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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게임을 즐길 때 어떻게 캐릭터를 선택하시나요? 성별 선택이 가능한 게임이고, 성별에 따른 능력치 차이 같은 게 없다면, 아마 대부분은 여성 캐릭터를 선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예쁘기도 하고, 외형을 꾸미는 아이템도 대체로 여성 캐릭터 위주로 나와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여성 게이머든 남성 게이머든 여성 캐릭터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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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자지만 장기에프 같은 캐릭터가 좋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런데 대전격투게임이나 AOS처럼 정해진 캐릭터를 사용하는 게임에서는 여캐를 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근성으로 손에 안 맞아도 마음에 드는 여캐를 하는 유저도 있지만, 대부분은 손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일이 많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남성 캐릭터들을 여성 캐릭터로 바꿔서 그려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조금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무겐이나 알만툴 등을 사용해 욕망(?)을 충족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게임 개발사에서 직접 유저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일도 생기기 시작했죠.

 

꽤나 유서 깊은 게임 속 성전환에 대해 간단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캐릭터의 설정이나 스토리 상의 성전환이나, 여성인 줄 알았는데 사실 남성이었다거나 하는 사례는 제외합니다.

 

 


- 게임 속 성전환의 대부 '데미트리 막시모프'
처음에는 '온라인 게임 속 성전환', '모바일 게임 속 성전환' 하면서 단순하게 가려고 했는데, 격투게이머 입장에서 이 캐릭터가 아른거려서 넣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캡콤의 대전격투게임 '뱀파이어' 시리즈의 주인공 '데미트리 막시모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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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트리 막시모프>

 

 

데미트리 막시모프는 흡혈귀인 만큼 당연히 흡혈을 하는데요, 특히 여성의 피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뱀파이어 시리즈는 남성 캐릭터, 아니 그보다 사람이 아닌 캐릭터가 더 많은 대전격투게임인지라 그냥 흡혈하는 필살기를 넣기에는 캐릭터의 설정과 모순이 생겨버리죠.

 

보통의 흡혈귀라면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데미트리는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뱀파이어 세이버'에서 '미드나잇 블리스'라는 기술로 상대를 여성으로 바꿔서 흡혈해버리는 신기를 보여줍니다. 남성 캐릭터는 여성으로 바꾸고, 여성 캐릭터는 좀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형태죠.


데미트리 막시모프 자체는 그렇게 인기를 끌었다고 할 수 없지만, 여성화된 남성 캐릭터들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조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흡혈 당하기 직전 선 상태로 살짝 모습을 비추는 것뿐이었는데 말이죠. 심지어 이걸 주제로 한 가챠폰도 있었다고 하니 그 때부터 알게 모르게 니즈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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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인 사스콰치는 귀여운 인형옷 소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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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성 캐릭터인 펠리시아는 다른 복장으로! 자세히 보면 손과 발이 사람처럼 변했다는 소소한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데미트리 막시모프의 미드나잇 블리스가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SNK가 제작한 대전격투게임 'SNK VS CAPCOM SVC CHAOS'입니다. SNK의 인기 남성 캐릭터들의 성전환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대전격투게임이었거든요.

 

특히,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6의 보스 '게닛츠'의 성전환된 모습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서 있는 모습이 전부였지만, 팬들이 이를 토대로 도트를 찍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재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비공식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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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닛츠의 성전환 버전>

 

 

여담이지만, 캐릭터 성전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데미트리 막시모프는 '캡콤 파이팅 잼'을 끝으로 대전격투게임에서 등장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이야기된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미드나잇 블리스가 그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죠. 왜냐면 미드나잇 블리스를 구현하려면 각 캐릭터마다 성전환된 이미지를 새로 만들어야하거든요. 데미트리 막시모프 하나 넣자고 수고를 늘리느니 차라리 안 넣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무튼 어떤 이유에서건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데미트리 막시모프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이 영상을 추천합니다.>

 

 

 

