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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돌연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가 된 게임이 있다. 슈퍼 크리에이티브가 만드는 ‘에픽세븐’의 이야기다.

뿌리가 만든 애니메이션도 좋았지만, 애니메이션에 꿀리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역동적인 2D 그래픽의 실제 플레이 영상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2016년 12월 공개된 두 번째 티저 영상은 1개월도 안돼 1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에픽세븐 2차 티저 영상>


기자도 ‘에픽세븐’을 오래 기다려왔다. 첫 번째 티저 영상을 본 뒤 공식 카페에 가입해 게임의 개발 과정을 지켜봐왔고, 두 번째 티저 영상이 공개됐을 때는 꼭 만나서 게임의 실체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25일, 간만에 격한 기대감을 심어준 ‘에픽세븐’의 슈퍼 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공동대표를 만나 에픽세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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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공동대표>



*YUNA 엔진에 대한 답변은 강기현 공동대표님이, 스토리에 대한 답변은 스토리를 담당하는 이래연 작가님, 김인정 작가님이 해주셨습니다.



- 슈퍼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슈퍼 크리에이티브는 2015년 설립한 회사다. 회사 이름을 패기있게 지었는데, 넘치는 자신감을 표현한 건 물론, 퀄리티를 위해 절대 봐주지 말고 타협하지 말자, 돈이 없고 굶어 죽더라도 자존심은 버리지 말자는 의미로 지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업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멤버들이 함께하고 있다.


- 그렇다면 에픽세븐은 설립하자마자 바로 개발을 시작한 것인가?
그렇다. 회사 세우기 전부터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해왔다.


- 에픽세븐 개발팀은 여러 면에서 '최고'를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최고인가?
먼저, 강기현 공동대표가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천리안 시절 무한대전이라는 머드 게임 상용화를 시작으로, 킹덤언더파이어, 샤이닝로어 등 10개 이상의 타이틀을 팀 빌드부터 런칭, 라이브 서비스까지 모두 경험한 개발자다. 또, 지금까지 프로젝트 드랍을 겪은 적이 없기도 하다. 기술 책임자로서 엔진과 서버 등 기술에 대한 커리어도 있는데, 역임하는 내내 문제가 생긴 적이 없을 정도로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개발자다. 게다가 그런 개발자가 이끄는 팀에, 그보다 더 뛰어난 개발자를 추가로 영입했다. 내가 보기에는 완전 드림팀이다.


- 에픽 세븐은 압도적인 2D 그래픽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확 끌었다. 첫 게임을 2D 게임으로 기획한 계기가 있는가?
개발 멤버들이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 2D 게임은 로망이다. 모두 2D 게임을 했었고, 그에 대한 매력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는 그런 매력을 충분히 살린, 우리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게임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최고의 퀄리티와 재미를 가진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 YUNA 엔진은 이런 류의 2D 게임에서 흔히 문제가 되는 '로딩' 개선을 상당히 중시한 것처럼 보인다. 이미지 깨짐, 프레임드랍 역시 마찬가지. YUNA엔진처럼 2D게임 특화 엔진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3D 게임은 출시시점에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인다 해도 1~2년만 지나면 구세대 적인 느낌이 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D 게임은 잘 만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임계 퀄리티를 넘어서는 순간 영원불멸의 가치를 가진다.
사실 제대로 만들려고 작정하면 2D가 손도 더 많이가고 아무래도 3D 보다 제작이 어려운 부분이 많다. 우리는 바로 그 부분에서 최고의 가치를 내 보자고 마음먹었다. 아무도 넘볼수 없는 압도적인 2D 퀄리티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기존 엔진들 만으로는 도저히 구현이 힘들었다. 우리가 원하는 퀄리티의 리소스를 기존 엔진으로 제작하고 테스트해봤는데, 한 캐릭터를 로딩하는데 20초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프레임 드랍도 심했다. 그래서 2D 특화 엔진을 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로딩 속도에 치중한 것은 단순한 이유인데, 내가 성격이 꽤 급한편이라 로딩이 수초 이상 걸리는 게임은 잘 플레이 하질 못한다. 그래서 그부분 최적화에만 수개월 이상을 투자했다.
 

