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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롤플레잉 게임의 탄생, [젤다의 전설]


미야모토 시게루는 1980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동키콩]과 20년 이상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게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아버지다. 1986년 닌텐도가 발표한 [젤다의 전설]은 그가 만든 또 하나의 걸작으로, 그를 ‘게임의 기본 문법을 정한 인물’로 존경 받게 한 게임이자, “게임도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강한 설득력을 더한 게임사에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젤다의 전설]은 기존의 액션 게임에 모험과 퍼즐 요소를 접목시켰다.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동화처럼 뛰어난 스토리와 게임이 결합해 전세계 게임 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젤다의 전설]은 닌텐도와 미야모토 시게루에게 상업적인 성공에 이어 작품성을 얹어주는 그들에게 역시 의미 있는 작품이 된다.


주인공은 ‘젤다’가 아니다?
[젤다의 전설]을 처음을 접하는 사람이 쉽게 착각하는 사실이 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을 ‘젤다’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아니라는 것. 젤다는 시리즈마다 언제나 납치되는 게임 내 공주의 이름이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위기에 처한 왕국과 공주를 구하는 운명을 타고난 ‘링크’다.

링크는 시리즈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캐릭터의 사이즈도 자주 달라진다. 제일 처음 등장한 모습과 비교해보면 이제 100배 정도 커졌다. 게임 그래픽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에 어떨 때는 늘씬한 미형 캐릭터([젤다의 전설 스카이소드])로 등장하는 한편 귀여운 2D 캐릭터([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로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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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신들의 트라이포스] 게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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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바람의 택트] 게임 화면.

링크는 뾰족한 모양의 귀를 달고 있는 요정 같은 외모를 하고 있다. 한손 검과 방패를 사용한다. 또한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왼손잡이다. 주요 기술로는 시리즈 전통의 회전배기가 있다. 폭탄, 부메랑 등의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닌텐도 게임의 주인공들이 늘 그렇듯 링크 역시 정작 게임 내에서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주로 의성어와 주위 사람들로 대신해 감정을 표현한다. 매 시리즈마다 정의감 넘치는 용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RPG 주인공 상에 가장 부합한다.


액션 롤플레잉의 새 장르를 개척
액션 롤플레잉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젤다의 전설]은 사실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임 개발을 시작할 때 내부에서도 같은 비판을 받곤 했다. 하지만, [젤다의 전설]의 새로운 매력은 게임 마니아를 형성하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젤다의 전설]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예술로 평가 받았다. 그렇다면 [젤다의 전설]의 어떤 점이 그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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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시작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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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북미 판 카트리지.<출처: (CC) Evan-Amos at Wikipedia.org>

[젤다의 전설]은 이전의 비디오 게임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모험을 다루었다. 넓은 필드에 수많은 던전들이 있는데, 하나의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간을 뛰어다녀야 한다. 그러한 액션과 모험의 바탕 위에 흥미로운 스토리와 퍼즐이 더해졌다. 특히, 게이머는 부메랑, 플룻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아이템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퍼즐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 과정의 레벨 디자인 밸런스가 매우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젤다의 전설]에 대해 팬들은 “사운드와 그래픽을 빼면 이 게임이 20년이 다 되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만큼 난이도와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다”라고 감탄한다.

또한,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장시간의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콘솔 게임 사상 세계 최초로 카트리지 안에 배터리가 들어간 사례로 꼽힌다.

1998년 발매한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는 일본의 권위있는 게임잡지 <패미통> 역사상 최초 만점을 기록해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명작으로 인정받았다. 마리오 시리즈가 게임을 처음 즐기는 캐주얼 유저에게 어필해 상업성의 금자탑을 쌓은 반면, [젤다의 전설]은 ‘예술성’으로 게임 마니아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4200만개의 ‘대박’
[젤다의 전설]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함께 닌텐도와 미야모토 시게루의 대표작이다. [젤다의 전설]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 미치는 판매량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1986년 처음 등장해 650만장이 팔렸고, 시리즈 전체로는 42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이 게임은 국내외서 폭넓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시리즈의 모델로 발탁되기도 한 JYJ의 박유천이 대표적인 팬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 열혈팬이라고 고백하는 CF를 찍었다. 로빈 윌리엄스는 딸의 이름을 젤다 윌리엄스라고 지을 정도로 ‘젤다 마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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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시리즈. 총 18작(스페셜 에디션 합치면 20작품) 발매.



뛰어난 예술성, 그러나 족보는 뒤죽박죽
[젤다의 전설]의 또 다른 특징이자 즐기는 게이머를 매번 당혹시키는 점은 매 시리즈마다 서로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보 따윈 개밥 줘버린 시리즈”라는 쓴 소리도 듣기도 한다.

시리즈마다 다른 스토리를 가지게 된 이유는 개발자가 게임의 시나리오를 정할 때 스토리를 먼저 정하지 않고 게임의 장치(던전이나 수수께끼들)를 기준으로 스토리를 짜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족보가 뒤죽박죽이다. [젤다의 전설] 탄생 25주년 기념으로 닌텐도에서 발행한 팬북 [하이랄 히스토리아]에서 족보 정리를 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는 몇몇 시리즈들이 그룹을 지어서 연결된다. 하지만 모든 시리즈를 한데 연결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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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4개의 검]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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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게임 화면.

역대 시리즈 중 가장 탁월한 작품성을 자랑하는 건 앞서 언급한 [시간의 오카리나]다. 마니아들은 (비공식적으로) ‘시간의 오카리나’ 연대기에 속하는 게임으로 다음을 꼽는다.

- ‘시간의 오카리나’(어린 시절)-‘무쥬라의 가면’(시오와 같은 링크) -‘황혼의 공주’(무쥬라에서 몇백년 후)

- ‘시간의 오카리나’(어른 시절)-‘바람의 택트’(시오에서 몇 백년 후)-‘몽환의 모래시계’(바택과 같은 링크, 바택에서 얼마 뒤) -‘대지의 기적’(몽모에서 100년 뒤)

이렇게 스토리라인이 뒤죽박죽 얽혀있지만 게이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젤다의 전설]이 묘하게도 납치된 공주를 구하러 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서로의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 것처럼, 시리즈 각각을 다른 작품으로 봐도 해도 무방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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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게임 화면.


게임, 고전이 되다
[젤다의 전설]의 링크는 소년이다. 링크는 동화 [피터팬]에서 착안했다고 전해진다. 링크는 여러 주인공으로 변신해 게임에 나오는 경우도 있고 후손이 과업을 이어 받는다는 변화무쌍한 설정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게임이고, 또 그게 누구이든 [젤다의 전설]의 팬들은 어린 소년, 링크의 몸으로 언제나 공주를 찾아나선다.

2012년 캡콤에서 [록맨], [바이오하자드2], [귀무자] 시리즈 등의 개발을 총괄했던 일본 유명 게임 개발자 이나후네 케이지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젤다의 전설]이다. 이 이상의 대단한 게임은 아직까지 일본에서 나오지 못했다”라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다.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는 것이 진정한 고전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젤다의 전설]은 게임의 고전 반열에 우뚝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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