 재화를 요구할지, 혹은 어떤 특수능력을 붙여서 밸런스 파괴를 할지 아주 궁금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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