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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캐릭전당포도 세 번째 순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닌텐도의 캐릭터들을 살펴보려고 해요. 밝고 활기찬 닌텐도 게임에 대한 이야기라 뻔하고 재미없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특히, 닌텐도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는 “뭐 정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지요.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진 건 캐릭터들이 가질법한 ‘트라우마’와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트라우마와 닌텐도 캐릭터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게임 속 모습을 들여다보면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조차 하기 싫을 정도의 상황에 처한, 혹은 처했던 캐릭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게임 속 여러 요인에 인해 트라우마가 생겼을 법한' 닌텐도 캐릭터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게임 내에서는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캐릭터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는, 해당 캐릭터가 게임에서 처하게 되는 상황을 바탕으로 한 추측이 가미돼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링크, 류카 소개 항목에는 스포일러가 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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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형을 둔 2인자의 슬픔, 슈퍼마리오 시리즈 ‘루이지’
첫 번째 소개할 캐릭터는 ‘루이지’입니다. 슈퍼마리오 시리즈의 주인공 ‘마리오’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죠. [마리오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마리오 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인지 항상 형과 같은 인기스타가 되고 싶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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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름부터가 슬퍼요. 마리오와 유사하다는 의미로 ‘유사(類似, るいじ)’의 루이지에서 따온 게 그의 이름이거든요. 이탈리아 식 이름에 루이지가 있다는 것도 있겠지만, 정말 적절한 이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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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Wii 판매 현장에 등장했다가 끌려나가기도 합니다. 대체 왜…

 

초창기 루이지는 단순히 마리오의 2P 컬러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2]를 시작으로 능력이나 외모 등 형과 차별화가 이뤄지기 시작했죠. 

 

하지만 이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팬들은 그런 루이지를 언제나 형에게 매달려서 징징대고, 존재감도 없고, 항상 당하기만 하는 식으로 표현하며 마리오와 차이를 두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설정들이 최근 들어서는 게임에 공식 설정으로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스퀘어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슈퍼 마리오 RPG]에서는 스토리 중에는 나오지 않고 엔딩에서만 잠깐 등장하고, [마리오 스토리]에서도 마리오가 모험을 하는 동안 외로이 집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형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마리오 & 루이지 RPG] 시리즈에서는 형과 함께 수십 년을 보아온 쿠파에게조차 제대로된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죠. 심지어 [슈퍼 페이퍼 마리오]에서는 적에게 세뇌 당해 적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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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64 DS]에서 루이지가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건 존재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려 공식입니다. 무슨 약을 했길래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루이지가 들으면 슬퍼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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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 맨션 시리즈]처럼 루이지가 주인공인 게임도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유령을 싫어하는 루이지에게 유령의 집에 출연시키다니 악취미네요.

 

그런 취급이 안타까웠는지 닌텐도는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X]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는 ‘영원한 2인자’가 아니라 ‘녹색 인기쟁이’라고 불러 보자구요!”라고 한다거나, 2013년을 아예 루이지의 해로 정하고 [뉴 슈퍼 루이지 U]와 같은 루이지 독점 출연작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런 배려가 오히려 그를 더 측은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2인자 취급을 벗어나지 못하는 루이지지만,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망할 일이 없는 든든한 형이 있다는 사실이죠. 마리오가 있는 한, 루이지는 언제 어디든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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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X]는 루이지를 ’녹색 인기쟁이’라고 부르자고 했으면서, 정작 게임에서는 ‘네거티브 존’이라는 보기만 해도 괴상한 비장의 무기를 달아놨습니다. 기술 이름도 부정적이네요. 무슨 속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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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루이지 천지인 [뉴 슈퍼 루이지 U].
 

