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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해 동안 ‘꿈의 기술’ 중 하나였던 VR은 우리네 일상에 깊게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어도 저가형 VR 기기를 활용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본격적인 VR 기기들도 하나 둘 출시되며 VR 콘텐츠의 매력에 푹 빠지는 이들도 하나 둘 늘고 있다.


VR 콘텐츠의 대표격인 게임 쪽도 마찬가지다. ‘그냥 신기한 게임’ 정도 였던 VR 게임들도 점점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10월에는 PS VR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VR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고, 11월 중순에는 HTC Vive가 정식 출시되면서 PC 게임 유저들도 전보다 쉽게 VR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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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PS VR. 출시 후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게이머가 PS VR을 구입했다.>

 


아직 가격이나 편의성 등 대중화되기에는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차세대 즐길거리로 각광받는 만큼 대형 게임사는 물론 중소 게임사에서도 VR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오큘러스 스토어와 스팀을 통해 ‘러닝 조’를 출시한 엘리엇 VFX 스튜디오도 그 중 하나다. ‘러닝 조’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으로, 게임성이나 볼륨 등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화려한 영상미만큼은 어지간한 VR게임들은 가볍게 뛰어 넘는다. 또, 다양한 카메라 워크를 도입했음에도 멀미가 느껴지지 않아 단순히 ‘남들 다 하니까 한다.’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영상 콘텐츠를 주력으로 제작하는 포스트 프로덕션인 엘리엇이 VR 게임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는? 게임어바웃은 엘리엇의 김민정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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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VFX 스튜디오의 모습.>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또,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곳이지만, 게임 쪽에서는 생소한 엘리엇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달라.
엘리엇 김민정 PD다. 엘리엇 내에서 VR을 담당하고 있다. 엘리엇은 2006년 설립돼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회사다. TV CF를 중심으로 한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촬영물을 가져오면 해당 데이터를 컨버팅해 색 보정, 편집, 2D, 3D CG를 넣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TV CF, 애니메이션, CG 등 토탈 VFX 스튜디오라고 보면 된다.

홈페이지(http://www.eliot.co.kr/)에서 보니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이O스프리 화산송이 광고도 여기서 했더라. 이런 것도 직접 만드는 것인가?
보통은 캐릭터가 오면 우리가 느낌이나 모델링, 애니메이션을 잡아서 제작한다. 따로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캐릭터를 만들거나 기획도 한다. 대부분은 광고 대행사와 일을 많이 한다.



작년부터 VR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시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광고 대행사와 일을 많이 하지만, 여기서의 작업물은 우리 소유가 아니다. 외부에서 수주를 받아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다. 아티스트가 모여있는 집단이고, 대표님도 아티스트 출신이다보니 자체 콘텐츠 개발에는 항상 관심이 있었다. 지금처럼 외부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자체 콘텐츠를 개발해 직접 수익을 낼 수 있는 선순환이 이상적이기도 하고.
자체 콘텐츠를 개발할 목적으로 작년부터 자체 R&D는 물론 여기저기 다니며 직접 취재를 다녔다.
처음에 접근할 수 있는 게 CG이다보니, 마야 베이스로 작업해 비포 선셋(Before Sunset)를 개발했다. 360도로 볼 수 있는 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여러곳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주로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다이나믹 시어터와 같은 라이드 필름 쪽이 많았다. VR의 가장 큰 이슈는 멀미, 어지럼증이다. 우리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다. 이런 연구 결과가 라이드 필름의 성격과도 잘 맞았다. 추후 확장판 형태로 문화창조융합센터 공모전에 나가 4DX 라이드 필름으로 출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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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 360 VR 콘텐츠인 만큼, 스마트폰용 VR이 있으면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 또, 마우스 드래그를 통해 이곳저곳 둘러보는 것도 가능>



VR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 게임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가 무엇인가?
VR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우리는 VR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게임쪽 사람들이란 생각도 있었고, 그래픽처럼 우리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할 생각에 게임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후 프로그래머, 엔진 프로그래머와 팀을 꾸려 이것저것 만들어보다가 처음부터 개발해 완성한 것이 러닝 조(Running Joe)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보다는, 우리의 장점인 예쁘고 퀄리티 높은 그래픽을 VR 게임에 접목하자는 의도였다. 당시만 해도 높은 퀄리티의 VR CG 영상은 별로 없었으니 말이다.

