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역사가 오래된 게임사는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하나씩은 있는 것 같습니다. 닌텐도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캡콤은 [록맨], 세가는 [소닉]이 있었죠.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는 코나미에는 [악마성 드라큘라]가 있었습니다.
 
1986년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으로 출시된 [악마성 드라큘라]는 뱀파이어 헌터 '시몬 벨몬드'가 악마성의 함정과 몬스터를 넘어 성 꼭대기에 있는 드라큘라를 물리친다는 내용을 그린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당대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달리 칙칙하고 무거운 고딕풍의 그래픽과 그에 걸맞은 BGM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채찍과 서브웨폰으로 대변되는 [악마성 드라큘라]만의 독특한 액션도 재미있었죠.

 

20190517163455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악마성 드라큘라]의 첫 장면. 역사의 시작이었습니다.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게임이긴 했지만 [악마성 드라큘라]는 일본과 북미 등 출시된 국가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대 인기작의 숙명과도 같이 후속작도 여럿 나오며 세계관이 크게 확장됐고, 기념비적인 첫 작품도 여러 플랫폼으로 이식되거나 리메이크됐습니다.
 
5월 16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한국 출시명 [Castlevania Anniversary Collection])은 그런 기념비적인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를 집대성하고 있습니다.

 

20190516223021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본 체험기는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일본판)을 플레이하고 작성했습니다.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에는 [악마성 드라큘라](1986), [Castlevania II Simon's Quest](1988), [악마성 전설](1989), [악마성 드라큘라](1991), [드라큘라 전설](1989), [드라큘라 전설2](1991), [뱀파이어 킬러](1994), [악마성 스페셜: 나는 드라큘라군](1990)의 8개 게임이 포함돼 있습니다. 여기에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의 역사를 기록한 '보너스북'이 특전으로 수록돼 있죠.
 
이중 [악마성 드라큘라]의 첫 작품은 1993년 패밀리 컴퓨터로 출시됐던 작품이, [드라큘라2 저주의 봉인]은 일본판과 해외판 모두 북미에서 출시된 [Castlevania II Simon's Quest]가 수록돼 있습니다.

 

20190516223115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개발은 과거의 게임을 최신 콘솔로 이식하는데 특화된 개발사 'M2'가 맡았습니다. 이번 이식의 콘셉트는 '원작을 있는 그대로'이기라도 했는지, 이번 콜렉션에 수록된 게임들의 플레이 감각은 원작을 즐겼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패밀리 컴퓨터로 출시됐던 게임들은 특유의 깜빡임 현상과 느려짐 현상도 구현돼있으며, [악마성 드라큘라] 특유의 답답한 조작감도 여전했습니다. 사비를 조금 더 들여서 과거 게임기의 복각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옛날 그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겠죠.
 
그래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불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게임 X같네'처럼 게임 자체에 대한, 과거에도 한 번씩은 털어놨을 법한 불만들이지 이식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여기에 디스플레이 설정(Display Settings)을 통해 오리지널, 픽셀 퍼펙트, 16:9, 스캔라인 등 다양한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 _ 좌절의 순간들. 화가 나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20190517161048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tile.jpg

▶왼쪽부터 오리지널, 도트 매트릭스, 컬러 필터입니다. 도트 매트릭스는 정지된 스크린샷인데도 눈이 아프네요.

 

20190516230309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다만, 화면 설정 외에 플레이어가 설정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조작 설정도 안 되죠. Controls를 눌러도 해당 게임의 조작 방법만 알려주지 자유로운 키 설정은 불가능합니다.

 

 

'보너스북'의 내용도 상당히 충실한 편입니다.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에 수록된 각 게임에 대한 소개와 미공개 개발자료,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한 '야마네 미치루'와 넷플릭스로 방영된 애니메이션 [악마성 드라큘라 캐슬바니아]의 총괄 프로듀서 '아디 샨카르'와의 스페셜 인터뷰를 볼 수 있죠. 하지만 모두 외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보너스북이라도 한국어화가 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20190517163601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20190517163629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팬이라면 구미가 당길 법한 내용이 가득한 보너스북. 하지만 외국어...

 

 

필자는 한때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를 열성적으로 플레이하며 설정도 꽤 깊게 파고 들었을 정도로 정말 좋아했습니다.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이 발표됐을 때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록맨 11]로 이어졌던 [록맨 클래식 콜렉션]의 사례를 기억하며, '이 녀석도 사주면 언젠가는 신작이 나와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죠. 나오자마자 구입했고요.
 
분명 수록된 게임들은 지금 즐겨도 재미있습니다만, 그런 게임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 게임을 위해 만들어진 '보너스북'이 있긴 하지만, 그거 외에는 그냥 게임을 있는 그대로 수록해 놓은 게 전부거든요.

 

20190517163520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Castlevania II Simon's Quest]처럼 일본판과 해외판 모두 동일한 버전의 게임을 넣을 거면 왜 일본판과 해외판을 나눠서 출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록맨 클래식 콜렉션]처럼 게임 내 설정을 통해 조작키를 바꾸거나 심지어 일본판(록맨), 해외판(메가맨)의 세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면, 아니면 [세가 에이지스] 시리즈처럼 하나를 출시하더라도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추가 요소를 넣어 출시했다면 평가는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은 그 이름처럼 [악마성 드라큘라]를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어떻게 봐도 코나미가 '다른 게임사들이 레트로 게임을 최신 콘솔로 다시 내면서 수익을 내고 있으니 우리도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후다닥 준비해서 낸 '합팩' 같은 느낌이에요.
 
구입하고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이것뿐입니다.

 

"과연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콜렉션인가?"

 

2019051716361900-B76B1CF05EFB3FAB790E41EB407BD73A.jpg

▶후다닥 준비했다는 느낌을 주는 또 한 가지는 보너스북에 있는 '야마네 미치루'와의 스페셜 인터뷰입니다. 이번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속하는 [뱀파이어 킬러]의 음악이 첫 담당이었거든요. 인터뷰에서도 처음에만 이를 언급하고 이후에는 대표작인 [악마성 드라큘라: 월하의 야상곡]으로 이어지는 식입니다. 그래서 '야마네 미치루'의 스페셜 인터뷰 수록은 정말 반갑지만, 이번 [악마성 드라큘라 애니버서리 콜렉션]과는 조금 맞지 않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출시할 [혼두라 애니버서리 콜렉션]은, 코나미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출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