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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때리고 부수는 걸 좋아합니다. 실생활에서 때리고 부수면 안되기 때문에 룰에 의한 폭력을 탄생시켰습니다. 권투, 격투기 등이 그렇고 영화나 게임에서도 때리고 부수는 것이 메인입니다.

 
이런 싸움의 본능을 게임으로 승화시킨 것이 ‘스트리트 파이터’입니다. 특히 스트리트 파이터 2는 PVP의 원형을 제시했습니다. 오락실 동전 수거 머신이기도 했었죠. 약발 얍삽이에 빡친 친구가 초등학생에게 분노의 싸대기를 날렸던 사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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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스트리트 파이터 2

 
스트리트 파이터2의 세계적인 성공은 대전게임 개발에 불을 당기게 됩니다. 특히 캡콤에 이어 다크호스로 떠오른 회사가 SNK였습니다. 용호의 권, 사무라이 스피리츠, 아랑전설 등 2D대전게임에서 큰 성공을 거둬 캡콤의 대항마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 바로 ‘더 킹 오브 파이터즈(킹오파)’입니다.
 
킹오파는 ‘아랑전설의 주인공 테리 보가드와 용호의 권 주인공 료 사카자키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단순한 의문에서부터 출발한 게임입니다. 출발은 단순했지만 게임은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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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리 보가드(왼쪽) 료 사카자키(오른쪽) 킹오파는 이 둘의 싸움에서 시작되었다

 
그 당시 대전게임의 캐릭터는 보스까지 합쳐서 열 다섯 명 내외였습니다. 하지만 킹오파는 아랑전설, 용호의 권 등 SNK 산하 게임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크로스오버 성격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캐릭터 수는 서른 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타격감이나 액션성은 스트리트 파이터에 뒤지지 않았고 그래픽과 사운드까지 딱 맞아 떨어져 흥행에 성공하게 됩니다. 여기에 ‘쿠사나기 쿄’로 대표되는 오리지널 캐릭터의 히트도 흥행에 한 몫을 하게 됩니다. 3명의 캐릭터를 골라 순서를 정하는 방식은 유저들 간의 심리전까지 불러 일으켰습니다.
 
 
KOF ’94 ~ KOF XIV 모든 캐릭터가 등장!!
 
업계에서는 ‘베리를 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변화를 뜻하는 ‘Variation’을 줄여서 하는 말로 업계 은어입니다. 시간과 인력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캐릭터를 무한정 뽑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캐릭터의 종류가 적으면 게임을 오래 끌고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상의 색만 바꾼다던가 액세서리 정도만 추가되는 비교적 수고가 덜한 선에서 캐릭터의 숫자를 늘려나가게 됩니다.
 
넷마블의 신작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올스타라는 부제에서도 드러나듯이 1994년부터 시작된 킹 오브 파이터즈의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매 시리즈마다 새 캐릭터가 나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중복을 제외한다면 가챠게임 치고 그렇게 많은 종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이런 핸디캡을 년도에 따른 캐릭터 분리로 ‘베리’를 쳤습니다. 다시 말해 94년 마이와 97년 마이는 다른 캐릭터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등급을 부여해 94년 3성 마이, 97년 5성 마이 등으로 다양화했습니다. 물론 원작에서도 그랬듯이 의상이라던가 외형도 살짝 다르며 애니메이션도 다릅니다.
 
캐릭터의 가짓수가 어떤 장르보다 중요한 가챠형 게임에서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년도로 캐릭터를 나눔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킹 오브 파이터즈의 팬이라면 94년 마이와 97년 마이를 분리해서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킹오파를 잘 모르는 유저라면 마이는 마이일 뿐 년도에 따라 완전 분리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옷 갈아 입고 나온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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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년 마이와 97년 마이. 옷 갈아 입었다 해서 서로 다른 마이는 될 수 없다

 
‘몬스터 길들이기’나 ‘세븐 나이츠’가 일반 잡몹까지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은 얻을 수 있는 캐릭터의 가짓수가 가챠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잡몹을 섞어 줌으로써 유저가 뽑고자 하는 이쁘고 멋진 캐릭터가 더 돋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킹오파에 등장했던 캐릭터만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 94년과 97년 마이를 같은 캐릭터로 생각한다면 뽑고 싶은 캐릭터가 사실상 그렇게 많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캐릭터 뽑기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고 이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의 롱런에 있어 반드시 헤쳐나가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타격감과 액션 연출 그리고 수동의 손맛이 짜릿하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대전 게임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전게임의 손맛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모바일 이기 때문에 더 그렇죠. 하지만 모바일 액션 RPG게임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타격감과 액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리는 순간 들리는 타격음과 타격, 피격 모션, 그리고 이펙트가 조화를 잘 이뤄야 타격감이 살아납니다. 킹오파 올스타는 이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잘 구현했습니다. 여기에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타와 화려한 스킬의 조화 역시 타격감을 살리는 일등 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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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손맛을 자랑한다

 
스킬 연출도 수준급입니다. 원작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그대로 잘 살린 컷씬은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게 구성되어 있어 전투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수동 플레이에 있습니다. 자동이 스킬을 엄한데다 사용한다던가 적의 패턴을 전혀 피하지 않고 닥치고 공격만 하는 뻘짓을 하기 때문에 수동의 효용성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수동은 단순하면서 쉽습니다. 적의 패턴도 크게 어렵지 않으며 보스의 경우 명확하게 패턴을 표시해 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미친 컨트롤 없이도 할 수 있습니다.
 