 

그래픽 발전과 시공간 여행의 피해자, 젤다의 전설 시리즈 ‘링크’
두 번째는 젤다의 전설의 주인공 ‘링크’입니다. ‘젤다’가 아닙니다. ‘루이지’도 아니에요. 아무튼, 이번에 소개하는 ‘링크’는 ‘시간의 오카리나’에 등장하는 링크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7년 후로 날아가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원래 시간으로 돌아온 어린 링크죠.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부터 후속작 ‘무쥬라의 가면’까지, 시공간을 넘나든 모험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링크입니다. 이하 ‘시오 링크’라고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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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젤다의 전설 시리즈 중 [시간의 오카리나]의 이후 이야기는 다음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뉩니다. ‘링크가 하이랄을 구하고 과거로 돌아간 시열대(미래)’, ‘링크가 하이랄을 구하지 못한 시열대(미래)’, ‘하이랄을 구한 링크가 돌아온 시열대(과거)’로 말이죠.

 

‘시오 링크’에게 있어 불행의 시작은 역시 그래픽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그래픽이 3D가 되면서, 2D에서는 그래도 귀여워보였던 언데드 몬스터들이 사실적으로 표현됐기 때문이죠. 단순한 해골도 등장하지만, 장르를 ‘호러 어드벤처’로 바꿔버리는 무서운 몬스터들도 있습니다. ‘리데드’와 ‘데드핸드’가 대표적이죠.

 

‘리데드’는 찢어질 듯한 비명으로 링크를 마비시키고 달라 붙어 체력을 빼앗고, ‘데드핸드’는 땅에서 솟은 네 개의 팔로 링크를 붙잡은 뒤, 서서히 다가와 공격합니다. 특히, 진한 갈색 톤에 눈코입이 비어있는 ‘리데드’, 기형적인 하얀색 체형에 뚫려있는 눈과 찢어진 입을 가진 ‘데드핸드’의 모습은 어린 나이의 링크가 보기에는 상당한 충격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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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데드(위)와 데드 핸드(아래). 게임에서 만나도 무서운데, 이들을 실제로 대면한 링크는 어땠을까요?

 

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링크에게 충격을 준 캐릭터도 있습니다. 바로 ‘대요정’입니다. 대요정하면 크기는 작지만 성인 체형을 가진 요정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젤다의 전설에서의 대요정은 정말 큽니다. 그리고 요상한 헤어스타일과 진한 화장, 쫙 달라붙는 옷을 입고는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며 물속에서 튀어나오죠. 고향인 코키리의 숲에서 작은 요정만 보고 자라 온 링크가 ‘대요정’을 만났을 때의 충격은 이로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나름의 환상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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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마운틴’ 정상에서 대요정과의 첫 만남. 개인적으로는 ‘데스(Death)마운틴 정상이니 이렇게 공포스러운 몬스터를 둔거구나’하고 납득했었습니다. 몬스터가 아니었지만요.

 

‘시오 링크’가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는 시각적인 충격을 받았다면, 후속작인 ‘무쥬라의 가면’에서는 심적인 압박을 받습니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의 모험을 끝낸 링크는 모종의 사정으로 모험을 하던 도중, ‘스탈키드’에 의해 하이랄과는 다른 세계인 ‘테르미나’에 도착합니다.

 

문제는 ‘테르미나’가 3일 뒤면 멸망하는 세계라는 거죠. ‘다른 세계니까 뭐 어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탈키드’가 링크에게 저주를 걸어버립니다. 다행히 ‘행복의 가면장수'의 도움으로 저주가 풀리긴 했지만, 그 대신 ‘스탈키드가 가져간 무쥬라의 가면을 가져오라’는 부탁을 받게 되죠. 결국 링크는 반강제로 ‘테르미나’에서의 모험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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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가면장수가 부탁(?)하는 모습.

 

모험의 목적은 늪, 산, 바다, 계곡의 거인을 깨우고, 스탈키드를 찾아 ‘무쥬라의 가면’을 되찾는 겁니다. 세상에 멸망하기 전, 즉 3일 안에 말이죠. 링크가 가진 ‘시간의 오카리나’의 힘으로 첫 번째 날로 돌아갈 수는 있지만, 이 경우 3일 동안 링크가 거인을 깨운 일과 테르미나에 사는 사람들을 도와줬던 일 등이 모두 없던 일이 되어버립니다. 한 번 돌파한 던전을 다시 돌파할 필요는 없지만, 했던 걸 또 한다는 건 귀찮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일이죠.