- 만우절은 캐릭터 성전환의 날?
과거에도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의 성전환은 요즘에도 이벤트나 콘텐츠 소재로 쓰일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캐릭터의 성전환이 가장 많이 쓰이는 사례는 역시 이벤트입니다. 특히, 거짓말 쳐도 크게 안 혼나는 날인 만우절에 많이 볼 수 있죠. 아무래도 장난을 치는 날인 만큼, 보기 드문 '여성 캐릭터의 남성화'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만우절에 캐릭터 성전환을 내세운 대표적인 사례로는 엘소드와 클로저스가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중에는 세븐나이츠가 있겠네요.

 

엘소드는 2011년 만우절 이벤트를 통해 각 캐릭터별 스킬 컷인을 성전환해서 보여줬습니다. 엘소드나 청, 레나처럼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을 받는 성전환도 있었지만, 아이샤처럼 작정하고 저질러버린 성전환도 있었죠.

 

게다가 2012년에는 이 때 보여준 성전환 이미지를 토대로 아바타를 제작,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로도 매년 만우절마다 새로운 캐릭터의 성전환을 보여주며 정규 이벤트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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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소드 만우절 성전환 사례 중 가장 유명한 아이샤. 당연하지만 왼쪽이 원래의 아이샤입니다. 스킬 컷인 공개 당시부터 아이샤 팬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이듬해에는 인게임 모델링을 선보이는 패기를 보여줬습니다.>

 


클로저스는 2016년 만우절 이벤트를 통해 각 캐릭터들의 성전환 일러스트를 스킬 컷인, 파티창 일러스트에 적용했으며, 2017년에는 성전환 일러스트에 설정을 붙여 공개했습니다. 특히, 성전환 캐릭터들이 나오는 곳을 평행세계라고 설정해 이와 관련된 2차 창작도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클로저스에서도 티나처럼 성전환한 이미지가 기존과 180도 달라진 캐릭터들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도 티나 유저라 조금 충격을 받긴 했지만, 계속 보다보니 멋있어서 이쪽이 캐릭터로 등장해주지 않으려나 하는 소소한 바람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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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원래의 티나, 오른쪽이 성전환...이라고만 하기엔 너무 많은 게 바뀐 티나입니다. 오랜 만에 봐도 너무 멋있습니다.>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는 2017년 만우절 이벤트로 남성 캐릭터 '태오'를 성전환시켜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존 태오의 이미지를 잘 살린 적절한 성전환으로 많은 세븐나이츠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평생 쓰고 싶으니 팔아달라는 사람도 있었을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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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이 원래의 태오, 아래 쪽이 성전환된 태오입니다. 등장 당시 '태순이'라 부르며 좋아하는 유저들이 많았더랩니다.>

 

 


- 본격적인 콘텐츠로 활용되는 ‘캐릭터 성전환’
게임인 만큼, 캐릭터 성전환을 콘텐츠로써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문에서 이야기한 '여캐하고 싶은데 할 줄 아는 게, 혹은 좋은 게 남캐라서 어쩔 수 없이 쓰는' 유저들을 겨냥한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개발자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대표적으로 '카오스 온라인'이 있습니다. '카오스 온라인'에는 캐릭터의 외형을 바꿔주는 의상카드라는 아이템이 있었는데요, 2012년 할로윈을 기점으로 남성 캐릭터의 외형을 여성 캐릭터로 바꿔주는 의상카드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1주년 기념으로도 성전환 의상카드를 선보였죠.

 

심지어는 2014년 만우절에는 유료 콘텐츠 매출의 90% 이상이 여성 영웅에서 발생했다며, 전 영웅을 여성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중대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만우절이니 당연히 거짓말이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전환 의상카드를 선보인 것은 어느 정도 매출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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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 군단의 니바스는 이제 구글 검색에서도 원래 모습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성전환된 모습이 유명합니다. 성전환 스킨이 나온 다른 캐릭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죠.>

 


위메이드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사가'는 캐릭터 성전환의 대표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마침내 모든 영웅이 다 모였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정말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인데요,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자주 진행하는 게임이죠.