- YUNA 엔진이 기타 상용 2D 엔진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유나 엔진은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게 설계되었다. 모바일 기기에서 쓰이는 칩셋별로 별도 최적화까지 하고 있는데, PC 게임 개발하던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낼 수 없는 퍼포먼스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용량 애니메이션 데이터 처리나 셀 애니메이션에 특화된 이미지 압축, 그리고 이를 랙 없이 게임상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상용 2D 엔진과 YUNA 엔진을 비교했을 때, 메모리 사용량이나 로딩 속도에서 평균 10배 이상 효율 차이가 발생했다. 발열도 거의 없는 편이다. 심지어 갤럭시 S2에서도 로딩이나 프레임 끊김이 전혀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 게임은 어디서든 잠깐 켜서 바로 할 수 있는 휴대성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우리 엔진은 굉장히 큰 효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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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적인 압축 포맷을 사용한다면 꼭 모바일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이식도 용이할 것 같다.
일단은 웹 기반 환경에서도 돌릴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다른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 2D로 200여명이 넘는 캐릭터가 각각 다른 연출을 갖고 있다면, 개발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원, 비용이 필요할 것 같다. 스타트업에게는 상당히 큰 도전 같은데,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이를 감당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2D 대전격투게임은 캐릭터 10개만 만든다고 해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우리는 최소 100종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고 한 캐릭터당 30종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들어간다. 비용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전문가들의 프로세스 협업이 잘 갖춰진 덕분에 당초 계획들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아마 2D 쪽에서는 이 규모를 절대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보통의 스파인 애니메이션 툴을 이용한 작업은 움직이기 전과 움직인 후의 두 동작을 키 애니메이션을 잡아 툴로 사이를 메꾸는 식이다. 작업 효율은 좋지만, 캐릭터 움직임이 스켈레톤 느낌을 주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이의 프레임을 다 그린다. 비용이 엄청 불어나는 것은 물론 작업량도 상당하다.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멤버들의 캐릭터에 대한 사랑, 열정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 설정집을 보면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 수가 꽤 많더라.
일러스트는 외주 없이 모두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다. 굉장히 많은 부분에 원화팀의 역량이 녹아들게 되어 있다. 캐릭터 일러스트, 설정, 포트레이트, 100여종 이상의 NPC 캐릭터까지 게임 스토리에 필요한 캐릭터가 있다면 아끼지 않고 만들었다.


- 에픽세븐의 스토리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에픽세븐의 세계는 7번째로 만들어진 세계다.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세계인 만큼 멸망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 수많은 캐릭터들이 막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 멸망할지도 모르는 세상이 배경이면, 스토리도 어두울 것 같다.
진지한 스토리도 있지만, 메인 스토리 외에는 밝은 스토리도 생각하고 있다. 주연급 캐릭터도 다양하고, 그런 캐릭터들의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다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포칼립스 같아도 생각보다 그렇게 어둡지는 않다. 그림체도 밝은 만큼 정말 어두운 분위기는 잘 어울리지 않아서 그렇게는 안할 것 같다.


- 엔딩이 있는가?
에피소드 별로 마무리는 지어줄 생각이다. 계속 이어지면 루즈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매듭을 확실히 지어주려고 한다.


- 모바일 게임에서는 스토리를 강조하는게 쉽지 않은데, 에픽세븐 만의 대책이 있을까?
고민 많이 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특성 상 모든 스토리를 깊이 읽으면서 플레이하긴 어렵다. 물론, 유저들이 보게 만들려면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게임에 몰입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가장 큰 고민이다. 이를 게임에 어떻게 표현하고 녹여내느냐는 앞으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 티저 애니메이션, 한정 수량 배포한 설정집 등 에픽세븐 특유의 아트가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이르겠지만, 추후 관련 상품을 낼 계획도 있는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래도 일단은 게임에 집중하려고 한다.