엘리엇의 첫 번째 VR 게임인 러닝 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러닝 조는 언리얼 엔진을 베이스로 개발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스테이지는 하나다. 게임 개발 목적 자체가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이었던 만큼, VR의 몰입감을 최대한 느끼게 해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점수도 중요하지만,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인 만큼 주위를 둘러봐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단순한 캐주얼 게임이다보니 카메라 시점에 특징을 뒀다. 일반적인 게임이면 탑뷰나 운전자 시점이 전부겠지만, 러닝 조는 카메라 무빙이 단조롭지 않게, 주위를 잘 감상할 수 있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멀미가 나지 않도록 신경써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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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조. 플레이는 단조로웠지만, 영상미 만큼은 훌륭했다.>



멀미가 나지 않도록 조정한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멀미나 어지러움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보고 있는 화면에서의 움직임과 내 몸의 움직임의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면 속의 나는 움직이지만, 실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멀미가 나기 쉽다. 우리는 직접 해보고 멀미가 나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노하우라고 할만한 게 분명히 있겠지만, 특별한 이론이나 방식이 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노하우다. ‘전에 이렇게 해봤더니 멀미가 심했는데, 이렇게 바꾸니 나아지더라’하는 형태다. 2년 째 VR을 배우는 과정에서 터득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부 직원들로 VR팀을 구성,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들었다. 첫 게임 개발인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나?
내부에 3D 아티스트들이 게임을 무척 좋아한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픽에 관심이 있다보니 게임도 자연스레 좋아하더라. 여가 시간에는 다 게임을 하고 게임 회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정보도 많이 알고 있었다. 또, 얼리어답터 기질도 있다보니 새 게임기가 나오면 바로 구입하고, 유행하는 게임이 있으면 일을 마치고 새벽에라도 단체로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기도 한다.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는 낮지 않다. 다만, 개발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은 공부하는 중이고, 인원 충원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비포 선셋 같은 VR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러닝조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게임을 만들 때의 고민이 있었나?
가장 우려했던 건 PC 사양이다. 우리는 엄청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싶은데 PC 사양은 어느 정도까지 받쳐줄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 러닝 조의 경우 최고 사양으로 만들었더니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 사양 조정을 거쳐서 지금은 등록된 상태고, 스팀에도 그린라이트를 거쳐 올라가 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대중적인 PC 사양에서 조금 높은 정도지 엄청난 고퀄리티 그래픽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201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게임은 어느 정도의 그래픽 퀄리티를 충족하면서, 러닝 조보다 훨씬 나은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혹시 러닝 조 공개하고 나서 연락온 곳이 있었나?
러닝 조도 라이드 필름 쪽에서 연락이 왔었다. 비포 선셋은 운전은 자동으로 되고 나는 조수석에서 바라만 보는 콘텐츠라 4D 시뮬레이터나 라이드필름을 만드는 데 별로 제약이 없었다. 그런데 러닝 조는 차 밖에 카메라를 두다보니 라이드필름으로 만들려면 카메라를 차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 러닝 조는 배경을 감상하며 하는 게임인데, 차 안에 카메라를 두니 시야가 계속 가려졌다. 러닝 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차기작으로 준비하는 게 있는지, 러닝 조를 다르게 해서 뭔가 만들 수 있는지 등 회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러닝조 개발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끊김없는 프레임 레이트를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그래픽 퀄리티를 포기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러닝 조를 만들 때는 그래픽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프레임 레이트에 중점을 두면서 그래픽에 대한 합의점, 적정선을 잡을 수 있게 됐다. 또, Vive, 오큘러스 리프트, 기어 VR 등을 활용해보며 VR 기기에 대한 최적화 기준도 세웠다.

콘솔 쪽도 생각하고 있는가?
닫아놓고 있진 않다.

2017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VR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앞서 이야기했듯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 캐릭터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드벤처 게임인 만큼 주 재미 요소인 스토리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어드벤처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차기작으로 무얼 할까 고민이 많았다. VR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건 너무 길어도, 너무 짧아도 안된다는 것이다. HMD를 장착한 동안 만큼은 충분히 몰입해서 다른 세계를 모험하는 경험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VR의 강점인 몰입감을 살리면서, 몰입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적정한 플레이 타임을 고려했을 때 어드벤처 게임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직은 여러 가지를 구상하는 단계지만, 지금은 1시간 미만의 플레이로 엔딩을 볼 수 있는 게임을 생각하고 있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도입해 여러 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만들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바꿔나가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확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만들어보려 한다.

VR HMD는 대부분 밀폐형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동안 실제 주위 환경을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안전 문제도 있지만, 한 공간 내에서 철저히 개인화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VR은 그리 보편화된 콘텐츠가 아니다. 전망은 많지만 실질적인 활용은 이제부터다. 우리도 부모가 어린 아이에게 이걸 씌워주려고 할까 하는 고민도 있고, 과연 VR이 어떤 쪽으로 풀릴까에 대한 고민도 있다.
VR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성인 콘텐츠를 이야기한다. VR은 아무래도 성인이 니즈가 많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건 차치하고 나는 다른 세계에 대한 몰입감을 준다는 게 꽤 괜찮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엘리엇은 앞으로의 VR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HMD가 개선된다면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HMD 개선이 더디면 시장이 커지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 본다. VR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은 분명히 있지만, 과거 영화 아바타 때 반짝 떴던 3D TV처럼, VR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더라. 그래도 우리는 VR이 3D TV처럼 반짝하진 않을 것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엘리엇의 게임을 접할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발 중인 게임은 우리의 장점인 고퀄리티 그래픽은 물론 게임성에도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많이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비판도 당연히 도움이 되니, 관심을 갖고 피드백 주시면 좋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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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시즌
17.01.07
어떤 회사였던 좋다 VR컨텐츠좀 늘려다오 그래야 츄카에서 산 VR기기 잘 써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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