 

게다가 테르미나에 사는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대로 움직입니다. 말을 걸어도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항상 같은 말만 반복하죠. 한두 번은 괜찮겠지만, 수십 번 이상 시간을 되돌리며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봐야 한다면? 그리고 그들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항상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말만 반복한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미쳐버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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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사건 해결 전까지 이런 애들을 계속 잡아야 합니다.

 

가장 슬픈 건, ‘시오 링크’의 활약이 게임에서 인정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그가 하이랄을 구한 일은 미래의 일이므로 현재와는 상관이 없고, [무쥬라의 가면]은 아예 다른 세계의 이야기니까요.

 

그래도 먼 미래의 이야기인 [황혼의 공주]에서 등장해, 그의 직계후손인 ‘링크’에게 도움을 줍니다. ‘시간의 용사’라며 전설만 전해지는 다른 시열대의 ‘시오 링크’보다는 나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리들리’ 때문에 꼬여버린 인생, 메트로이드 ‘사무스 아란’
다음 소개할 캐릭터는 메트로이드 시리즈의 주인공 ‘사무스 아란’입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아이언맨을 떠올리게 하는 슈트로 무장하고 있는 캐릭터죠. 직업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은하 연방의 명령으로 혼자 행성에 돌입해 사건을 해결한 적도 있는 능력자입니다. 또, 외형에서 추측하긴 어렵지만 여자입니다. 사무스 아란이 인기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슈트로 무장한 현상금 사냥꾼이 사실은 여자였다!’라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반전이 있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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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의 엔딩에서 볼 수 있는 사무스 아란의 진짜 모습. 당시 많은 게이머에게 충격을 줬다고 합니다.

 

근데 그녀가 왜 현상금 사냥꾼으로 일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넓디 넓은 행성에서 혼자 임무를 수행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심적으로 강하지 않으면 두려움으로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었겠죠.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사무스는 상당히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녀를 이토록 강하게 만들었을까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건 우주해적 총사령관 ‘리들리’입니다. ‘리들리’가 사무스의 인생에 등장할 때마다, 그녀는 절망을 맛봐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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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이 리들리입니다. 생각이라곤 없어보이는 익룡처럼 생겼지만, 상당한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절망의 시작은 사무스가 약 3살 되던 해에 벌어졌습니다. 당시 사무스는 지구인들이 모여 살던 혹성 K-2에서 부모님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죠. 하지만 혹성 K-2에서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연구가 진행 중이란 걸 알게 된 ‘리들리’가 혹성을 침공하고, 사무스가 보는 앞에서 부모님을 잔혹하게 살해합니다. 사무스 역시 그에게 죽을 뻔하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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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순수한 사무스의 모습을 보고 망설이다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사무스였지만, 그녀의 순수함을 눈 여겨 본 외계 종족 ‘조인족’에 의해 거둬집니다. ‘조인족’은 사무스가 자신들의 고향인 혹성 ‘제베스’에서 살 수 있도록 그녀의 신체를 개조해주고, 우주의 멸망을 막기 위한 존재로서 강인하게 훈련 시킵니다. 사무스는 그런 훈련들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조인족’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리들리에 의해 깨져버립니다. 리들리가 혹성 제베스를 관리하는 ‘마더 브레인’과 결탁해 제베스의 조인족을 몰살하고, 제베스를 요새화했기 때문이죠. 다시 ‘가족’을 잃은 사무스는 ‘조인족’들의 의지에 따라 우주의 수호자가 되어 싸우기로 굳게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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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그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사무스가 연방 경찰을 거쳐 현상금 사냥꾼이 된 이후로도 리들리는 그녀와 끊임없는 악연을 이어갑니다만, 가장 나중의 이야기를 다루는 [슈퍼 메트로이드]에서는 사무스가 부활을 거듭하던 리들리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길게 이어온 악연을 끊어버리죠. 하지만 그렇다고 사무스가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리들리를 죽였다고 죽어버린 가족들이 다시 돌아오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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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후속작이 나와서 사무스 아란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상한 공놀이 게임 말고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 마더 3, ‘류카’
다음에 소개할 캐릭터는 [마더 3]의 주인공 ‘류카’입니다. [마더]는 일본과 북미에서는 닌텐도의 대표적인 RPG 시리즈로 유명하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죠. 

