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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바일 게임 회사 사이게임스(Cygames)가 갑작스럽게 한국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사이게임스는 오는 1월 12일 서울 강남에서 ‘섀도우버스(Shadowverse)’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한국 시장 사업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섀도우버스’는 글로벌 다운로드 600만건 이상, 일본 구글 플레이 베스트 2016 게임 부문 대상을 수상한 카드 배틀 게임이다.


그런데 ‘섀도우버스’의 한국 진출은 별도의 유통사를 통한 서비스가 아닌, ‘섀도우버스’ 자체에 한국어 언어를 추가하고 사이게임스가 직접 관리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왔던 일본 모바일 게임들의 방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이게임스는 이미 ‘섀도우버스’ 영문판을 비슷한 방식으로 글로벌 서비스하고 있다. 왜 이런 방식이 되었을까?


한국에서 겪은 실패
게이머 사이에서 일본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한국이지만, 유명 일본 모바일 게임은 이상할 정도로 한국에서 계속 고배를 마셔왔다. 심지어 사이게임스의 간판 게임들도 그래왔다. 사이게임스의 첫 히트작인 모바일 게임 ‘신격의 바하무트(神撃のバハムート)’는 지난 2012년 8월 다음 모바게를 통해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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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는 초기에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2년만인 지난 2014년 10월 서비스 종료에 들어갔다. ‘모바일 게임이 2년이나 했으니 잘 버틴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신격의 바하무트’가 일본에서는 여전히 서비스 중이며 애니메이션화까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고배를 마셨다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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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한국판. 일본판에 비해 훨씬 깔끔해진 인터페이스 등으로 차별화를 꿈꾸었지만...


사이게임스가 반다이남코의 IP를 활용해 만든 두 번째 히트작,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도 한국에서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2014년 12월 다음 모바게를 통해 출시된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는 무성의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던 ‘바하무트’와 달리 훨씬 더 철저한 지역화를 거쳤다.


웹 게임 수준인 일본판과는 달리 한국 게이머의 입맛에 맞는 깔끔한 인터페이스의 앱 형태로 바꿨고, ‘한국 아이돌’ 추가 및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애니메이션 무료 상영 등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다. 오히려 일본 게이머 사이에서 한국 서비스의 품질이 더 좋지 않냐는 질투 섞인 불만이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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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로 따지면 일본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도 한국에서는 1년 남짓 버텼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는 오히려 ‘바하무트’보다도 좋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 서비스 시작 1년을 조금 넘긴 2015년 3월 한국 서비스가 종료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가 여전히 인기 상위권의 IP로 꼽히고 있음을 생각하면 이례적일 정도의 실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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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


이후 사이게임스는 ‘그랑블루 판타지’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 등 자사의 히트작을 한국에 내지 않았다. ‘아이돌마스터’ 관련 게임은 반다이남코가 유통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그랑블루 판타지’나 ‘섀도우버스’ 같은 자체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한국 게이머가 이들 게임을 하려면 IP등을 우회해 일본판을 그냥 하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답답해서 내가 직접 뛴다?

그렇다고 사이게임스가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도쿄게임쇼에서 사이게임스는 ‘그랑블루 판타지’의 영문버전을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 ‘그랑블루 판타지’ 게임 내에 영어 선택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당시 사이게임스는 차후 ‘그랑블루 판타지’에 중국어와 한국어 추가를 고려해 보겠다고 언급해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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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게임스의 '그랑블루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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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블루 판타지는 게임 내 언어 선택 방식으로 영문판을 서비스 중이다.


하나의 게임 내에 여러 언어를 추가해 서비스하는 것은 콘솔 게임에서 많이 보이는 방식이다. 사이게임스가 이번에 한국 서비스를 선언한 카드배틀게임 ‘섀도우버스’도 동일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섀도우버스’도 영문판과 일어판이 별도로 존재하긴 하지만, 서버는 단일 서버이며 유료 재화 부분을 제외하면 영문판과 일어판 사이의 데이터 이동도 자유롭다.


아직 사이게임스가 ‘섀도우버스’ 한국 서비스 방향에 대해 공식 발표한 것은 없지만, 이전처럼 별도의 유통사를 통해 지역화를 하고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게임스가 직접 서비스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게임스는 지난 2016년 6월 대한민국 특허청에 ‘섀도우 버스’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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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섀도우버스'는 이미 영문 버전을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섀도우버스’ 이후 사이게임스의 또 다른 인기 모바일 게임인 ‘그랑블루 판타지’도 한국에 비슷한 방식으로 서비스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2016년 4월 ‘그랑블루 판타지’ 내에 영어 언어 선택이 추가되었으며, 한국에서 소설판 ‘그랑블루 판타지’가 출간되었다.


사이게임스의 이런 행보는 이전에 한국에 서비스 했던 ‘바하무트’나 ‘신데렐라 걸즈’의 사례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두 게임은 한국 유통사의 운영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바하무트’의 경우 서비스 종료 직전 1년 동안은 운영을 그냥 방치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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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게이머가 만든 '섀도우버스' 비공식 한글패치가 있으며, 섀도우버스 내부 데이터에 한국어 번역이 이미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굴욕'을 겪었으니 굳이 한국 유통사를 거치는 것보다, ‘섀도우버스’나 ‘그랑블루 판타지’의 다중 언어 운영으로 얻은 경험을 통해 ‘안전하게’ 한국 서비스를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사이게임스가 직접 나서고, 고위 임원까지 방한해 ‘섀도우버스’의 한국 서비스 및 사업 방향을 설명하는 것이 조금은 씁쓸한 이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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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캣
17.02.13
신격의 바하무트... 운영 개막장에 일본에서 고친 버그 패치도 안하고 운영해서 버그 남발해서 망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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