수동이 특히 빛을 발할 때가 유저와의 대전입니다. 일종의 타이밍 싸움으로 타이밍을 잘 맞춰 회피나 스킬을 써야합니다. 조작이 힘든 모바일에서는 최상의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스킵을 부르는 컷씬
 
디버거가 어쨌네 세대를 넘어가네 어쩌네 하는 꽤 복잡한 스토리인 것같이 위장했지만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의 스토리는 그냥 끊임없는 캐릭터 소개일 뿐입니다. 킹오파의 등장인물 모두를 소개해 버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 까지는 좋습니다 근데 컷씬이 너무 잘게 자주 등장합니다. 길어야 한판에 3분 남짓한 게임에서 처음, 끝, 중간 가릴 것 없이 계속 컷씬이 나옵니다.
 
등장인물 소개만 이어지는 단순한 스토리에 너무 짧게 나눠진 스토리 구성은 스토리의 이해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가 됩니다. 결국 스킵버튼에 손이 가게 되는 것이죠. 특히 스토리는 개나 줘버리는 국내 모바일 게임에 있어 유저는 이미 스토리 따위를 신경 써서 보진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기 그지없는 컷씬이 계속 등장하는 것은 클릭질 한번 더 늘려주는 것 외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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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컷씬 노가다를 해야 할 지경이다

 
 
마구 퍼주는 듯한데 주머니가 차질 않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곧 망할 집처럼 막 퍼줍니다. 뽑기에 사용되는 핵심 재화인 루비는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거나 미니게임, 업적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게임들보다 현질을 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방법과 수량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얻어먹어도 배는 부르지 않는 묘한 게임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넷마블형 가챠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넷마블 가챠의 모든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그래서 뭔가 많이 얻는 것 같으면서도 빈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확률형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뽑기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루비를 여기저기서 마구 얻어도 더 많은 루비가 필요하게 됩니다. 좋은 캐릭터 혹은 내가 원하는 캐릭터가 언제 나오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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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큐브를 자주 보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자주 봐야 한다

 
게다가 초필살기를 세팅하려면 배틀카드를 얻어야 하는데 이 카드 역시 확률형 뽑기입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배틀카드라는 뽑기가 더 생겼기 때문에 루비는 항상 모자랍니다. 먹어도 먹어도 늘 배고픈 아귀지옥입니다.
 
 
넷마블 가챠 어벤져스?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시작된 넷마블식 가챠 게임은 이번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에서 최고치를 찍은 느낌입니다. 마치 어벤저스가 단편 단편 이뤄지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집대성한 것처럼 넷마블이 그 동안 쌓아온 가챠 장인의 모든 역량이 담겨 있습니다.
 
짧은 스테이지, 잦은 보상, 세분화된 상점, 끊임없는 이벤트 그리고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확률까지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넷마블 가챠 게임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모바일 MMORPG의 홍수로 인한 반사 이익도 있습니다. 고만고만한 재미없는 MMORPG만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과거 주류를 이뤘던 가챠형 액션RPG가 역설적으로 새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넷마블형 가챠 게임은 분명 호불호가 갈립니다. 처음 확 뿌리는 루비와 캐릭터로 시선을 잡아 둘 수는 있지만 낮은 확률과 똑같은 게임진행은 지루함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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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분명 잘 만든 게임입니다. 깔끔한 그래픽과 타격감, 액션성, 연출, 쉬운 조작 등 장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여기에 일본 서비스로 이미 검증했기에 상당히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넷마블 게임의 전형성을 집대성한 게임이기 때문에 욕은 많이 먹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넷마블 게임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의 대부분이 욕먹으며 돈을 버니 크게 상관하지는 않겠죠.
 
이미 막을 내린 게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캐릭터의 추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질지가 관건입니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 즉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만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캐릭터를 한번 더 변형시킬 것인지는 지금은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어떤 선택이던 간에 이렇게 추가된 캐릭터가 유저들의 구미를 당길 것인지가 앞으로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의 롱런을 결정짓는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확률형 가챠 게임에서는 끝임 없는 캐릭터의 공급이 타격감, 시나리오, 밸런스 그 어느 것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넷마블 식 가챠 게임이 다시 한번 날개를 펼 수 있을지 2019년 첫 번째 넷마블 게임인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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