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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권력과 이를 용납하지 않는 국민들의 항쟁은 현실의 일만은 아니다. 게임 속에서도 권력에 맞서 이용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으려는 항쟁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리니지2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민중봉기 ‘축9섭전쟁’은 온라인게임 항쟁의 대표적인 사례다. NEW메인축91부.png


이 안에는 권력을 향한 집권층의 끝없는 욕망, 이에 항거하는 민초들의 용기, 서버를 감동시킨 영웅담 등 수많은 이야기가 녹아있다. 축9섭전쟁의 정신은 1년 후 발발한 ‘바츠해방전쟁’으로 계승되며 전체 게임에 혁명의 바람을 몰고 왔다. 어쩌면 바츠해방전쟁의 진정한 의미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다. 축9섭전쟁, 그 파란의 혈전 속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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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발발한 '축9섭전쟁'은 온라인게임 최초의 성공한 반왕전쟁으로 기록되어 있다. 한마디로 1년 후 바츠해방전쟁의 프리퀄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혼란의 정국, 제국과 반제국의 충돌
리니지2 9서버(테온)는 CBT때부터 안정적인 운영으로 많은 유저들이 몰렸던 서버다. 1~5서버까지는 사람들도 많고, 강력한 전투혈맹들이 선점했기 때문에 전쟁이 불가피했다. 9서버는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게임을 하려는 이용자들이 몰린 한가한 서버였다. 서버가 오픈되고 이용자들은 큰 다툼 없이 편안하게 캐릭터를 키워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한가한 시골서버가 서버 전체를 반왕 전쟁으로 이끈 거대한 혁명정신을 불러일으킬 줄은 당시 주인공들은 모르고 있었다.   
 
어느 서버나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두각을 나타낸 혈맹들이 그 서버의 권력을 움켜쥐는 경우가 많다. 1서버 디케이, 2서버 LOK, 5서버 방송국, 4서버 무적스피드 같은 혈맹들 또한 초기에 대세를 잡아 온 전국구 혈맹들이다. 9서버도 두각을 나타냈던 혈맹들이 몇몇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은 흙예 총군주가 이끄는 제국혈맹이었다. 제국은 그 이름답게 오픈 초기부터 서버 내에 거대한 제국을 형성해나갔다. 흙예 군주는 신화, 노을, 악혈 등 중견혈맹과 동맹을 맺는 한편, 적대세력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수의 중립혈맹으로 구성된 반제국연합이었다. 이들은 제국 혈맹을 시시각각 감시하며 9서버의 균형을 지켰다. 

2003년 9월, 리니지2가 오픈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조직을 정비한 거대 혈들이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다. 소위 강자들간의 서열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서버마다 권력쟁탈의 암투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9서버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국과 반제국연합의 충돌이 불가피해 졌다. 평화로울 줄만 알았던 9서버도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 먼저 행동에 나선 쪽은 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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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초 9서버(테온)은 상대적으로 한적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리니지 전쟁사를 통틀어 최초로 서버 전체의 유저가 참여한 대규모 반왕전쟁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제국의 이이제이, 남의 전쟁을 이용하라!
크로니클 업데이트에서 공성전이 지원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제국은 고민에 빠졌다. 공성전을 대비해 견제세력들을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면 서버 전체 유저를 적으로 돌릴 수 있다. 잘못하면 서버 전체의 유저들을 적으로 돌릴 수가 있다.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 거대 혈맹일수록 감시하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제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혈맹들의 전쟁을 이용하기로 했다. 오랑캐는 오랑캐로 잡는다는 ‘이이제이’ 전술이다. 당시는 9서버는 신화, 악혈 대 투혼, 백야, 엘리, 해동간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혈원간의 다툼 때문에 벌어진 소모전이었다. 유저들도 별로 개의치 않은 분위기였다.  

괜히 여기저기서 전쟁에 참여하다가는 자칫 거대 혈전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국의 생각은 달랐다. 이 전쟁이야 말로 자신들이 입지를 굳힐 절호의 기회라는 걸 알았다. 제국은 즉시 신화, 악혈의 편에 서서 상대방을 공격했다. 제국이 전쟁에 간섭하면서 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제국은 신화, 악혈과 연합을 맺고 전쟁에 참여했다.

제국이 전쟁에 끼어들자 전세는 하루아침에 기울었다. 당시만 해도 게임 오픈초기였다. 다양한 무기나 스킬들이 나오지 않을 때였다. 따라서 머리수가 많거나 고렙이 많은 혈맹이 우세한 경향이 있다. 제국은 다수의 고렙 캐릭터와 물량공세로 상대편을 하나하나 제압했다. 투혼, 백야, 엘리 혈맹은 제국연합의 파상적인 공격 앞에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무조건 항복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는 더욱 비참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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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강대국들이 늘 그렇듯이, 제국 혈맹은 작은 중소혈맹의 전쟁에 개입하는 척 하면서 서버 전체의 권력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방관과 방치가 부른 참상들
전쟁에 패한 혈맹에 남은 것은 철저한 보복이었다. 제국이 내민 조건은 패전 혈맹에게는 너무나도 모욕적인 것이었다. 전쟁의 주축인 백야 혈의 크래시 군주는 항복과 함께 게시판에 사죄의 글을 올려야 했다. 엘리 혈맹의 알타니스 군주는 종전의 대가로 캐릭터를 삭제해야만 했다. 더욱 가혹한 것은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엘리 혈에 대한 제국의 벌칙이었다. 제국은 항복조건으로 엘리 혈맹의 군주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외치기로 10번씩 사과하도록 요구했다. 