- 타 게임과 비슷해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에픽세븐 만의 차이점이 있는가?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다르다. 기존 게임이 전투 스테이지 중심의 경험이 일관적으로 이어지는 형식이었는데, 에픽세븐은 여기서 새로운 선택지를 꾸준히 제공하려 한다. 전투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효율이 천차만별로 갈린다. 유저의 개입이 꾸준히 필요한 게임이며, 아마 유저가 직접 개입했을 때의 효율도 가장 높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핵심은 모험하는 기분을 주는 것이다. 단순히 게임 플레이에 전투 스테이지 방식을 녹여놓은 게 아니라, 모험의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RPG와 다른 플레이 경험을 주고자 한다.
이외에는 앞서도 말했지만 고퀄리티 2D 그래픽을 보여주면서도 0초 대의 로딩, 끊김없이 돌아가는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턴제 게임인 만큼, 게임이 도중에 꺼지더라도 다시 재시작하면 로딩 없이 바로 게임을 재개할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장점이다.


- 캐릭터가 많으면 아무래도 밸런스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캐릭터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목표는 모든 캐릭터가 버림 받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모험이나 파밍에 필요한 캐릭터도 있을 것이고, 레이드에 효과적인 캐릭터, PVP가 특기인 캐릭터, 중요한 전직 관련 재료를 얻기 위한 던전에 특화된 캐릭터 등 각 콘텐츠에 맞는 캐릭터가 존재한다. 
또, PVP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전략을 낼 수 있도록, 모든 캐릭터에 의미있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선에서 캐릭터에 대한 메카니즘에 많이 신경썼다. 스킬의 개성, 리소스 구조, 캐릭터 운용 방식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이를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를 해내기 위해 개발팀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몬스터크리에이티브'라는 이벤트를 통해 게임 내 등장할 몬스터를 유저 공모를 통해 제작하기도 했는데, 추후에도 유저들이 게임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인가?
그렇다. 현재는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라이브 서비스에서 별도의 팀을 꾸려 훨씬 더 많은 이벤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유저들이 만든 걸 게임에 반영할 때 어려움이 있는가?
어렵긴 하지만 해야하는 것이니 만큼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잘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려운 건 없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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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유저 기획 몬스터가 된 스코어 페트라. 위는 유저 투고 이미지, 아래는 개발팀이 투고를 기반으로 그린 이미지. 출처는 에픽세븐 공식 카페.>



- 에픽세븐의 테스트, 그리고 출시 일정은 언제인가?
여름에는 CBT나 OBT가 가능할 것 같다. 출시는 미정이다. 완성된 게임이 나올 때까지 제작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에픽세븐은 직접 서비스할 계획인가? 아니면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인가?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 공식 카페에서 유저들과의 질답을 통해 운영을 위한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 기조에는 변함없는가?
운영은 정말 잘해야 된다. 경험이 있어서 운영이 정말 쉽지 않은 걸 알고 있다. ‘착하게 운영하겠다.’이런 것보다는 일단은 노력해서 ‘상식적인 운영’이라고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운영과 관련된 사업 전문가를 모셔와 개발 초기부터 함께 개발하고 있다. 내가 다 해야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따로 관리해주는 분이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현재 운영진이 꾸려진 건 아니지만, 추후 꾸려진다면 정말 잘 될 것 같다. 나중에 퍼블리셔를 구하던, 직접 서비스를 하게되던 내부에서는 운영을 책임질 수 있는 팀을 꾸린다는 건 확실하다.


- 에픽세븐의 과금 모델은 어떤 걸 생각하고 있는가?
기존 모바일 RPG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잡고 있는 만큼, 과금 모델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는 없다. 단지, 유저가 적은 돈을 쓰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싶다.


- 마지막으로 에픽세븐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죄송스럽고 감사하다. 그 동안 게임을 만들어오면서 외부 개입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것 없이 마음대로, 우리 개발팀의 꿈을 담은 게임을 만들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평생 갖고 싶은 게임, 지우고 싶지 않은 게임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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