 

로스트사가에 등장하는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는 남성 버전과 여성 버전이 모두 존재하는데요, 이는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에도 여지없이 적용됩니다. 남성 캐릭터는 여성 캐릭터가 추가되고,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가 추가되는 식이죠. 아무래도 수많은 성전환을 진행해온 만큼, 적절한 선에서 위화감 없는 캐릭터 성전환을 보여줘 대체로 호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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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이 넘쳐서인지 이런 하지 않아도 되는 성전환을.... ㅇ.. 아닙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캐릭터 수집형 RPG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색다른 느낌을 주는 성전환 스킨을 판매하는 게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SRPG '브라운 더스트'는 2017년 12월 7일 용병의 외형을 바꿔주는 코스튬 시스템을 업데이트한 뒤 다양한 형태의 코스튬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중에 성전환 코스튬이 있는데요, 1월 9일에 알렉, 1월 18일에는 요한의 성전환 코스튬을 출시했지요.

 

두 캐릭터 모두 '유일한 단점이 남캐'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캐릭터였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성전환 코스튬을 반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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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원래의 알렉, 오른쪽이 성전환된 알렉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취향이신가요?>

 


와이디온라인이 서비스하는 '갓 오브 하이스쿨 with 네이버 웹툰'도 정기적으로 성전환 캐릭터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초로는 주인공인 진모리나 박일표, 한대위 등 주요 남성 캐릭터들은 물론, 집행위원 'P' 같은 여성 캐릭터 역시 성전환돼 화제가 됐습니다.

 

성전환 캐릭터들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서인지, 심지어는 북한의 김정은이나 한국과 미국, 중국의 대통령을 패러디한 '문재니', '트럼피', '시진찡' 같은 캐릭터를 출시해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누구든 성전환해버릴 거 같은 기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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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진찡', '문재니', '트럼피'...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이외에 '언리쉬드'의 주인공 '레브'나 '하은', '데스티니 차일드'의 '주인공'이나 '주피터', '디아블로' 등 캐릭터의 성전환을 콘텐츠로 활용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캐릭터 성전환, 항상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캐릭터 성전환이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건 아닙니다. 성전환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성을 보여주기보다는, 단순히 여성으로 바꾼 뒤 노출도를 높여 내놓는 것도 많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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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금세 서비스를 종료한 마비노기 걸즈가 이런 사례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비노기 유저로서도 이건 너무하다 싶었죠. 참고로 왼쪽이 트레이시, 오른쪽이 퍼거스입니다.>

 


특히, 이런 형태의 성전환이 기존의 캐릭터성을 크게 해칠 때는 엄청난 반발을 사기도 합니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사이퍼즈'에서의 사례가 대표적이죠.

 

사이퍼즈는 2017년 7월 6주년 업데이트 영상(링크)을 통해 창룡 드렉슬러의 성전환 스킨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성전환 스킨이지만, 사이퍼즈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반발이 심했습니다. TS 스킨으로 내지 말고, 창을 사용하는 신규 여성캐릭터로 내달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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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퍼즈 6주년 업데이트 영상에서 공개됐던 드렉슬러의 스킨.(출처: 업데이트 영상)>

 

 

결국, 2017년 10월 18일 개발자노트(링크)를 통해 드렉슬러의 성전환 스킨을 사이퍼즈의 세 번째 창술 능력자인 '레오노르 드렉슬러'로 재구성, 2018년에 출시할 것을 밝혔습니다.

 

캐릭터 성전환이 게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유저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걸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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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노트를 통해 공개한 신규 캐릭터 '레오노르 드렉슬러'. 2018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게임 속 캐릭터 성전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성전환의 대부 데미트리 막시모프의 '미드나잇 블리스'입니다. 뱀파이어 시리즈 신작이든 크로스오버 작품이든 다시 한 번 '미드나잇 블리스'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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