자존심을 생명으로 삼는 것이 바로 혈맹이다. 그런 혈맹에게 서버의 모든 유저 앞에서 “내가 죽을죄를 지었으니 용서해 달라.”라고 비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형벌이었다. 게다가 승전 혈맹인 악혈의 한 유저는 엘리 혈원이 사과 할 때마다 “제국연합에 도전하는 자는 누구든 용서치 않겠다.”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들은 제국연합의 모욕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핍박을 참지 못한 일부 혈원들은 다른 중립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중립혈맹들은 침묵했다. 제국의 위협이 두렵기도 하거니와 내일이 아니라고 방관하는 유저도 많았다. 방관이 부른 비극은 제국연합 쪽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들은 일부 혈원들이 유저들에게 행하는 온갖 전횡에 무관심했다.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 결국 중립연합은 동료들의 비극에 방관했고, 제국연합은 일부 혈원들의 잘못을 방치했다. 그리고 이들의 무관심은 이후 9서버에 엄청난 비극을 몰고 왔다. 이후 축9섭전쟁을 주도했던 광주갑부짱 군주는 그의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은 아쉬움을 남겼다. 

“방관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전쟁이 한창인 지금에서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9섭연합을 책임지는 본인이나 제국연합의 흙예 총군님이나 게임을 하면서 씻지 못할 과오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방관죄’일겁니다”

                                                         -광주갑부짱(2003년 플레이포럼 게시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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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유저들은 권력자의 전횡을 '방관'했고, 권력자들은 스스로의 부패를 '방치'했다. 이것이 9서버에 엄청난 전쟁을 가져왔다.>  


전쟁의 도화선, 용병혈 군주 피살사건 
2003년 12월, 제국연합(제국, 신화, 악혈)은 여타 군소혈맹들을 하나하나씩 제압했다. 말로 회유해서 안 되면, 군사를 보내 끝장 냈다. 2003년 9월 전쟁을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서버의 거의 모든 세력을 점령했다. 

제국의 성장은 다른 서버의 거대 혈보다 훨씬 빨랐다. 제국은 마지막 상대라 할 수 있는 엔에스 연합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전면전보다는 양측의 피를 말리는 무한 필드전으로 진행됐다. 지도 어느 곳에 있든지 상대방의 혈마크만 보면 이유 불문하고 싸움이 붙었다. 물론 제국은 조직력에서 상대를 능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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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독점한 제국은 중립혈까지도 적으로 간주하는 실수를 범했다. 분노한 9서버 유저들은 축9섭전쟁이라는 전대미문의 혁명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던 어느 날 용계 입구에서 엔에스 혈원이 목격됐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평소 때처럼 제국 연합은 용계를 포위하고 색출작업에 나섰다. 때마침 용병 혈의 업웰리우스 군주와 아수라 혈의 울산물존pc방 군주가 제국연합군의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이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저기 적혈 놈들이 지나간다! 척살하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중립혈을 적혈로 오인한 제국연합은 업웰리우스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제국의 공격으로 업웰리우스 군주는 그 자리에서 눕고 울산물존pc방 군주는 큰 상처를 입고 겨우 마을로 피신했다. 문제는 이들이 전쟁과 상관없는 중립혈맹의 군주라는 것이다. 피살당한 업웰리우스 군주는 누운 채로 제국연합에게 따졌다. 

“이번 전쟁에 상관도 없는 절 죽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런데 제국연합으로부터 돌아오는 답이 충격적이었다.  

“우리와 동맹이 아닌 혈은 무조건 죽입니다!”

이미 PK가 된 제국연합 혈원들은 극도로 흥분된 상태였다. 이들은 적혈은 물론 일반유저에게까지 공격을 가했다. 주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업웰리우스 군주는 제국연합의 공격에 네 번이나 누워 레벨 다운까지 당하는 하는 치욕을 겪었다. 이 사건은 9서버 모든 유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과거 엘리 혈의 군주가 전쟁에 항복했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을 접었고, 이번에는 전쟁에 아무 관련도 없는 중립혈 군주가 단지 옆에 알짱거렸다 이유만으로 피살된 것이다.
 
중립 혈의 군주들이 하나둘 제국연합에게 치욕을 당하자 서버의 여론은 반제국편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점에 9서버에 거대한 풍운을 몰고 올 한 명의 영웅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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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2년전, 2003년 9월부터 12월까지 벌어진 리니지2 축9섭전쟁. 빛바랜 사진 속 유저들은 '축9섭', '축9섭을 위하여' 등의 혈마크를 달고 혁명의 기치를 올렸다. (사진은 게임잡지 피시파워진에서 캡처).>


2부 예고, 드디어 축9섭전쟁 발발!! 

제국의 전횡에 맞선 사람들, 이들은 ‘축9섭’이라는 기치를 들고 반왕 운동을 전개하는데...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열세 속에서... 마침내 성사된 기란 신전의 기적. 바츠해방전쟁의 프리퀄 ‘축9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디케이의 아키러스를 능가하는 리니지2 최고의 영웅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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