 

한국에서 류카는 [마더 2]의 주인공 네스와 함께 [대난투 스매시브라더스 X]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류카의 모습도 [대난투]에서 볼 수 있었던 ‘소심하지만 할 때는 하는 활기찬 아이’ 정도의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아니면 단순히 ‘네스 친구’ 정도로 기억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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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네스 짝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류카 팬 여러분.

 

그러니 본편인 [마더 3]의 류카를 보면 깜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너무나도 슬픈 과거를 겪은 캐릭터거든요. [마더 3]는 엄마, 쌍둥이 형 ‘클라우스’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 놀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자연의 동물들과 ‘몸통박치기 놀이’라는 말도 안되는 놀이를 하면서 놀 정도에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날, ‘돼지마스크’를 쓴 괴인들에 의해 돌아가는 길에 있는 숲에 큰 불이 나면서 평화도 깨져버리고 맙니다. 귀가가 늦어짐을 걱정한 아빠가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을 찾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엄마가 난폭해진 동물로부터 ‘클라우스’와 ‘류카’를 감싸다 목숨을 잃어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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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박치기 놀이’를 하며 노는 ‘류카’와 ‘클라우스’. 이 때까지만 해도 뒤에 그런 일들이 벌어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남은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엄마의 장례를 치릅니다. 하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클라우스’가 엄마의 복수를 위해 다시 숲으로 가버렸기 때문이죠. 뒤늦게 알아챈 아빠와 할아버지가 ‘클라우스’를 찾기 위해 숲으로 가지만, ‘클라우스’는 신발만 남기고 행방불명되고 맙니다. 

 

실은 '클라우스'도 엄마를 죽인 동물에게 당해 절벽으로 떨어져 죽습니다. 아빠와 할아버지가 미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죠. 하지만 아빠는 ‘클라우스’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3년 간 ‘류카’를 버려두고 ‘클라우스’만 찾아다닙니다.

 

그렇게 ‘류카’는 한 순간에 사랑하는 엄마와 형을 잃고, 아빠마저 자신을 챙기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버렸습니다. 삐뚤어질 만도 하지만, ‘류카’는 동료들 덕분에 씩씩한 아이로 자라납니다. 그리고 진실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되죠.

 

여행 중에 ‘돼지마스크’에 의해 파괴된 자연 환경, 기계로 개조된 동물들, 돈 욕심에 물들어가는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며 결말을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갑니다. 물론, ‘돼지마스크’와 그들을 조종하는 ‘가면의 남자’가 계속 ‘류카’ 일행을 방해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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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서 마주치는 기괴한 모습의 적들도 ‘류카’의 적입니다. 동물을 개조하거나 여러 동물을 합친 '키메라'가 나오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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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충격적인 묘사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타네히네리 섬에서 버섯으로 인한 환각이 있죠.

 

그리고 여행의 끝에서 ‘류카’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는 [마더 3]의 주제를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혹시라도 즐길 분들을 위해 여기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류카’가 마주할 진실은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는 겁니다.

 

궁금하신 독자 분들은 관련 내용이 나온 블로그(http://blog.naver.com/nickchaos71/140207266158 , 제보자: '스테고CH'님)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빚과 사기에 시달리는 동물의 숲, ‘마을주민’
마지막은 평화로운 게임의 대명사 [동물의 숲 시리즈]의 주인공 ‘마을주민’입니다. ‘동물들이 사는 마을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긴다’는 게 게임 콘셉트이므로, ‘마을주민’은 곧 플레이어 자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동물의 숲]에서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일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있습니다. 그것도 현실에 있을 법한 문제로 괴롭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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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평화로운데!?

 

대표적으로 ‘너굴’이 있습니다. 처음에 ‘마을 주민’인 플레이어가 살 집을 안내해주고, 돈을 버는 법, 상점 이용법을 가르쳐줍니다. 집 내부 공간을 넓히는 ‘증축’도 도와주죠. 여기까지 보면 평범한 도우미 NPC 같지만, 이 녀석의 악랄함(?)은 바로 ‘증축’에서 나타납니다.

 

처음 너굴이 지어준 집 대출 비용을 다 갚고 나면, 너굴은 집을 넓게 쓸 수 있도록 증축을 해준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해준다니까 그냥 허락할텐데, 하루가 지나 증축이 완료되고 나면 너굴은 천진난만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럼 총 120,000벨 되겠습니다!”

 

해준다길래 허락했는데, 순식간에 빚쟁이가 돼버렸습니다. 물론 갚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그게 되나요? ‘빚’이라는 단어에서부터 ‘갚아야 한다’는 게 머릿 속을 맴도는데 말이죠. 돈을 벌기 위해 과일, 곤충, 물고기를 내다 팔고, 일요일에는 ‘무’를 싼 값에 사서 비싸지는 날에 되파는 일명 ‘무 주식’까지 손을 댑니다. 힐링 하러 왔다가 현실보다 가혹한 게임 속 세상에 혀를 내두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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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빚을 보니 현실의 빚들도 아른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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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잡고, 곤충도 잡고, 과일도 따고, 조개도 줍고...아무튼 돈 되는 건 다 잡아다 파는 게 일상이 됩니다.

 

그렇게 벌어서 열심히 갚고 나면 세상에, 또 증축을 해준다고 합니다. 싫다고 해도 계속 회유해요. “빚은 안 갚아도 되는 거 알잖아구리~”라면서 거절을 거절하죠. 그래선지 너굴은 평화로운 게임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채업자’ 같은 살벌한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다행히 최신작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에서는 증축을 선택할 수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크기가 되면 더 이상 빚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해방된 기분이네요.

 

여기까지 보면 너굴이 완전 나쁜 놈 같지만, 사실 너굴이 하는 행동에 악의는 없습니다. 증축은 빚을 갚아준 대가로 해주는 것이고, 그래서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지도 않지요.

 

하지만 ‘좋은 의도로 그랬다.’고 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갚지 않아도 된다지만, 원하지 않는 '빚'을 떠안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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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의 악행(?)을 과장되게 그린 그림이 공감을 얻는 걸 보면, 저 말고도 많은 유저가 시달린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매주 토요일마다 보험가입을 강요하던 ‘안심해’, 명품만 판다면서 진품과 가품을 함께 진열해두는 ‘여욱’, 시도 때도 없이 플레이어를 불러 심부름을 시키거나 부당한(?) 물물교환을 강요하는 동물 주민 등 힐링 받으러 온 플레이어에게 디버프를 잔뜩 거는 일도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과했을까요? [슈퍼 스매시브라더스 for 닌텐도 3DS, WiiU]에는 동물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발산하려는 건지 ‘마을주민(정식발매판은 ‘Villager’)’이라는 이름으로 참전합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썼던 도끼, 잠자리채, 삽, 새총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너굴을 불러 집을 지어주고는 날려버리는 ‘비장의 무기’를 장착하고 있죠. 애꿎은데 화풀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동물의 숲에서 그들에게 시달렸던 한 사람의 ‘마을주민’으로서는 충분히 공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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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에서의 생활 용품으로 공격하는 마을주민. 어떻게 보면 가장 잔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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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의 비장의 무기 ‘꿈의 마이하우스’. 자신이 느꼈던 집 증축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닌텐도 캐릭터들의 우울한 일면들을 살펴봤습니다. 조금의 비약이 있긴 했지만, 밝고 활기차기만 한 닌텐도 게임에서도 나름의 고민, 또는 슬픔을 가진 캐릭터들이 있다니 흥미롭지 않나요?

 

이처럼 닌텐도가 이야기 하는 어두운 면들은, 닌텐도 게임의 밝은 면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검은 닌텐도’ 혹은 ‘음지의 닌텐도’ 등으로 불리는 것들이죠. 이번 기획을 통해 닌텐도의 어두운 면에 관심이 생겼다면, 직접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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